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지난달 정부가 공공 입찰에서 담합해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을 받은 건설사들에 대해 특별사면을 실시한 가운데, 2013년 이후 최근까지 처분을 받은 H사, S사, D사 등 20여 개 대형 건설사들이 소송 등으로 아예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조치를 받은 적이 없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중 19곳은 최대 3건의 공사에서 입찰 담합을 저질러 중복해서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을 받았다. 이를 놓고 꾸준히 지적돼 오고 있는 입찰 담합 문제를 정부가 외려 조장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꼼수(소송 제기)로 공공 입찰 참가 제한 피한 대형 건설사들
지난 4일 정의당 박원석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이 조달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3년 1월~2015년 7월 동안 시설 공사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을 받은 건설사는 총 33개 사였다. 이들은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이내 대형 건설사들 중 최상위권에 있는 H1사, S사, D1사, D2사, G사, S사, H2사, D3사 등이 포함돼 있었다.
현행「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은 담합을 저지른 건설사에 대해 최장 2년 동안 공공 입찰 참여를 제한토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중 31개 건설사가 처분에 불복해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 취소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한 뒤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은 확정판결 때까지 유예되기 때문에 31개 건설사들은 아무 제재 없이 공공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다.
8ㆍ15 특사로 `면죄부`까지… 반복되는 제재 해제 조치도 문제
`제소` 카드로 당국의 제재를 피한 건설사들은 대통령의 `특사`로 면죄부까지 얻게 됐다.
정부는 지난달 13일 광복 70주년 특사의 일환으로 발표된 `건설 분야 행정 제재 처분 특별 해제 조치`를 통해 이날 이전까지 행해진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을 해제했다. 당초 정부는 "건설업의 영업 활동이 과도하게 제한된다"며 특사의 이유를 설명했다.
사실상 구속력 없는 제재에 특사까지, 다양한 `루트`로 처벌을 피할 수 있는 현 구조에서 건설사들의 자정 노력을 기대하기는 요원해 보인다.
실제로 정부는 2000년, 2006년, 2012년에도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조치를 해제한 바 있다. 특히 제재 조치를 받았던 건설사 중 19개 사는 여러 건의 공사에서 입찰 담합을 저질러 2013년 1~7월 2회 이상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을 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H1사, K사는 3개 공사에서, 나머지 17개 건설사들은 2개 공사에서 담합해 입찰 자격 제한을 받았다.
법이 위법을 감싸주는 사회… 박원석 의원 "개탄스럽다"
「건설산업기본법」개정 추진, `삼진아웃제` 강화… 다음은?
그러나 이 같은 당국의 처분 역시 지난해 대법원 판결로 모두 취소됐다. 당시 대법원은 국가계약법 제76조제3항에 복수의 담합은 가장 무거운 제재를 하도록 규정돼 있는 점과 규정상 복수의 담합행위에 대해 1차 처분 전의 위반행위인 2차 위반행위에 대해 더 이상 제재할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석 의원은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조치는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을 해치고 국가 예산의 낭비를 초래한 기업들에 대한 처벌로 그 실효성이 매우 큰 것으로 입증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제재를 받지 않고 있는 대형 건설사들을 사면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줄곧 강조해 온 `원칙`과 `공정사회`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박 의원은 2000년 이후 이미 세 차례의 건설사 특사 조치에도 불구하고 담합이 근절되지 않았는데 이번엔 또다시 사면을 단행한 데 대해 "건설사들은 이제 마음 놓고 담합을 저지르다가 걸리면 소송을 제기해 처분을 유예시켜 계속 공공 입찰에 참여하면서 다음 사면을 기다리지 않겠느냐"고 개탄했다.
