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부동산 / 등록일 : 2024-03-15 14:58:50 / 공유일 : 2024-03-15 20:01:47
[아유경제_기획] 서울 재개발ㆍ재건축사업 평당 ‘공사비 1000만 원’ 시대 도래… 고공행진 분위기?
repoter : 정윤섭 기자 ( jys3576@naver.com )


[아유경제=정윤섭 기자] 서울 내 도시정비사업 공사비가 지속해서 상승하며 사업장 곳곳이 시공자 선정 유찰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조합들은 3.3㎡당 800만 원, 900만 원에 이어 1000만 원까지 제시하는 등 평당 `1000만 원 시대`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강남 3구 포함 서울 사업지 거듭된 유찰… `알짜배기 단지도 옛말?`
치솟는 공사비, 1000만 원 시대 `도래`

이달 15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공자 선정을 진행하는 사업장들이 거듭된 유찰로 인해 기존 공사비에서 증대시켜 재입찰공고를 내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매년 공사비는 상승해왔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 인건비 인상 등의 이유로 급등하며 사업을 추진하는 조합들의 부담 또한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그리는 상황이다.

특히 `수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하던 서울 알짜배기 사업장 `강남 3구(강남ㆍ서초ㆍ송파)` 또한 공사비 문제로 시공자 선정을 위해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대표적으로 ▲서초구 신반포27차 재건축 ▲송파구 잠실우성4차 재건축 ▲강남구 도곡개포한신 재건축 등 강남 3구를 포함해 ▲용산구 남영동업무지구2구역 재개발(도시정비형) ▲마포구 마포로1-10지구 재개발(도시정비형) 등이 언급된다.

먼저 서초구 신반초27차 재건축은 공사비를 올려 시공자 선정 절차를 재차 진행하고 있다. 앞서 2023년 11월 첫 입찰공고 당시 기존 공사비 984억2972만6000원 규모로 3.3㎡당 908만 원을 제시해 입찰을 마감했지만 낮은 공사비를 이유로 유찰된 바 있다.

이에 조합은 2번째 입찰부터 51만 원 늘린 3.3㎡당 959만 원, 총 1038억7353만6000원으로 증액해 2번째 시공자 선정을 진행했지만 현장설명회(이하 현설) 참석한 ▲SK에코플랜트 ▲두산건설 ▲한양 ▲금호산업 ▲DL건설 등 5개 사 중 `SK에코플랜트`만이 입찰참여확약서를 제출해 유찰됐다. 이후 지난 13일부터 3번째 시공자 선정 도전을 이어간다.

송파구 잠실우성4차 재건축의 경우 지난달(2월) 29일 기존보다 공사비를 높인 조건으로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재입찰공고를 냈다. 기존 3817억 원에서 3580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3.3㎡당 760만 원에서 50만 원 높인 810만 원으로 제시했다.

이후 진행된 지난 8일 현설에서 ▲현대엔지니어링 ▲호반건설 ▲대우건설 ▲두산건설 ▲한양 ▲대방건설 ▲금호산업 ▲DL이앤씨 등 총 8개 건설사가 참석했고, 다음 달(4월) 22일 입찰마감 예정이다.

같은 송파구에서 3.3㎡당 810만 원의 공사비를 제시한 가락삼익맨숀 재건축사업은 현설에 ▲금호산업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호반건설 ▲한양 ▲현대산업개발 ▲DL이앤씨 등이 참석했으나, 입찰확약서를 1개 사만 제출해 조기 유찰되며 수의계약으로 전환했다.

유찰되는 사업장이 늘어나자 첫 번째 입찰부터 3.3㎡당 900만 원을 넘기거나, 1000만 원 규모로 제시하는 사업장도 등장했다.

강남구 도곡개포한신 재건축은 지난 6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첫 입찰공고를 냈는데 3.3㎡당 920만 원 규모, 총공사비 예정가격 4295억3330만8,000원을 제시했다. 이에 호응하듯 지난 14일 열린 현설에서 ▲현대건설 ▲한양 ▲효성 ▲호반건설 ▲금호산업 ▲두산건설 ▲DL이앤씨 ▲대방건설 ▲우미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참석해 성황리에 마쳤다.

