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유준상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봉합할 수 없는 금이 갔다. 정부가 수출입과 대외적인 금융 업무를 위해 국책은행으로 지정했지만 설립 취지와는 다소 동떨어진 해외자원개발사업의 하나인 탄소펀드에 투자했다가 대규모 손실을 입은 것이 최근 드러났기 때문이다.
탄소배출권에 280억원 투자해 사실상 다 날려
투자 안목은 `엉망` 손실 만회 방안은 `전무`… 책임은?
지난달 31일 정의당 박원석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수출입은행이 투자한 탄소펀드가 280억원의 투자비용 대비 고작 3000만원을 회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탄소펀드란 온실가스 감축사업에 투자해 얻은 탄소배출권을 국제시장에서 에너지 소비가 많은 기업 등에 다시 팔아 수입을 확보하는 금융상품이다. 한국의 경우 교토의정서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의무 부담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통해 얻어진 수익으로 국익을 창출하고 환경적 효과를 거두는 등 일거양득의 목적으로 이에 뛰어들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2009년 9월 「한국수출입은행법」 개정을 통해 탄소펀드를 조성, 정부 유관 기관과 일반 법인으로부터 총 437억원을 출자 받았다. 이후 탄소배출권에 280억원을, 그 외 수력발전 및 풍력발전 등에는 76억원 등 총 356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투자 금액에 비해 성과는 `낙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탄소배출권에 투자한 280억원 중 지난해 12월까지 회수한 금액은 30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투자 대비 약 99.9%의 손실에 해당한다.
이에 그 취지는 좋았지만 결과에서 나타난 손실 액수를 고려할 때 단순한 실수로 용납할 수는 없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국책은행으로서 투자로 인한 결과와 리스크를 충분히 분석해야 했음에도 이를 배재한 채 무모하게 사업에 뛰어든 것이 화를 불렀다는 비판도 쇄도하고 있다.
더 암울한 점은 이 같은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방안이 사실상 부재하다는 것이다. 탄소펀드의 투자 기간은 이미 2013년에 종료돼 현재 존속기간만 남아 있다. 또한 탄소배출권 투자금의 비중이 전체 투자금의 80%를 차지하고 있어 나머지 투자처에서 얻어진 수익으로 이를 만회할 가능성도 적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계속되는 `잘못된 판단`에 추정 손실 `눈덩이`… 추가 피해 우려
`최경환 책임론` 대두… 박원석 의원 "상응하는 책임져야 할 것"
탄소펀드 이외에도 한국수출입은행의 또 다른 `잘못된 판단`이 추가 손실 가능성을 낳고 있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역시 박원석 의원이 지난 1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수출입은행이 투자한 자원 개발 관련 집합투자기구인 `글로벌다이너스티 해외 자원 개발 사모투자전문회사(이하 글로벌다이너스티펀드)`가 투자한 세 곳 중 두 곳에서 4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글로벌다이너스티펀드는 2010년 11월 한국수출입은행을 비롯해 한국석유공사ㆍ한국광물자원공사ㆍ한국전력공사 등 정부 유관 기관들과 군인공제회 및 LG상사ㆍ한국투자증권이 펀드를 통해 출자한 총 134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비공개로 소수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글로벌다이너스티펀드 등 한국수출입은행이 투자한 자원 개발 펀드가 모두 손실을 내고 있다고 지적한바 있다. 그가 올해 다시 확인한 결과 글로벌다이너스티펀드는 설립 이후 동유럽 유가스전 개발회사(CEOC), 말레이시아 유가스전 개발회사(Nio Petroleum), 영국유가스전 개발회사(Third Energy) 등 총 세 곳에 투자를 했다.
하지만 이 중 CEOC와 Nio Petroleum은 2011년 200만달러씩 투자했다가 투자가치 하락으로 인해 1년 만에 `손상인식(확정된 손실은 아니나 투자 금액 회수 시점에 사실상 손실이 날 것으로 인식되는 것)`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익률도 각각 -100%(-23억원), -80%(-21억)을 기록하며 투자 실패의 전형을 보였다.
남은 투자 대상인 Third Energy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지주회사 Third Energy holdings의 손자회사 격인 Third Energy UK Gas Limited의 순자산은 2011년 -454만363파운드(약 83억원)에서 2013년 -3809만5652파운드(약 700억원)로 곤두박질쳤다. 자회사 Third Energy Offshore Limited도 순자산이 2011년 -19만7810파운드(약 3억6000만원)에서 2013년 -648만644파운드(약 119억원)로 급감했다.
탄소펀드 투자 손실을 겪은 상황에서 글로벌다이너스티펀드마저 사실상 `쪽박`을 찬 것으로 분석되면서 한국수출입은행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이와 관련해 이른바 `최경환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박 의원 등이 지난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최경환 현 경제부총리가 옛 지식경제부 장관 시절 한국수출입은행에 장관 명의로 공문을 보내 글로벌다이너스티펀드 참여를 요청한 정황이 하나둘씩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당시 최 장관의 참여 요청 후 불과 두 달 만에 펀드 조성이 이뤄졌고, 한국수출입은행이 기획재정부에 보낸 투자 승인 요청도 3일 만에 이뤄진 것으로 전해지면서 `외압` 의혹은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와 관련해 박 의원은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시간이 흐를수록 글로벌다이너스티펀드의 손실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한국수출입은행 및 정부는 펀드 존속기간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유경제=유준상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봉합할 수 없는 금이 갔다. 정부가 수출입과 대외적인 금융 업무를 위해 국책은행으로 지정했지만 설립 취지와는 다소 동떨어진 해외자원개발사업의 하나인 탄소펀드에 투자했다가 대규모 손실을 입은 것이 최근 드러났기 때문이다.
