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 책 / 등록일 : 2014-04-07 00:45:00 / 공유일 : 2014-04-08 11:21:07
광야 나그네 길
repoter : 안무월 ( dsb@hanmail.net )


광야 나그네 길 
안정헌 시집 / 창조문학사 刊

  저는 41년에 북한 원산에서 태어나서 해방 직후 신앙의 자유를 찾아 남하하셨던 부모님을 따라 38선을 넘어 왔고 동란 중 아버지를 잃은 후에는 폭격으로 부상당하신 어머님의 사랑과 희생 속에서 어려운 삶을 살았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버스값이 없어 왕복 30리가 넘는 길을 걸어서 통학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는 어머님의 간절한 기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하든지 하나님을 부정하려 했고 실존주의 철학과 허무주의에 심취해서 반항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깨달은 일이지만 주님께서는 언제나 저를 사랑해 주셨습니다. 기도 손 어머님, 좋은 선생님들과 친구들을 만나게 해 주셨고 다양한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도 마련해 주셨습니다. 연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자마자 당시의 내 형편으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미국평 화봉사단 한국어 강사로 미국에 갔다 오는 기회를 만들어 주셨고 연세대 한국어 학당 강사, 신일중학교 교사, 미국 평화봉사단 교육원장 등 좋은 직장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77년에 다시 도미하여 유학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고 81년에 펜실바니아 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도 받도록 밀어 주셨습니다. 정말 웬 큰 은혜입니까?
  81년부터 부산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봉직하게 되었는데 저는 바쁘다는 핑계로 다시 주님에 대한 감사와 감격을 잊어버리고 그저 외식하는 크리스천의 삶을 살게 되 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제가 신앙적으로 나태해 있을 때 강권적으로 저를 인도에 2년간 보내 주셨고 그곳에서 정말 주님의 강권하심에 의하여 선교사적인 삶을 살도록 만드셨습니다. 그 결과 저는 잘 훈련된 크리스천으로 살게 되었고 제 삶을 주님을 위해 바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귀국 후에는 기회만 있으면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에 열심이었고 중국 연변과학기술대학 초청으로 여름 방학 때마다 4년간 중국의 영어교사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평신도 선교사의 삶을 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중국에서의 봉사 중, 오차원 전면교육을 창안한 원동연 박사를 만나 제 삶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를 만들었고 이 만남으로 하여 DIA 대학교의 총장으로 4년 반 동안 봉사할 수 있었고 현재는 베트남의 젊은이들을 가르치며 살고 있습니다.
안정헌, 시인의 말(책머리글) <단문적 신앙> 중에서  

  안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필자는 그의 연세대 대 선배인 윤동주(1917-1945)와 같은 시작 태도를 가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동주는 그의 육필 원고에 의하면 시를 쓰고 그 날짜를 밝히고 있다. 따라서 그의 시는 그 쓴 날짜에 윤동주의 생애에 어떠한 일이 있었으며, 그에 따른 의도비평적인 접근이 해석의 지름길이라고 알려져 있다. 말하자면, 윤동주의 시는 그의 삶의 고백으로서의 시라고 할 수 있다. 안 시인의 시는 윤동주처럼 창작 날짜뿐만 아니라, 그의 시작의도를 짐작할수 있는 시작 경위까지 간단히 밝히고 있다. 이상과 같은 점에서 안 시인의 시 역시 의도비평적 접근으로 시를 해석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게 해석 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제1부 「내 아내」 10편은 그야말로 아내에 대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표현한 시이다. 그것도 결혼기념일이나 아내의 생일에 지은 시가 대부분이다. 제2부 「믿음의 아이들」은 안 시인의 아들, 딸, 사위, 며느리 그리고 손자와 손녀들의 사랑을 형상화한 시들이다. 제3부 「아름다운 사람들」에서는 친척이나 친지가 시적 제재로 등장하고 있다. 제4부 「베트남의 시간」은 그가 현재 머물고 있는 공간인 베트남 체험이 형상화된 부분이다. 그리고 마지막 제5부 「가나다라 마바사」는 안 시인의 첫 시집에서도 시도되고 있는 두 운이 철저하게 지켜진 시편들이다.
양왕용(시인. 부산대 명예교수), 작품해설 <가족과 이웃 사랑, 그리고 봉사의 순례길> 중에서


         - 차    례 -

시인의 말 

제1부 내 아내
눈 시린 소년 
하늬구름 가득 
보라빛 꽃나무 
그냥 그렇게 바라볼 수 있다면 
백송이 빨간 장미 
다시 당신의 날 
나를 드려요 
만남 
새들이 깃드는 나무 
스냅 샷 

제2부 믿음의 아이들
상수리나무 너른 그늘
얘길 하고 싶구나! 
며느리를 맞으며 
송은이 미국 온 날 
다윗의 시편 
그래서 언니 되기 
믿음의 아들의 아들 
동그라미 산니 
서진 
싱가 
주름살 지우개 
시은이 올 날은 한참 더 남았는데 
물에 둥둥 떠가도 염려하지 마 
근데요 
너무 보고 싶은가 봐 
미운 일곱 살 
늦었지만 사랑을 보낸다
송 서방 

제3부 아름다운 사람들
선한 사마리탄 
하늘 가신 아버님 
강돌이 집사님 
규용 엄마 
오늘 기쁜 날 
우린 갑자기 많은 걸 알게 되었다
고래사냥 
나이아가라 폭포 
산에서 길을 잃다 
이정희 선생님 

제4부 베트남의 시간
집 짓기 
땅 찾기 
아가서를 읽으며 
메콩강은 흐른다
스콜 
사이공의 크리스마스 
날마다 동그라미 그리기 
사이공의 낙엽 
베트남의 설날 
밤길 걸으며 
부끄럼쟁이 꽃 
나무 자르기 
얼마 전 있었던 일 
가데스바네아에서 살고 싶다네 
오병이어 
구유가 없네요 
행신역 가는 길 
땅파기 
집 미리보기 
일흔 두 번째 설날을 맞으며 
광풍을 맞으며 
베트남의 시간 
마지막 하나 

제5부 가나다라 마바사
가데스바네아 
나다나엘 
다소사람 
라헬과라합 
마노 보석 다윗 
바벨탑 
사래 

해설 | 가족과 이웃 사랑, 그리고 봉사의 순례길_양왕용 

[2014.02.20 초판발행. 190쪽. 정가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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