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 책 / 등록일 : 2021-01-22 23:44:10 / 공유일 : 2021-11-06 11:47:31
[책] 순희 (전자책)
repoter : 에디터 ( poet@hanmail.net )


순희 
김승섭 단편소설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해바라기 유기견(遺棄犬)의 동공(瞳孔)에 반추(反芻)되는 이종(異種) 간(間)의 사랑에서 백지 계산서를 뽑을 수 있는 쪽은?
― <작가의 말>

 

  여느 강아지와는 생긴 모양이며 성장 속도가 다른 것에 의문이 든 짝. 동물병원에서 예방 접종을 하면서 내가 스코트랜드 혈통의 고든세터(Gordon Setter)라는 것을 수의사에게서 듣게 되었다.
  지금의 나는 30kg의 덩치에 비단결의 황갈색 장모를 뽐내는, 두 살을 몇 개월 넘긴 순희다.
  나는 머리가 지끈거릴 만큼 음식 내음을 찾았다.
  직진으로 달려든 나로 인해 위압감을 느낀 검정 길고양이가 헐렁한 쓰레기통에서 낮은 담벼락 위로 급히 뛰어올라 앙살을 피었다.
  허겁지겁 음식 찌꺼기를 넘기고 있던 내 뒤쪽에서 폐부를 찌르는 여자의 비명이 울렸다.
  목으로 넘어가던 음식물이 딱 걸렸다.
  겹게 음식물을 넘긴, 그렁한 내 눈에 들어온 여자는 핸드폰에 급하게 말하고 있었다.
  음식물을 서너 번 더 급하게 입안에 물고 옆길로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얼마를 달렸을까, 사람들의 시선이 흘러갈 폐가구 더미 속에 몸을 구겨 넣고 나는 가쁘게 숨길을 고르고 있다.
  지금부터는 어둠이 내려서 움직일 것을 마음먹는다.
  사람들의 시선이 흘러갈 길가 숲에 은신하면서, 짝에게 갈 것을 다시 마음먹는다.
  아무리 뱃가죽이 등에 붙었기로서니, 이처럼 섣부른 행동을 두 번 다시는 하지 않기로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어 다짐한다.
  차들이 지나가는 소리를 들으며 부둣가로 가는 길을 더듬어보다가 잠을 청했다.

― 본문 일부   


  - 차    례 -  

작가의 말 

□ 단편소설
순희 

 

 

[2021.01.15 발행. 29쪽. 정가 2천원(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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