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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견디기
repoter : 안무월 ( dsb@hanmail.net ) 등록일 : 2014-12-13 15:54:03 · 공유일 : 2014-12-25 23:04:15


홀로 견디기 
이철호 시집 / 신아출판사 刊

  아내가 떠난 지 3주기가 되었다. 아직도 그날이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는데, 물살보다 빠른 시간 앞에서 상실과 외로움을 감출 수가 없다. 생전에 바쁘게 산다는 핑계로 아내에게 소홀했던 것이 죄가 되었다. 그런 나를 속죄하기 위해 전국 명산대천을 찾아다녔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자비하신 부처님께 예불을 올리고 송글송글 땀이 흐를 때까지 참회의 절을 했다.
  집안에 아내가 없는 빈자리는 상상보다 컸다. ‘여보 식사하세요, 여보 일찍 들어오세요, 여보, 여보, 여보.’ 어디선가 나를 부르는 아내의 목소리는 끊임없이 울려왔고, 부엌에서, 거실에서, 침상에서 아내의 해묵은 손길들은 여린 감수성을 흔들어놓았다.
  사춘기 소년이 방황하듯, 한 번씩 찾아오는 허한 심정을 글로 적어갔다. 돌이켜보면 지난 3년은 아내에 대한 마음을 승화시키는 홀로서기의 시간이기도 했다. 명산대천 기도행군을 다니며 작은 수첩과 펜을 들고서 시를 썼다. 아이러니하게 아내는 ‘영감’이라는 생수를 내게 부어준 것이다. 시는 배우자를 잃은 상실과 외로움을 극복하게 했고, 불온한 정서와 영혼을 가다듬도록 나침반이자 반려자가 되어 주었다. 그런 점은 무엇보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내의 3주기에 시집을 헌사할 수 있어 감사하다. 그렇다고 아내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이 다 끝난 것은 아니다. 삶이 다하는 날까지 진정한 가치를 위해 열정적으로 사는 것은 계속 될 것이고, 아내도 그것을 바랄 것이다. 때로는 삶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쉼을 얻고, 나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아름답게 공존하며 살리라.
이철호, 책머리글 <『홀로 견디기』 시집을 내며>


  - 차    례 -

1부 아내의 눈물
자화상
떠도는 영혼
바보 사내
무료한 오후
강박증
아내의 눈물 • 1
아내의 눈물 • 2
아내의 눈물 • 3
쓸쓸한 몽상
쓸쓸한 귀가
당신 곁에
한번만
성인 아이
차 안에서
못난 사내
강릉에서

2부 나팔꽃 고백
가을 채송화 
나팔꽃 고백 
수줍은 미소 
늦은 후회 
화려한 옷 
새가 되었다 
이별식 
잔인한 4월 
어린 사자의 밤 
라일락 향기 
투병 병실 
보내지 못하는 이유 
혼자 있을 때를 위하여 

3부 홀로 견디기
알람 소리
선인장
홀로 견디기
대성사
나그네 일기
여자의 웃음
혼자 있는 시간
심야통신
냉장고에 대한 단상
웃음
물고기의 생
안개주의보
견과류
사진 속에 웃는 당신
공중부양
멈추라고 할 수 없다

4부 놀라운 힘
여명의 아침 
자귀나무 
기적 
침묵 
상처 
산다는 것 
빠에야 
놀라운 힘 
윤회 
꿈꾸는 부여 
소원 
아침 
거부하는 몸짓 

5부 다시 만나자
찬란한 시간 
밤바다 
그대와 나 사이 
상상운동 
단풍을 보며
하지 않기
그래도 사는 것은
추억이 된 밤
보낸 사랑
푸른 밤
우울한 산책
봉선사에서
이별을 위한 만남
다시 만나자

평론 1 | 먼저 간 아내를 향한 그리움의 아가_김병익(문학평론가)
평론 2 | 끝나지 않는 사랑의 혼가(魂歌)_이근배(시인.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2014.11.05 초판발행. 134쪽. 정가 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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