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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치2지구 재건축 “이젠 달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repoter : 유준상 기자 ( Lostem_bass@naver.com ) 등록일 : 2015-11-13 12:16:24 · 공유일 : 2015-11-13 13:04:02


[아유경제=유준상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 구마을 일대도 최근 재건축 열풍에 휩싸였다. 도시정비업계 전문가들은 구마을 3개 지구(1~3지구)가 사업시행인가 이후 단계로 진입하는 등 재건축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를 맞이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세 개로 쪼개져 추진되던 구마을2지구는 지난해 구역 통합에 성공한 이래 최근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본보는 `대치2지구`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통합된 서울 강남구 삼성로72길 49 일대와 이곳을 사업 대상으로 삼고 있는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을 찾아 이 사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세 개 단위로 쪼개졌던 과거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정신으로 통합 이뤄 가속화 기틀 마련
`단생산사(團生散死ㆍ단합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대치2지구가 그간의 사업 진행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다. 이곳은 2003년 재건축 포문을 열었지만 대치3동 977지구, 977-1지구, 978지구 등 세 개 단위로 쪼개져 추진되면서 지난해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1만4594㎡라는 소규모 구역에 세 개의 조합이 존재했던 과거는 사업 추진력에 한계를 드러냈던 시기로 기억된다.
추진 동력 결핍, 이해 충돌 등으로 갈피를 잡지 못했던 각 조합은 결국 `통합`으로 뜻을 모았다. 이들은 977지구, 977-1지구를 978지구가 흡수하는 방식으로 통합을 하고 통합 조합의 명칭을 `대치2지구`로 바꾸기로 했다. 지난해 7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조합설립변경총회에서 모든 안건이 원안 가결된 데 이어 그달 25일 강남구로부터 조합설립 변경인가를 받아 통합 조합을 결성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7월 태생적 한계 극복하고 건축심의 통과
지상 최고 15층 아파트 268가구로 변신 예정



통합을 계기로 이전보다 세 배 이상 강해진 사업 추진 동력을 갖게 된 대치2지구는 최근 사업시행을 가속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구가 한 개 단위로 통합됨에 따라 각 조합의 사업 현안과 계획들을 하나로 합쳐야 하는 후속 업무를 해 나가는 동시에 건축심의 준비를 병행했던 데 대한 결실을 맺었기 때문이다. `결실`이란 지난 7월 9일 대치2지구가 강남구에 제출한 건축계획(안)이 심의를 통과한 것을 이른다.
이 계획에는 대치2지구가 정비구역 지정 당시 부여 받은 제2종일반주거지역, 기본용적률 170%, 최대 7층이라는 열악한 조건을 넘어 사업성이 한층 개선된 내용이 담겼다. 임대 매매(25가구)와 도로 확장 제공 등 기부채납을 통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무려 50% 가까이 부여 받은 점이 이에 해당한다.
계획안에 따르면 대치2지구 재건축은 역삼로92길 53 일대 1만4594㎡ 내 단독ㆍ연립주택 206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곳은 향후 용적률 219.99%를 적용한 지상 7~15층 아파트 6개동 268가구로 거듭나게 된다. 전용면적 기준 59㎡, 77㎡, 84㎡, 121㎡ 등으로 구성된다.
새롭게 구성된 이승호號, 내년 5월 사업시행인가 목표로 `전력투구`
통합된 대치2지구는 사업 환경이 급변하는 과정 속에서 조합 집행부의 교체도 경험해야 했다. 지난 3월 전 조합장이 사임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조합원들도 보다 전문적인 지식과 통솔력을 갖고 조합을 이끌 수 있는 새 `리더`를 필요로 했다.
결국 지난 7월 조합 임ㆍ대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면서 새 조합장에 이승호 후보가 선출됐으며 감사ㆍ이사ㆍ대의원 등도 새롭게 꾸려졌다.
새 조합 집행부는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받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조합은 사업시행계획 수립을 이행할 협력 업체 선정을 위해 지난달 30일 조합 임시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으며, 이달 중으로 업체와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조합은 다음 달부터 내년 2월까지 3개월간 사업시행계획 수립 절차를 거친 뒤 이르면 그해 3월 사업시행계획(안)을 인가 신청해 5월 안으로 인가를 받을 계획이다.
[인터뷰] 대치2지구 이승호 조합장
"앞으로의 2년이 우리 사업과 미래를 좌우… 전문성 바탕으로 모든 역량 동원"
"사업 주체인 `조합원`과 소통하는 데 `총력`… 투명한 정보공개에도 역점 둘 것"



