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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홍건 조합장] 사업 지연의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repoter : 양홍건 편집인 ( koreaareyou@naver.com ) 등록일 : 2015-09-11 10:43:11 · 공유일 : 2015-09-11 20:01:47


정비사업(또는 사업)의 성공은 대부분 사업성과 관련된 외적 요인에 의해 좌우되고, 조합장의 경영 능력과 같은 내적 요인은 외적 요인을 극복해 나가면서 사업을 정상적으로 진행시킬 수 있는 힘이 된다. 따라서 정비사업은 외적 요인 못지않게 내적 요인이 중요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간 침체 국면에 있는 주택시장에서는 외적 요인과 내적 요인이 아무리 좋아도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는 바, 그 원인을 찾아 사업 지연의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럼 사업이 지연되는 원인은 무엇일까.
하나는 정책적 요인에서 찾을 수 있는데 이는 주로 정비구역 과잉 지정과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주택 정책에서 비롯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에 따르면 정비기본계획의 수립권자는 공공(도정법 제4조 등)이고, 정비기본계획의 최초 수립 고시 내용을 기준으로 2010년 정비예정구역 수가 2590여 개에 이른다. 정비구역 수의 과다는 매몰비용 등을 유발시킴으로 인해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조합 등의 설립 취소와 정비구역 등의 해제(도정법 제4조의3)라는 악순환을 반복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서울시 기준으로 전셋값이 55주 이상 연속 상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고, 주택시장은 `절벽` 상황에 이르러 거래와 임대가 단절되고 정비사업지의 사업성은 극도로 악화되는 현상이 발생하기에 이르자 정부(국회 포함)는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 주택시장 활성화정책을 지속적으로 강구하였으나, 정부의 정책도 정책 간 연계성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주택시장을 완전히 정상화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한시적으로는 미분양 아파트의 분양 등 주택시장을 회복시킬 수 있는 디딤돌은 놓았다 할 것이다.
또 하나는 법률적 요인에서 찾을 수 있는데, 위임 입법과 뒷북치는 법 정비에서 비롯된다. 정비사업과 관련된 법 규정을 검토해 보면 `할 수 있다`는 규정이 산재돼 있고, `할 수 있다`는 규정은 정비사업지의 사업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일부 공공은 강행규정화했던 임의규정을 완화하여 정비사업지의 사업성에 숨통을 틔어주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공공은 강행규정화하여 정비사업지에 각종 규제 및 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정부는 뒷북치는 법 정비로 정비사업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정비사업지의 사업성 악화로 주민 간 갈등이 증폭되는 경우 사업성 제고를 위한 법 정비가 우선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매몰비용을 지원하고 새로운 정비사업을 만들어 정비구역 등이 해제된 사업지를 다시 정상화시킨다는 등, 근본적인 해결책은 찾지 않고 법체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어 법이 개정되더라도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다른 하나는 행정적 요인에서 찾을 수 있고, 탁상식 절차와 절차의 무의미성에서 비롯된다. 정비사업은 수많은 절차를 거쳐 사업이 진행된다. 일례로 사업시행인가를 받기 위해 건축(경관)심의를 받게 된다. 하지만 심의 위원회가 자문 기구가 아닌 의결 기구인 경우 상황은 사뭇 달라질 수밖에 없다. 조합이 법적 요건을 충족시킨 심의 자료를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심의 위원은 학문적 의견을 개진하고 그 의견이 과도한 비용을 수반한 사항이라 하더라도 위원들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 정비사업지의 사업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고, 주무 부서와 심의 위원들이 정비사업지의 실상을 도외시한 업무 처리를 한다 하더라도 제어 방법이 없어, 그 손실은 고스란히 정비사업지에서 떠안게 된다.
그리고 업무 추진 과정에서 거쳐야 하는 절차들이 쓸데없이 반복적이고, 법 개정이 수반되는 경우에도 후속 조치의 지연으로 법 개정 내용의 적용에 대한 실익이 없어진다. 따라서 절차법이라는 법의 본질이 흐려져 시간만 낭비되는 형국이 돼 버렸고, 절차법의 의미가 무색해졌다.
또 다른 하나는 사업 주체적 요인에서 찾을 수 있는데, 주민 간 갈등과 이해관계에 따른 판세의 이동에서 비롯된다. 주민 간 갈등은 거의 대부분 사업성에 따른 주민 부담금이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정부의 주택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인해 사업성이 어느 정도 개선되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 듯하고, 주민들은 최소한 자기 재산에 대비된 정상적인 부담금을 기대하고 있는 바, 사업성 악화는 주민 간 갈등을 유발시키는 주범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이해관계에 따른 판세 이동도 사업 지연의 원인이 된다. 주민들은 합리적인 판단보다 이해관계에 의해 움직이는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소문에 민감하고 이해관계인의 사소한 실수나 과오에 대해 냉혹하다. 따라서 이해관계에 따라 판세가 요동치고, 심지어 조합장이나 집행부를 교체하려는 시도까지 서슴지 않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사업 지연의 원인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사업 지연의 주요인은 정부와 공공의 책임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정비사업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정부나 공공이 해야 할 일도 분명해졌다.
결론적으로 정부나 공공이 정비사업지의 주민 간 갈등의 책임을 사업 주체에 돌리면서 문제 해결 방안을 찾다보니 매몰비용이니 새로운 정비사업이니 하는 시대착오적 정책들이 나오는 것이다. 만약 현재와 같은 상황이 없었더라면 정부나 공공의 선택은 옳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위로는 법과 정책의 일관성 결여, 아래로는 소극적인 행정 처리가 정비사업지의 사업성을 악화시키는 주요인이 되어 왔는 바, 이를 인정하고 정비사업지의 사업성을 제고시킬 수 있도록 ▲주민을 위한 임의규정의 완화 ▲법 개정 등에 따라 진행되는 반복적인 절차 간소화 ▲터무니없는 심의 의견 개진 자제 ▲실상에 맞는 정책과 미래를 예측하고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최적의 정책을 찾아내어 적용할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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