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정훈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중국 방문은 우리 외교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한쪽에선 한미 동맹의 균열을 우려하고 `균형 외교`를 빙자한 `사대`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으나, 방중 기간 박 대통령에 대한 중국 측의 극진한 예우는 우리의 달라진 위상을 전 세계로 보여준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실`보다 `득`이 많은 방문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항일 전쟁 및 세계 반 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 기간에 중국을 찾아 지난 2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특별 오찬도 함께했다. 또 어제(3일) 천안문 광장에서 진행된 중국 인민행방군의 `열병식`에도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특히 시 주석 오른편으로 배치된 외빈들 사이에서 박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다음으로 자리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박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당초 시 주석 양쪽에 자리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시 주석의 왼편에 중국 측 인사들이 자리하면서 이 같은 배정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옛 소련 시절부터 이어 온 동맹 관계이자 과거 미국과 함께 냉전 시대를 이끌었던 `군사대국` 러시아 다음으로 한국을 배려한 것으로, 박 대통령이 서 있던 자리가 과거 김일성 북한 주석의 자리였다는 점에 비춰 볼 때 달라진 국제 정세와 우리의 높아진 `국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상징적인 장면이기도 했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일본을 비롯해 이를 평가 절하는 측에선 이 장면으로 한미 관계에 균열이 생길 것으로 우려하고 한국이 `균형 외교`의 탈을 쓴 채 미중 사이를 `줄타기` 한다고 비꼬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한미일-북중러`로 요약됐던 동북아 정세가 이번 박 대통령의 방중으로 그 구도에 변화가 불가피해진 것은 분명하다. 더욱이 이를 계기로 우리가 `고래` 사이에 낀 `새우`가 아니라 `고래 싸움`을 방지할 수 있는 `중재자`이자 `조정자`, G2(미국ㆍ중국) 시대의 `캐스팅보트` 국가로서 위상이 높아졌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게 됐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게 기본 원칙인 `국제관계`에 있어서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도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방중을 통해 박 대통령은 중국 측의 극진한 예우로 달라진 위상을 전 세계에 보여줬고, 한중일 정상회담과 대북 공조라는 `선물`도 받았다. 지지율 급상승이란 `덤`까지 얻었다. 이에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어깨가 무거워졌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 국제관계 전문가는 "2009년 열병식을 비롯해 중국이 주최한 행사에 서방 및 자유민주주의 국가 정상들이 대거 불참했던 전례에 비춰 봤을 때 이번 행사도 `그들만의 리그`, `반쪽자리 행사`로 만들지 않으려는 중국 측의 `고육지책`으로 한국이 선택된 측면도 있다는 점에서 이번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우리가 마치 단박에 글로벌 리더 국가의 반열에 올라선 것처럼 들뜰 필요는 없고 들떠서도 안 된다"며 "더욱이 `받았으면 줘야 하는` 국제 외교의 관례상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받은 환대와 예우, 우리가 중국으로부터 받은 유ㆍ무형의 경제적ㆍ외교적 실리 등을 앞으로 중국에 되갚아줘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외교 전문가 역시 "이번 전승절 행사, 특히 열병식은 중국의 `군사굴기(군사적으로 우뚝 일어섬)`를 전 세계에 과시함으로써 중국이 미국에 대등한 국가로서 역할을 해 나가겠다는 것을 천명한 자리였던 만큼 이런 자리에 동맹국인 한국의 대통령이 참석했다는 것에 미국의 실망감은 생각보다 클 것"이라며 "비록 미국이 `주권 국가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표현했지만 오는 10월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우리의 `균형 외교` 혹은 `통일 외교`에 대해 미국 측으로부터 보다 폭넓은 이해를 얻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한중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돈독해졌다. 이미 중국은 우리의 제1교역 국가가 됐고,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에겐 최대 `큰손`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최근 우리의 외교 프레임은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이란 슬로건으로 요약돼 왔다.
