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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9-1구역 재건축 시공자 선정 잡음 ‘솔솔’
기존 시공자 반발 속 효성건설-진흥기업 내정說 겹쳐 논란
repoter : 박재필 기자 ( pjp78@naver.com ) 등록일 : 2015-02-23 14:46:54 · 공유일 : 2015-02-23 20:01:47


[아유경제 = 박재필 기자] 서울 강북구 미아9-1구역 재건축사업의 새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정비사업조합(조합장 최성락ㆍ이하 조합)이 개최한 현장설명회(이하 현설)에 건설사 10곳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지만, 이를 두고 중견 건설사들의 조직적인 개입 의혹이 제기되면서 조합원 반발은 물론 사업에 악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최근 소식통에 따르면 미아9-1구역과 관련해 효성건설PU(대표이사 송형진ㆍ이하 효성)와 진흥기업(대표이사 차천수)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곳의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 집행부가 이미 효성과 진흥기업을 시공자로 내정해 놓았다"는 주장을 펴며 "시공자 선정 절차상 문제 등 조합에서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 같다"고 본보에 밝혀 왔다.
이와 관련해 미아9-1구역 시공자인 현대산업개발(대표이사 김재식) 측 역시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본 계약 체결 과정에서 일부 어려움이 있었지만 공사비 조건, 무이자 대여금 및 착공 기준 등 조합(안)을 대부분 수용키로 하고 빠른 사업 진행을 하겠다는 입장을 공문을 통해 밝혔지만 조합에서 계약 해지를 주장하고 있다는 것.
이와 달리 조합 측은 현대산업개발과 상반된 입장을 나타냈다. 조합 측은 대의원회, 이사회를 통해 적법하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몇 년간 본 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사업이 지연된 만큼 빠른 사업 진행을 위해서라도 시공자 교체만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현대산업개발이 조합(안)을 모두 수용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한 효성과 진흥기업 측 모두 일반적인 홍보활동을 하고 있을 뿐이라 고 주장하고 있다.
조합과 효성-진흥기업 간 밀약설 `솔솔`
업계 "신중한 판단 필요" 社측 "사실무근"
1년여의 본 계약 협상 지연에 대해서는 현대산업개발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부분과 관련해 특정 건설사의 내정ㆍ개입설에 대해서는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실례로 최근 시공자를 선정했던 서울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개발, 은평구 신사동 19-190 재건축, 노원구 태릉현대아파트 모두 기존 시공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효성-진흥기업 또는 효성을 시공자로 선정했다. 명분은 모두 비슷했다. 기존의 시공자(대형 건설사)의 사업 지연으로 인한 시공자 교체였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미아9-1구역과 관련해 "효성과 진흥기업 이외도 몇 개의 건설사가 현설에 참여했지만 특별히 미아9-1구역에 관심을 갖고 있는 회사는 없다"며 "결국 그간 했던 방식 그대로 두 곳(효성-진흥기업)이 컨소시엄으로 들어오든가 효성이 들어오고 (진흥기업을) 들러리로 내세우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변수가 있긴 하다. 우선 진흥기업 측이 미아9-1구역에 오랜 기간 공을 들였고 효성 측에서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업계에서는 결국 조합 집행부와 어느 정도 `밀약`이 돼 있기 때문에 기존 시공자인 현대산업개발을 배제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미 여러 군데 현장에서 효성-진흥기업의 합작으로 시공권이 바뀌었다. 사업이 지연되는 구역을 중심으로 조합원들을 선동해 새 시공자 선정을 하자는 여론을 모아 시공권을 확보해 갔다"며 "결국 경쟁으로 시공권을 확보하기 어렵다 보니 사업이 지연되는 현장들을 타깃 삼아 영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효성과 진흥기업이 그 현장들을 원활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느냐이다. 미아9-1구역의 성공적인 사업을 위해서라도 효성과 진흥기업을 시공자로 선정한 구역에 대해서도 좀 더 심도 있게 파악해 봐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본보 역시 효성과 진흥기업이 이미 수주한 현장들을 중심으로 들러리를 내세워 무혈 입성 했다는 의혹에 대해 보도(본보 2014년 10월 24일자 <효성 `건설 3형제`, 조석래 회장 `백년대계` 좀 먹는다>, 2014년 11월 14일자 <이름값 못하는 효성… "너 참 가지가지 한다"> 등 참조)한바 있으며 중견 건설사들의 입찰 담합과 들러리 수주에 대해서도 수차례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효성 측이나 진흥기업 측에서는 전혀 근거 없는 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으며 미아 9-1구역 역시 일반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짜여진 `판`… 계약 해지가 능사 아니다"
조합 "집행부 무너뜨리려는 대형 건설사의 음모"
내달 1일 시공자 해임 여부, 4일 입찰마감이 `분수령`
미아9-1구역이 현대산업개발과 계약을 해지하고 중견 건설사인 효성과 진흥기업을 시공자로 선정하는 것을 놓고 조합원들에게 유리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편에선 현 조합장이 벽산건설 출신으로 진흥기업의 팀장(벽산건설 팀장 출신)과 교류하는 막역한 사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무엇보다 진흥기업은 워크아웃을 2년 연장한 상태(2016년 12월 31일까지)라 진흥기업의 모기업인 효성이 나서 미아9-1구역에 개입하고 있다는 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형국이다.
