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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민주당, 섬유패션산업 살릴 수 있을까?
최병오 회장 민주당 구애 결실 여부 주목, 과거 섬유특별법 처럼 짝사랑 안돼
repoter : 조영준 ( todayf@naver.com ) 등록일 : 2025-11-18 17:01:31 · 공유일 : 2025-11-25 08:56:42
국내 대기업 7곳이 향후 5년간 1,305조 원대에 달하는 자금을 국내에 투자하기로 약속 하던날 공교롭게도 우리 업계는 아시아 최대 규모인 이랜드 천안물류센터가 불길에 휩싸여 의류, 신발 등 1,100만점에 달하는 제품이 소실됐다.
 
불을 내고 싶어 낸 것은 아닐지라도 이런 잔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업종이 섬유패션이였음을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정부와 민주당에 공을 들이고 있는 한국섬유산업연합회(이하 섬산련) 최병오 회장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최 회장 역시 '왜 하필 이때 불이났나' 하며 안타까워 했을 것 같다. 
 
지난 2023년 8월 취임한 최 회장은 2024년 하반기부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과 밀월(蜜月)을 즐기듯 따뜻한 기류가 흐르고 있었는데 우리 업종이 협조는 못해 줄 망정 찬물을 끼얹듯 큰 사고를 친 격이였다. 
 
불이 나기 전, 최 회장은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섬산련 창립 50주년과 제39회 섬유의날 행사를 성대하게 치루며 1주일간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 아마도 오래전부터 공을 들이고 준비한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섬유의날 행사에는 민주당에서 김원이 의원(목포)이 직접 행사장을 찾아와 축사를 했는데 이 역시 최 회장이 공을 들였기 때문이였다.
 
그 다음날 열린 '섬유패션인의 밤(구 패션봉제인의 밤)' 행사는 주로 서울지역 봉제인들을 격려하는 행사이지만 업계 내에서는 비주류로 분류돼 한번도 섬유센터에서 행사를 진행하지 못했는데 최 회장이 처음으로 문을 열어 그들에게도 섬유센터 공간을 내 주었다.
 
이날 행사에서도 박홍근 국회의원(서울 중랑구을)과 전순옥 전 의원(전태일기념관 관장)이 참석해 축사를 하고, 서영교 국회의원(서울 중랑구갑)에게는 행사장 현장서 직접 전화를 걸어 영상 통화로 축하의 뜻을 전달 받으며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친분을 과시했다.
 
최 회장의 이같은 민주당 구애는 2024년 하반기부터 본격화 된 것 같다. 아마도 최 회장이 섬산련 회장이 된 이후 국민의힘 쪽에도 구애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최 회장의 구애에 대해 반응이 신통찮았던 모양이다.  
 
그런 상태에서 지난해 계엄정국이 휘몰아쳤고, 윤석열 정권에서 이재명 정권으로 교체되면서 최 회장과 민주당의 관계는 더욱 밀착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이런 밀착은 지난해 11월 19일 최병오 회장이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인 진성준 의원실을 방문해 국방섬유의 국산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요청하면서 본격화 됐다.
 
이 면담은 섬유산업 현황과 애로사항을 설명하고 2025년 하반기 도입 예정인 전투피복체계 국산화 등 섬유산업 활성화 방안을 제안하는 자리였는데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강금실 총괄선대위원장과 이한주 정책본부장, 남인순·박홍근 직능본부장, 김원이 국회의원 등도 참석했었다.
 
특히 강금실 전 장관의 경우 올해 PIS(프리뷰 인 서울) 개막식에까지 참석시켰다. 이 외에도 최 회장의 민주당 구애는 곳곳에서 감지됐는데 최근 섬산련 로비에 김민석 총리와 찍은 사진을 걸어 놓기도 했다.(현재 다른 사진으로 교체) 
 
이처럼 최 회장의 민주당 구애는 지나칠 정도여서 업계 일부에서는 부정적 기류도 감지되지만 "업계를 살릴수 있다면..."이 전제로 깔리면서 그의 행보는 주목받고 있다. 
 
