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제5시집 『로마로가는 길에 금정산을 만나다』를 내고 난 뒤 꼭 8년만에 제6시집을 낸다. 사실 이 시집은 1972년부터 살았던 금정산 기슭, 그리고 1976년부터 33년 동안 근무하였던 부산대학교를 지척에 둔 내 집을 떠나 해운대 신 시가지의 아파트로 거처를 옮긴 2003년 이후부터 2013년까지 10년 동안 쓰여진 작품이다. 시집을 낼 때마다 5년 주기로 시집을 출간하기로 다짐하지만 이번에도 그 주기를 넘겼다. 1966년 7월 대학 4학년 시절 김춘수 은사님 의 과분한 사랑으로 시단에 데뷔한 지 5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신작시집 5권과 시선집 1권밖에 내지 못한 게으럼을 그 동안은 학문과 시작의 이질성을 내세워 변명하였으나 2009년 정년 이후는 또 다른 산문 쓰는 일로부터 해방되지 못하였다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한다. 그래서 나는 아예 평생 이중적 글쓰기로부터 해방 되지 못할 것이라고 선언하기로 결심하였다. 이 시집과 함께 역시 여섯 번째 논저이자 개정판까지 포함한다면 일곱 번째 논저 『한국현대시와 디아스포라』를 출판한다.
10년 동안의 시작 경향은 앞서 발간한 시집에 비하여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다만 금정산 기슭에 살다가 해운대 바닷가로 이사를 하였기에 바다가 시 속에 자주 등장한다. 사실 섬에서 태어난 나에게 바다는 따뜻한 어머니 품속이기도 하였지만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기도 하였다. 그 동안의 시집들에 이러한 모순을 무의식적으로 드러내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금의 바다는 ‘궁극적 관심’으로서의 바다 즉, 두려움이 아닌 구원의 상징으로서의 바다가 되었다.
이번에도 앞의 시집처럼 여행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이 많다. 그리고, 백두산 여행과 금강산과 개성 방문 체험으로 엮은 제1부 〈백두산 가는 길〉에서는 분단의 아품과 중국의 동북공정의 저의를 비판하는 거대 담론을 기독교적 역사관으로 표출하여 관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였다. 제2부〈해운대 밤풍경〉은 해운대 시편과 귀향 시편, 그리고 국내 여행 체험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제3부 〈우리 집의 하얀 천사〉는 이제 여섯 살 소녀가 되어 있는 손녀 딸을 제재로 한 시편들이다. 손녀의 자라는 모습에서 비로소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발견하게 된 나의 신앙고백이기도 하다. 제4부 〈죽은 시인의 사회〉 연작시는 순정한 시인이 소외받고 시로써 세속적인 욕망을 실현하기에 급급한 문단의 현실을 비판한 일종의 메타시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5부 〈다시 세 개의 못〉은 기독교 신앙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믿음, 소망, 사랑 등을 직접 제목으로 노출시킨 시이다. 어쩌면 이것은 경우의 시(an occasional poem) 즉 목적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히 기도나 간증하고는 다른 내 나름의 사물화 된 신앙고백이다. 이러한 시가 기독교인보다 기독교에 우호적인 비기독교인에게 감동적으로 읽히기를 기대하면서 이 시집에 수록하였다.
