생활/문화 > 책 / 등록일 : 2020-09-14 12:54:32 / 공유일 : 2020-09-24 00:07:35
사는 까닭 (스캔북)
repoter : 안무월 ( dsb@hmb.kr )


사는 까닭 
이성남 에세이집 (스캔북) / 청어 刊 

  봄이면 문경 앙친(仰親) 문학 서실 별채 뜰에는 오월 덩굴장미가 한창이다. 앞마당까지 늘어진 느티나무 가지엔 여린 잎들이 제법 청순미를 자랑한다.
  살아온 시간만큼이나 삶의 편린들이 구석구석에서 토를 달고 세월의 모퉁이를 돌아서고 있다. 
  나를 태어나게 한 함경도를 도망치듯 등진 것은 일곱 살 무렵이다. 문경 산골짝 작은 협곡으로 이어진 강줄기가 동그라미 그리듯 마을을 품고 흐르는 곳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높은 산자락 아래 시뻘건 황토 빛깔로 꿈틀거리며 흐르는 장마……. 수백 년 자란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뿌리가 뽑힐 듯 몰아치는 거센 바람……. 하얀 주렴을 친 듯 폭우를 동반한 생동감 넘치는 자연…….
  지금도 질펀한 자갈길을 지나 골짜기로 들어서면 빨간 산딸기가 군침을 돌게 한다.
  여고를 졸업하며 밀어닥친 불운을 비껴가기 위해 불가(佛家)에 몸을 담았다. 행자 생활을 하면서도 그 또한 인연이 닿지 못하고.•••••.
  숱한 울음과 회오(谢吾), 절망을 감지하며 시(詩) 습작기를 보냈다. ‘님에게’를 마지막으로 시상(詩想)조차 메말라 절필하였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 속에 방황하던 젊음, 아픔을 망각하기 위해 술로 벗을 삼기도 했다. 그러나 또한 해결책은 아니었다.
  긴긴 세월 속에 옹이로 박힌 한(恨)…….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 지난 세월 속 잔영들은 나에게 시(詩)적 동반자로 다가왔다.
  
  하늘과 땅 / 드넓은 사이 / 뉘있어/한껏 보듬기랴 //
  오늘 / 지친 마음 따스히 감싸는 / 눈길이 있어 / 한 가닥 바람이고져 //
  님의 / 옷자락 끝에서 / 지는 해 모르고 / 삼매(三味)에 드노니
                                                                                                (삼매’ 전문)

  불교 인연으로 전국 사찰에 불교용품을 판매하면서, 수행이 높은 주지 스님들과 교류하게 되었다. 삼청동 도사님 말씀처럼 나를 둘러싼 인연들이 예사로운 만남이 아니란 얘기도 들었다. 숙명(宿命)이라면 당면한 현실에 충실하기로 마음먹었다.
  깊은 산 속 절, 덕망 높은 노장 스님은 말했다.
  “세월이 많이 흘러 부처님 인연이 진하게 들어오면 뿌리치지 말고 받아들여라.”
  “저요, 게을러서 새벽 3시에 못 일어납니다."
  문경서실에서 포교당 절을 운영하라고 말씀하셨다. 사찰운영 또한 새로운 어려움의 시작이다. 나는 조용한 노년 안식처로 문학 서실을 택했다.
  생업에 전념하던 차 뜻밖에도 〈원효대사의 광명진언〉을 접하게 되었다. 수행이 높은 법사 스님 가르침을 접목시키고 '자시(子時)기도’를 실천하였다. 그 후 꿈속에서 하얀 화관을 쓴 분들이 나타나서, “책으로 엮어라 왜 안 쓰느냐!”고 다그치기도 하였다.
  나는 ‘자시 기도 체험’한 신도들 경험들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광명진언 자시 기도’를 안내한 지도 21년 되었고, 많이 망설이다가 몇 몇 사례를 대중 앞에 내놓기로 했다.
  자칫 사이비로 인식될 수도 있는 염려를 무릅쓰고, 내가 이번 생애 꼭 해야만 하는 필연적 인연이라면, 그것이 내가 '사는 까닭’이라면 애써 용기를 가져 본다. 독자들께 마음의 불편을 안겼다면 양해를 부탁드린다.

― 머리말 <한(恨)스러움이 시(詩)적 동반자로> 


                - 차    례 - 

머리글 | 한(恨)스러움이 시(詩)적 동반자로 

1부 뿌리 편 
1. 함흥차사 해결한 이백(李伯) 할배 
2. 1985 고등법원 항소 
3. 아뢰야식(씨앗)과 윤회(輪回)의 고찰 
4. 한(恨)을 풀어줘라 
5. 백일기도 인연 
6. 윤회(輪廻)의 실상(實相) 
7. 기인(奇人) 
8. 천형(天刑)의 비밀통로 
9. 노인의 초상 

2부 줄기 편 
1. 시와 수필로 쓴 독백 
2. 블랙홀 
3. 자살 
4. 성폭력 위기
5. 첫사랑 그림자 
6. 귀신과 백차 
7. 삼청동 전생 점괘 
8. 마산에서 온 전화 
9. 아들의 색정 
10. 규명된 사실 
11. 외할머니 신살(神殺) 
12. 내연의 시아버지 
13. 중양절(重陽節) 위령제(慰靈祭) 

3부 잎새 편 
1. 한호 석봉(韓獲 石峰) 
2. 현석동(玄石洞) 예학(禮學) 
3. 등록금 
4. 잘 먹이길 했어, 잘 입히길 했어 
5. 나의 문학수업 
6. 짝짓기 희열 
7. 신록에 마음을 씻고 
8. 금강산통일 유람기 
9. 봄과 더불어 
10. 영금정 유혹 
11. 기다림의 연모(戀慕) 
12. 휴가 
13. 삿갓방의 모의 
14. 평양 나들이 

4부 낙엽 편 
1. 사는 까닭 
2. 술 도락(道樂) 
3. 복수극 
4. 지리산 의신골 
5. 꽃상여 암시 
6. 한강의 로렐라이 언덕 
7. 눈 속에 피는 메밀꽃 
8. 의료사고 
9. 화엄 사랑 
10. 아버지 임종 
11. 봉암사 행자 시절을 아쉬워하며 

편집후기
1. 유산(有産)
2. 족적(足跡)


[2020.07.30 발행. 431쪽. 정가 15,000원(종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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