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 책 / 등록일 : 2014-03-23 03:06:23 / 공유일 : 2014-04-05 17:41:57
서울 사람 시골 살기 시골 사람 서울 통근하기
repoter : 안무월 ( dsb@hanmail.net )


서울 사람 시골 살기 시골 사람 서울 통근하기 
김영수 생활글집 / 문학공원 刊

  1988년부터 2012년까지 15년간을 저는 경기도 양평에서 살았습니다. 그 중에서 13년간은 세월리라는 산골에서 그리고 2년간은 읍내에 주거를 두고 서울로 출근했습니다. 비록 경제적 이유로 쫓기듯 간 양평에서의 시간이었지만 저는 저의 50~60대를 이곳에서 보내며 4권의 책을 써서 발표하였습니다. 지나고 보니 황금 같은 시간들이었습니다. 책들은 모두 하늘의 형상을 찾아 세계를 돌던 제 자신의 기록이었습니다.
  십여 년 간 외국으로 외국으로 돌며 신의 뜻을 찾던 저의 눈에 비친 신의 모습은 아름다움의 다른 이름이었고 그 아름다움이 제가 살던 양평의 자연 속에 정중동의 자세로 살아 있음을 어느 순간 깨닫게 되었습니다. 자연뿐 아니었습니다. 그 속에서 동화되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람들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매일 출근하는 서울과 양평을 비교해보게 되었고 이들 극명하게 대조되면서도 필연적으로 공존하는 두 요소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기록할 필요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더욱 더 절실하게 그 필요성을 느끼게 해준 사건은 저의 읍내 생활이었습니다. 서울을 닮아 점점 삭막해져 가는 읍내의 모습에서, 서울에서 경제적 이유로 시골로 피난 온 사람들의 어두운 얼굴에서 절박하고 냉혹한 도시민의 모습들을 보았던 것입니다. 저는 그들이 시골의 아름다움을 지키며 그 속에서 스스로 치유되어 부활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세상에 내 놓는 것입니다. 자연은 지키고 보존해야만 우리를 품어 주는 존재이기에 드리는 글입니다.
  글을 다 써놓고도 출판해주겠다는 출판사를 찾지 못해 여러 해 가지고 있던 이 글이 햇빛을 보게 되었으니 세상에는 없어도 사는 길이 분명 있는 듯합니다. 없는 것을 이해해준 이웃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나의 친절한 이웃이며 문학공원 대표이시고 저명한 작가이신 김순진 교수께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김영수, 책머리글 <자연은 지키고 보존해야만 우리를 품어주는 존재> 중에서


                   - 차    례 -

Part 1 몸 둘 곳을 찾아 시골로
양평 산골로 가다 
겹치는 환난 속 세금의 칼날 위에 서다 
교통사고를 당해 대중교통으로 통근하다 
서울로 돌아가야만 하게 되다 

Part 2 서울 사람이 사는 시골
벌레에게는 사람이 독인가? 
앗! TV가 안 나온다 
파 한 단을 구하러 들판을 헤매다 
산야에서 들리는 소리 
봄의 대지에 내리는 빗소리 
봄의 화려함을 기다리는 생명의 대열들 
골프공만한 우박이 내리다 
푸른 정적 속에서 신(神)을 느끼다 
비어있으면 차고 차있으면 비는 뜰 
순백(純白)의 뜰이 되다 
흰 목련을 심다 그리고 죽이다 그래서 다시 심다 
꽃을 심다, 야생화 앞에서 부끄러움을 느끼다 
찾아오고 사라지는 야생화들 
백합, 니를 놀라게 하다 
거미와 말을 하다 
제비를 보다 
푸른 것은 잔디다? 
별을 보다 
상추 심기, 그리고 포기하기 
무서울 정도인 빠른 식물의 성장속도 
재래종과 외래종의 싸움 
가지치기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십자가가 찾아오다 
마음의 문을 열면 들리는 소리 
시골길을 가다가 미소를 짓다 
아름다운 강변을 산책하다 
짐승이 된 이웃에 희생된 위령비를 보다 
벽난로에 불을 지피고 
울티리에 긷힌 고라니를 보며 울타리 안에 사는 사람을 생각하다 
뜰에 다람쥐가 나타나다 
반닷불이를 보다 
움직임에서 정적을 느끼다 
나비를 보며 어머니를 생각하다 
낙엽 쌓인 숲속에 누워보다 
가을이 뜰에 찾아오다 
낙엽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다 
시골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논이다 
밭을 보다 
길을 보다 
논밭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다 
새로 이사 온 도시의 아이들 얼굴에서 피어나는 기쁨을 보다 
울리지 않아도 우는 북을 만나다 
집 안으로 산을 들이다 
눈 속에서 환상을 경험하다 
빨래터를 보다 
펜션이 여럿 생기다 
미국 시골의 갤러리, 양평의 갤러리 
힐 하우스에 들르다 
시골 공기와 서울 공기 
시골길 서울길 
동네에 쓰레기가 늘어가다 

Part 3 대중교통으로 서울 통근하기
아무런 교통 정보가 없는 시골 정류장 
출퇴근길에 만나는 기쁨들 
음악을 사랑하는 아주머니 한 분을 만나다 
늘어나는 가난한 사람들, 정부를 욕하는 사람들 
그만 보았으면 하는 전철 안 사람들 

Part 4 읍내에 살기
서울로의 이사 길에 읍내에 주저앉다 
봄이 오다 
‘숲은 숲이고 물은 물이다’가 적용되지 않는 논 
가슴이 아파 돌아오다 
민들레에 놀라다 
다시 강변 산책로에 나가다 
여름이 되다 
운길산의 수종사에 오르며 한숨짓다 
새벽 물소리를 듣다 
오리온좌를 보다 
강변 산책로에서 넋 잃은 닭이 되다 
가을 논을 보다 
국화꽃을 따는 아주머니와 다투다 
참혹하게 변해버린 나의 동산 
멈춘 강물 흐르는 소음 
숲으로 가고 싶다 

Part 5 귀거래사
숲이 나를 부르고 있었으나 
교통사고로 비명에 가신 형님의 영전에서 맑은 영혼을 보다 
다시 봄이 오다, 푸르름의 아름다움을 보다 
하늘을 감동시키는 길이 있었다

[2014.02.26 초판발행. 222족. 정가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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