하지만 이번 북한의 도발로 촉발된 한반도의 긴장 국면과 이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 데다 이번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으로 안보 영역에서도 중국의 입김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반대로 외려 이번 한반도의 긴장 상태로 우리의 제1동맹국은 미국이고, 미국이어야 하는 이유가 다시 한 번 입증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떠한 행동에도 반대한다며 북측에 압력을 넣은 것으로 전해진 중국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지만 북한이 두려워하는 것은 중국의 `입(경고)`보단 미국의 `주먹(군사적 행동)`, 굳건한 한미 동맹이란 점을 부인키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방중으로 강화된 한중 관계 못지않게 다음 달 방미 때는 기존의 한미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한 방`이 필요하다는 게 외교가의 공통된 주문이다. 미국의 주요 국정 과제 중 하나인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을 놓고 한미 정상 간 협의에 진전이 있을 경우 한중 관계는 `역행`할 수밖에 없다. 이번 방중 때 중국이 보여준 극진한 대접이 사드 배치를 막기 위한 `당근`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는 점에 비춰 봤을 때 박 대통령과 우리 정부가 앞으로 미중 모두를 배려하면서 우리의 국익을 해치지 않는 `지혜로운` 외교 전략 마련에 머리를 싸매야 하는 만큼 어떤 `청사진`이 나올지에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아유경제=정훈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중국 방문은 우리 외교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한쪽에선 한미 동맹의 균열을 우려하고 `균형 외교`를 빙자한 `사대`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으나, 방중 기간 박 대통령에 대한 중국 측의 극진한 예우는 우리의 달라진 위상을 전 세계로 보여준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실`보다 `득`이 많은 방문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항일 전쟁 및 세계 반 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 기간에 중국을 찾아 지난 2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특별 오찬도 함께했다. 또 어제(3일) 천안문 광장에서 진행된 중국 인민행방군의 `열병식`에도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특히 시 주석 오른편으로 배치된 외빈들 사이에서 박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다음으로 자리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박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당초 시 주석 양쪽에 자리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시 주석의 왼편에 중국 측 인사들이 자리하면서 이 같은 배정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옛 소련 시절부터 이어 온 동맹 관계이자 과거 미국과 함께 냉전 시대를 이끌었던 `군사대국` 러시아 다음으로 한국을 배려한 것으로, 박 대통령이 서 있던 자리가 과거 김일성 북한 주석의 자리였다는 점에 비춰 볼 때 달라진 국제 정세와 우리의 높아진 `국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상징적인 장면이기도 했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일본을 비롯해 이를 평가 절하는 측에선 이 장면으로 한미 관계에 균열이 생길 것으로 우려하고 한국이 `균형 외교`의 탈을 쓴 채 미중 사이를 `줄타기` 한다고 비꼬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한미일-북중러`로 요약됐던 동북아 정세가 이번 박 대통령의 방중으로 그 구도에 변화가 불가피해진 것은 분명하다. 더욱이 이를 계기로 우리가 `고래` 사이에 낀 `새우`가 아니라 `고래 싸움`을 방지할 수 있는 `중재자`이자 `조정자`, G2(미국ㆍ중국) 시대의 `캐스팅보트` 국가로서 위상이 높아졌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게 됐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게 기본 원칙인 `국제관계`에 있어서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도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방중을 통해 박 대통령은 중국 측의 극진한 예우로 달라진 위상을 전 세계에 보여줬고, 한중일 정상회담과 대북 공조라는 `선물`도 받았다. 지지율 급상승이란 `덤`까지 얻었다. 이에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어깨가 무거워졌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 국제관계 전문가는 "2009년 열병식을 비롯해 중국이 주최한 행사에 서방 및 자유민주주의 국가 정상들이 대거 불참했던 전례에 비춰 봤을 때 이번 행사도 `그들만의 리그`, `반쪽자리 행사`로 만들지 않으려는 중국 측의 `고육지책`으로 한국이 선택된 측면도 있다는 점에서 이번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우리가 마치 단박에 글로벌 리더 국가의 반열에 올라선 것처럼 들뜰 필요는 없고 들떠서도 안 된다"며 "더욱이 `받았으면 줘야 하는` 국제 외교의 관례상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받은 환대와 예우, 우리가 중국으로부터 받은 유ㆍ무형의 경제적ㆍ외교적 실리 등을 앞으로 중국에 되갚아줘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외교 전문가 역시 "이번 전승절 행사, 특히 열병식은 중국의 `군사굴기(군사적으로 우뚝 일어섬)`를 전 세계에 과시함으로써 중국이 미국에 대등한 국가로서 역할을 해 나가겠다는 것을 천명한 자리였던 만큼 이런 자리에 동맹국인 한국의 대통령이 참석했다는 것에 미국의 실망감은 생각보다 클 것"이라며 "비록 미국이 `주권 국가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표현했지만 오는 10월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우리의 `균형 외교` 혹은 `통일 외교`에 대해 미국 측으로부터 보다 폭넓은 이해를 얻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한중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돈독해졌다. 이미 중국은 우리의 제1교역 국가가 됐고,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에겐 최대 `큰손`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최근 우리의 외교 프레임은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이란 슬로건으로 요약돼 왔다.
하지만 이번 북한의 도발로 촉발된 한반도의 긴장 국면과 이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 데다 이번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으로 안보 영역에서도 중국의 입김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반대로 외려 이번 한반도의 긴장 상태로 우리의 제1동맹국은 미국이고, 미국이어야 하는 이유가 다시 한 번 입증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떠한 행동에도 반대한다며 북측에 압력을 넣은 것으로 전해진 중국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지만 북한이 두려워하는 것은 중국의 `입(경고)`보단 미국의 `주먹(군사적 행동)`, 굳건한 한미 동맹이란 점을 부인키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방중으로 강화된 한중 관계 못지않게 다음 달 방미 때는 기존의 한미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한 방`이 필요하다는 게 외교가의 공통된 주문이다. 미국의 주요 국정 과제 중 하나인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을 놓고 한미 정상 간 협의에 진전이 있을 경우 한중 관계는 `역행`할 수밖에 없다. 이번 방중 때 중국이 보여준 극진한 대접이 사드 배치를 막기 위한 `당근`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는 점에 비춰 봤을 때 박 대통령과 우리 정부가 앞으로 미중 모두를 배려하면서 우리의 국익을 해치지 않는 `지혜로운` 외교 전략 마련에 머리를 싸매야 하는 만큼 어떤 `청사진`이 나올지에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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