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부동산 / 등록일 : 2019-02-19 14:41:08 / 공유일 : 2019-02-19 20:01:49
필리핀 현지은행, 수빅조선소 인수… 한진重 정상화 추진
repoter : 최다은 기자 ( realdaeun@naver.com )


[아유경제=최다은 기자] 한진중공업이 자본잠식 사태를 가져온 필리핀 수빅조선소와의 관계를 정리한다. 수빅조선소에 대해 필리핀 정부가 공식 인수 의사를 밝혔다. 필리핀 정부는 수빅조선소만 인수해 필리핀 해군 소속으로 두겠다는 설명이다.

이번 결정으로 한진중공업 경영권에 미칠 필리핀 현지은행들의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출자전환을 통해 취득할 수 있는 한진중공업의 주식 규모가 줄어드는 탓이다.

이달 18일 채권단 등은 한진중공업이 필리핀 현지 은행들과의 채무조정 협상에서 필리핀 현지법인이자 자회사인 수빅조선소에 대한 모든 권리를 넘기기로 최종 합의한 것으로 밝혔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무조정 합의를 통해 필리핀 현지은행들에게 한진중공업 본사 주식과 함께 수빅조선소에 대한 모든 권리를 넘기기로 했다"며 "수빅조선소의 회생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한진중공업과 수빅조선소 간의 관계를 단절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한진중공업은 지난 1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있었던 현지 은행들과의 채무조정 협상을 마무리했다. 한진중공업은 협상 결과와 관련, 한진중공업에 대한 보증채무를 해소하는 대신 현지 은행들이 출자전환을 통해 한진중공업 주식 일부를 취득하기로 했다고 밝혔을 뿐 수빅조선소 처리 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이번 합의를 토대로 한진중공업이 필리핀 법원에 수빅조선소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예"라며 "회생계획안 승인을 받으면 수빅조선소는 완전히 한진중공업 손을 떠나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은행들과의 협상이 완료됨에 따라 자본잠식 해소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국내 채권단에 출자전환 결의를 요청할 예정이다. 한진중공업의 총 채무는 13억 달러(약 1조4600억 원) 규모이다.

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를 넘기는 대신 출자전환을 통해 필리핀 현지은행들이 취득할 주식 규모를 최대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출자전환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한진중공업 주식을 취득하는 필리핀 현지 은행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1월 8일 필리핀 올룽가포 법원에 수빅조선소에 대한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이달 14일 기업회생절차 개시 인가를 받았다. 이후 산업은행과 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 회생을 위해 필리핀 현지은행들과 4억1000만 달러 규모의 채무조정 협상을 해왔다.

이번 채무조정 합의로 한진중공업은 10년 만에 수빅조선소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수빅조선소는 2조 원을 투자해 2009년 완공됐다. 완공 당시 필리핀의 값싼 노동력을 앞세우면서 `알짜 사업`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조선업 불황이 닥치면서 2016년 1820억 원, 2017년 2335억 원, 지난해 3분기 누적 601억 원 등의 적자를 냈다. 이 때문에 모회사인 한진중공업의 재무건전성까지 악화되는 등 자본잠식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채권단은 이번 채무조정 협상으로 수빅조선소 리스크가 절연되면서 한진중공업 경영 정상화를 무리 없이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조만간 채권단회의를 소집하고 출자전환 등 한진중공업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필리핀 현지은행과 채무조정 협상이 마무리된 만큼 출자전환 등 한진중공업 경영 정상화 논의를 진행할 시점"이라며 "채권단 내에서 아직까지 (출자전환 등과 관련해)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은 최근 상원에서 "수빅조선소를 인수하면 필리핀도 대형 선박 건조가 가능한 조선소를 가질 수 있다"며 "수빅조선소를 필리핀 해군 소속으로 둘 것이며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이에 대해 공감을 이뤘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은행을 포함한 국내외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실행하면 자본잠식과 수빅조선소 리스크가 동시에 해소되기 때문에 조기 경영 정상화 기틀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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