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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웃을수록 ‘전세’는 운다!
repoter : 민수진 기자 ( vkdnejekdl@naver.com ) 등록일 : 2015-08-28 14:59:02 · 공유일 : 2015-08-28 20:02:20


[아유경제=민수진 기자] 부동산시장, 정확히 말하면 분양시장이 연일 호황이다. 대형 건설사들을 필두로 해 많은 업체들이 앞 다퉈 분양에 나서고 있다. 본보기 집은 그곳을 찾은 수많은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고, 청약 경쟁률은 자고 일어나면 `최고`가 바뀐다. 당장 새달(9월)에만 4만6000여 가구가 시장에 풀린다.
하지만 이럴수록 임대차시장, 특히 전세시장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다수의 유관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최악의 `전세난`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정부의 저금리 기조에 따른 임대차시장의 월세 전환 가속화와 강남권 대규모 재건축 이주 수요가 맞물리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들은 "분양시장의 열기가 전세난 심화에 불을 붙인 격"이라며 "조합은 웃고, 서민은 울상 짓는 형국"이라고 입을 모은다.
건설사들은 앞 다퉈 새 아파트 분양, 강남권 재건축 이주 폭탄은 `째깍째깍`
`호황 → 조합(원), 기대감 증폭 →사업엔 가속도 → 이주 증가 → 전세난` 고리 형성
정부의 주택시장 활성화 대책과 기준금리 인하로 `후끈` 달아오른 분양시장에서 대부분의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들은 `축제`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다. 하지만 한쪽에선 분양가의 지속적인 상승에 따라 우려했던 미분양, 전세난 등의 문제가 일어날 경우를 대비한 범정부 차원의 선제적이고 실효적인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 21일 부동산114 집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분양시장의 청약 경쟁률이 평균 17.19:1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월간으론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달(지난 19일 기준)엔 18.95:1로, 또다시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아울러 오는 9월부터 11월까지 이른바 메이저 건설사들의 신규 아파트가 대거 시장에 쏟아질 예정이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시장의 열기가 점점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다음 달부터 메이저 브랜드 아파트는 수도권에서만 44곳, 3만3167가구(서울 23곳 5868가구)가 공급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은 비슷한 시기ㆍ위치에서 신규 아파트 분양을 앞두고 있어 정면 승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건설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새달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에선 현대건설(`힐스테이트청계`)과 삼성물산(`래미안답십리미드카운티`)이, 한강 조망권과 초역세권 지역인 성동구 금호동에선 현대건설(`힐스테이트금호`)과 대림산업(`e편한세상신금호`)이 맞대결을 펼친다.
오는 10~11월 강남권 재건축시장에선 GS건설과 대림산업이 진검 승부를 벌인다. GS건설은 `반포한양자이`를, 대림산업은 `아크로리버뷰`를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올가을 대형 건설사들의 `분양 대전` 탓에 분양가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하나의 `현상`이 될 것으로도 전망하고 있다. 특히 강남ㆍ서초구 재건축 단지의 3.3㎡당 평균 분양가가 4000만원에 달하면서 이 여파로 송파구와 강동구, 성북구와 성동구 등의 분양가가 종전보다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높다.
`도미노` 식 분양가 인상의 부작용으로 미분양 리스크가 커질 것이란 전망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강남 지역이야 공급이 워낙 적은 데다 분양가가 높아도 수요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별 걱정이 없지만 문제는 `친구 따라 강남 가듯` 강남ㆍ서초구를 좇아 덩달아 분양가를 올린 타 지역 재건축 단지, 특히 강북 재개발이나 지방 비인기 지역 단지들이란 지적이다.
여기에 높아진 분양가와 더불어 하나둘씩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대규모 이주에 따른 전세난 가중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부동산114가 지난 14~20일까지 수도권 아파트 전세금을 조사한 결과, 서울 아파트 전세금은 한 주간 0.28% 오르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저금리에 전세 물량이 부족해 매매가가 높아도 계속 거래가 이뤄지는 것이다. 또한 KB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올 초부터 7월까지 수도권 아파트 전세금 상승률은 9.03%로,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3.97%)을 2배 넘게 웃돌았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 탓에 전세가 시장에서 모습을 감추고 있는 것이다. 설령 전세 물량이 있다고 해도 대기 수요가 넘쳐 가격은 고공 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추세이다.
한 도시정비업계 전문가는 "분양시장이 `호황`일수록 전세난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는 부동산시장의 역설이다"며 "특히 지난달 22일 정부가 내놓은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7ㆍ22대책)`에 따라 대출 규제 강화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전세가율이 낮고 이주를 앞둔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는 강남구 개포지구가 전세난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올 하반기 강남권에서 예상되는 이주 세대수는 6829가구(▲강남구 3130가구 ▲강동구 3154가구 ▲송파구 545가구)로 나타났다. 이 물량의 45.8%를 차지하고 있는 강남구는 개포지구 내 주공3단지와 시영아파트 등의 이주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이다. 개포지구 내 주요 저밀도 단지인 주공1~4단지와 시영, 일원현대 등 6곳 가운데 이미 이주를 마친 주공2단지(1400가구)를 제외한 5개 단지의 잠재적인 이주 수요만 1만1476가구에 달한다. 이들 단지는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전세가율이 낮아 집주인의 실제 거주 비율이 10~15% 선에 불과해 공급자 중심인 전세시장에서 `시한폭탄`과도 같은 존재이다.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개포지구는 세입자 비율이 높다. 앞서 이 근방의 아파트들은 개포주공2단지가 이주할 때 개포주공1단지나 빌라 등으로 이사해 가격이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졌다"며 "일부 주민들은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워 경기 성남시 등으로 이주한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개포동의 한 주민은 "그동안 잘 몰랐는데 전셋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 하반기 안으로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데 막막할 따름"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하반기 최대 시장 불안 요인으로 떠오른 개포지구… 3개 단지 이주 `임박`
앞서 살펴본 대로 개포지구는 하반기 전세시장의 최대 불안 요소이다. 강남구는 이주민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지만 불안감을 해소키엔 여전히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이른바 7ㆍ22대책으로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매수 수요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일선 조합들은 시장이 어려워지기 전에 높은 분양가로 분양을 끝내려 하고 있다. 통상 착공 후에 일반분양에 들어가기 때문에 그 전에 이주와 철거를 마쳐야 한다. 따라서 올 상반기에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구역들은 하반기에 예상되는 대규모 이주 수요의 주된 `축`이다. 그 중심에 개포지구가 있는 것이다.
