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부동산 / 등록일 : 2024-03-22 19:36:18 / 공유일 : 2024-03-25 13:01:47
[아유경제_기자수첩] ‘대통령 방문에 대파 875원 파격할인?’… 단편적 점검 아닌 넓은 범위 내 점검 이뤄져야
repoter : 정윤섭 기자 ( jys3576@naver.com )


[아유경제=정윤섭 기자]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점검차 한 대형마트를 방문한 자리에서 대파 한 단 가격 875원을 합리적 가격이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민생점검 실효성 대한 의구심이 든다.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점검을 위해 방문한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대파 한 단 가격이 875원으로 판매돼 화제다. 이날 대파 한 단 도매가가 3300원, 대형마트 권장 판매가 4250원, 최고가 7300원까지 판매하는 곳이 있는 것을 미뤄볼 때 파격적인 가격인 셈이다.

염기동 농협유통대표는 "대파 한 단 원래 가격은 1700원 정도 해야 하는데 875원에 낮춰 판매하고 있다"라고 설명했고 "다른 곳은 이렇게 싸게 사기 어렵지 않냐"라는 윤 대통령의 질문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5대 대형마트는 다 한다"라고 대답했다. 염 대표는 "재래시장까지 정부 할인 쿠폰 제도가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윤 대통령은 "시장을 많이 가봐서 대파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윤 대통령 방문 3일 전 해당 마트의 대파 한 단 판매가는 2760원이었으며, 이틀 전부터 1000원대로 내려가더니 방문 당일 875원까지 대폭 할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국 최저가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일각에서는 대통령 방문 일정에 농민보조와 마트 할인, 정부 할인까지 추가 포함된 날짜를 맞춘 것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민생점검에서 대통령이 관계자 성과 설명만 듣고 온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본보는 직접 확인을 위해 이달 22일 동작구 내 한 재래시장을 방문했고 과일ㆍ채소를 판매하는 마트 5곳의 대파 한 단 가격을 확인한 결과, ▲A가게 2000원 ▲B가게 3500원 ▲C가게ㆍD가게 3000원 ▲E가게 2500원 등 875원 가격대와 큰 물가 차이를 보였다.

재래시장 이외에도 타 대형마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후문이며 1000원대 미만의 대파를 판매하는 곳은 없었고 이마트, 홈플러스 등에서는 2배 이상 비쌌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는 염 대표와 송 장관이 윤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 식품 관련 유통 전문가는 "최근 대파 가격이 하락한 것은 사실이나 평균 3000원대를 형성하고 있다"라며 "대파 한단에 875원은 터무니없는 가격"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가까운 재래시장과 마트만 가도 다른 가격을 확인할 수 있음에도 관계자들의 말만 듣고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대통령의 답변이 아쉬울 따름이다.

민생점검차 방문했다면 다른 마트, 재래시장 등도 확인해 아직 적용되지 않는 곳은 어딘지, 전체적으로 적용되려면 얼마간의 시간이 소요되는지 자세히 파악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대통령의 업무가 민생점검만 집중적으로 신경 쓸 수 없겠지만 향후 민생점검에서는 단편적인 파악이 아닌 넓은 범위의 점검이 자세히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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