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 책 / 등록일 : 2014-04-03 10:05:03 / 공유일 : 2014-04-05 17:41:57
[문화예술비평]2014년 봄호
repoter : 안무월 ( dsb@hanmail.net )


계간 [문화예술비평] 2014년 봄호 

  부산은 1961년도에 내가 『현대문학』으로 평론가로 데뷔한 내 문학의 태생지인 동시에 약 10여 년간 그 입지를 다진 곳이다. 이런 인연으로 지난 날 직•간접의 선후배가 활동한 곳이기에 그 어느 지역보다도 나에겐 관심이 컸고 높았다. 그리고 지금도 역시 그렇다.
  이런 관심 속에서 그간 극히 희소하다고만 할 수밖에 없는 두 비평전문지가 나오는 것을 보면서 같은 평론가 입장에서 내심 무척 반갑고 뿌듯도 했다.
  문득 지난 1960년대의 부산시절이 떠오른다. 그 당시로 봐서는 예술 비평의 장르가 극히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여건에다가, 지방이라는 취약성으로 일선에서 활동하는 평론가 수가 전 장르를 합쳐도 불과 몇 손가락 안팎이었다. 음악의 유신, 무용의 강이문, 영화의 허창, 미술의 김강석, 문학의 박철석, 이유식 정도였다. 나보다 서너 살 위인 김강석과 나를 빼고 보면 나이 차이로 보아 네 사람중에는 거의 아버지뻘이 있었고, 큰삼촌뻘 아니면 큰형님뻘이 있었다. 제일 손 위인 유신 선생이 주축이 되어 부산의 예술 발전에 기여해 보자는 뜻에서 모임을 가져 이따금 의견을 나누고 또 서로 격려를 주고받기도 했다. 그나마 새파란 신출내기 비평가인 내가 이 모임에 끼일 수 있었던 것은 물론 비평가가 귀하고 귀한 시절이라 가능했다. 그 후 60년대 중반쯤에 와서 김종출 교수가 평론가로 데뷔하긴 했다.
  그때의 그런 상황과 오늘의 상황을 비교해 보면 실로 금석지감이 든다. 그 하나가 1991년도에 창간되어 꾸준히 오늘에 이르고 있는 문학 전문비평지 계간 『오늘의 문예비평』을 보면서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이제 곧 봄호 12호를 내놓게 될 예술 종합전문비평지 계간 『예술문화비평』을 보면서 이다.
  사실 우리의 수도요 문화의 중심 도시라는 서울지역에서도 시도하고 꾸려오기 힘든 비평전문지를 이렇게 부산에서 내고 있다는 것은, 한 마디로 관계분들이나 참여 비평가들의 문화적 사명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일이라 싶어 찬사를 듣고 들어 마땅하다 싶다.
  나는 70년도 초에 부산에서 생활 터전을 서울로 옮겨왔다. 80년도 후반기에 한국 최초로 전 예술장르를 망라한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가 창립되는 과정과 그 다음 해 12월에 기관지 『예술평론』지가 탄생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그 후 거기에 몇 차례 비평문을 써보기도 하면서 세미나 주제발표를 해본 경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실로 비평전문지의 발간이 결코 용이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직접 듣고 보았기에 더욱 그렇다. 그 단적인 예가 기관지가 처음 어느 기간까지는 반년간으로 나오다 결국 뒤에 여러 어려움으로 그만 연간으로 바뀌고 말았다. 창간호가 나온 지 금년 들어 벌써 34년째로 접어들었는데도 이제 가까스로 2013년을 기준해 통권 35호를 낸 것만 봐도 충분히 짐작이 가리라 본다.
  여기서 이런 상황임을 상대적으로 감안해 보아 부산지역에서 두 전문 비평지가 꾸준히 나오는 일은 결코 그저 예사롭게 보고 넘길 일이 아니다. 지난 날 상업도시로만 각인되어 있는 부산의 인상이 이제는 서울에 버금가는 ‘비평의 도시’로 탈바꿈 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끔 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문득 미국 시카고를 거점으로 1930년대를 시작으로 하여 50년대에 걸쳐 문학비평 활동을 한 이른바 ‘시카고학파’(Chicago School)가 떠오른다. 이를 차용해 말해 보면 아마도 홋날 비평의 ‘부산학파’란 말이 생겨나리라 상상도 해 본다.
  앞으로 두 비평지에 거는 기대도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근년에 출발한 『예술문화비평』지는 전 장르를 아우르는 종합비평지이기에 더욱 그렇다. 예술사적으로나 비평사적으로 보아 큰 의의가 있는 일이 아닐 수없다. 더욱이 이 시대 문화의 주요 핵심 키워드가 ‘융합’ ‘복합’이라 볼 때 이 전문지를 통해 각 장르의 비평가들이 서로 영감이나 아이디어를 주고받을 수도 있는 좋은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이고 또 이 시대 예술의 주요 이슈에 대한 공동관심이나 논의도 펼칠 수 있으리라 본다. 아닌 게 아니라 이미 몇 회에 걸쳐 ‘융합복합예술의 현황과 전망’이란 특집이 나가고 있는 것을 보고 아주 시의적절한 특집이란 생각도 해 보고 있다-대저 한 나라의 문화융성은 다방면에 걸친 치열한 비평행위가 밑받침이나 뒷받침이 되어온 것은 사실이다. 마치 비료의 3요소처럼 이론비평, 실천비평, 지도비평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면서 치열할 때, 모든 예술은 가장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80년대 이후부터는 모든 예술비평이 가혹하게 말해 거의 죽은 것이나 다름 없었다. 비유해서 말해 변호사는 있되 판사가, 조종사는 있되 항법사가, 환자는 있되 의사가 각각 없는 형국이었고 또 차들은 몰려오는데 교통경찰이 없는 형국이었다. 이러다 보니 이렇다 할 논전도 없었다. 있었다면 기껏 늘 문제가 되고 있는 이른바 ‘주례사 비평’ 일색이었다. 이런 현상은 문학은 말할 것도 없고 예술비평 전반에 만연되머 있는 병리현상이었다. 잡지별이나 출판사별로 또는 학연이나 친소관계로 얽히고 설켜 짜고 치는 고스톱판이나 다름없었다.
  이제는 이에서 과감히 탈피하고 심각한 자체반성도 반드시 있어야 하리라 본다. 마침 이러한 시기에 『예술문화비평』지가 태어나 호를 거듭하고 있으니 앞으로 예술 전반의 감시자요 견인차 구실을 잘 하리라 보아 큰 박수를 보낸다. 명실공히 새 시대를 열어가는 향도역이 또 비평의 종합병원이나 종합헬스클럽 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이 봄바람에 함께 실어 보내본다.
이유식(한국문인협회고문•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고문), 여는 글 <예술비평의 반성과 그 활성화에 대한 기대>


