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드러지게 핀 봄꽃이 노숙하기 좋을 만큼 따사로운 밤입니다
시새움 가득 야멸찬 바람이 창턱에 앉아 앙앙불락 싸움 걸어오던 시간이 엊그제인데 변덕 죽 끓듯 하는 간사한 입술 사이로 덥다는 말이 자연스레 미끄럼 타는 오후였습니다.
보름동안 잠 설친 보람으로 한 자리씩 꿰찬 선량들, 그들의 아지트 부근 둔덕엔 밤을 낮처럼 밝힌 꽃등사이로 그 꽃등 숫자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야속한 세월에 흔적이라도 남기려는 듯 웅성이며 설레며 밤을 지새웁니다.
어느 집 개나리 울타리 아래엔 개나리 닮은 병아리들 종종거리는 일상이 아침을 기다리는 시간, 달무리에 안긴 하현달의 여백이 허전함으로 다가오는 것은 세상사 내 마음 같지 않아서이겠지요.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이라 했지요 내 코가 석자인데 남의 눈곱 걱정하는 모습도 가히 보기 좋은 풍경은 아닐 듯합니다.
밤이 이슥토록 등껍질 터지는 아픔 감내하며 하나, 둘 피워내는 봄꽃들의 살음, 꽃의 살음이 꽃처럼 향기롭고 아름답기만 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 꽃으로 살아도 꽃들만의 고단함이 있을 테지요.
붉게 핀 영산홍 꽃빛에 젖어 넋두리처럼 늘어놓는 글 속, 봄날의 권태가 느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맘으로 꽃에게 말 붙여 봅니다
밤새지 말고 일찍 잠자리에 들라고…….
― 이기은, 책머리글 <시인의 말>
- 차 례 -
시인의 말
제1부 꽃이라는 동사
평행이론
순백으로 피는 꽃은
말 가시
빈 의자 욕망
겨울비가(悲歌)
마침표 찍기가 무척 힘든 날
비목(碑木)
꽃이라는 동사
망중한
억새의 기도
하나 되기
봄의 의성어
해탈을 꿈꾸는 산사의 오후
제2부 막다른 골목
개망초
솟대
겨울나무
막다른 골목
글이란 것
정민호 선생님
가을 시 한 편
나에 대한 편견
왠지 미덥지가 않아서
비움과 채움의 천칭
이슬은 마르지 않고 스며든다
해거름의 노을이 아름다운 이유
오늘 하루쯤은
출근길 소고(小考)
할머님의 천적
제3부 달리는 버짐나무
침실로 갈 때에는
어둠이 덮어버린 소망
꽃을 희롱한 바람에 대한 소고
소쩍새 우는 사연
바라기 꿈 바라기
그믐밤의 맹서
빈집
허드렛날의 일기
세월 속에 방치된 고무신 한 짝
버려진 집들의 자기 합리화
달리는 버짐나무
이슬로 지기까지
밤의 태교
달동네 연가
오늘밤 잠들기 전
12월 난장
제4부 외도
섬
붉은 담쟁이
외도
해질녘 작은 섬의 자맥질
정담(情談)
새벽의 색조
시우쇠
그리움의 파도
빈 술병이 노래하는 밤
전철역 앞 골목길
돌탑
인생(人生)
섭리를 거스를 수 없어
주왕산 돌탑
약속
돌아보는 삶은 언제나 회색
제5부 표절
안개꽃
낯선 얼굴
간밤에 내린 비는
강화도 대하 파시
하얀 겨울 오기 전에
접시꽃
표절
해우소
하안거
우물 속 달 건지다
내게 주어진 시간
꿈은 흑백으로 꾼다
상념(想念)
수채화로 그린 하루
어제는 비
우체국 가는 길
이천구 년 오월 이십구 일
세월의 경계에서
제6부 우체국 가는 길
도회의 아침
휴일의 갈피
공허空虛의 뒤안
소쩍새 우는 소리
남겨진 내일 있음에
내일의 꿈
그해 겨울의 삶은
달집태우기
안개 낀 강가에서
시작
고독
오늘 하루는
추기경의 선종
빨래터 방망이 소리
세월 속으로
퇴근길 자화상
무딘 촉수로 더듬어 본
가을 초상(肖像)
달리는 버즘나무
이기은 시집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흐드러지게 핀 봄꽃이 노숙하기 좋을 만큼 따사로운 밤입니다
시새움 가득 야멸찬 바람이 창턱에 앉아 앙앙불락 싸움 걸어오던 시간이 엊그제인데 변덕 죽 끓듯 하는 간사한 입술 사이로 덥다는 말이 자연스레 미끄럼 타는 오후였습니다.