한편 박 의원은 중복 담합에 대한 처벌이 불가능해진 점을 고려해 조만간 입찰 담합으로 과징금 부과 처분을 5년 이내에 2회 이상 받은 경우 2년간 해당 건설사의 영업 정지 처분을 내리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건설산업기본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현행「건설산업기본법」은 2년 이내에 2회 이상 입찰 담합으로 과징금 처분을 받은 경우 건설업 등록을 말소하도록 돼 있으나 사실상 사문화됐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와 관련해 정부도 지난달 "향후 담합 근절을 위해 「건설산업기본법」상 `삼진아웃제`를 더욱 강화하는 내용으로 법률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에 앞으로 정부가 업계의 담합 근절 요구를 수렴해 보다 실효성 있는 제재 수단을 마련할 것인지, 아니면 그동안 숱하게 지적당했던 것처럼 `솜방망이` 제재를 이어 갈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지난달 정부가 공공 입찰에서 담합해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을 받은 건설사들에 대해 특별사면을 실시한 가운데, 2013년 이후 최근까지 처분을 받은 H사, S사, D사 등 20여 개 대형 건설사들이 소송 등으로 아예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조치를 받은 적이 없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중 19곳은 최대 3건의 공사에서 입찰 담합을 저질러 중복해서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을 받았다. 이를 놓고 꾸준히 지적돼 오고 있는 입찰 담합 문제를 정부가 외려 조장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꼼수(소송 제기)로 공공 입찰 참가 제한 피한 대형 건설사들
지난 4일 정의당 박원석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이 조달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3년 1월~2015년 7월 동안 시설 공사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을 받은 건설사는 총 33개 사였다. 이들은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이내 대형 건설사들 중 최상위권에 있는 H1사, S사, D1사, D2사, G사, S사, H2사, D3사 등이 포함돼 있었다.
현행「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은 담합을 저지른 건설사에 대해 최장 2년 동안 공공 입찰 참여를 제한토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중 31개 건설사가 처분에 불복해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 취소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한 뒤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은 확정판결 때까지 유예되기 때문에 31개 건설사들은 아무 제재 없이 공공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다.
8ㆍ15 특사로 `면죄부`까지… 반복되는 제재 해제 조치도 문제
`제소` 카드로 당국의 제재를 피한 건설사들은 대통령의 `특사`로 면죄부까지 얻게 됐다.
정부는 지난달 13일 광복 70주년 특사의 일환으로 발표된 `건설 분야 행정 제재 처분 특별 해제 조치`를 통해 이날 이전까지 행해진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을 해제했다. 당초 정부는 "건설업의 영업 활동이 과도하게 제한된다"며 특사의 이유를 설명했다.
사실상 구속력 없는 제재에 특사까지, 다양한 `루트`로 처벌을 피할 수 있는 현 구조에서 건설사들의 자정 노력을 기대하기는 요원해 보인다.
실제로 정부는 2000년, 2006년, 2012년에도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조치를 해제한 바 있다. 특히 제재 조치를 받았던 건설사 중 19개 사는 여러 건의 공사에서 입찰 담합을 저질러 2013년 1~7월 2회 이상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을 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H1사, K사는 3개 공사에서, 나머지 17개 건설사들은 2개 공사에서 담합해 입찰 자격 제한을 받았다.
법이 위법을 감싸주는 사회… 박원석 의원 "개탄스럽다"
「건설산업기본법」개정 추진, `삼진아웃제` 강화… 다음은?
그러나 이 같은 당국의 처분 역시 지난해 대법원 판결로 모두 취소됐다. 당시 대법원은 국가계약법 제76조제3항에 복수의 담합은 가장 무거운 제재를 하도록 규정돼 있는 점과 규정상 복수의 담합행위에 대해 1차 처분 전의 위반행위인 2차 위반행위에 대해 더 이상 제재할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석 의원은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조치는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을 해치고 국가 예산의 낭비를 초래한 기업들에 대한 처벌로 그 실효성이 매우 큰 것으로 입증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제재를 받지 않고 있는 대형 건설사들을 사면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줄곧 강조해 온 `원칙`과 `공정사회`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박 의원은 2000년 이후 이미 세 차례의 건설사 특사 조치에도 불구하고 담합이 근절되지 않았는데 이번엔 또다시 사면을 단행한 데 대해 "건설사들은 이제 마음 놓고 담합을 저지르다가 걸리면 소송을 제기해 처분을 유예시켜 계속 공공 입찰에 참여하면서 다음 사면을 기다리지 않겠느냐"고 개탄했다.
한편 박 의원은 중복 담합에 대한 처벌이 불가능해진 점을 고려해 조만간 입찰 담합으로 과징금 부과 처분을 5년 이내에 2회 이상 받은 경우 2년간 해당 건설사의 영업 정지 처분을 내리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건설산업기본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현행「건설산업기본법」은 2년 이내에 2회 이상 입찰 담합으로 과징금 처분을 받은 경우 건설업 등록을 말소하도록 돼 있으나 사실상 사문화됐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와 관련해 정부도 지난달 "향후 담합 근절을 위해 「건설산업기본법」상 `삼진아웃제`를 더욱 강화하는 내용으로 법률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에 앞으로 정부가 업계의 담합 근절 요구를 수렴해 보다 실효성 있는 제재 수단을 마련할 것인지, 아니면 그동안 숱하게 지적당했던 것처럼 `솜방망이` 제재를 이어 갈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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