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열어주는 밤에도 시원始原을 찾아가는 길은 험하다.
뇌 속에 숨어있던 겁 없는 용기가 자음 모음 구별 없이 튀어 나와 전달되는 마음을 받아 적기에 급급했지만 이제 마음의 공백을 닫으며 편안한 꿈 한 조각 이루었다싶은 고요가 침묵 사이에서 삐죽 얼굴을 내민다.
더는 지치지 말자던 홀로 한 약속 같은 맹서도 무색하게 개념 없다 비웃었던 얼굴들이 또 뇌리에서 난장을 쳤지만 이래저래 시간이 해결해 주는 건 참 많았다.
곧 지나 가리라던 법정스님이 주고 가신 명언이 정말로 지나간다는 걸 증명해 주었고 홀로 지켜낸 약속 같은 침묵이 슬픔일 때 많았지만 그 또한 지나갔다.
초연(超然)한 척, 내 둘레에 바리 케이트를 치고 숨소리마저 공해로 남을까 버겁고 참담했던 시간들이 이렇게 가차 없이 지나갔다.
드샌 독설도 견딜 수 있는 맷집을 늘려주고 가니 나로선 감사한 일이다. 데미지가 늘어갈수록 맺혀있던 감정은 오히려 차분해졌다.
예전의 나는, 남이 주는 마음만 사용했던 사람이다.
이제는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었다. 그 모두를 배려하고 덮어주기까지 상처투성이의 삶에 마침표를 찍고 일흔 일곱 번을 용서하라 하신 교황님 말씀을 침묵으로 지켜냈다.
언어를 색칠해줄 들꽃 같은 마음이 되어 이제 슬픔에서 벗어난 글을 쓰고 싶다. 닫혀있던 음절 사이로 피어나는 숨결을 느끼며 섬세한 내가 되어보고 싶다. 알아 간다는 것은 가치관이 높아 간다는 것 말고도 또 한 가지, 지쳐가는 세월이 있다는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모든 용기는 줄어들고 의기소침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짙게 배인 자기모순에서 벗어난 출발선에서 희망을 향해 나는 오늘 또 하루와 작별한다.
― 강옥희, 책머리글 <시인의 말>
- 차 례 -
시인의 말
제1부 푸른 소나기
빈집 겨울 소나타
뎃생, 그리고 독백
해질녘
녹차
다시 노트북을 열며
너는 아니
고백
푸른 소나기
해바라기
제2부 자명종과 시인
출근
첫사랑
참이슬
이별 2
하눌타리 카페
투표를 마치고
정선 아라리 촌
아라리촌의 밤
자명종과 시인
폭탄주
자명종과 시인
제3부 안부
외출
안부
악연
아침 같은 사랑
아침 같은 사랑 카페에서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쓰디쓴 기억을 덮으며
시험
산소(山所)
제4부 강변 연가
여명(黎明)
사랑, 그 끝에는
블랙커피
3월에 내리는 눈
o2 린 소주
동문 송년의 밤
가을과 겨울사이
가장무도회(假裝舞蹈會)
감기
강변 연가
계족산성
제5부 흑조(黑鳥)
그런 이름이 싫은 까닭에
금강 4
난지도
흑조(黑鳥)
나무가 잎새에게
나의 하루
독백 하나
독백 셋
멈추면 보이는 것
독백 둘
제6부 숨어서도 빛나는 별
방사능 고등어
봄 언덕에서
소나기, 황순원 문학관에서
숨어서도 빛나는 별
금강 엑슬루타워의 하루
9월
해프닝(happening) 1
해프닝(happening) 2
해프닝(happening) 3
거짓말
나의 초상(肖像)
단편소설을 쓰며
추억 너머로
흑조(黑鳥)
강옥희 시집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생각을 열어주는 밤에도 시원始原을 찾아가는 길은 험하다.
뇌 속에 숨어있던 겁 없는 용기가 자음 모음 구별 없이 튀어 나와 전달되는 마음을 받아 적기에 급급했지만 이제 마음의 공백을 닫으며 편안한 꿈 한 조각 이루었다싶은 고요가 침묵 사이에서 삐죽 얼굴을 내민다.
더는 지치지 말자던 홀로 한 약속 같은 맹서도 무색하게 개념 없다 비웃었던 얼굴들이 또 뇌리에서 난장을 쳤지만 이래저래 시간이 해결해 주는 건 참 많았다.
곧 지나 가리라던 법정스님이 주고 가신 명언이 정말로 지나간다는 걸 증명해 주었고 홀로 지켜낸 약속 같은 침묵이 슬픔일 때 많았지만 그 또한 지나갔다.
초연(超然)한 척, 내 둘레에 바리 케이트를 치고 숨소리마저 공해로 남을까 버겁고 참담했던 시간들이 이렇게 가차 없이 지나갔다.
드샌 독설도 견딜 수 있는 맷집을 늘려주고 가니 나로선 감사한 일이다. 데미지가 늘어갈수록 맺혀있던 감정은 오히려 차분해졌다.
예전의 나는, 남이 주는 마음만 사용했던 사람이다.
이제는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었다. 그 모두를 배려하고 덮어주기까지 상처투성이의 삶에 마침표를 찍고 일흔 일곱 번을 용서하라 하신 교황님 말씀을 침묵으로 지켜냈다.
언어를 색칠해줄 들꽃 같은 마음이 되어 이제 슬픔에서 벗어난 글을 쓰고 싶다. 닫혀있던 음절 사이로 피어나는 숨결을 느끼며 섬세한 내가 되어보고 싶다. 알아 간다는 것은 가치관이 높아 간다는 것 말고도 또 한 가지, 지쳐가는 세월이 있다는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모든 용기는 줄어들고 의기소침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짙게 배인 자기모순에서 벗어난 출발선에서 희망을 향해 나는 오늘 또 하루와 작별한다.
― 강옥희, 책머리글 <시인의 말>
- 차 례 -
시인의 말
제1부 푸른 소나기
빈집
뎃생, 그리고 독백
해질녘
녹차
다시 노트북을 열며
너는 아니
고백
푸른 소나기
해바라기
제2부 자명종과 시인
출근
첫사랑
참이슬
이별 2
하눌타리 카페
투표를 마치고
정선 아라리 촌
아라리촌의 밤
자명종과 시인
폭탄주
자명종과 시인
제3부 안부
외출
안부
악연
아침 같은 사랑
아침 같은 사랑 카페에서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쓰디쓴 기억을 덮으며
시험
산소(山所)
제4부 강변 연가
여명(黎明)
사랑, 그 끝에는
블랙커피
3월에 내리는 눈
o2 린 소주
동문 송년의 밤
가을과 겨울사이
가장무도회(假裝舞蹈會)
감기
강변 연가
계족산성
제5부 흑조(黑鳥)
그런 이름이 싫은 까닭에
금강 4
난지도
흑조(黑鳥)
나무가 잎새에게
나의 하루
독백 하나
독백 셋
멈추면 보이는 것
독백 둘
제6부 숨어서도 빛나는 별
방사능 고등어
봄 언덕에서
소나기, 황순원 문학관에서
숨어서도 빛나는 별
금강 엑슬루타워의 하루
9월
해프닝(happening) 1
해프닝(happening) 2
해프닝(happening) 3
거짓말
나의 초상(肖像)
단편소설을 쓰며
추억 너머로
[2015.01.15 발행. 115쪽. 정가 5천원(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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