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사건사고 / 등록일 : 2014-04-18 11:03:03 / 공유일 : 2014-04-19 22:21:30
이대로는 안된다
전남 진도 ”세월호” 침몰로 인한 우리의 아들, 딸들의 아픔.
repoter : 김종원 ( stupid0@naver.com )

 
  
<자료 제공 신라 문화원- 옛날 수학여행 사진>


 필자에게 있어 제주도 수학여행의 기억은 그때 당시 평생 가기도 힘들었던 제주도를 친구들과 함께 갈 수 있었다는 설렘과 함께, 파도에 의해 심하게 요동치는 배로 인한 심한 뱃멀미와 좁은 선체 안에서 눕기도 힘들어 얼굴이 하얗게 떠있던 기억과 함께 하고 있다. 이러한 수학여행(修學旅行, school trip)의 의미를 찾아보면 교사의 인솔 아래 실시하는 여행으로써 학생들이 평상시에 대하지 못한 곳에서 자연 및 문화를 실지로 보고 들으며 지식을 넓히도록 하기 위한 교육과정의 일환이다.


수학여행이 생기게 된 유래는 18세기 영국귀족사회에서 찾을 수 있다. 영국의 귀족들은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가정교사를 붙여 교육에 힘썼고, 소년기를 벗어나면 유럽 대륙으로 수학여행을 보냈다. 기간은 3년으로 프랑스, 독일과 같은 국가들을 돌며 여러가지 경험과 함께 문물을 배웠다, 이때 빠지지 않은 것이 지성인들과 만남이었으며 이를 통하여 유럽 대륙의 문화를 흡수한 뒤, 성숙한 인간이 되어 귀국했다.

그러나 이런 유럽 귀족들의 낭만 같은 것과는 달리 지금 우리가 시행하고 있는 수학여행은 일본근대화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 이후 1907년 수학여행을 만들어낸다. 1910년부터 조선과 만주를 오가는 13박 14일의 수학여행을 만들어냈는데, 그러나 결코 근대화의 바람직한 요인을 담고 있지는 않았다. 이러한 집단 여행을 통해 일본은 대규모 단체행동을 통해 학생들을 통제의 대상으로 삼고, 집단적인 야외 여행을 통한 조직적 행동을 습득하게 된다. 또한 조선의 학생들을 일본에 수학여행을 보내 조선을 자학하고, 일본을 우러르게 만들어서 1920년대 거부동맹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고 한다.

 

 

어쨌든 이런 수학여행을 흉내 낸 여행프로그램은 이후 일제식민시기를 거치면서 대한민국에서는 그것이 하나의 여행문화로 자리 잡게 되었다. 1960~70년대 한국에서는 여가문화 생활이 척박했기 때문에 학창시절에 저렴하게 다녀오는 여행이 의미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추억의 단골 아이템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가족끼리 함께 하는 레저문화가 발달하여 웬만한 곳은 이미 학생들이 다녀온다. 또한 경제 성장 및 학생들의 문화적 성숙에 기인하여 집단주의 문화보다는 개인의 자유주의 문화가 바람직하기 때문에 이러한 수학여행은 예전처럼 학생들로부터 각광 받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수학여행이 위험한 이유는 리스크 헷지(Risk Hedge)가어렵기 때문이다. 대규모 인원의 이동으로 인한 상시 사고의 위험과 함께, 그 사고에서 대형 인명피해가 해마다 발생하고 있다. 관광버스에 여러 대 타고 한 번에 대규모 이동을 하는 것도 그렇지만, 기차와 비행기, 그리고 선박도 상당히 위험하다.

 

그러므로 필연적으로 집단적인 이동을 요하는 수학여행은 안전 보호 입장에서 대단히 취약한 구조이며. 분산된 방식의 여행운영이 필요하지만, 일제 때부터 형성된 이런 습관을 떨치지 못하고 지금도 우리는 단체활동에 대한 일부 교육적 효과에 지나치게 얽매이고 있다. 각 개인의 진로와 연결된 체험 학습을 시행하고 있는 학교들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은 무슨 의무감처럼 이러한 여행제도를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 YTN 뉴스 영상 캡쳐 사진- 전남 진도 '세월호' 침몰 영상 사진>


 이러한 수학여행이 지난16일 오전 전남 진도 해안에서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한 수학여행을 떠났던 우리의 꽃다운 아들, 딸들의 안타까운 참사로 이어져 분노한 네트즌들이 수학여행 폐지 청원 운동이 SNS와 다음 아고라 상에서 펼쳐지고 있다.


                  < 다음 아고라 청원 사이트 캡쳐 사진>


 1993년 292명을 희생시킨 서해훼리호 사고 이후 앞으로는 다시는 후진국형 사고는 다시 없을 줄 알았다. 우리는 눈부신 발전으로  21세기 대한민국 조선업이 세계 1위에 올랐지만 배를 운용하고 관리하는 우리의 마인드는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듯 하니 답답하다. 하드웨어는 발전했으나 이를 운용하는 사회적 시스템인 소프트웨어는 발전하지 못했으니 그 대가를 다시 또 우리의 아들, 딸 들이 치르고 있다. 더 이상 이러한 부끄러운 지금 우리 어른들의 모습을 미래세대에 물려주지 말자고 이제 우리는 맹세해야 한다.

꽃다운 나이의 아들, 딸들 생각에 자꾸 눈물이 흐른다.





메디컬뉴스24 기자 김종원
stupid0@medical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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