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보다는 훨씬 맑은 영혼의 샘에서 길어 올린 고운 시향을 우려낼 수 있지 않았을까? -
지천명 중턱에 기웃거리기 시작한 시작(詩作)의 길 - 좀 더 이른 나이에 접어들지 못한 아쉬움에 묻어나는 자위성 짙은 항변이다. <시작(詩作)의 변(辯)>
왜 쓰냐고?/ 심한 현기증에 시달리는 이성과/ 사막 되어가는 불모의 감성에 맞서/ 한 모금 샘물을 찾아 헤매는/ 스스로도 감당하기 버거운 열병이야// 낸들 어떡해,/ 억지 부려 가진 한계 부인하느라/ 지독한 고독에 몸서리치다가/ 탈진한 영혼으로 끙끙 앓으면서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발칙한 야망인걸 늦게 배운 도둑질에 밤새는 줄 모른다더니 나를 두고 이른 말인가 보다.
이제는 오히려, 이따금 이런저런 명분을 앞세운 자책에도 결코 벗어던지지 못하는 유혹의 올가미가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무어라하든 남아있는 내 여정은 오로지 시맥을 찾아 파고 또 파고 들어가는 일 뿐이요, 그러다가 이렇다 할 시 한수 캐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 해도 어쩔 수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내 시의 운이 거기까지이려니 애써 스스로를 다독이며 시상 쫓는 남은 여정에 한눈팔지 않으리라 다짐해본다.
갱도를 뚫어 금맥을 찾는 광부의 단심부터 배워야겠다. 무던히 파고들다보면 어느 날 갑자기 진주 알갱이보다 더 찬란한 보석 한 알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뜬구름이라도 바라보며 시작에 임하는 낙이라도 없다면 남은 생이 얼마나 팍팍하랴.
첫 시집을 엮어낸 뒤, 시집을 펼쳐 읽어볼 때면 거의 모든 시편마다 수많은 흠집들이 눈에 띄어 얼굴이 화끈거리곤 한다. 겁 없이 출간을 서둘렀던 게 아닌가하는 후회 아닌 후회를 하게 됨을 솔직히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끝없이 반복되어질 모든 시인의 관행적인 시행착오의 행로이겠지만, 어차피 종착지 없는 행로라면 되풀이되는 퇴고의 작업으로 마냥 끌려 갈 수만은 없는 일 아니겠는가. 출간 뒤의 후회와 아쉬움을 불 보듯 뻔히 예견하면서도, 또다시 두 번째 시집에 욕심을 내었다. 이 불민한 시인의 전자 시집을 만나고 있는 독자들께 감히 주문을 해본다. 내 시의 운이 거기까지이듯이 당신들이 누릴 수 있는 시향의 행운도 거기까지이겠거니 하고 치부해 두시라. 그러면 그다지 거부감 없이 곁에 두고 이따금 펼쳐 읽어볼 수는 있지 않을까 한다.
― 장대연, 책머리글 <두 번째 시집을 내면서>
- 차 례 -
머리말 / 3
제1부 살며 사랑하며
그리움의 빚 / 12
개 망초 / 13
DMZ 은전 / 15
버려진 우산 / 16
풍경 소리 / 17
들꽃의 반란 / 18
옥수수 / 19
가을은 / 20
고추잠자리 / 21
겨울비 / 22
겨울 강 갈대 / 23
꿈 / 24
위하여! / 25
그 겨울의 카페 / 26 이별 연습 / 27
알 것 같아 / 28
슬픈 기우 / 29
가을 나그네 / 30
하얀 거짓말 / 31
눈 맞춤 / 32
꽃잎의 임종 / 33
나팔꽃 유언 / 34
황혼의 연가 / 35
안개비 / 36
사계를 위한 서곡 - 입춘 / 37
사계를 위한 서곡 – 입하 / 38
사계를 위한 서곡 – 입추 / 39
사계를 위한 서곡 – 입동 / 40
제2부 살며 아파하며
기상 / 42
기습한파 / 43
깨진 독 / 44
솔 삭정이 / 45
포장마차 / 46
건망증 / 48
겨울나기 / 49
강변 노객 / 50
가을 몸살 / 51
불면 / 52
담배 / 53
떠날 때는 / 54
징검다리 / 55
소 / 56
수의 / 57
낚시 / 58
개미와 베짱이 / 59
다듬이 소리 / 60
인질 석방 / 61
늙음에 대하여 / 63
야간열차 / 64
성에꽃 / 65
조각그림 맞추기 / 66
사모곡 / 67
비문 / 68
제3부 살며 깨우치며
산사에서 / 70
벽 / 71
낙하 / 72
이보시게 마누라 / 73
비로소 살아있기 / 75
공존 / 76
등산 단상 / 77
아무도 몰라 / 78
‘아’ 와 ‘어’ / 79
못 / 80
담쟁이덩굴 / 81
오줌 누다가 / 82
탁 / 83
미안하다 / 84
꽃의 경고 / 85
촛불의 순교 / 87
하루살이 / 88
거울 앞에서 / 89
제야의 종소리 / 91
새해 일출 / 92
홀로서기 / 93
개혁을 위한 주문 / 94
샛강에도 봄은 오고 / 95
짐 / 97
폭풍의 언덕 / 98
그리움의 빚
장대연 시집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 지금보다는 훨씬 맑은 영혼의 샘에서 길어 올린 고운 시향을 우려낼 수 있지 않았을까? -
지천명 중턱에 기웃거리기 시작한 시작(詩作)의 길 - 좀 더 이른 나이에 접어들지 못한 아쉬움에 묻어나는 자위성 짙은 항변이다.