실제로 시장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와중에 지구 내 주요 단지들의 이주가 임박했다. 주공3단지, 시영, 일원현대가 그 주인공이다.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조합의 장영수 조합장은 "이달 말까지 관리처분인가 신청 및 인가, 내년 상반기 착공, 2019년 상반기 입주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관리처분인가를 받는 즉시 이주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3단지 이주 예정 세대수는 1160가구. 비슷한 사업 속도를 보이고 있는 시영은 이보다 많은 1970가구에 달한다. 이달 7일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일원현대는 내년 2월 철거를 목표로 조만간 이주 절차에 들어설 계획이며, 이주 대상 세대수는 465구이다.
문제는 개포지구 재건축 단지의 `맏형` 격인 주공1단지(5040가구) 등이 이주 대기 수요로 남아 있는 데다 이주를 앞둔 조합원 또는 세입자 등이 대부분 현 거주지 근처로 이주를 원하고, 이주를 계획 중이란 점이다. 가뜩이나 심각한 전세난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지고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취학 자녀를 둔 부모의 수요가 비교적 적은 강동구 고덕시영만 하더라도 2500가구 중 60% 이상이 강동구로 이주했고, 나머지 30%도 인접한 송파ㆍ광진구와 경기 구리ㆍ하남시 등으로 이주했다"면서 "학군 수요가 월등히 높아 관내 주거 선호도가 높은 강남구, 특히 `교육 1번지` 대치동과 가까운 개포지구에서 시작되는 이주 수요는 강남은 물론 인근 지역의 전세난을 자극하는 정도가 이전 다른 지역의 수요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대해 강남구 주택과 심재민 주무관은 "개포지구 재건축 단지의 이주는 사업 규모가 커 서울시 시기 조정 심의를 받는다. 현재 시에 개포지구 재건축 단지 몇 군데의 시기 조정 심의를 신청한 상태이다. 이주에 나설 단지들 위주로 현황 자료ㆍ조합 측의 이주계획 등 관련 기본 자료를 바탕으로 심의(안)을 상정했으며, 오는 9월 초에 심의가 이뤄질 예정이다"고 밝혔다.
전세난 대책 `실효성` 논란 지속에 서민은 `막막`
`재탕`에 `삼탕`… 이주 시기 조정도 `그림의 떡`
더 큰 문제는 이같이 눈에 뻔히 보이는 `전세난`에 대응할 뾰족한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오래전부터 경고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해 왔지만 당국은 사실상 수수방관하고 있다. 이미 내놓은 대책도 과거에 발표했던 `대책 아닌 대책`의 복사판인 경우가 많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다.
일례로 지난 4월 서울시는 `강남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 재건축 이주 집중 대비 특별관리대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시ㆍ구 이주 대책 태스크포스(TF) 운영 및 국토교통부ㆍ경기도 공동 협력 체계 구축 ▲수급 불안 지속 시 이주 시기 조정 적극 검토 ▲인근 지역 주택 공급 정보 제공 ▲대량 이주 단지별 현장 상담 센터 운영 ▲공공임대주택 강남4구 집중 공급 ▲다양한 수요에 대응한 저렴한 소형주택 공급 ▲임대차 관계 안정화 대책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서울시가 발표한 `강남4구 재건축 이주 집중 대비 특별관리대책`은 강남권 전세난의 문제를 해결하기에 역부족"이라며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이주 시기가 다가옴에 따라 대책의 실효성은 의심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시가 마련한 7개의 대책이 아직 제대로 시행된 바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이러한 실효성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9월 발표된 `강남4구 재건축 집중 전세난 4대 대응책`이 대표적인 예이다. 당시 대책에는 ▲재건축사업 추진 현황 상시 모니터링 및 시ㆍ구 정비사업 이주 대책 TF 팀 운영 ▲조례 개정, 조합ㆍ자치구 중심 자율 조정 통한 대규모 이주 수요 분산 ▲강남4구 인접 지역 주택 공급 정보 제공과 원활한 이주 지원, 허위 매물 집중 단속 ▲가을철 전월세 대책과 연계한 공공임대주택 조기 공급 및 신규 임대 물량 추가 확보 등이 포함됐다.
특히 이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이주 시기 조정`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주 시기 조정으로 사업이 지연됨으로써 발생할 개별 단지들의 피해에 대한 보상이 현행법으론 사실상 불가능하며, 향후 법제 개선이 이뤄지더라도 예산 확보 등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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