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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광화문 BTS와 K-패션의 미래
repoter : 편집부 ( todayf@naver.com ) 등록일 : 2026-03-25 10:20:19 · 공유일 : 2026-04-12 09:31:16

[정재만 약초보감 대표/한국뉴욕주립대 교수]며칠 전, 광화문에서 BTS공연을 관람했다. 그날 나는 단순한 관람객이 아니었다. 어떤 기대감과 설렘을 안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공연이 펼쳐지는 현장, 그 울림을 직접 느끼고 싶었다. 그런데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나는 이미 충격을 받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여기가 한국인지 해외인지 순간 헷갈릴 정도였다.
 
수많은 외국인들이 한 방향을 향해 서 있었고, 그 눈빛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동경’에 가까웠다.
 
그 장면을 보며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지금 세계는 왜 한국을 이렇게 바라보고 있는가?”
 
나는 평생을 천연염색을 해온 사람이다.
 
흙과 풀, 물과 시간을 다루며 살아왔다.
 
화려하지 않지만, 깊고 오래가는 색을 만들어왔다.
 
그런데 그날 광화문에서 나는 또 하나의 질문을 하게 되었다.
 
“왜 K-패션은 아직 이 자리에 서지 못했을까?”
 
K-pop은 세계를 사로잡았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남을 따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국적인 감성, 한국적인 이야기, 그리고 자신들만의 색을 끝까지 밀어붙였다.
 
그렇다면 패션은 어떠한가.
 
우리는 아직도 어디선가 본 듯한 옷을 만들고, 어디선가 유행하는 색을 따라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나는 그 해답을 아주 단순한 곳에서 찾는다.
 
가장 한국적인 것. 그리고 나만이 할 수 있는 것. 내가 하는 천연염색은 유행이 아니다.
 
빠르게 찍어내는 기술도 아니다. 흙을 만지고, 물을 끓이고, 시간을 기다려야 비로소 나오는 색이다.
 
어떤 색은 하루가 걸리고, 어떤 색은 계절을 지나야 완성된다.
 
그 색을 옷에 입히면, 그것은 단순한 ‘컬러’가 아니라 시간과 자연이 함께 들어간 결과물이 된다.
 
나는 확신한다.
 
이것이 바로 K-패션이 세계로 나아갈 길 중 하나라는 것을. 지금 세계는 변하고 있다.
 
빠른 것보다 깊은 것을 찾고, 화려한 것보다 의미 있는 것을 선택한다.
 
그 흐름 속에서 천연염색은 단순한 전통이 아니라 미래의 패션 언어가 될 수 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단순히 옷을 만들고 싶지 않다.
 
사람이 입었을 때 편안함을 느끼고, 자연을 느끼고, 마음까지 안정되는 옷. 그런 옷을 만들고 싶다.
 
광화문에서 느꼈던 그 장면을 다시 떠올려 본다.
 
수많은 외국인들이 하나의 문화를 향해 모여들던 그 모습은 나에게 단순한 감동이 아니라 하나의 확신을 주었다.
 
“이제는 우리의 차례다.”
 
K-POP이 길을 열었다면, 이제 K-패션이 그 길을 걸어야 한다.
 
그리고 그 길의 한가운데에서 나는 다시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색을 물들인다.
 
자연의 색으로, 한국의 색으로, 그리고 세계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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