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 책 / 등록일 : 2014-03-02 21:41:48 / 공유일 : 2014-03-06 23:38:21
능수엄마 (전자책)
repoter : 안무월 ( dsb@hanmail.net )


능수엄마 
김용만 장편소설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어느 매스컴이 내 직업을 열 가지가 넘는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나 자신도 까막 잊어온 그 숱한 직업을 어떻게 알아봤는진 몰라도, 60년 동안 써온 일기를 봐도 내 직업은 오직 소설가 하나뿐임을 부인할 수 없다. 문학소년 시절부터 계산하면 다른 직업들은 내 기다란 문학인생과 일시 겹쳐졌을 뿐이다.
  소설가로서의 순종성純種性만을 인정받고 싶어서가 아니다. 문학이 아니라면 어째서 불꽃처럼 타오르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체인점을 내달라고 조르던, 그런 대성할 사업체를 내던지고 갑자기 시골로 잠적했겠는가. 이 소설은 그 이유에 대한 입증서인 셈이다. 그리고 영세업소인 춘천옥을 단시일 내에 한국의 대표적인 요식업체로 키운 그 신화 같은 실화를 통해 슬픔이 어떻게 축재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슬픔, 그렇다. 나는 실컷 울어보는 게 소원이었다. 하지만 세상 어느 것도 나를 실컷 울리지 못했다. 성장기의 가난, 비참한 노동, 자살충동, 늦깎이 대학생, 늦깎이 작가, 그래서 타고난 재능을 제 대로 펼쳐보지 못한 한恨, 부모님의 참담한 죽음은 모두 내 최루제였지만 그것들은 눈물샘은 자극했을망정 눈물이 솟구치게는 못했 다. 그 울음 욕망이 춘천옥을 키우는 에너지로 작용했던 것이다.
  나는 고향이 여러 군데다. 충청도는 태어난 곳(부여), 경상도는 중학교(부산중)에 다니고 사업한 곳, 전라도는 대학교(광주대)에 다니고 일가가 많은 곳, 서울은 고등학교(용산고)와 명지대학(전문)과 대학원(경희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에 다니고 경찰생활한 곳, 경기도는 현재 살고 있는 곳(양평), 강원도는 처갓집(양구)이 있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곳(강릉)이며 내 문학의 샘(사천진)이 있 는 곳이다. 강릉과 사천진 바닷가를 마음의 고향으로 여기며 살아 온 것도 그 때문이다.
  외딴 모래톱에서 철학서적을 읽으며 사색하던 진리 포구. 그곳은 또한 소설을 처음 써본 곳이기도 하다. 이십대 중반이었다. 긴장된 공안업무를 수행하면서도 밤을 새우며 습작하던 그 시절은 내 생의 황금기였다. 그곳에서 나는 영원히 살 수 있는 내 나름의 종교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신神이 되어보기도 했다.
  이 책은 슬픔이 어떻게 성공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다음은 작중인물의 말이다.
  "늬는 너무 착해. 너무 진실되구. 원래 생겨먹은 거이 기래. 늬는 눈물이 많은 놈이거든. 늬는 이 사회의 허점을 찌른 게야. 이 사회를 살아가기에 가장 부적절한 늬가 가장 적절하게 처신한 거디. 늬는 요즘 세상에 아무 쓸모없는 것들을 개디구 묘한 걸 만들어냈어. 일테면 착함, 진실, 연민, 의리 같은 구질구질한 퇴물을 한 솥에 끓여서 묘한 걸 과낸 거라메. 기거이 뭔디 아네? 바로 슬픔이었어. 슬픔이 너를 미치게 한 거라메. 기러니께니 슬픔처럼 오묘한 게 없잖갔어? 슬픔은 못하는 게 없디. 슬픔은 무소불위야."
  춘천옥 이야기는 7, 8년 전 두 일간지에서 책으로 내자고 하던 소재다. 그 쓰지 않을 수 없는 내 체험담을 이제야 정리해서 책으로 엮었다. 출간 후에는 2011년 11월 1일부터 KBS 라디오 일일연속극 원작소설로 극화되었으며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김용만, 작가의 말(책머리글) <태어나서 미안한 존재> 중에서


      - 차    례 - 

작가의 말 | 태어나서 미안한 존재 

· 능수엄마를 찾아라 
· 단골손님 만들기 
· 아무 걱정 마세요 
· 뒤통수에도 눈이 달려야 한다 
· 말 없는 항도 
· 춘천옥 신장개업 이야기 
· 근로미(勤勞美)는 아프로디테의 자태 
· 음식을 존경하라 
· 장사꾼은 성인군자보다 한수 위다 
· 미스 강이 드리모 기쁘시겠네예 
· 그까짓 거야 식은 죽 먹기죠 
· 달빛이 없는 밤이었다 
· 네가 노름꾼 홍대성이냐? 
· 춘천옥 위기를 맞다 
· 꾸며낸 개업설화 
· 평강댁 남편을 꼬드긴 박 사장  / 117능수엄마의 눈물 
· 보쌈과 막국수 만드는 법 
· 대승옥 새로운 작전 
· 포장마차 시절 
· 평강댁 마음이 흔들리다 
· 선주후면(先酒后麵)으로 못을 박다 
· 심야의 음모 
· 2초는 너무 멀다 
· 보장된 성공 
· 태종대 자살바위에 올라서다 
· 도박으로 다시 거지가 되다 
· 배추를 짜게 절여 달라 
· 88올림픽 특정업소 
· 전문메뉴를 개발하라 
· 가물치론(論) 
· 새우젓을 사러 가면서 웃긴 이야기 
· 병원장 사모님이 직원으로 
· 내 눈은 못 속여 
· 슬픔을 즐겨라 
· 정말 미치겠네 
· 눈물을 안고 떠난 여자 
· 위험한 동거 
· 도대체 원인이 뭐야 
· 동해바다로 대이동 
· 주방장 범도가 떠나다 
· 미스 강, 나를 불행하게 만들어다오 
· 아내와의 전쟁 
· 500원 주고 산 아내 
· 사단장님 고마워요 
· 민주가 일류 사기꾼이 되었다고? 
· 우리 새로 출발합시다 
· 어린 주방장 김춘수 
· 광화문 네거리에서 오줌 눠봐 
· 아버지가 뒈졌다구? 
· 참회의 눈물 
· 이상한 뭔가가 있어 
· 요식업은 종합예술이다 
· 머리 싸맨 능수엄마 
· 너를 버릴 수 없구나 
· 춘천옥 신축공사 
· 변신 
· 춘수 애인을 직원들 앞에 세우다 
· 능수엄마와 미스 강 싸우다 
· 항상 새벽이어야 한다 
· 능수엄마 문호리에 나타나다 
· 슬픔은 젤 무서운 귀신이디 
· 춘천옥은 신(神)을 만드는 곳  
 
작품해설 | 소설쓰기의 운명적 행로_백지연 

[2014.03.01 발행. 412쪽. 정가 5천원(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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