<시작(詩作)의 변(辯)>
왜 쓰냐고?/ 심한 현기증에 시달리는 이성과/ 사막 되어가는 불모의 감성에 맞서/ 한 모금 샘물을 찾아 헤매는/ 스스로도 감당하기 버거운 열병이야// 낸들 어떡해,/ 억지 부려 가진 한계 부인하느라/ 지독한 고독에 몸서리치다가/ 탈진한 영혼으로 끙끙 앓으면서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발칙한 야망인걸
늦게 배운 도둑질에 밤새는 줄 모른다더니 나를 두고 이른 말인가 보다.
이제는 오히려, 이따금 이런저런 명분을 앞세운 자책에도 결코 벗어던지지 못하는 유혹의 올가미가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무어라하든 남아있는 내 여정은 오로지 시맥을 찾아 파고 또 파고 들어가는 일 뿐이요, 그러다가 이렇다 할 시 한수 캐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 해도 어쩔 수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내 시의 운이 거기까지이려니 애써 스스로를 다독이며 시상 쫓는 남은 여정에 한눈팔지 않으리라 다짐해본다.
갱도를 뚫어 금맥을 찾는 광부의 단심부터 배워야겠다. 무던히 파고들다보면 어느 날 갑자기 진주 알갱이보다 더 찬란한 보석 한 알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뜬구름이라도 바라보며 시작에 임하는 낙이라도 없다면 남은 생이 얼마나 팍팍하랴.
첫 시집을 엮어낸 뒤, 시집을 펼쳐 읽어볼 때면 거의 모든 시편마다 수많은 흠집들이 눈에 띄어 얼굴이 화끈거리곤 한다. 겁 없이 출간을 서둘렀던 게 아닌가하는 후회 아닌 후회를 하게 됨을 솔직히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끝없이 반복되어질 모든 시인의 관행적인 시행착오의 행로이겠지만, 어차피 종착지 없는 행로라면 되풀이되는 퇴고의 작업으로 마냥 끌려 갈 수만은 없는 일 아니겠는가. 출간 뒤의 후회와 아쉬움을 불 보듯 뻔히 예견하면서도, 또다시 두 번째 시집에 욕심을 내었다. 이 불민한 시인의 전자 시집을 만나고 있는 독자들께 감히 주문을 해본다. 내 시의 운이 거기까지이듯이 당신들이 누릴 수 있는 시향의 행운도 거기까지이겠거니 하고 치부해 두시라. 그러면 그다지 거부감 없이 곁에 두고 이따금 펼쳐 읽어볼 수는 있지 않을까 한다.
― 장대연, 책머리글 <두 번째 시집을 내면서>
- 차 례 -
머리말 / 3
제1부 살며 사랑하며
그리움의 빚 / 12
개 망초 / 13
DMZ 은전 / 15
버려진 우산 / 16
풍경 소리 / 17
들꽃의 반란 / 18
옥수수 / 19
가을은 / 20
고추잠자리 / 21
겨울비 / 22
겨울 강 갈대 / 23
꿈 / 24
위하여! / 25
그 겨울의 카페 / 26 이별 연습 / 27
알 것 같아 / 28
슬픈 기우 / 29
가을 나그네 / 30
하얀 거짓말 / 31
눈 맞춤 / 32
꽃잎의 임종 / 33
나팔꽃 유언 / 34
황혼의 연가 / 35
안개비 / 36
사계를 위한 서곡 - 입춘 / 37
사계를 위한 서곡 – 입하 / 38
사계를 위한 서곡 – 입추 / 39
사계를 위한 서곡 – 입동 / 40
제2부 살며 아파하며
기상 / 42
기습한파 / 43
깨진 독 / 44
솔 삭정이 / 45
포장마차 / 46
건망증 / 48
겨울나기 / 49
강변 노객 / 50
가을 몸살 / 51
불면 / 52
담배 / 53
떠날 때는 / 54
징검다리 / 55
소 / 56
수의 / 57
낚시 / 58
개미와 베짱이 / 59
다듬이 소리 / 60
인질 석방 / 61
늙음에 대하여 / 63
야간열차 / 64
성에꽃 / 65
조각그림 맞추기 / 66
사모곡 / 67
비문 / 68
제3부 살며 깨우치며
산사에서 / 70
벽 / 71
낙하 / 72
이보시게 마누라 / 73
비로소 살아있기 / 75
공존 / 76
등산 단상 / 77
아무도 몰라 / 78
‘아’ 와 ‘어’ / 79
못 / 80
담쟁이덩굴 / 81
오줌 누다가 / 82
탁 / 83
미안하다 / 84
꽃의 경고 / 85
촛불의 순교 / 87
하루살이 / 88
거울 앞에서 / 89
제야의 종소리 / 91
새해 일출 / 92
홀로서기 / 93
개혁을 위한 주문 / 94
샛강에도 봄은 오고 / 95
짐 / 97
폭풍의 언덕 / 98
[2013.03.07 발행. 100쪽. 정가 5천원(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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