                               - 차    례 -

여는 글 | 예술비평의 반성과 그 활성화에 대한 기대_이유식 

특집 1 | 융복합예술의 현황과 전망 Ⅵ
융복합예술의 이론적 준거를 위한 대토론회
[발제자] 최상윤 좌장 박은주
[지정토론자] 김성호 김은양 이동언 장정윤 장현정 최창희

특집 2 | 융복합예술의 현황과 전망 Ⅶ
『도덕경』과 『건축의 복합과 모순』에 나타난 이중성_이동언 
‘융합’ 다스리기_이종건 
문학•미술의 융복합, 과연 가능한가_윤고방 
어학과 문학의 융복합 문장처리 문제-이중언어 화자들의 한국어 문징처리_임남실 

특별원고 | 한류는 과연 지속될 것인가-한•중대중문화비교_신사명 

예술시평
[건축] ‘나가수’의 지혜, 통섭의 건축_방주연 
[문학] 
디지털시대와 문학_류서재 
동인, 골방에서 세계로 나아가는 길_서연정 
한-중 사회주의 문학 혁명정신 비교-1930년대 김남천金南天과 슈췬의 
          대표작을 중심으로_신상성 
지역의 구비문학, 화려한 축제로 비상하다-화순 운주사천불천탑 설화를 중심으로_이건호 
막막함, 먹먹함-정태언의 『무엇을 할··· 것인가』_전성욱 
[미술] 
아페이론, 모나드들의 놀이터-노주련의 8th 개인전 <Beyond Cube: 새는 알을 뚫고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를 보고_김종기 
문화산업, 혹은 도시마케팅으로서의 미술관 운영_이경모 
[사진] 
주명덕의 〈섞여진 이름들〉_박종현 
[서예] 
조수를 물리친 비_전명옥 
[연극] 
학교극•청소년극의 현상_곽영석 
극작가연구회 [김우진연구회]를 말하다_김성진 
‘소통’을 위한 한 방법_이철우 
[영화]
장률의 다큐멘터리 〈풍경〉, 말과 이미지의 대화_김은정 
영화관 사운드의 발전_박창현 
[음악] 
우리 시대의 금지곡_김창욱 
록 그룹 ‘스트레인저(stranger)’를 통해 부산의 록 문화를 회상한다_서정환 
[전통]
삶, 그 너머의 세상을 꿈꾸다_김용국 

예술단평
[건축] 
당신의 공간은 안녕한가요?_김현진 
[국악] 
국악으로 가꾼 나무, 언젠가는 행복이라는 열매가-국립부산국악원 토요신명무대 
            행복한 국악나무: “창작으로 미래의 전통을 만들다’_강혜진 
국악 속 외래음악_문성철 
[무용] 
‘설맞이 국악한마당’에 동반된 무용_장정윤 
[문학] 
천국의 바깥에서-이장욱, 『천국보다 낯선』 단평_오성은 
강철과 궁지-이승우, 『소설을 살다』(마음산책,2008)에 대한 독후감_윤인로 
[미술] 
미술정책과 문화융성_이유상 
[사진] 
스기모토의 작품에 나타난 환원적 사고에 관한 소고小考_손영실 
[전통] 
옻놀이의 행방_권오경 
[전통] 
제주해녀 문화유산의 전승과 보전_좌혜경 

회원 저서 소개

편집후기

[2014.03.05 발행. 347쪽. 정가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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