보름동안 잠 설친 보람으로 한 자리씩 꿰찬 선량들, 그들의 아지트 부근 둔덕엔 밤을 낮처럼 밝힌 꽃등사이로 그 꽃등 숫자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야속한 세월에 흔적이라도 남기려는 듯 웅성이며 설레며 밤을 지새웁니다.
어느 집 개나리 울타리 아래엔 개나리 닮은 병아리들 종종거리는 일상이 아침을 기다리는 시간, 달무리에 안긴 하현달의 여백이 허전함으로 다가오는 것은 세상사 내 마음 같지 않아서이겠지요.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이라 했지요 내 코가 석자인데 남의 눈곱 걱정하는 모습도 가히 보기 좋은 풍경은 아닐 듯합니다.
밤이 이슥토록 등껍질 터지는 아픔 감내하며 하나, 둘 피워내는 봄꽃들의 살음, 꽃의 살음이 꽃처럼 향기롭고 아름답기만 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 꽃으로 살아도 꽃들만의 고단함이 있을 테지요.
붉게 핀 영산홍 꽃빛에 젖어 넋두리처럼 늘어놓는 글 속, 봄날의 권태가 느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맘으로 꽃에게 말 붙여 봅니다
밤새지 말고 일찍 잠자리에 들라고…….
― 이기은, 책머리글 <시인의 말>
- 차 례 -
시인의 말
욕망
제1부 꽃이라는 동사
평행이론
순백으로 피는 꽃은
말 가시
빈 의자
겨울비가(悲歌)
마침표 찍기가 무척 힘든 날
비목(碑木)
꽃이라는 동사
망중한
억새의 기도
하나 되기
봄의 의성어
해탈을 꿈꾸는 산사의 오후
제2부 막다른 골목
개망초
솟대
겨울나무
막다른 골목
글이란 것
정민호 선생님
가을 시 한 편
나에 대한 편견
왠지 미덥지가 않아서
비움과 채움의 천칭
이슬은 마르지 않고 스며든다
해거름의 노을이 아름다운 이유
오늘 하루쯤은
출근길 소고(小考)
할머님의 천적
제3부 달리는 버짐나무
침실로 갈 때에는
어둠이 덮어버린 소망
꽃을 희롱한 바람에 대한 소고
소쩍새 우는 사연
바라기 꿈 바라기
그믐밤의 맹서
빈집
허드렛날의 일기
세월 속에 방치된 고무신 한 짝
버려진 집들의 자기 합리화
달리는 버짐나무
이슬로 지기까지
밤의 태교
달동네 연가
오늘밤 잠들기 전
12월 난장
제4부 외도
섬
붉은 담쟁이
외도
해질녘 작은 섬의 자맥질
정담(情談)
새벽의 색조
시우쇠
그리움의 파도
빈 술병이 노래하는 밤
전철역 앞 골목길
돌탑
인생(人生)
섭리를 거스를 수 없어
주왕산 돌탑
약속
돌아보는 삶은 언제나 회색
제5부 표절
안개꽃
낯선 얼굴
간밤에 내린 비는
강화도 대하 파시
하얀 겨울 오기 전에
접시꽃
표절
해우소
하안거
우물 속 달 건지다
내게 주어진 시간
꿈은 흑백으로 꾼다
상념(想念)
수채화로 그린 하루
어제는 비
우체국 가는 길
이천구 년 오월 이십구 일
세월의 경계에서
제6부 우체국 가는 길
도회의 아침
휴일의 갈피
공허空虛의 뒤안
소쩍새 우는 소리
남겨진 내일 있음에
내일의 꿈
그해 겨울의 삶은
달집태우기
안개 낀 강가에서
시작
고독
오늘 하루는
추기경의 선종
빨래터 방망이 소리
세월 속으로
퇴근길 자화상
무딘 촉수로 더듬어 본
가을 초상(肖像)
[2015.04.28 발행. 135쪽. 정가 5천원(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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