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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오피니언] 발의 아치와 골반 움직임에 대해
repoter : 김진원 기자 ( qkrtpdud.1@daum.net ) 등록일 : 2025-10-20 16:10:40 · 공유일 : 2025-10-20 20:00:46


머리까지 하나의 연속된 생체역학적 구조물로서 작동한다. 그중에서도 발의 아치(Arch)와 골반의 연계는 단순히 아래쪽 구조와 위쪽 구조의 관계를 넘어, 신체 균형과 자세, 보행, 그리고 내장기와 신경계의 조절까지 영향을 미치는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상호작용 체계이다.

인체가 서서 활동할 때 발은 지면과 맞닿아 있는 유일한 구조이기 때문에, 먼저 심폐기능을 유지한 채 인체의 중심을 유지하고 추진력을 만들어 내는 모든 과정은 발에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발이 만들어 내는 미세한 변화가 결국 골반을 거쳐 척추, 흉곽, 두개골로 전달된다.

우선 발의 아치부터 살펴보면, 인간의 발은 내측 종아치(medial longitudinal arch), 외측 종아치(lateral longitudinal arch), 그리고 횡아치(transverse arch)로 구성돼 있다. 이 세 가지 아치는 발이 단단한 지면 위에서도 충격을 흡수하고 다시 반발력을 만들어내기 위해 존재한다.

내측종아치는 기본적으로 거골(talus), 주상골(navicular), 제1설상골(first cuneiform), 제1중족골(first metatarsal)이 연결되며, 족저근막(plantar fascia)과 후경골근(posterior tibialis), 장무지굴근(flexor hallucis longus), 장지굴근(flexor digitorum longus)의 긴장으로 유지된다. 이 아치는 일종의 스프링처럼 작용한다.

우리가 걸을 때 발이 지면에 닿는 순간 아치는 약간 내려가며 충격을 흡수하고, 발끝으로 밀어내는 순간에는 다시 상승하면서 저장된 탄성을 방출한다. 이때 족저근막이 거골과 제1중족골 사이에서 팽팽히 당겨지며 윈드라스 작용(windlass mechanism)이 작동한다. 이것이 발에서 추진력이 만들어지는 근본적인 생리적 원리이다. 이 발의 아치가 무너지거나 높이가 변할 경우, 인체는 즉시 그 위쪽 구조인 다리와 골반을 통해 보상반응을 만들어 낸다.

예를 들어 편평족(flat foot)이나 과내전(pronation) 상태에서는 발의 내측이 과도하게 하중을 받게 되고, 그 결과 경골(tibia)이 내회전하며, 이어 대퇴골(femur)도 내회전하게 된다. 이러한 내회전은 골반의 전방회전(anterior pelvic tilt)을 유도하며, 한쪽 천장관절(sacroiliac joint)에 균형이 변하게 된다. 결국 단순히 발의 내측 아치가 낮아진 것만으로도 골반은 비대칭적인 긴장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아치가 너무 높거나 발이 과외전(supination)된 경우에는 체중이 외측으로 쏠리면서 경골과 대퇴골이 외회전하고, 그에 따라 골반의 장골은 후방회전(posterior tilt)을 보이게 된다. 즉, 발의 구조적 형태와 아치의 높낮이가 골반의 기울기와 회전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이러한 기계적 연계는 단순히 뼈의 정렬만이 아니라, 근막과 신경을 통한 감각 피드백 체계로도 연결돼 있다.

발의 아치는 발바닥 촉각, 압력, 근육 긴장 등의 정보를 통해 고유수용감각(proprioception)을 지속적으로 뇌와 척수로 전달한다. 이 감각정보는 척추와 천골(sacrum)의 안정성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발 족저근막, 비복근(gastrocnemius), 햄스트링(hamstring), 천장인대(sacroiliac ligament), 흉요근막(thoracolumbar fascia)은 연속된 하나의 근막선(fascial line)을 형성한다. 이 라인을 따라 발에서 발생한 긴장 변화는 천골과 골반의 위치를 직접적으로 변화시키며, 반대로 골반 비대칭이나 천골의 틀어짐도 발의 아치 형태를 변화시킨다. 실제로 SOT(Sacro-Occipital Technique)에서는 이 연계를 `Body weight transfer system`으로 설명하며, 발의 부정렬이 천골을 통해 두개골(cranium)까지 전달돼 전신의 리듬을 교란시킨다고 본다.

