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뱀은 위기 모면을 위해 꼬리를 자른다. 시 쓰면서 다 자라지 않은 꼬리 달고 쫓기는 도마뱀처럼 끝이 헛헛함을 느낀다. 뒤돌아봐도 채워지지 않는 그림자만 따라온다. 갈망일까, 욕심일까! 여차하면 또 잘라버릴 수 있겠지만 그것도 새로운 도전이리라. 도마뱀의 예리한 눈처럼, 두 눈을 180도, 360도 굴리면서 먹이를 낚아채 듯 작은 것도 끌어당겨 시로 배변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꼬리 달고 재빠르게 기어갈 한 마리 도마뱀이나 되어볼까.
― 고경숙, <책머리에>
1부 파도를 다림질하다
무명의 석탑
주말농장
다이어트
방음벽
짝사랑
중동역 앞에서
참매미의 노래
파도를 다림질하다
옆 편에 내비게이션 말거미
성냥개비 하나
나팔꽃
여름 끝을 태운 꽃가마
열사흘 달이 사는 동네
스토커
2부 익지 않은 바람
목련꽃
외발자전거
이런 차도 있어요
나무의 산수
전선
종이컵 전화
송편을 빚으며
겨울 방학
늙은 호박
익지 않은 바람
익지 않은 바람 2
봉투 두 장
아스팔트를 걷는 낙타
강화도에서 보면
3부 기다리다
연꽃
빨간 양귀비
햇빛을 드고 온 남자
짝사랑이란
스맛폰을 켜다
아바타처럼
비 오는 시화호 방조제에서
기다리다
기침
눈주목
햇가족
직녀라도 되고 싶다
허수아비
떠날 때와 보낼 때
맛 속에 익은 노래
4부 거꾸로 거꾸로
막장 독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강화도 갈매기
거꾸로 거꾸로
거울 미로
걸레가 가던 날
귀뚜라미처럼이라도
멍
여름의 노래
석양 뜰에서
겨울 조각배
그리움 그리움은
5부 그 모습 그대로
송년회
암칡
연탄
몸살이 나네
그리움을 보다
거푸집을 떠나다
엄마의 바다
아버지의 액자
그 모습 그대로
가을걷이
저울추에 달린 무게
태풍
궁금할 시간이다
고경숙 시집 / 문학산책사 刊
도마뱀은 위기 모면을 위해 꼬리를 자른다. 시 쓰면서 다 자라지 않은 꼬리 달고 쫓기는 도마뱀처럼 끝이 헛헛함을 느낀다. 뒤돌아봐도 채워지지 않는 그림자만 따라온다. 갈망일까, 욕심일까! 여차하면 또 잘라버릴 수 있겠지만 그것도 새로운 도전이리라. 도마뱀의 예리한 눈처럼, 두 눈을 180도, 360도 굴리면서 먹이를 낚아채 듯 작은 것도 끌어당겨 시로 배변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꼬리 달고 재빠르게 기어갈 한 마리 도마뱀이나 되어볼까.
― 고경숙, <책머리에>
1부 파도를 다림질하다
말거미
무명의 석탑
주말농장
다이어트
방음벽
짝사랑
중동역 앞에서
참매미의 노래
파도를 다림질하다
옆 편에 내비게이션
성냥개비 하나
나팔꽃
여름 끝을 태운 꽃가마
열사흘 달이 사는 동네
스토커
2부 익지 않은 바람
목련꽃
외발자전거
이런 차도 있어요
나무의 산수
전선
종이컵 전화
송편을 빚으며
겨울 방학
늙은 호박
익지 않은 바람
익지 않은 바람 2
봉투 두 장
아스팔트를 걷는 낙타
강화도에서 보면
3부 기다리다
연꽃
빨간 양귀비
햇빛을 드고 온 남자
짝사랑이란
스맛폰을 켜다
아바타처럼
비 오는 시화호 방조제에서
기다리다
기침
눈주목
햇가족
직녀라도 되고 싶다
허수아비
떠날 때와 보낼 때
맛 속에 익은 노래
4부 거꾸로 거꾸로
막장 독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강화도 갈매기
거꾸로 거꾸로
거울 미로
걸레가 가던 날
귀뚜라미처럼이라도
멍
여름의 노래
석양 뜰에서
겨울 조각배
그리움 그리움은
5부 그 모습 그대로
송년회
암칡
연탄
몸살이 나네
그리움을 보다
거푸집을 떠나다
엄마의 바다
아버지의 액자
그 모습 그대로
가을걷이
저울추에 달린 무게
태풍
해설 | 바람을 익히기 위해_배준석
[2014.10.31 초판발행. 174쪽. 정가 8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