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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블 메이커’ 한국수출입은행에 국책은행으로서의 ‘품격’을 묻다
repoter : 유준상 기자 ( Lostem_bass@naver.com ) 등록일 : 2015-10-16 15:35:23 · 공유일 : 2015-10-16 20:02:05


[아유경제=유준상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지난번 탄소펀드 손실에 이어 이번엔 여신 관리 소홀로 인한 재정 악화로 `국책은행`으로서의 자격에 대해 물음표가 드리워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과다한 의전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실력 키울 생각은 없으면서 제 잇속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도마 위에 오른 `부실 경영`… 재무건전성 시중은행 최하위
국민 세금으로 연명하면서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여신 지속… 부실채권 급증
최근 국감에서 한국수출입은행의 부실한 실적이 도마 위에 올랐다.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국책은행으로서 재정 여력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지난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서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은 "한국수출입은행은 재무건전성과 자기 자본 비율(BIS)이 시중은행 중 최하위"라며 "자구 노력 및 정부 지원도 한계가 있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실제로 한국수출입은행의 여신 부분은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지만 자본금 규모는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원화 가치 하락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여신의 경우 달러화나 유로화 등 외화로 구성돼 있어 BIS가 10% 이하로 하락할 것이란 비관론도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재정 악화 원인이 외부적 요인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 한국수출입은행의 신중치 못한 여신 감행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재정 악화에 가장 큰 타격을 준 요인은 재정 상황이 열악한 국내 조선사 및 플랜트사업 등을 지원하면서 발생한 부실채권이란 지적이 높다.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이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의하면 이 은행의 부실채권은 2011년 5797억원에서 올해 2조4437억원으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 중 조선업에서만 1조4873억원이 발생했으며 전체의 63%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금융 지원의 방향성을 검토치 않고 (자금을 지원한) 조선사의 잘못된 투자를 부추겨 지속적인 재정 손실을 낳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수출입은행은 현재 총 91개 부실채권 기업에 대해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여신 잔액은 6조원 규모로 파악됐다. 이 중 ▲성동조선(2조1000억원) ▲STX조선해양(1조3000억원) ▲SPP조선(1조원) ▲대선조선(5000억원) 등 4개 업체의 여신이 전체 83%를 차지하며 성동조선에겐 다음 달 추가로 3700억원의 자금이 지원될 예정이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고 있는 셈이다.
지속적인 플랜트사업 지원도 도마에 올랐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은 지난 1일 "경제 불황과 함께 세계적으로 교역이 축소됨에 따라 플랜트사업에서 더 이상 (국부 창출 및 성장 동력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유관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한국수출입은행은 이를 무시한 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 지원을 강행했고, 이에 재정 상황이 열악해졌다"면서 "결국 정부 출자에만 의존하는 한국수출입은행이 지속적으로 부실 사업을 지원하는 것은 국민의 혈세를 계속해서 낭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덕훈 행장, 취임 후 18개월간 해외 출장 18번… 101명 수행해 10억원 써
`황제 출장` 논란 ↑ 홍종학 의원 "행장 눈도장 받기 위한 행각에 혈세 낭비"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수출입은행은 이를 극복키 위한 강구책 마련은커녕 오로지 자신들의 잇속 챙기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여 질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 한국수출입은행이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해외 출장에서 과도한 의전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이덕훈 행장은 취임(2014년 3월) 이후 브라질ㆍ미국 출장을 시작으로 올해 9월 초 러시아까지 총 18번의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충격적인 것은 비서도 아닌 현업 부서 임직원 총 101명이 수행했으며, 여기에 무려 9억9248만원이 지출됐다는 점이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이 은행 전체 해외 출장 경비(42억6736만원)의 23.3%를 차지하는 것으로, 이를 두고 `황제 해외 출장`이란 말까지 돌고 있다.
특히 전임 김용환 행장이 출장 때 현업 부서 실무 직원 한두 명만 수행케 한 것과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고 있어 이 행장 취임 이후 한국수출입은행의 `방만 경영`이 극에 달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과다한 의전을 두고 이 행장의 눈도장을 받기 위한 행각이란 주장을 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본부장(부행장) 1명 이상이 이 행장의 해외 출장 시 수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본부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얼굴 비추기` 의전이 지난 3월 전무이사 등 임직원 인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부실 여신 등으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수출입은행 임직원들이 정작 매진해야 할 업무는 내팽개치고 이 행장 해외 출장 의전을 위해 따라간 것은 국책은행 직원으로서의 책임과 품격을 스스로 져버린 행위"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더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 출장 규정이 기획재정부의 예산집행 지침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제도 개선 권고 등에 반하고, 이로 인해 소중한 세금이 낭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수출입은행의 예산 운용 지침 등에 따르면 세 등급의 직원(G1ㆍG2ㆍG3) 중 G2급 직원의 경우 `편도 20시간 이상 비행(환승 포함) 시` 비즈니스 클래스 탑승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비행시간에 따라 차등을 둘 수 없다는 기획재정부 지침과 국민권익위원회 권고에 반한다는 지적이다.
홍 의원은 이에 대해 "2008년 `공공기관 공무 국외 여행 개선 방안` 및 2014년 권익위 `공직 유관 단체 공무 여행 관련 예산 낭비 방지(안)` 등 수차례에 걸쳐 `공무원 여비 규정`을 준수하라고 했음에도 이를 따르지 않은 오만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또 홍 의원은 "최근 5년간 2조7000억원의 국민 혈세를 출자 받아 연명하고 있는 한국수출입은행이 `긴축 경영`은커녕 정부의 지침조차 어기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관련 규정을 개정해 공공기관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이란 말처럼 지난 8월 탄소펀드 투자 실패를 시작으로 황제 해외 출장 논란에 이르기까지의 사안들을 단순한 과오로만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국책은행으로서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만전을 기해야 할 임무에는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서 과다한 의전 비용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자신들의 잇속 챙기기에만 급급한 한국수출입은행의 태도에 국민들의 우려는 나날이 커져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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