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 책 / 등록일 : 2014-02-28 22:25:53 / 공유일 : 2014-03-06 23:38:02
내 의식을 흔들고 간 시 (전자책)
repoter : 안무월 ( dsb@hanmail.net )


내 의식을 흔들고 간 시 
안재동 시선집 / 한국문학방송 刊

  필자는 2004년 가을(9~10월) 무렵에 詩로 5개 문예지에, 수필로 3개 문예지에 동시다발적으로 등단을 했다. 같은 날에 여러 문예지에 동시에 보낸(물론 작품은 각기 달랐지만) 결과이다. 문단의 풍토나 각 문예지의 특성 등은 전혀 알지 못했고 알려고도 하지 않은 채……. 교보문고 문예지 코너에 가서 손에 잡히는 대로 대충 몇 개 문예지 주소만 적어 와선 다짜고짜 응모작품을 보냈던 것이다. 그리고 당선 통지가 오는 대로(순차적으로) 무조건 등단도 했다. 불과 한두 달 사이에 벌어진 그 일……, 지금 생각하면 정말 미친 짓이었다는 생각이 든다(앞으로 어느 누가 나서서 또 이런 기록을 수립할까……?).
  그 어처구니없는 일에 굳이 변명을 하자면, 그 당시까지 그간 너무나 바쁘게 살아오다가 우리나라에서도(그리고 내 직장에서도) 토요휴무제가 전격 실시되면서 약간의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상황이 되다보니 문학에 대한 관심과 함께 등단에 대한 결심이 빠르게 섰기 때문이라고나 할까.
  필자가 대학 1학년 때(1977년)는 학보에 시를 한 편 투고했는데 실렸고, 거기서도 원고료가 지급되던 일이 인상 깊다(국립학교인 데다가 많은 부수를 찍거나 상업광고 같은 걸 하는 신문이 아니었으므로). 그 당시 원고료가 1만5천 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 물가로 환산한다면 대충 10만 원은 되지 않을까 싶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에도 특히 문학에 관심이 많았다. 학교 도서관에서 시작(詩作) 관련 책이나 소설 읽기를 즐겨했다. 그리고 중·고를 걸쳐 교지에 시도 수차 싣고 교내 백일장에서 가끔 상도 받았으며 중학교 시절 한 때는 교지 편집위원으로 선임되어 인쇄소를 들락거리면서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기도 했다. 또 고등학교 때는 《학원》이란 잡지에 시 한 편이 실리기도 했다(고교 재학시절 통틀어 딱 한 번 투고에 딱 한 번 그렇게 실렸다).
  그렇게 꾸준히 꼼지락거리긴 했지만, 사실 학교 외부 어디서 큰 문학상을 받는다거나 그럴싸한 두각을 나타낸 적은 없었다. 여하튼, 대학 1학년 때까지는 그렇게 문학 주변을 얼쩡거리다가 그 이후론 ‘취업과의 전쟁’도 해야 했고(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얼른 자수성가코자 2년제 반쪽짜리 대학으로 진학했기에 짧은 기간에 자격증 취득 등 취업준비에 몰두해야 하는 상황) 또 그 이후 병역의무와 사회생활로 이어지면서 그저 ‘먹고 사는’ 일에만 급급하다 보니 40대 중반까지는 문학과 완전히 인연이 끊어졌었다. 아마도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다시 문학에 눈을 돌리자마자 내 속의 그 무언가가 봇물 터지듯 그렇게 정신없이 ‘한 탕’ 왕창 판이 벌어진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등단을 위한 준비 기간(응모작품 창작 및 손질)도 겨우 열흘 정도(마침 직장의 장기근속휴가 차례가 도래하였기도 해서 그 일에 매달리고자 아예 2주 휴가를 내고서)밖에 되지 않았던 것이고…….
  그렇게 등단을 한 지도 이러구러 10년 가까이(2014년 현재) 됐다. 그런데 ‘강산이 한 번 변할’ 정도의 그 10년 동안에 쓴 시는 모두 합쳐야 270여 편으로, 기간에 비해선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닐 거란 생각이 든다. 필자에겐 습작시란 없다. 필요할 때 쓰고, 쓰자마자 발표하는 식으로만 일관했다.
  그런데 이들 270여 편 중 대부분은 어떤 목적성을 가진, 일테면 창작을 위한 창작(문예지 투고 등)품이 아니라 평소 필자의 내면에 잠재해 있던 기쁨, 슬픔, 사랑, 고뇌……, 그리고 때론 머리를 번개처럼 스쳐가던 그 무엇(詩想), 그 밖에 나를 몹시 흔들던 어떤 서정으로 탄생되었다. 어떻거나 그들은 내 의식의 편린(片鱗)들임에 틀림없지만 이젠 더 이상 나한테 머물 필요가 없으며 이미 내 곁을 떠난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저마다 이 세상 어디선가에 존재하거나 훗날 끝내 어디론가 사라지거나…….
  필자는 최근 수 년 간은 시를 거의 쓰지 못했다(개인사가 워낙 바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런데 이 글 첫머리에 언급한 것처럼 10여 년 전에 미친 듯이 문단으로 뛰어 올랐고, 또 그 이후 수 년 간은 돈키호테처럼 황당하게(작품 한 편 썼다하면 그걸 문예지에 발표하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질 않아서, 좀 안다 하는 문학 사이트란 사이트는 모조리 찾아다니면서 그곳 글방까지 올려두는 식으로) 사면팔방으로 장풍(掌風)을 날려대었기 때문인지 이젠 문기(文氣)가 좀 소(消)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그렇게 세상으로 날려 보낸 작품이 270여 편 되긴 되는 것이다.
  이젠 그 중 일부라도 따로 좀 묶어두고 싶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기에 100편만 선하여 이렇게 단행본으로 펴내는 바이다. 어느 독자라도 자그만 관심을 좀 보여준다면 더욱 좋겠고…….
― 안재동, 시인의 말(책머리글), <나를 떠난 그들, 이 세상 이디에선가…>