― 양왕용, 책머리글 <시인의 말> 중에서
- 차 례 -
제1부 백두산 가는 길
단동싼東 첫째 날 밤
압록강 유람선에서
통화通化 둘째 날 밤
白頭山 가는 길-서파西坡 白頭山 天池
금강대협곡
다시 통화通化 셋째 날 밤
국내성國內城 도착
환도산성丸都山城 조망
환도산성 아래 무덤 떼
광개토대왕릉비 앞에서
태왕릉 참배
장수왕릉 탐방
국내성國內城 터 탐방
단동차東 넷째 날 마지막 밤
구룡 폭포 가는 길
장전항 일박
만물상 바로보기
군사분계선을 넘으며
선죽교
고려박물관
개성 풍경
돌아 오는 길
제2부 해운대 밤 풍경
다시 晋州에 가 보면
해마다 가을이면
南江의 봄
동호동 61번지
하동 紀行
섬진강 매화
구례 산동마을 산수유
처용處容에게
관음포觀音浦 앞 바다
스포츠 파크 잔디밭
남해 금산帛山 3월
겨울 산소山所에서
그대들 이 문을 들어서면
다시 세한도
새벽 바다
겨울바다
다시 밤바다
여름바다
다시 여름 바다
해운대 밤 풍경
해운대 보름달
지리산 높이솟아
제3부 우리 집의 하얀 천사
‘주은’, 하얀 미소의 천사
‘주은’의 입원
‘주은’의 첫돌 잔치
‘주은’의 낮은 포복
‘주은’의 일어서기
‘주은’의 그림 그리기
‘주은’의 말하기
‘주은’의 걷기
‘주은’의 식사 시간
‘주은’의 잠버릇
‘주은’의 피아노 치기
‘주은’의장난감놀이
제4부 죽은 시인의 사회
왜 쓰는가
책방 풍경
여고 시절 그리워하며
문학기행
버려진 고양이를 위한 노래
이모작二毛作 인생
시인 버리고 떠나간 여자와 그 어머니
가면 무도회
아직도 깃발 흔들고 있는가
그래도 시는 쓰여져야 한다
그렇다면 나는 시인이 아니다
그렇다면 나는 정말 시인이 아니다
그러한 시인이 되고 싶다
제5부 다시 세 개의 못
믿음
소망
사랑
희락
화평和平
오래 참음
자비慈悲와 양선良善
중성忠誠
온유
절제節制
겸손
천사의 성 위의 십자가
나무 십자가
은빛 십자가
어머니의 십자가
그녀의 십자가
외딴 산골 교회의 십자가
다시 세 개의 못
백두산에서 해운대 바라본다
양왕용 시집 / 문예바다 刊
2006년 제5시집 『로마로가는 길에 금정산을 만나다』를 내고 난 뒤 꼭 8년만에 제6시집을 낸다. 사실 이 시집은 1972년부터 살았던 금정산 기슭, 그리고 1976년부터 33년 동안 근무하였던 부산대학교를 지척에 둔 내 집을 떠나 해운대 신 시가지의 아파트로 거처를 옮긴 2003년 이후부터 2013년까지 10년 동안 쓰여진 작품이다. 시집을 낼 때마다 5년 주기로 시집을 출간하기로 다짐하지만 이번에도 그 주기를 넘겼다. 1966년 7월 대학 4학년 시절 김춘수 은사님 의 과분한 사랑으로 시단에 데뷔한 지 5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신작시집 5권과 시선집 1권밖에 내지 못한 게으럼을 그 동안은 학문과 시작의 이질성을 내세워 변명하였으나 2009년 정년 이후는 또 다른 산문 쓰는 일로부터 해방되지 못하였다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한다. 그래서 나는 아예 평생 이중적 글쓰기로부터 해방 되지 못할 것이라고 선언하기로 결심하였다. 이 시집과 함께 역시 여섯 번째 논저이자 개정판까지 포함한다면 일곱 번째 논저 『한국현대시와 디아스포라』를 출판한다.
10년 동안의 시작 경향은 앞서 발간한 시집에 비하여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다만 금정산 기슭에 살다가 해운대 바닷가로 이사를 하였기에 바다가 시 속에 자주 등장한다. 사실 섬에서 태어난 나에게 바다는 따뜻한 어머니 품속이기도 하였지만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기도 하였다. 그 동안의 시집들에 이러한 모순을 무의식적으로 드러내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금의 바다는 ‘궁극적 관심’으로서의 바다 즉, 두려움이 아닌 구원의 상징으로서의 바다가 되었다.