보행의 관점에서 보면, 발과 골반의 움직임은 정밀하게 동기화돼 있다. 한쪽 발이 지면에 닿아 하중을 받을 때(loading phase), 그 발의 아치는 일시적으로 내려가며 충격을 흡수한다. 이와 동시에 반대쪽 골반은 상승(elevation)해 몸의 중심을 유지한다. 이후 발이 지면을 밀어내는 추진기(propulsion phase)에 들어서면, 아치는 다시 상승하고 족저근막이 팽팽히 당겨지면서 반대쪽 골반은 하강(depression)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척추는 좌우로 미세하게 회전하고, 천골은 후방회전(nutation)과 전방회전(counternutation) 사이를 오가며 리드미컬한 파동 운동을 만들어 낸다.

결국 발의 아치와 골반은 보행이라는 기능적 움직임 속에서 하나의 리듬을 공유하고 있으며, 두 구조는 물리적이면서도 신경학적인 수준에서 상호 의존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임상적으로 보면, 이러한 연계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발의 아치가 무너지면 골반의 높낮이가 달라지고, 한쪽 천장관절의 긴장도가 증가하면서 요통이나 좌골신경통이 발생할 수 있다. 아울러 골반이 지속적으로 비대칭 상태를 유지하면 척추 만곡이 변화하고, 그에 따라 머리의 위치나 턱관절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

이와 반대로 천골이나 장골의 틀어짐이 먼저 발생할 경우에도 발의 아치가 비대칭적으로 붕괴돼 족저근막염, 발목 불안정, 무릎 통증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치료나 교정 시에는 발의 아치만을 국소적으로 보지 않고, 골반과 천장관절의 정렬, 그리고 척추의 움직임까지 통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실제 치료 접근에서도 이런 원리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발의 아치가 무너진 환자에게는 단순히 깔창(orthotic)을 넣는 것보다, 발의 내재근(intrinsic muscles)을 강화하는 발 근육 강화 운동(foot core training)을 시행하고, 동시에 천장관절 기능과 인대 장력 회복을 위해 SOT골반 웨지(wedge) 블록 포지션(block position)을 적용하는 치료를 할 수가 있고 천골과 장골의 불균형을 교정하는 것이다.

이때 골반 천장관절을 정적으로 안정시켜주는 골간인대의 기능 회복이 핵심이다. 이 골간인대는 한번 손상을 입으면 원래의 힘과 탄력, 그리고 생체역학적 기능이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그래서 전체 두개천골리듬(Craniosacral rhythm) 회복에 초점을 맞추면서 천장관절의 좌우 상호긴장막 나비모양 운동(Reciprocal butterfly motion)을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치료하는 것이다.

결국 발의 아치와 골반은 서로 떨어져 있는 구조가 아니라, 인체의 안정성과 움직임을 조절하는 하나의 통합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발은 지면으로부터 올라오는 힘을 받아들이고, 골반은 그 힘을 상체로 전달하며 균형을 유지한다. 발의 미세한 구조적 변화나 근막 긴장도의 차이는 즉시 골반의 회전, 천장관절의 움직임, 그리고 척추의 정렬에 반영된다.

이런 점에서 발의 아치와 골반의 관계는 단순히 `아래와 위`의 기계적 연계가 아니라, 신체 전체의 동적 안정성(dynamic stability) 유지하는 핵심축이라고 할 수 있다. SOT에서는 호흡과도 연계해 호흡과 골반의 동적 평형, 그리고 이 핵심 능력에 포함되는 발의 탄력과 아치 능력 등을 동시에 평가하고 치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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