     - 차    례 -

시인의 말 

제1부 당신이라는 말벌초 
어복(漁腹) 
사과를 베어 물며 
당신이라는 말 
지우개 
강과 물 
촛불 
낙차(落差) 
신발 
독도의 진실 

제2부 믿음에 대하여길 
눈(眼) 
믿음에 대하여 
님에게 
구덩이 
권태 
우산을 접으며 
비오는 날의 단상 
수박 
루체른 호수 

제3부 사랑학
사랑학 
사랑학 · 2 
사랑학 · 3 
사랑학 · 4 
사랑학 · 5 
젖은 우산
반추(反芻)
벚나무 당신
숟가락과 젓가락
겨울 매화

제4부 별이 되고 싶다
의자
의자 · 2의자 · 3
별이 되고 싶다
별이 되고 싶다 · 2
별이 되고 싶다 · 3
함박눈
그대 앞에선
나 그대에게 감전당하고 싶다

제5부 가을 러브레터
천 번의 기회
하루 천 번, 그대를 위한
만남
가을 러브레터
천 개의 느낌표
가을, 그 싸아한
사랑, 그 특별한
사랑한단 말은
엿 같은 사랑
이를 쑤시다가

제6부 내 안의 우주
프로테아와 사랑
돈과 권력과 사랑
우산
밥이나 먹고 삽니다
밥 같은 사랑
내 안의 우주
사랑과 말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은
횡심수설(橫心竪雪)
1월의 해와 하늘

제7부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껍데기
침묵
눈(雪)
하지만, 그럴수록
사랑과 자유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껍데기
과일 껍데기와 어머니
껍데기의 사랑
껍데기의 맛
껍데기도 아름다울 때 있다
사랑의 껍데기

제8부 당신은 나의 희망입니다
지독한 사랑
지독한 사랑 2
그대라는 종착역으로 달려야 할 나의 기차는
인연
라플레시아꽃을 사랑한 바람
누군가 나를 부르네
뱀과 옻나무
네 속의 나
달과 해와 나
당신은 나의 희망입니다

제9부 자유의 경계
진실
연필과 지우개
꿀맛
자전거
해와 사랑
불꽃
삶의 힘
기억 속에서
인생
나무와 바람

제10부 연인산
자유의 경계
밤하늘의 별들은
자연은 신이다
소국(小菊)
벚꽃
이 가을에 너는
안개 
자칼의 우물
연인산
여름 언어들을 위한 연가(戀歌) 

[2014.03.03 발행. 185쪽. 정가 5천원(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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