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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오피니언] 규제의 대못을 뽑고 시장의 숨통을 틔우다 : 서울시 도시정비사업 10대 법령 개정 건의안을 기준으로 한 보론
repoter : 김래현 변호사 ( koreaareyou@naver.com ) 등록일 : 2026-06-22 11:48:31 · 공유일 : 2026-06-22 13:00:32


도시의 유기적 성장과 시민의 주거 안정을 견인하는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은 도심 내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는 사실상 유일하고도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도시정비사업 현장은 복잡다단한 행정 절차와 고강도의 금융 규제, 그리고 급격한 공사비 상승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며 깊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수많은 조합 집행부가 구역 지정의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자금 조달의 벽에 부딪혔고, 시공자와의 공사비 갈등이나 까다로운 규제 탓에 착공 단계에서 발이 묶이는 사례가 속출했다. 현장의 목소리가 이토록 비장하고 절박한 시점에, 최근 서울시가 정부에 공식 건의한 `재개발ㆍ재건축 속도 제고를 위한 10대 법령 개정안`은 가뭄 끝의 단비처럼 매우 반갑고 실효성 있는 대책들을 대거 포함하고 있다. 이번 건의안은 단순히 행정 절차를 몇 달 단축하겠다는 단편적 접근을 넘어, 대출 규제와 용적률, 조합원 지위 양도 등 도시정비사업 전 과정에 박혀 있던 핵심적인 대못들을 한 번에 뽑아내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크다. 도시정비사업 현장에서 20년간 수많은 조합의 고뇌와 소송을 함께해 온 법률 전문가의 시각에서 볼 때, 이번 서울시의 건의안은 도시정비업계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중대한 전환점이자 조합 집행부가 향후 사업 로드맵을 전면 재수정해야 할 만큼 강력한 나침반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번 서울시 건의안 중 현장의 조합 집행부와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가장 주목하고 환호해야 할 대목은 단연 이주비 대출 규제의 완화, 즉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 적용 요구다. 현재 서울 전역을 비롯한 투기과열지구 내 도시정비사업 현장에서 이주비 대출은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동일한 잣대가 적용돼 LTV 40%라는 엄격한 한도에 묶여 있다. 법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이주비는 새로운 자산을 취득하기 위한 투기성 자금이 아니라, 공사 기간 동안 조합원들이 임시로 거주할 전세 자금이나 이사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생존형 사업 자금에 가깝다. 이를 일반 주택구입자금 대출과 동일하게 규제해 온 것은 되정비사업의 본질을 오독한 대표적인 불합리한 규제였다. 이로 인해 수많은 조합원이 부족한 이주비를 충당하기 위해 고리의 대부업체나 시공자의 고금리 지급보증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고스란히 조합의 금융비용 증가와 조합원 분담금 폭탄으로 되돌아왔다. 금융위원회가 서울시의 건의를 받아들여 이주비 LTV를 70%까지 확대한다면, 조합원들의 이주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일 뿐만 아니라 조합 전체의 조달 금리가 대폭 낮아져 사업성 개선에 유의미한 혁신을 가져올 것이다. 특히 시공자의 재무 여건에 따라 자금 조달 여부가 춤을 추던 불확실성이 사라져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규모 현장이나 모아주택 사업지들도 시공자 리스크에서 벗어나 독자적이고 신속한 이주 절차를 추진할 수 있는 법적ㆍ금융적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3년간 한시적으로 추진되는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규정의 완화 제안 역시 시장의 거래 단절과 재산권 과잉 침해 논란을 해결할 수 있는 탁월한 정공법이다. 현행법상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이후, 재개발은 관리처분인가 이후 원칙적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돼 있어 장기간 사업이 지연되는 사업지의 주민들은 꼼짝없이 자산이 묶이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서울시의 제안대로 투기과열지구 내 지위 양도 제한을 한시적으로 완화하고, 소규모정비사업의 제한 시점을 조합설립인가 이후에서 사업시행인가 이후로 조정한다면 현장의 역동성은 몰라보게 살아날 것이다. 이는 초기 단계에 진입한 조합들이 주민동의율을 더 빠르고 매끄럽게 확보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며, 사업 장기화로 지친 원주민들에게는 합법적인 탈출구를 제공하고 사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차세대 투자 수요를 유입시키는 상생의 결과를 낳을 것이다. 특히 소규모정비사업 현장에서 지위 양도 제한 시점의 합리적 이행은 조합 설립 직후 발생하던 주민 간 법적 분쟁과 갈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주는 훌륭한 예방약이 될 수 있다.

