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 책 / 등록일 : 2014-04-05 19:20:02 / 공유일 : 2014-04-08 11:21:54
달에게로 간 연
repoter : 안무월 ( dsb@hanmail.net )


달에게로 간 연 
이병석 시집 / 문학공원 刊

  먹장구름이 하늘을 찢어내는/ 천둥번개 속/ 초원으로 떠났었다// 잊은 듯 칠 년/ 흔들린 영혼은 거기 두고/ 시에게로 돌아 왔다// 너에게 가기 위해/ 낯설지 않은 눈빛으로/ 나의 시를 풀어 본다// 동지녘 내리는 함박눈의 정성으로/ 미륵의 발등에서부터/ 실개울의 사금파리까지라도/ 그리 안아주고 싶다 
  그랬다. 나의 시 속에 갇혀 떠난 날이 7년이나 되었다. 다섯 번의 시집을 내면서도 조심스런 맘은 첫 시집에서 보다 진하다. 나의 심연을 우리고 영혼을 닦아내어 다시 세상 밖으로 나가면서 이 설렘에 모두가 낯설어하지 말았으면 하면서 시의 등신불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얻는다.
이병석, 서시(책머리글) <서시>

  이 시집을 모두 읽어보았을 때 이병석 시인은 불교를 믿는 사람이 분명하다. 따라서 그의 생각들은 불교사상에 기초한다고 해도 좋겠다. 이 시집에는 시인의 그런 시들이 여러 편 실려 있다. 「인연공덕」, 「복 짓는 일」, 「49 제」, 「풍경소리」, 「하늘도시」, 「등신불」 등이 그것이다. 올해로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지 2557년이라 한다. 그런 장구한 세월 동안 다져진 불교에 마음을 두고 있으니 급할 것도 아쉬울 것도 없다. 가르침대로 따르고 믿으며 행동하면 그것이 열반의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의 시 전체에 깔려 있는 색채는 불교적 색채이다. 마치 단풍 터널을 걷는 듯 붉게 물들인 그의 불교적 시상은 시인을 더욱 겸허하고 겸손하게 만드는 것 같다. 시인은 그런 신 앙생활을 통해 구도자적 삶을 추구하고 있다. 느린 듯, 없 는 듯 비워내고 봉사하는 삶 속에 이병석 시인이 가지는 기쁨은 단풍처럼 고울 것 같다.
김순진(문학평론가. 고려대 평생교육원 시창작 강사), 해설 <불교적 색채 속의 구도자적 삶>


        - 차    례 -

서시 

추천사_최현근

1부 뜰에 서성이는 햇살
가을빛으로 
해 먼저 뜨는 집
거미줄
그 한번도
인연공덕
겨울 마중
파도의 인연
낙엽의 노래
내 가슴에 장미를 키우겠습니다
현관문
우리 언제 다시 만날까요
5월은 그랬으면 좋겠네
어떤 초보
겨울 바다
집 지키는 노인

제2부 숲에 이는 바람
힘들다
그 사람
친구라는 이름으로
잠벌레
이방인과 토박이
나는 당신에게
장날
나의 기도
속내
난로 옆에서
돌이 된다
너 하나 있어
복 짓는 일
사금 캐는 이
49제
세숫대야
풍경소리

제3부 빈들을 쓸던 소리
하늘 도시
그늘
그늘진 쪽방
꽁초
찢어진 철모
낮과 밤
냇가에 간다
움직이는 허수아비

단동
등신불
문턱까지 다녀온 사람
설거지
복 받는 법칙
산으로 가는 길
양지의 그늘
눈사람이 운다

제4부 바람결에 오는 노래
환갑
광풍
그분
파도는 왜 뭍으로 오는가
옹달샘
긴 머리 소녀의 스카프가 아름다운 계절
백발 여인
길 양가슴
낙도
바람의 자식들
가을에 온 손님
막내딸
단풍의 빛으로
두려움

임진강

제5부 산으로 간 꽃
TV
풍경이 있는 마을
손수건
난로
폐가
停年
미련
예비하라
어느 어머니의 가슴
박제
밤차
암 병동
사진무정
늙은이
산막에서
마음의 무게
모란시장
엄마의 세월

제6부 흐르는 계절 
귀가
별마을에 오시게
그때 그 일
폭설
그해 가을
낚시
틈새
지나가는 비
지금 생각해도 그때 왜 그랬는지
여전한 날들
아내가 입원했다
아름다운 이웃의 구계九誡
한 모금

작품해설 | 불교적 색채 속의 구도자적 삶_김순진

[2013.12.09 초판발행. 167쪽. 정가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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