이번에도 앞의 시집처럼 여행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이 많다. 그리고, 백두산 여행과 금강산과 개성 방문 체험으로 엮은 제1부 〈백두산 가는 길〉에서는 분단의 아품과 중국의 동북공정의 저의를 비판하는 거대 담론을 기독교적 역사관으로 표출하여 관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였다. 제2부〈해운대 밤풍경〉은 해운대 시편과 귀향 시편, 그리고 국내 여행 체험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제3부 〈우리 집의 하얀 천사〉는 이제 여섯 살 소녀가 되어 있는 손녀 딸을 제재로 한 시편들이다. 손녀의 자라는 모습에서 비로소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발견하게 된 나의 신앙고백이기도 하다. 제4부 〈죽은 시인의 사회〉 연작시는 순정한 시인이 소외받고 시로써 세속적인 욕망을 실현하기에 급급한 문단의 현실을 비판한 일종의 메타시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5부 〈다시 세 개의 못〉은 기독교 신앙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믿음, 소망, 사랑 등을 직접 제목으로 노출시킨 시이다. 어쩌면 이것은 경우의 시(an occasional poem) 즉 목적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히 기도나 간증하고는 다른 내 나름의 사물화 된 신앙고백이다. 이러한 시가 기독교인보다 기독교에 우호적인 비기독교인에게 감동적으로 읽히기를 기대하면서 이 시집에 수록하였다.
― 양왕용, 책머리글 <시인의 말> 중에서
- 차 례 -
제1부 백두산 가는 길
白頭山 天池
단동싼東 첫째 날 밤
압록강 유람선에서
통화通化 둘째 날 밤
白頭山 가는 길-서파西坡
금강대협곡
다시 통화通化 셋째 날 밤
국내성國內城 도착
환도산성丸都山城 조망
환도산성 아래 무덤 떼
광개토대왕릉비 앞에서
태왕릉 참배
장수왕릉 탐방
국내성國內城 터 탐방
단동차東 넷째 날 마지막 밤
구룡 폭포 가는 길
장전항 일박
만물상 바로보기
군사분계선을 넘으며
선죽교
고려박물관
개성 풍경
돌아 오는 길
제2부 해운대 밤 풍경
다시 晋州에 가 보면
해마다 가을이면
南江의 봄
동호동 61번지
하동 紀行
섬진강 매화
구례 산동마을 산수유
처용處容에게
관음포觀音浦 앞 바다
스포츠 파크 잔디밭
남해 금산帛山 3월
겨울 산소山所에서
그대들 이 문을 들어서면
다시 세한도
새벽 바다
겨울바다
다시 밤바다
여름바다
다시 여름 바다
해운대 밤 풍경
해운대 보름달
지리산 높이솟아
제3부 우리 집의 하얀 천사
‘주은’, 하얀 미소의 천사
‘주은’의 입원
‘주은’의 첫돌 잔치
‘주은’의 낮은 포복
‘주은’의 일어서기
‘주은’의 그림 그리기
‘주은’의 말하기
‘주은’의 걷기
‘주은’의 식사 시간
‘주은’의 잠버릇
‘주은’의 피아노 치기
‘주은’의장난감놀이
제4부 죽은 시인의 사회
왜 쓰는가
책방 풍경
여고 시절 그리워하며
문학기행
버려진 고양이를 위한 노래
이모작二毛作 인생
시인 버리고 떠나간 여자와 그 어머니
가면 무도회
아직도 깃발 흔들고 있는가
그래도 시는 쓰여져야 한다
그렇다면 나는 시인이 아니다
그렇다면 나는 정말 시인이 아니다
그러한 시인이 되고 싶다
제5부 다시 세 개의 못
믿음
소망
사랑
희락
화평和平
오래 참음
자비慈悲와 양선良善
중성忠誠
온유
절제節制
겸손
천사의 성 위의 십자가
나무 십자가
은빛 십자가
어머니의 십자가
그녀의 십자가
외딴 산골 교회의 십자가
다시 세 개의 못
해설
[2014.11.28 초판발행. 247쪽. 정가 8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