사업성 개선 분야에서 서울시가 제시한 민간 도시정비사업 용적률 완화 및 공원녹지 확보기준 완화 카드 또한 매우 현실적이고 날카로운 처방전이다. 그동안 공공이 참여하는 도시정비사업에만 집중적으로 부여되던 용적률 완화 인센티브와 각종 특례를 민간 도시정비사업으로 전면 확대 적용하고, 임대주택 의무 비율을 현실적으로 손질하겠다는 구상은 도심 내 사업의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최근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기존의 용적률 체계 체제 하에서는 일반분양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조합원들의 추가 분담금이 천정부지로 솟구쳤고, 이는 결국 사업 중단이나 조합과 시공자 간의 계약 해지 소송으로 이어지는 주된 원인이었다. 민간 도시정비사업에도 유연하고 파격적인 용적률 상향을 허용하고 무리한 녹지 공간 확보 의무를 완화해준다면, 각 조합은 늘어난 일반분양분을 통해 공사비 상승분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조합 집행부에게 시공자와의 공사비 증액 협상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쥐여주는 효과를 내며, 장기적으로는 분양가 안정과 조합원 재정 건전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최선의 해결책이 될 것이다.

도시정비사업의 고질병인 `기간 장기화`를 해결하기 위해 조합설립동의율을 기존 75%에서 70%로 하향 조정하고 행정 절차 및 통지 기간을 대폭 단축하겠다는 제안은 행정 효율성 측면에서 감탄할 만한 개혁이다. 도시정비사업 현장에서 동의율 수치 5%포인트(p)를 올리기 위해 추진위가 소모해야 하는 시간과 비용, 그리고 반대파 주민들과의 소모적인 법적 공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막대하다. 재건축에 이어 재개발까지 조합설립동의율 기준을 70%로 일원화하고 하향 안정화한다면, 초기 단계에서 지지부진하게 발목이 잡혀 있던 수많은 구역이 신속하게 법인격을 갖춘 조합으로 전환돼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수 있다. 또 각종 행정 절차의 심의 기간을 단축하고 조합원 통지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은 착공까지 걸리는 가혹한 터널의 시간을 최소 1년에서 수년까지 앞당길 수 있는 물리적인 동력이 된다. 시간이 곧 돈이자 금융비용인 도시정비사업의 특성상, 이러한 절차적 간소화는 조합원들의 유ㆍ무형 자산을 보호하는 가장 확실한 법적 안전망으로 작용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건의안이 담고 있는 주민 권익 보호와 도시정비사업 운영의 합리화 방안은 준공 이후 발생하는 고질적인 갈등과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는 훌륭한 입법적 보완책이다. 특히 법적 의무에 따라 조합원 명부를 공개하더라도 개인의 전화번호는 사전에 서면 동의를 얻은 경우만 공개하도록 제한하는 법 개정 제안은 현장의 고충을 완벽하게 짚어낸 대목이다. 그동안 도시정비사업 현장에서는 악의적인 비대위나 외부 세력이 조합원 명부 속 전화번호를 입수해 무차별적인 비방 문자를 발송하고 여론을 왜곡함으로써 사업을 마비시키는 부작용이 심각했다. 개인정보 보호와 알 권리의 균형을 맞춘 이번 개정안이 도입된다면, 집행부는 소모적인 여론 분열과 사생활 침해 논란에서 벗어나 오롯이 사업 완수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을 보장받게 된다. 오랜 기간 현장을 지켜본 변호사로서 확신하건대, 도시정비사업의 성공은 화려한 조감도가 아니라 규제의 틈새를 신속하게 파고드는 집행부의 전문성과 법적 안정성에서 결정된다. 금융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서울시가 던진 이 혁신적인 10대 과제를 전향적으로 수용해 법령 개정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며, 조합 집행부와 정비업계 종사자들은 다가올 규제 완화의 흐름을 선제적으로 파악해 자금 조달 계획과 설계, 시공 협상 전략을 재정비하는 영민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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