섬유패션산업은 업종 특성상 보수층 인사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인데다 섬유산업의 메카인 대구경북 종사자들도 많아 보수 기류가 강한 업종으로 분류돼 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정부 시절,  남북 화해의 상징인 개성공단에 가장 앞장 서 진출하기도 했다. 
 
노무현 정권 때는  부산지역 염색기업인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과 신발제조업체를 운영하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대통령의 후견인으로 등장하면서 주목 받기도 했지만 그당시 이들은 비주류로 분류돼 단체장을 맡지 않은 채 조용히 업계를 지원하는 케이스였다.
 
그러나 최병오 회장은 이들과 달리 우리 업종의 최상위 단체인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직을 맡고 있어  자칫 섬유패션 업종 전체를 정치적 편향으로 몰아갈 수 있는 위험도 내포하고 있지만 과거 집권 여당이 바뀔 때 마다 그 기류에 편승해 새로운 길을 걸었다는 점을 상기할 때 이재명 정권하에서 최 회장과 같은 인물이 나서 새로운 역할을 기대할 만 하다는 반응도 있다.
 
필자가 판단 하건데 최 회장의 이같은 행보는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반영해 업계 전체를 그런 방향으로 움직여 가려는 것은 아니라고 사료된다.  
 
즉 최 회장은 수렁 속에 빠진 업계를 건져 내겠다는 대의명분을 갖고 정치권에 SOS를 보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것은 최 회장의 발언에서도 확연히 감지된다. 
 
"민주당 의원들은 느낌이 확 달라요. 국민의힘 하고는 반응이 확 다르다니까. 내가 원래 보수였는데... 우리 집안이 원래 보수였는데..."
 
최 회장은 필자에게 자신의 가족사까지 들추며 자신이 보수쪽 성향이였음을 상기시킨 후 민주당에 구애 하는 것은 정치적 성향 때문이 아니고 우리 업종을 어떻게든 살리려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이 이렇게 정부와 민주당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침체된 섬유패션산업을 어떻게든 살려보겠다는 강한 집념이 담겨 있다는 점은 진실로 와 닿는다. 
 
물론, 본인이 운영하는 기업(패션그룹형지, 형지글로벌, 형지엘리트, 형지I&C) 역시 패션업종임으로 자신의 기업에도 어떤 도움을 받기 위해 그렇게 집권 여당에 구애를 보내고 있다고 한들 누가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최 회장의 그같은 구애는 '눈물겹다' 못해 한편으로는 '측은하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지금까지 필자가 많은 섬산련 회장(1991년~2025년까지)들을 지켜봐 왔지만 최 회장처럼 행동하는 인물은 없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에 그렇게 대놓고 구애하는 회장도 없었고, 인사를 거의 90도 가까이 하는 회장도 없었다. 
 
반말을 자주 해 거부감도 주지만 기자들과 정치인들에게 그렇게 친밀하게 다가가는 회장도 없었다.
 
제조 현장을 살펴 보겠다며 차(카라반)를 타고 지방 공장들을 돌아 다녔던 회장도 없었다.
 
우리 업계는  좀 특이한 단체장을 하나 뽑은 셈인데 그가 업계를 살리겠다며 민주당에 구애를 보내는 행보에 업계 인사들의 평가도 엇갈릴 것 같다.
 
이제 앞으로 남은 과제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과연 최 회장의 이같은 구애를 얼마만큼 수용하면서 결과물을 내 놓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노무현 정권 당시, 섬유패션 업계가 강금원 회장을 등에 업고 추진했던 '섬유특별법'이 무산 됐듯 최 회장의 구애도 짝사랑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과연 더불어민주당이 그동안 보수 정권이 못했던 섬유패션산업을 어떻게 살려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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