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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B-04구역 재개발, 시공자 입찰 방식 놓고 갈등 확산
조합 “3회 유찰돼 수의계약으로” vs 반대파 “사업성 올랐으니 경쟁입찰로”… 건설사 여론 조작설 ‘솔솔’
repoter : 고수홍 기자 ( skyclubss@naver.com ) 등록일 : 2015-01-08 08:38:49 · 공유일 : 2015-01-08 13:03:34


[아유경제 = 고수홍 기자] 울산 중구 B-04구역 재개발 내분이 격화되면서 사업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7일 한 소식통에 따르면 B-04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조합과 조합원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갈등이 불거진 것은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계약 방식 여부를 놓고 일부 조합원들이 반발하면서부터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B-04구역 재개발사업은 2012년부터 최근까지 3차례에 걸쳐 시공자 선정을 시도했으나 모두 무산돼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에 조합은 지난 11월 28일 대의원회를 통해 롯데건설, GS건설, SK건설을 수의계약 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조합이 지난달(2014년 12월) 23일 대의원회에서 `롯데 또는 롯데 공동사업단`을 수의계약 대상자로 확정하면서 조합원들 간 의견이 엇갈리기 시작했다는 전언이다. 입찰 과정에서 확약서 제출을 거부하는 등 조합 측 지침을 어겼다는 이유로 조합이 SK건설의 입찰 참가 자격을 박탈했는데 이 같은 조치가 SK건설을 지지하는 조합원들의 반발을 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대의원들의 반발이 심화되자 조합은 `대의원 직접 참석ㆍ투표`를 원칙으로 해 수의계약 방식을 확정했다. 당시 회의에는 총 100명 대의원 가운데 84명이 참석해 과반수(45명)가 수의계약 방식에 표를 던졌다.
하지만 한 소식통은 "SK건설을 지지하는 일부 조합원들이 이른바 `내재산지킴이위원회(이하 재산지킴위)`를 만들어 조합 측과 팽팽히 맞서면서 갈등이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귀뜸했다.
재산지킴위 측은 최근 사업시행계획 변경으로 사업성이 개선된 만큼 수의계약 방식이 아닌 경쟁입찰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계획이 변경됐기 때문에 이전에 있었던 유찰은 `무효`라는 주장을 펴고 있는 셈이다.
재산지킴위를 지지하는 한 조합원은 "국토부로부터 일반경쟁 입찰이 타당하다는 답변을 받았으며 이에 따라 일반경쟁 입찰로 가는 것이 맞다"고 "어느 특정 시공사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다. 공정한 경쟁구도를 만들 어아 한다. 재산지킴위를 이권 세력이라고 조합 측 몇몇 인사가 억측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조합 측은 국토교통부(장관 서승환・이하 국토부)의 `정비사업의 시공자 선정기준` 제5조제2항(미응찰 등의 사유로 3회 이상 유찰된 경우에는 총회의 의결을 거쳐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을 들어 수의계약 방식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확인 결과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재산지킴위 측) 답변서에 `법적 규정이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다`고 명시했고 ▲따라서 이를 별도의 증거자료로 활용하는 것은 국토부 견해와 관련이 없다"며 "답변서 자체가 법적 증거자료로써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정비사업 전문가 및 법조계 관계자들은 "국토부가 고시한 정비사업의 시공자 선정 기준에는 3회 유찰 시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규정만 있을 뿐 사업계획이 변경될 경우 다시 공고를 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며 "2006년 국토부 기준이 제정된 이후 전국적으로 수백 개의 현장에서 수의계약으로 시공자를 선정했지만 현재까지 문제된 사례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만약 "사업계획 변경으로 공고를 다시 해야 한다면 이미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자를 선정하여 진행하고 있는 전국 수백 개의 모든 현장에서 시공권이 무효라는 문제가 불거져 엄청난 파급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에 법률로써 명확히 규정되지 않는 현행법상 수의계약 방식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이구동성으로 의견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시공권 확보를 놓고 입찰 참가 자격이 박탈된 건설사가 `여론몰이`를 통해 여론을 조작, 해당 사업의 진행을 방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 조합 관계자는 "입찰 참가 자격이 박탈된 건설사의 지원으로 일부 조합원이 조합원들을 선동, 사실과 다른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하고 구역 내에 유인물을 붙이는 등 악의적으로 조합의 불신을 유도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이어 "SK건설이 롯데건설과 GS건설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못하자 일부 이권 세력과 결탁해 수의계약 반대 여론을 조장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규모 사업장에서는 보통 컨소시엄으로 입찰에 참여하는데 이 경우 사업 실적과 아파트 브랜드 가치 등에 의해서 비슷한 건설사들 간 컨소시엄을 구성한다. 이 과정에서 회사 규모나 브랜드 가치가 낮은 회사는 컨소시엄에서 배제 된다. 이 경우 배제된 건설사들이 종종 사업 자체를 망가뜨리려 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행태를 저지르는 이유에 대해 이 관계자는 "컨소시엄 구성 시 자신을 배제할 경우 조합원 간 분란을 조장해 아예 사업 자체를 무산으로 유도시켜 향후 타 구역에서는 자신을 절대 배제하지 못하게 하려는 일종의 `경고의 메시지`라고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비슷한 사례로 광주 염주주공 재건축사업이 꼽힌다. 이곳은 광주 지역 최고의 입지로 메이저 건설사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 일부 건설사들이 조합원의 분열을 부추겨 갈등이 심화돼 막상 시공자 선정 입찰 시 한 곳도 참여하지 못해 현재까지 사업이 파행을 겪고 있다.
한편 조합 측은 수의계약 대상자로 수주가 확실시되고 있는 롯데건설-GS건설 컨소시엄(이하 프리미엄사업단)이 좋은 조건을 제시해 굳이 경쟁 입찰을 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이점을 가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프리미엄사업단이 제시한 3.3㎡당 공사비 398만 원은 최근 전국적으로 3.3㎡당 공사비가 평균 420만 원대로 진행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매력적이고 인근 또 다른 재개발 구역인 중구 B-05구역의 공사비인 413만6000원보다 15만 원가량 싸다는 설명이다. 이외 기타 사업 조건도 B-05구역보다 월등하다고 조합 측은 밝혔다.
조합 관계자는 "유찰 가능성이 높은 일반경쟁입찰보다는 분양시장이 호황일 때 프리미엄이 보장된 메이저 건설사와 수의계약을 통한 빠른 사업 진행이 조합원 이득 극대화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합은 오는 10일 대의원회를 거쳐 오는 25일 시공자선정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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