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부동산 / 등록일 : 2020-06-10 15:58:59 / 공유일 : 2020-06-10 20:01:44
[아유경제_기획] 포스트 코로나 대비해야… 산업ㆍ경제 변화 속 ‘주택’은?
repoter : 조은비 기자 ( qlvkbam@naver.com )


[아유경제=조은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의 세계를 뜻하는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 시대. 전문가들은 불가피한 수순으로 코로나19 이후의 산업ㆍ경제 등에서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4차산업기술 중 하나인 `화상수업`, `재택근무` 등이 활성화되는 발판이 마련됐고, 산업계 의료계를 통틀어 4차산업시대의 디지털화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전반적인 주거형태 등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 건설업계의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4차산업의 가속화… `화상수업ㆍ재택근무ㆍ디지털 화폐`

인류의 패러다임이 어떠한 위기 상황을 계기로 급변하는 것은 그리 낯선 일이 아니다. 유럽의 근본 사상을 뒤바꾼 `르네상스 혁명`도 당시 인구의 3분의 1을 몰살시킨 흑사병의 창궐에 영향을 받았다. 농업혁명, 산업혁명 등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혁명은 이른바 `돈 되는 일`에도 변화를 일으킨다. 땅을 가지고 있던 지주는 농업혁명 당시 큰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었지만, 산업혁명 이후에는 기계를 적극 도입해 공장을 운영하는 공장주에 비해 경제적 이득의 효율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따라가지 못하면 경제적인 도태는 뒤따라오는 결과일 뿐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사회의 전반적인 시스템이 변화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지금이 바로 그 조언에 귀를 기울이고 변화에 따라가야 하는 때라고 볼 수 있다.

올해 3월 26일 오후 3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과총)가 유튜브를 통해 개최한 `코로나19가 가져올 변화` 온라인 토론회에서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5G통신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이 급속도로 모든 공장과 기업, 가정에 보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범수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전국 대학 중 원격수업 비중이 2% 이상인 곳은 3개 대학뿐이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원격수업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를 회피하기보다 전략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미국 조지아텍은 온라인 강의로 매년 200억 원에 달하는 수입을 올리고 있는데, 몇 년 안에 5배, 10배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홍성태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비대면 의료 처치가 가능한 기술과 관련된 분야를 더 연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현재 국내 의료계는 비대면 의료 기술의 도입에 반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이달 1일 정부는 취약계층에 한정해 비대면 의료 인프라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원준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은 "코로나19는 스마트워크와 온라인 교육, 원격의료, 무인자동차 등의 혁신을 가속하고 있고, 현재는 이를 사회적으로 수용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기회"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 같은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로 발전 양상이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짐작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국내는 물론 세계 경제의 경기침체가 불가피하지만, 코로나19가 가져올 변화에 얼마나 능동적으로 대처하느냐에 따라 4차산업혁명시대의 적응 여부가 갈릴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4차산업혁명의 꽃이라고 볼 수 있는 `디지털 화폐(CBDC)`의 본격화도 어느 정도의 속도로 세계경제가 변화하고 있는지를 분간할 수 있는 척도로 삼을 수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비트코인 등과 달리 국가가 직접 법적으로 인정한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진핑 주석의 역점사업으로 베이징 인근에 조성중인 슝안(雄安)신구에서 디지털 화폐가 시범 사용될 예정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디지털 화폐 연구 및 도입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스웨덴은 내년 2월까지 분산형 e-크로나(Krona)의 시제품을 개발할 예정이고 유럽연합(EU)과 프랑스, 스위스, 싱가포르, 일본-ECB 등은 디지털 화폐 개념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안에 디지털 화폐 구현 기술 검토를 완료하고, 이르면 내년에 가동 테스트를 완료하겠다는 구상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주거환경, 어떻게 변할까?

주거환경에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다양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다수의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프레스티지 이코노믹스 회장이자 블룸버그 선정 세계 1위 미래학자인 제이슨 솅커를 비롯해 국내외 다수 전문가는 오늘날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거형태에 적잖은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활성화된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이 그 요인 중에 한자리를 꿰찼다. 앞서 코로나19의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재택근무를 도입했던 기업들 가운데 글로벌 IT기업 페이스북, 구글 등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지속한다`는 입장을 냈다. 재택근무를 도입해보니 우려와 달리 업무 효율성, 생산성이 낮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가족 돌봄 차원에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같이 온라인 근무 시스템이 사회에 틀을 잡아가고 있는 반면에 자택에 장기간 머무르게 되면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주거의 목적이 갑작스럽게 변했기 때문인데, 그간 보편화한 주거공간은 직장에서 돌아온 부모와 학교 및 학원을 다녀온 자녀가 쉬는 공간의 목적으로 자주 사용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직장과 학교 등에서 하던 활동이 자택으로 옮겨지면서 기존의 `쉬는 목적`에 맞게 조성된 주거공간에 불편함을 겪게 되는 일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를 맞이해도 업ㆍ직종에 따라 재택근무가 이어지는 업무들이 많이 있을 것이고, 이에 따라 기존보다 더 넓고, 복합적인 업무가 가능하며, 테라스 등 자기만의 휴식공간이 마련된 주거공간의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고 짚었다.

이달 4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국토교통부 주최로 열린 `도시와 집, 이동의 새로운 미래 심포지엄`에서는 미래 주거문화의 형태 중 하나로 집에서 업무와 교육 등이 가능한 다목적 복합 주택 `장수명(長壽命) 주택`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기훈 국토부 국토정책과 서기관은 이날 `미래 국토교통 정책방향`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집이 경제ㆍ문화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서기관은 "앞으로 집이 휴식은 물론 생산ㆍ문화ㆍ레저 활동까지 즐기는 공간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다양한 평면이 가능한 장수명 주택이 주목받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주택의 평균 수명이 100년 이상이라고 불리는 장수명 주택은 `오랫동안 살 수 있는 주택`을 목표로 구성됐다. 특히 주택의 하중을 벽체에 의존하는 벽식 구조 방식이 아닌, 기둥으로 지탱하는 기둥식 구조를 적용한 덕분에 입주자의 생활 방식과 입맛에 맞게 평면을 배치할 수 있게 됐다.

도심의 공실이 증가하는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주거형태에 변화를 끼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5월) 27일 한국감정원에서 발표한 `2020년 1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1분기 평균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4분기 대비 중대형 상가 0.7%p, 소규모 상가 0.1%p 모두 증가했다. 감정원 측은 "지역경기 침체와 소비 심리 둔화, 매출 감소 등으로 상가의 폐업이 늘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도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던 전자 상거래에 더욱 힘이 실리면서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원격 업무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눈길을 끈다. 아울러 직종에 따라 처리 가능한 업무가 원격으로 대체되면서 출근 일수가 줄어들게 되면 비좁은 도심 아파트보다 교외, 지방에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이 밖에도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는 "각 경제시장의 타격으로 직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거나, 기업이 망하는 경우 대출금을 갚기가 어려워지고 거주 주택에서 퇴거하거나 파산을 신청하게 될 수 있다"며 "이는 곧 부동산시장에 팔려고 내놓은 주택들이 넘쳐나게 되는 것으로 연결된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로 주택 공급이 갑자기 늘어나면 자연히 집값은 내려가게 된다"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근무의 디지털화로 인한 출근 횟수의 감소, 도심 공실의 증가와 집값의 하락이 이어지면서 코로나19 이전과 다른 양상의 주거환경이 인기 주거지로 떠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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