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부동산 / 등록일 : 2022-11-07 17:41:46 / 공유일 : 2022-11-07 20:01:59
[아유경제_기자수첩] 국립묘원 가짜 꽃 헌화 ‘논란’… 사용 근절ㆍ관련 대책 마련해야
repoter : 서승아 기자 ( nellstay87@naver.com )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정부가 매년 현충일, 국군의 날 등 추념식을 거행하면서 국립묘원에 수입 가짜 꽃을 바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국립서울현충원의 가짜 꽃 사용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0월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국립묘원 가짜 꽃 헌화에 대해 비판했다.

성 의원은 "한국전쟁 참전용사가 모셔진 국립묘원에 예산 약 1억5000만 원을 들여 중국산 가짜 꽃을 헌화하는 것 자체가 어이없는 상황이다"라며 "한국전쟁 남침 배후인 중국에서 수입한 가짜 꽃을 헌화하는 건 국격을 훼손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6월에는 소비자 대부분이 중국산 가짜 꽃 헌화를 반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는 올해 6월 29일부터 7월 6일까지 전국 만 19~64세 1000명을 대상으로 `국립묘원 조화 사용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조사해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공원묘원 생화 사용`에 대해 찬성 81.2%, 반대 18.8%로 집계됐다. 또 `공원묘원에서 편의상 생화 대신 가짜 꽃 사용`에 대해서는 찬성 17.8%, 반대 82.2%로 조사됐다. 특히 `공원묘원 헌화를 위해 세금으로 중국 등 해외에서 가짜 꽃 구매`에 대해서는 90.1%가 반대했다.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 관계자는 "플라스틱 가짜 꽃은 전량이 해외에서 수입되는데 플라스틱 사용 자체도 좋지 않고 수입 과정에서 탄소 배출도 많이 된다"라며 "이번 조사는 탄소 배출 제품에 세금이 사용되는 현재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시민의 생각이 확인된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플라스틱 가짜 꽃 수입 총량은 2288.4t으로 이 가운데 99.8%는 중국에서 들여왔다. 국립서울현충원은 연간 1억5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1년에 두 번(현충일ㆍ국군의 날) 중국에서 수입한 플라스틱 가짜 꽃을 구매해 헌화한 뒤 연간 12t의 가짜 꽃을 폐기한다.

국립서울현충원 관계자는 "가짜 꽃 사용을 근절하는 것은 동의한다. 그러나 당장 생화로 모두 교체하는 것은 관리가 어려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며 "가짜 꽃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대체품이 나온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라고 언급했다.

국립서울현충원의 2배 규모인 국립대전현충원은 가짜 꽃을 묘역에 직접 헌화하지 않지만 국립대전현충원 내 매점과 화원에서 가짜 꽃만 판매해 묘역 대부분이 가짜 꽃으로 가득하다. 2019년 기준 국립대전현충원 가짜 꽃 쓰레기 분리배출 처리량은 100t으로 연평균 처리 비용은 4000만 원에 이른다.

앞서 지난 9월 국회에서 열린 `미세플라스틱ㆍ중금속 없는 공원묘원 만들기 토론회`에서도 공원묘원 내 가짜 꽃 사용을 근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대해 업계 일각은 무조건 가짜 꽃 헌화를 하지 않는 것보다 사용 후 빠짐없이 모두 수거해 시민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경남 김해시 수질환경과 김태문 환경국장은 "가짜 꽃 헌화에 관한 많은 반대와 항의가 있었고 고발도 당했지만 김해시는 공원묘원 내 가짜 꽃을 사용 후 모두 빠짐없이 수거해 시민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다"라며 "국립서울현충원은 이 같은 좋은 방법을 왜 시도조차 안 하는지 의문이다. 국립서울현충원이 앞장서야 가짜 꽃 헌화에 대한 국민의 인식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윤식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 회장은 "가짜 꽃 사용은 인체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고 국내 화훼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라며 "국립서울현충원부터 가짜 꽃 사용을 근절해야 관련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다"라며 국립서울현충원의 변화를 강조했다.

이처럼 국민과 화훼 업계는 여전히 공원묘원의 가짜 꽃 사용 근절과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국립서울현충원은 이에 응답하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태도를 일관하고 있다. 이 같은 처사는 소비자이자 국민을 외면하는 셈이 아닐까.

국립서울현충원이 좀 더 가짜 꽃 헌화에 관심을 기울여 가짜 꽃 사용 근절과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어떨까. 국립서울현충원이 변화된 모습으로 가짜 꽃 헌화에 대한 국민의 긍정적 인식 개선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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