반면 마포구 마포로1-10지구 재개발은 첫 번째 입찰에서 3.3㎡당 930만 원을 책정했으나 유찰됐고, 두 번째 입찰에서는 1050만 원으로 높여 시공자 선정을 재개했다.

용산구 남영동업무지구2구역 재개발사업의 경우 첫 번째 입찰부터 3.3㎡당 무려 1070만 원의 공사비를 책정하며 `1000만 원` 시대에 무게를 더했다. 수주전에 뛰어들 만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는지 지난달(2월) 29일 개최된 현설에서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현대건설 ▲삼성물산 ▲현대산업개발 ▲HJ중공업 ▲호반건설 ▲금호산업 ▲계룡건설 ▲대방건설 ▲남광토건 등 총 11개 사가 참석하면서 높은 관심도를 나타냈다.

이밖에도 신용산역북측1구역 도시환경정비는 지난 12일 첫 번째 입찰공고를 냈다. 이 사업은 용산구 한강대로49길 14(한강로2가동) 일대 1만3963.1㎡를 대상으로 건폐율 47.15%, 용적률 785.38%를 적용한 지하 7층부터 지상 38층 규모의 공동주택 2개동 324가구 및 업무ㆍ판매ㆍ근린생활시설 등을 지을 예정이며 공사비는 3.3㎡당 9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업계 한 전문가는 "금리가 내리고 공사비를 구성하는 자재비나 인건비가 안정되는 게 선행 조건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지거나 더 심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사비 급등 이유는?… 고가 수입 마감재 및 조경시설 등 고급화 설계 `지목`
일부 조합 `고급화` 대신 `사업성 개선`으로 전환 ↑

이처럼 공사비 급등으로 이른바 알짜 사업장도 유찰의 고배를 마시는 가운데 건설 주요 자재인 시멘트와 레미콘 가격 상승뿐만 아니라 `고가 수입산 마감재 및 조경시설` 등 고급화 설계가 공사비 상승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 조합 관계자는 "마감재의 경우 과거에는 지역마다 단지에 사용하는 자재가 달랐지만 현재는 그 경계가 무너졌다"라며 "조합이 원하는 일부 고급 자재는 소수 업체가 유통을 독점해 경쟁입찰로 원가를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조합원들의 고민이 깊어짐에 따라 향후 집값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포기하더라고 공사비를 낮추고 금융비 최소화를 위해 `고급화` 대신 `사업성 개선`으로 전환하는 조합도 적지 않다.

서대문구 북아현2구역 재개발사업은 최근 공사비 협상을 거치며 고급 마감재 대신 일반 마감재를 사용하기로 했고, 서대문구 홍제3구역(재개발) 또한 커튼월룩(유리 패널 마감 방식)과 단지 내 에스컬레이터 설치를 포기하는 등 특수설계와 이와 연동되는 미래 가치보다는 현재 공사비와 분담금 규모를 축소하는 모습이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수용 가능한 범위에서 공사비가 인상됐다면 향후 주택가격 상승 동력을 고려해 고급화를 추진했을 텐데 분담금이 가파르게 오르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은 것 같다"라며 "앞으로도 마감재를 다운그레이드하거나, 처음부터 고급 자재 사용을 선택하지 않는 조합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도 초고층을 계획했으나 분담금 부담을 덜기 위해 층수를 낮추거나 보류하는 사업장도 생기면서 추후 공사비로 인한 사업 계획 변경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서울시는 공사비 증액으로 조합과 시공자 간 갈등 완화를 위해 사업장 8곳에 대한 현장조사를 시행하며, 더불어 시 및 자치구 도시정비사업 담당자와 코디네이터가 합동으로 공사비 인상 사유, 세부 내역, 협의 진행 상황 등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 AU경제(http://www.areyou.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무료유료
신고하기 공유받기O 신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