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 등록일 : 2016-03-08 08:46:54 / 공유일 : 2016-03-19 19:13:16
초등축구 속 아름다운 꿈
신답초등학교 축구부 친구들
repoter : 임효준 ( dreamecho@naver.com )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이 중국에 져 리우 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지난 7일. 미세 먼지 속에서도 내일의 축구선수를 꿈꾸며 작은 운동장을 내달리는 신답초등학교 축구부 친구들을 찾았다.


“유소년 친구들이 좋은 축구선수가 되고 또 좋은 지도자를 만나려면 아이는 욕심이 있어야하고 반대로 부모님은 욕심을 버려야합니다. 아이는 다양한 포지션 습득과 이해, 기본기에 대한 욕심을 키워 정말 상대팀이 인정하는 선수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난 2012년 6월부터 신답초 감독을 맡은 김을호(32) 감독. 2002년도에 창단된 신답초 축구부는 지역적으로 초등축구의 전통 명문팀인 동명초와 전농초 사이에 끼여 있어 어려움이 컸다.
 

“초등축구는 특히 쏠림현상이 많습니다. 서울만 해도 대동초나 신정초 같은 명문들에 부모님들이 많이 보내려고 합니다. 또 애들 축구연습 하나하나에 욕심을 내서 일일이 지시하고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고 조금 잘한다 싶으면 감독에게 특별한 혜택을 바라면서 다른 좋은 조건의 축구팀을 찾아 전학을 가 버리면 결국 좋은 지도자를 놓치게 됩니다.”

유소년 축구에서 부모님의 역할은 크다. 하지만 부모님 욕심이 초등학교 시절에 축구와 학교생활의 추억을 얼룩지게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인정하고 잘 배우는 것이다.
 

김 감독은 초등축구만큼은 태권도장에 쉽게 보내 듯 부담 없이 편안하고 즐겁게 시켜주시면 좋겠다고 부모님께 조언한다.
 

“축구를 처음 접하는 친구들이라고 해도 처음 3개월을 지켜보면 축구에 대한 선수로서의 자질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 때 취미반이 될지 선수반이 될지를 부모님께 알려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 스스로에게서 축구에 대한 뭔가가 있어야합니다.”

김 감독 역시 엘리트 축구에 대한 부모님의 각별한 애정이 있었다. 초중고 모두 아버님이 축구부 임원이었고 헌신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고3 때 척수종양이라는 병으로 축구를 그만뒀을 때 아들의 완치를 위해 노력해 줬고 그 힘이 2005년 신답초 코치로 와서 지금의 김 감독을 만들었다. 일찍 선수생활을 마감했지만 그만큼 일찍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옛날 선수들은 맨탈이 늘 준비 되어 있습니다. 신발장 정리부터 모든 것이 군대생활 같았죠. 선후배 관계도 엄격했고 늘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때론 체벌이나 폭언 등으로 잠깐의 성적을 올릴 수 있었지만 옛날 방식으로 맨탈을 만드는 것은 절대로 하지 말자고 초심을 잡았습니다.”

감 감독의 유소년 축구 지도는 꼭 하지 말아야하는 행동과 언어 등을 미리 정해 놓고 그 이외는 자유롭게 하도록 한다. 창의적인 플레이에 대한 주문보다 먼저 애들 스스로 해보고 싶은 것을 하게 하는 것.
 

“패스를 받았는데 친구가 원하지 않는 발에 왔다고 불쾌한 반응을 먼저 보이면 호되게 야단을 칩니다. 먼저 패스해 준 것에 대해 파이팅을 해주고 다음에는 원하는 방향으로 부탁하는 것이 먼저라고 이야기합니다. 또 자기한테 패스하지 않고 슈팅을 했다고 비난을 하면 마무리 짓는 슈팅의 중요성을 먼저 깨우치게 해서 잘못된 반응에 대해 지적해서 축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합니다.”

자기 생각대로만 받아들이고 불만스러운 행동을 보이는 것은 창피한 일이라고 가르치는 김 감독. 축구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기에 더욱 값지다.

이런 노력이 지난달 제주에서 열린 ‘2016 칠십리춘계전국유소년축구연맹전‘ 3위라는 쾌거를 이룰 수 있는 힘이 되었다.


 

1차 예선전에서 충남 선거초와의 경기에서 2대 0 패배로 시작했지만 창원 상남초와 3대 0 승리를 이끌며 조 2위로 2차 본선리그에 진출했다.
 

본선에서는 부산 구포초와 0대 0 비기고 순천 중앙초와 2대 0으로 이기고 인천 서곶초를 3대 1로 이기면서 조 1위로 8강에 진출하게 된다.
 

8강에서 제주 하귀초를 3대 0으로 이기고 4강에서 대동초와 1대 1 비겨 연장전에도 승부를 내지 못하고 승부차기에서 6대7로 아깝게 져서 3위을 기록했다.
 

특히 기성용이 나온 전국 강호 순천 중앙초를 2대 0으로 승리하고 작년 우승팀 서울명문 대동초와의 접전을 벌이고 승부차기까지 간 것에 신답초 축구부 모두가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됐다.
 

“동계훈련 때 발맞춘 것이 한 달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조직력이 걱정이었지만 응집력이 생겨 단단해지고 경험부족을 잘 이겨내 준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또한 제주도까지 와서 매너있게 응원해주신 부모님과 타 학교 부모님, 특히 고남숙 교장선생님은 예선전부터 계속 문자로 응원해주시고 돌아온 애들에게 간식과 격려말씀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너무 감사드리며 주말리그도 학교를 빛내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11년째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는 김 감독. 그가 바라보는 한국축구의 미래는 어떨까.
 

“한국축구는 한국만의 색을 찾아야 합니다. 일본의 패스축구와 스페인의 점유율 축구같이 확실한 우리만의 컬러를 가질 수 있어야합니다. 정신력과 투지로 각인된 옛날 방식에서 벗어나 구체적이고 명확한 방향을 그려나가야 합니다.”

김 감독은 일본축구 시스템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 초중고로 이어지는 통일화된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일본은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진학해도 훈련적으로 적응하지 못하는 애들은 없다.
 

반면 우리나라는 통일화된 시스템이 없고 매년 매회 바뀌는 컨셉으로 적응기간이 꼭 필요하다. 결국 초중고 자기 시스템으로 훈련하는 일본 패스축구를 우리나라가 뛰어넘기에는 벅차다. 우리나라는 현실적으로 변화된 훈련 방식과 환경 등으로 중등축구에서 포기하는 축구선수도 많다.
 

“세계수준의 축구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정보공유가 중요합니다. 유소년 축구지도자들에게 커가는 아이들에게 가르칠 교육지침에 대한 자료나 공개강연 등이 지속적으로 제시되고 초중고 통합된 시스템으로 세계적인 축구스타를 꿈꾸는 어린선수들이 희망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한국축구계가 힘을 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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