탄소배출권에 280억원 투자해 사실상 다 날려
투자 안목은 `엉망` 손실 만회 방안은 `전무`… 책임은?
지난달 31일 정의당 박원석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수출입은행이 투자한 탄소펀드가 280억원의 투자비용 대비 고작 3000만원을 회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탄소펀드란 온실가스 감축사업에 투자해 얻은 탄소배출권을 국제시장에서 에너지 소비가 많은 기업 등에 다시 팔아 수입을 확보하는 금융상품이다. 한국의 경우 교토의정서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의무 부담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통해 얻어진 수익으로 국익을 창출하고 환경적 효과를 거두는 등 일거양득의 목적으로 이에 뛰어들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2009년 9월 「한국수출입은행법」 개정을 통해 탄소펀드를 조성, 정부 유관 기관과 일반 법인으로부터 총 437억원을 출자 받았다. 이후 탄소배출권에 280억원을, 그 외 수력발전 및 풍력발전 등에는 76억원 등 총 356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투자 금액에 비해 성과는 `낙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탄소배출권에 투자한 280억원 중 지난해 12월까지 회수한 금액은 30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투자 대비 약 99.9%의 손실에 해당한다.
이에 그 취지는 좋았지만 결과에서 나타난 손실 액수를 고려할 때 단순한 실수로 용납할 수는 없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국책은행으로서 투자로 인한 결과와 리스크를 충분히 분석해야 했음에도 이를 배재한 채 무모하게 사업에 뛰어든 것이 화를 불렀다는 비판도 쇄도하고 있다.
더 암울한 점은 이 같은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방안이 사실상 부재하다는 것이다. 탄소펀드의 투자 기간은 이미 2013년에 종료돼 현재 존속기간만 남아 있다. 또한 탄소배출권 투자금의 비중이 전체 투자금의 80%를 차지하고 있어 나머지 투자처에서 얻어진 수익으로 이를 만회할 가능성도 적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계속되는 `잘못된 판단`에 추정 손실 `눈덩이`… 추가 피해 우려
`최경환 책임론` 대두… 박원석 의원 "상응하는 책임져야 할 것"
탄소펀드 이외에도 한국수출입은행의 또 다른 `잘못된 판단`이 추가 손실 가능성을 낳고 있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역시 박원석 의원이 지난 1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수출입은행이 투자한 자원 개발 관련 집합투자기구인 `글로벌다이너스티 해외 자원 개발 사모투자전문회사(이하 글로벌다이너스티펀드)`가 투자한 세 곳 중 두 곳에서 4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글로벌다이너스티펀드는 2010년 11월 한국수출입은행을 비롯해 한국석유공사ㆍ한국광물자원공사ㆍ한국전력공사 등 정부 유관 기관들과 군인공제회 및 LG상사ㆍ한국투자증권이 펀드를 통해 출자한 총 134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비공개로 소수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글로벌다이너스티펀드 등 한국수출입은행이 투자한 자원 개발 펀드가 모두 손실을 내고 있다고 지적한바 있다. 그가 올해 다시 확인한 결과 글로벌다이너스티펀드는 설립 이후 동유럽 유가스전 개발회사(CEOC), 말레이시아 유가스전 개발회사(Nio Petroleum), 영국유가스전 개발회사(Third Energy) 등 총 세 곳에 투자를 했다.
하지만 이 중 CEOC와 Nio Petroleum은 2011년 200만달러씩 투자했다가 투자가치 하락으로 인해 1년 만에 `손상인식(확정된 손실은 아니나 투자 금액 회수 시점에 사실상 손실이 날 것으로 인식되는 것)`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익률도 각각 -100%(-23억원), -80%(-21억)을 기록하며 투자 실패의 전형을 보였다.
남은 투자 대상인 Third Energy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지주회사 Third Energy holdings의 손자회사 격인 Third Energy UK Gas Limited의 순자산은 2011년 -454만363파운드(약 83억원)에서 2013년 -3809만5652파운드(약 700억원)로 곤두박질쳤다. 자회사 Third Energy Offshore Limited도 순자산이 2011년 -19만7810파운드(약 3억6000만원)에서 2013년 -648만644파운드(약 119억원)로 급감했다.
탄소펀드 투자 손실을 겪은 상황에서 글로벌다이너스티펀드마저 사실상 `쪽박`을 찬 것으로 분석되면서 한국수출입은행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이와 관련해 이른바 `최경환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박 의원 등이 지난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최경환 현 경제부총리가 옛 지식경제부 장관 시절 한국수출입은행에 장관 명의로 공문을 보내 글로벌다이너스티펀드 참여를 요청한 정황이 하나둘씩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당시 최 장관의 참여 요청 후 불과 두 달 만에 펀드 조성이 이뤄졌고, 한국수출입은행이 기획재정부에 보낸 투자 승인 요청도 3일 만에 이뤄진 것으로 전해지면서 `외압` 의혹은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와 관련해 박 의원은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시간이 흐를수록 글로벌다이너스티펀드의 손실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한국수출입은행 및 정부는 펀드 존속기간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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