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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거래 ‘甲질’ 여전… ‘乙’은 슬프다
repoter : 서승아 기자 ( nellstay87@naver.com ) 등록일 : 2015-09-11 11:48:30 · 공유일 : 2015-09-11 20:01:57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하도급거래는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모기업과 중소기업들을 주축으로 한 도급 업체 간 이뤄지는 거래 형태를 뜻한다. 경제구조가 건실해지기 위해서는 이러한 하도급거래에 있어서 당사자 간 건전한 관계의 정립이 반드시 요구된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컸다. 최근 불거진 하도급거래에서의 `갑질`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달 31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정재찬ㆍ이하 공정위)는 5개 중견 시스템 통합(System IntegrationㆍSI)업체들의 부당 특약, 서면 지연 발급 등 불공정 하도급 행위에 대해 시정 명령과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2012년 대기업 시스템통합업체의 불공정 하도급 문제를 바로잡고 `창조경제`의 핵심인 소프트웨어 업종의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차원에서 지난해 5월부터 실시한 6개 업체에 대한 직권조사의 결과로 이뤄졌다.
공정위, 소프트웨어업체 8개 사 부당거래 사례 적발
서면계약 없이 일 시키고… 일해도 돈은 늦게 주고… 지급보증도 안 서주고…
공정위에 따르면 ㈜다우기술, 쌍용정보통신㈜, 대우정보시스템㈜, ㈜엔디에스, ㈜엘아이지시스템 5개 사 공통으로 서면 지연 발급 행위가 적발됐다. 발주자의 잦은 과업 내용의 변경 등으로 하도급 계약의 세부 내용을 사전 확정키 어렵다는 이유로 서면계약 없이 작업 착수를 지시하고 나중에 서면을 발급하는 것이다.
대금 지연 지급 행위도 공통으로 적발됐다. 이들은 수급 사업자에게 선급금과 하도급 대금을 지급할 때 법정 지급기일보다 늦게 지급하면서 지연이자(수수료ㆍ할인료 포함)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공정위는 발표했다.
다우기술, 엔디에스, 엘아이지시스템은 하도급 계약을 체결할 때 수급 사업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내용의 부당 특약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계약을 해제할 때 해제 전까지 진행된 용역 결과물과 관계없이 하도급 대금 전액을 반환하는 약정으로 수급 사업자의 이익을 과도하게 침해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쌍용정보통신, 대우정보시스템, 엔디에스는 대금 지급보증 불이행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 위탁을 할 때 원사업자가 수급 사업자에게 공사 대금 지급을 보증해야 함에도 전기 공사ㆍ정보 통신 공사를 위탁하면서 하도급 대금의 지급을 보증하지 않았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무상 빈번하게 체결하는 것이 하도급거래인데 그만큼 각별히 주의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대기업은 물론이고 사실상 대기업으로 간주되고 있는 이들의 제1협력사들의 적극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에도 만연한 하도급법 위반
공정위는 제재로 재발 방지하겠다지만 `그때뿐`
하도급거래의 불공정 관행은 반도체업계에도 드리워져 있었다.
이보다 앞선 지난달 25일 공정위는 반도체 장비 등의 제조를 위탁한 후 어음 대체 결제 수수료와 지연이자를 지급하지 않은 ㈜테크윙에 시정 명령(재발 방지 명령)과 과징금 1억4600만원 부과를 결정했다.
테크윙은 2013년 1월 초부터 2014년 11월 말까지 21개 수급 사업자에게 하도급 대금을 어음 대체 결제 수단(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으로 지급하면서 수수료 5억5131만원을 지급하지 않아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 제13조제7항을 위반했다.
또한 테크윙은 같은 기간 동안 6개 수급 사업자에게 지연이자 일부를 법정 지급기일(목적물 등의 수령일로부터 60일 이내)을 넘겨 지급하면서, 그 초과 기간에 따른 지연이자 139만원도 지급하지 않아 하도급법 제13조제8항을 위반했다.
이에 공정위는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어음 대체 결제 수수료와 지연이자를 지급하지 않은 행위를 다시 하지 않도록 명령하는 동시에 과징금 1억4600만원을 부과키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원사업자가 수급 사업자에게 하도급 관련 대금을 장기간 반복적으로 지급하지 않은 행위를 적발해 엄중하게 제재한 것으로, 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례의 재발을 방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하도급거래의 불편한 관행이 드러났음에도 그 `민낯`은 별반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가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해 실효성이 의심스러운 데다 이러한 관행의 타파에 앞장서야 할 기업들의 적극적인 변화를 주문하기엔 하도급거래의 어두운 그림자가 너무 짙게 깔려 있다는 지적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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