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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방현 대표] 공무원 의제 처리되는 조합 임원과 정비회사
repoter : 윤방현 편집인 ( koreaareyou@naver.com ) 등록일 : 2015-01-30 09:36:43 · 공유일 : 2015-01-30 13:03:33


사람들은 정비사업을 하는 나에게 대놓고 이 말을 하지 못하지만, 그들이 나에게 많이 궁금해 하는 것이 있다. 미루어 짐작하는 것이지만 그건 아마 돈에 관한 것일 것이다.

정비사업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거액의 돈들이 모여 든다. 그렇기 때문에 시공자나 조합 집행부, 정비회사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항상 자유로울 수는 없다. 여기에서 나는 `복마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정비사업을 하면서 "재개발ㆍ재건축사업은 복마전"이라는 말을 자주 접하게 되었다.

그래서 복마전에 대해 검색해 보았더니 비리가 있는 곳에는 대부분 복마전이라는 말이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다. 사전에 있는 그대로를 보면 `복마전은 마귀가 숨어 있는 전각이라는 뜻으로, 나쁜 일이나 음모가 끊임없이 행해지고 있는 악의 근거지라는 말. 즉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악의 소굴로 부정부패, 비리의 온상지를 보통 복마전이라고 한다`고 되어 있다.


복마전(伏魔殿). <수호지>에 나오는 말이다. 북송 인종 때 일어난 일이다. 온 나라에 전염병이 돌자 인종은 신주의 용호산에서 수도하고 있는 장진인에게 전염병을 퇴치하기 위해 기도를 올리도록 부탁하기 위해 홍신을 그에게 보냈다. 용호산에 도착한 홍신은 마침 장진인이 외출하고 없기에 이곳저곳을 구경하다가 우연히 `복마지전`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는 전각을 보았다. 이상하게 여긴 홍신이 안내인에게 무슨 전각이냐고 물으니 안내인은 옛날에 노조천사가 마왕을 물리친 신전으로, 함부로 열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문을 열어 보니 신전 한복판에 석비가 있었는데 그 뒷면에 `드디어 홍이 문을 열었구나`라는 글이 있었다. 홍신은 마왕이 석비에 있다고 생각하여 어서 석비를 파내라고 하였다. 한창 파내어 들어가자 갑자기 굉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다가 금빛으로 변하면서 사방팔방으로 흩어져 버렸다. 이에 홍신과 안내인들은 넋이 빠져 있었다. 때마침 장진인이 돌아와서 "하지 말아야 할 짓을 저지르셨군요. 그곳은 마왕 108명을 가두어 둔 곳입니다. 세상 밖으로 나왔으니 그들은 머지않아 나라에 큰 소동을 일으킬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장진인의 예견은 1121년 송강이 농민 반란을 일으킨 사건으로 증명되었다.


이처럼 복마전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악의 소굴로, 사람들에게 해를 입히는 것이다. 부정부패, 비리의 온상지를 보통 복마전이라고 한다. 이는 떳떳하지 못한 짓을 저지르고 이를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도록 숨기기 위한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바를 직접 설명하는 것보다는 사전에 있는 설명을 그대로 읽어 보게 하는 것이 의미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하여 이 글에 직접 실었다.


재개발ㆍ재건축사업을 복마전이라고 부르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정비사업에는 거액의 돈이 모이고 또 그 돈을 따라 많은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 모든 사람이 공자는 아니기 때문에 돈의 유혹에 흔들리는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우리는 신문이나 뉴스에서 정비사업에 관련해서 횡령으로 구속되는 사람들을 많이 봐 왔다. 이 사실 때문에 정비사업에 대하여 오해하는 사람들이 생긴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사실 비리는 어느 곳에나 존재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거의 모든 분야에 비리가 생길 수 있으며 그 비리가 적발되어 뉴스나 신문에 보도되기도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유독 재개발ㆍ재건축사업을 복마전이라 칭하며 비리의 온상이라고 한다.


10년 전에도 그랬지만 여전히 뉴스에서는 재개발ㆍ재건축에서 생긴 비리가 보도된다. 특히 정비사업에서 비리가 발생하면 대부분 자금을 충당할 수 있는 시공자, 선택 권한이 있는 조합 집행부, 시공자와 조합 집행부를 연결할 수 있는 정비회사가 함께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시공자, 조합 집행부, 정비회사에서만 비리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협력 업체들도 역시 비리를 저지를 소지는 다분하다. 이렇게 보면 재개발ㆍ재건축사업은 복마전인 것이 당연하다고 볼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비리는 발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한편에는 정직하고 깨끗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우리는 알고 있다. 정비사업도 마찬가지이다. 간혹 비리가 발생되기도 하지만 이것은 전체 정비사업의 일부분이다. 요즘은 조합에서 사업에 관한 모든 것을 공개하고 있어 누구든지 인터넷 등을 활용하면 언제든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조합원들도 수준이 높아져서 정비사업에서 수동적인 역할이 아닌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정비사업의 주체로서 사업을 이끌어 나가며 사업을 감시하기도 한다. 이러한 노력들로 인하여 정비사업은 날이 갈수록 투명해지고 깨끗해지고 있다. 그러니 재개발ㆍ재건축사업을 복마전이라고 하는 인식들이 사람들 사이에서 사라졌으면 한다.


정비사업자가 죄를 지어 벌을 받을 때는 공무원으로 의제 처리된다. 조합 집행부도 마찬가지이다. 공무원은 같은 죄에 대해서도 가중처벌을 받는데 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공무원이라는 신분과도 관련이 있다. 공무원은 청렴결백하여야 하는데 이를 어기면 국민들의 생활이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합 집행부와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이 정비사업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며 사업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이 잘못을 하면 많은 조합원들의 생활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즉 잘못된 결정으로 사업에 큰 손실을 입히면 조합원들이 고스란히 그 피해를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조합 집행부와 정비사업자는 이를 명심하고 사업에 임해야 한다.


앞에서도 말하였지만 정비사업은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의 자금이 지출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이를 운영하는 조합 집행부는 협력 업체를 선정할 때나 사업을 추진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권에 휘말릴 수 있는 상황에 놓이기 쉽다. 또 그렇기 때문에 법률적인 제재도 많이 받게 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84조에 의하면 뇌물 수수ㆍ요구ㆍ알선을 할 경우 추진위와 조합의 임원,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는 공무원으로 의제되어 가중처벌을 받는다.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사람들은 벌칙 조항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조합 임원, 즉 집행부는 규제를 많이 받는다. 또 이를 악용하여 집행부를 곤경에 빠뜨리는 조합원들도 간혹 있기에 조합 임원들은 벌칙 조항을 꼼꼼히 읽어 보고 조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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