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지역 / 등록일 : 2014-10-30 16:35:21 / 공유일 : 2014-10-30 17:18:40
[데스크칼럼] 지방의회들, 부활 23년 만에 초심 잃었다
repoter : 이수언 ( trupress@gmail.com )

[미디어유스 이수언] 애초 지방자치를 발전시키자는 취지의 지방의회가 이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없어져야할 제도로 전락하고 있는 것 같다.

 

흥이 있으면 쇄가 있고 쇄가 있으면 흥이 있다는 만사의 순 이치, 이 흥망성쇄가 가리키는 바도, 바로 지방의회를 두고 말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최근 전국의 지방의회들 중 대다수가 의정비 인상안으로 들썩거렸다. 이는 지난 6.4지방선거 이후, 지방의회 출범 불과 4개월 채 남직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불과 4개월 만에, 밥그릇을 논하는 의정비 인상안을 들먹인 것이 옳은 판단이었을까. 물론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일부 지방의원들은 의정비 인상안 결정 주기가 4년이기 때문에 이번에 올려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대다수 의원들이 의원선거 출마 전에 어떤 마음을 두었을까. 지역에서 시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선구자 역할을 하리라는 각오 아래 다짐을 두지 않았을까 한다.

 

하지만, 사람 마음 모두 같다고 볼 수 없는 점을 비춘다면, 생계형 감투나 더 이상의 급으로 올라가기 위해 지방의원직을 밟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둘러 표현하면, 지난 과거보다 항상 오늘날이, 정보화에 급진적이고 다양한 가치관들이 빠르게 퍼지는 시점에, 사람들의 사고도 수준 이상으로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이는, 앞서 말했듯이 ‘생계형 감투’나 ‘더 이상의 급’을 바라보며 영악해지고도 있다는 말이다.

 

애초 지방의회는 대한민국 수립 후 지방자치법이 제정되고, 1952년에 지방총선거가 실시되면서부터였다.

 

이후 사라졌다, 1991년 다시 부활했다. 부활했지만, 무보수였던 지방의회가 2006년 유급제로 바뀌었다.

 

1991년 부활한 당시, 지방의회는 시민들을 위해 봉사한다는 취지로 무급제 명예직으로 한다는 취지의 공감이 대다수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무급제에서 유급제, 이제는 출범 4개월 만에 의정비 인상안이 나왔다. 출범 4개월이라는 단순 기한만 봤을 땐, 햇병아리 수준이다.

 

햇병아리들이 벌써 금전욕심에 탐내는 것을 봤을 때, 애초 지방의회의 취지가 무색할 지경인 것 같다.

 

게다가 이것보다 한 술 더 뜬 사안도 생겼다. 바로, 지방의회의원 보좌관제를 실시하자는 말도 꾸준하게 솔솔이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보좌관제 실시는 방대한 행정업무에서 더 나은 행정감시를 할 수 있다는 취지다.

 

그러나 보좌관제 역시 시민 세금으로 유급일 수밖에 없다. 업무가 다양하고 방대해지면 사람 손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방의회의원들에 대해 지역에서 ‘유지’라는 감투 시선으로 보는 시각과 함께, 하는 일에 비해 그만한 보수를 받을 필요가 있나하는 시각도 많다.

 

특히 서울시의회 김형식 의원의 재력가 살해 청부교사 사건을 두고 보면, 이권에 개입하는 의원들이 많다는 시각은 더욱 팽배하다.

 

그래도 보좌관제를 실시하고 싶다면, 본인들이 받는 의정비와 개괄적 경비 안에서 나누어 보좌관제를 실시할 생각은 없는 지 묻고 싶다.

 

어차피 업무추진비나 복지수당, 의정운영공통경비 등은 의정비와 별개 아니던가. 시민들을 위해 제대로 선구자 역할을, 이런 나누는 모습에서 진정한 의회의 초심 역할을 기대해보고 싶다.

 

1991년부터 지금까지의 지방의회의 역사를 보면 단순하게, 사람이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고 싶으면 눕고 싶은 상태에, 이제는 누운 상태에서 ‘밥숟갈 떠 먹여 달라’라는 이런 맥락으로 다가 오고 있기 때문이다.

 

출범 4개월 만에 의정비 인상안 역시 바로 이런 맥락인 것이다.

 

햇병아리 초선의원들, 앞으로 왕성한 의정활동을 펼쳐야 할 의원들이 출범 4개월 만에 의정비를 올리자고 했을까란 의문도 든다.

 

그렇다면 이는 바로 ‘먹어본 놈이 그 맛을 안다’는 말이 있듯이, 재선이후 의원들의 주도로 의정비 인상안이 나오지 않았을까 한다.

 

지방의회의원들 대다수가 선거 때 이런 말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이는 일당백의 정신 또는 백의종군 상태를 말한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시류에 따라 교묘히 편승한 아류로 흐르고 있는 부분도 많다.

 

이에 그 초심이 무엇인지 의정비 인상 논란과 보좌관제 실시 의견 등의 핵심이 그 ‘초심’을 똑바로 투영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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