이와 관련해 미아9-1구역의 최성락 조합장은 "벽산건설 출신이 맞다. 하지만 벽산건설이 수많은 재개발ㆍ재건축사업을 진행했고 현재는 많은 벽산건설 직원들이 여러 건설사에서 일하고 있다. 그럼 벽산건설 관계자들이 일하면 모두 `결탁`이 되는 것이냐? 도급순위 10위권 회사에 연락을 취해 현설에 참여하지 말라 하고 입찰에 참여하지 말라고 현설 참여 건설사들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는 현대산업개발이야말로 법적으로 책임져야 할 일들을 벌이고 있다. 또한 수많은 유언비어로 조합을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조합 측 주장에도 일리가 있는 부분이 있다. 오랜 기간 본계약 협상이 지연돼 시공자를 교체하겠다는 것인데 이러한 의혹에 휩싸여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의혹을 털어 내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총회를 개최하고 적법하게 일을 진행해야 `정통성`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미아9-1구역의 경우 진흥기업 쪽에서 비공개적으로 새 시공자 선정 작업을 했고 효성을 끌어들였다는 얘기가 이미 소문 수준이 아니라 정황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총회 책자에 나온 몇 가지 이해할 수 없는 문구들만 봐도 조합-특정 건설사 간 유착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아9-1구역은 공사비 2,100억 원, 이주비 포함해서 사업비 1,900억 원 등 약 4000억 원의 자금이 소요되는 사업으로 작년 분식회계 문제로 곤란을 겪은 효성의 금융시장 신뢰도, 도급순위, 진흥기업의 워크아웃 상태로 인한 천문학적인 부채비율 등을 고려할 때 공사비와 사업비 조달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뿐더러 결국 이는 제2의 사업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며 "기존 시공자와의 계약 해지 후, 효성과 진흥기업을 시공자로 선정한 현장들에서 설계 변경 등에 따른 사업 지연이 닮은꼴처럼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 비춰 볼 때 미아9-1구역 조합원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오는 3월 1일 시공자 해지 총회가 개최된다면 결국 미아9-1구역 시공권의 향방이 효성과 진흥기업 쪽으로 기운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법적 다툼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성락 조합장은 "유착설은 말도 안 된다. 도급순위 10위권 회사들이 현설에 참여하지도 않은 것이 대형 건설사들의 담합이라고 생각한다"며 "조합에서는 적법하게 조합원들의 의견을 모아 시공자선정총회를 이끌어 갈 것이다"고 밝혔다.
현설에 참여했던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입찰지침서와 총회 책자 등을 살펴본 결과 ▲계약 체결을 15일 이내에 한다는 점 ▲계약 협의가 불가능할 경우 총회 진행 없이 차 순위 득표자를 시공자로 선정할 수 있다는 점 등 몇 가지를 살펴보았을 때 특정 건설사와 조합의 유착설을 의심하기에 충분해 보이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효성이 45%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인 진흥기업이 최근 시공자를 해지하고 새롭게 선정하는 구역에서 유난히 눈에 띄고 있다는 것 역시 이 같은 유착설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조합 측 입장은 단호했다. 아직 입찰도 진행되지 않았을 뿐더러 현대산업개발 측이 일방적인 잘못된 정보들을 흘리고 있다는 점과 아직 입찰이 진행되지도 않은 곳에서 특정 건설사를 거론하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게 조합 측 입장의 요지로 파악됐다. 또한 공문을 통해서도 조합원들에게 현대산업개발 측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은 이를 통해 위협적인 발언과 유인물을 배포하는 등 온갖 수단ㆍ방법으로 현 집행부를 무너뜨리려 수작을 부리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현대산업개발과의 본 계약 협상 경과보고 등을 통해 최종적으로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 중 경영 상태가 양호한 건설사를 시공자로 선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이곳의 한 조합원은 "과연 효성과 진흥기업이 경영 상태가 양호한 건설사인지 묻고 싶다. 입찰을 앞두고 이렇게 중견 건설사들의 움직임에 대해 조합원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한 조합원은 "3월 4일 중견 건설사 입찰조건을 받은 이후에, 기존 시공사를 해지할지, 중견 건설사를 선정할지 결정하면 될 텐데, 1달 동안 총회를 무리하게 2번하는 이유가 이상 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최성락 조합장은 "모든 문을 열어 놨다. 어느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할지는 알 수 없다"며 "특정 건설사와의 결탁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특정 중견 건설사와의 밀약으로 인해 새롭게 시공자를 선정하는 것은 결국 피해를 부르며 그 피해는 모든 조합원들이 진다고 주장하는 측과 이와 정반대로 전혀 사업 의지도 없던 기존 시공자가 이제 와서 사업을 진행하겠다며 훼방을 놓고 있다는 조합 측의 의견.
양측의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과연 오는 3월 4일 입찰마감을 앞두고 미아9-1구역의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이보다 앞선 3월 1일 시공자 해임 총회에서 조합원들이 조합 측의 손을 들어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판`이 이미 짜였다고 보고 있는 업계 다수 전문가들의 우려 속에 과연 효성과 진흥기업이 미아9-1구역 시공자 입찰에 참여할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미아9-1구역 재건축 조합이 지난 11일 개최한 현설에는 ▲현대엔지니어링 ▲효성 ▲KCC건설 ▲고려개발 ▲태영건설 ▲진흥기업 ▲호반건설 ▲한진중공업 ▲일성건설 ▲한양 등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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