지난여름 조합 임ㆍ대의원 보궐선거에서 87%라는 압도적인 득표수로 당선된 이승호 조합장의 임기는 2년이다. 이 기간 동안 조합과 사업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굵직굵직한 숙제들이 남겨져 그의 어깨는 무겁다. 이에 그는 전문성에 바탕을 두고 자신과 조합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사업을 이끌어 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나아가 그는 원만한 사업 진행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조합-조합원 간 신뢰이며 이를 위해서는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등 양방향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는 데 서로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지난 6일 만난 이 조합장과의 일문일답.
- 통합 대치2지구를 이끌게 됐다. 소감을 말해 달라/
작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은퇴한 뒤 갑작스러운 후보 출마 권유에 다소 당황스러웠지만 그간 관련 분야에서 종사한 경험이 이곳 사업 진행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출마를 결심했다. 보궐 선임됐기 때문에 앞으로 남겨진 시간은 2년밖에 없다. 하지만 그 2년이라는 시간에 사업시행인가, 시공자 선정, 관리처분인가, 이주 및 철거, 착공 등 사업 성패를 가를 수 있는 중요한 단계들이 계획돼 있어 어깨가 무겁다. 조합원들이 믿고 맡겨주신 만큼 도시계획 분야에서 종사했던 경험과 노하우를 살리고 모든 전문 지식을 총동원해 사업을 진행해 나가겠다.
- 앞으로 어떤 원칙으로 조합을 이끌어 갈 계획인가/
조합장 후보로 나오면서 가장 강조했던 점은 `조합은 조합원이 중심이 돼서 운영해야 하는 집합체`라는 것이었다. 조합장은 그 생각을 실체화하는 역할을 맡는 것뿐이다. 조합장이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보유해도 조합원이 무관심하고 남의 일처럼 생각하면 사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사업 절차상 발생한 모든 일과 정보를 공개할 계획이다. 조합과 조합원 사이에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말로 "안심하라"고 전하기 이전에 사업 주체인 조합원들이 매 사업 진행을 체크하고 의사를 표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신에 조합원들도 갖고 있는 의견이나 궁금한 점, 확인해야 할 사항 등이 있는 경우 적극적으로 조합을 이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미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달라는 조합원들의 요구도 받아들여 개설한 상태다. 또한 조합 소식을 한 달에 두 번 문자메시지를 통해 전달하고 분기별로 소식지도 발송하고 있다.
- 사업 진행에 있어 예상되는 어려움은 무엇이며 극복 방안은/
우선 다양한 용도지역이 혼재돼 있어 사업성 제고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점을 첫째 어려움으로 꼽고 싶다. 일례로 구역 북동쪽 12m 도로인 영동대로 65길 건너편 지역은 제1종일반주거지역이다. 그 경계로부터 50m 이내에는 7층 이상 건물을 올릴 수 없는데, 우리 구역의 절반이 이에 포함돼 있다. 즉 용도지역 자체가 변경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는다 하더라도 그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현재 방안을 강구하고 있고 서울시에도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사업 진행에 지장이 줄 정도로 이 문제에 매몰되지는 않을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재산의 규모와 가치가 대동소이한 아파트 재건축과 달리 단독ㆍ연립주택 재건축이다 보니 조합원들이 처해 있는 환경과 저마다의 생각이 달라 재산권에 대한 기준을 하나로 수렴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감정평가와 관리처분인가 시 다소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사전에 조합원들에게 이와 관련된 지식과 정보 등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이해도를 높일 계획이다.
- 향후 사업계획은/
최대 현안인 사업시행(변경)인가를 위해 전심전력할 것이다. 지난달 30일 임시총회에서 관련 기술 업무를 수행할 협력 업체 선정(추인)이 이뤄졌으며 이달 말 새로운 계약이 체결된다. 다음 달부터 내년 2월까지 3개월간 관련 업무를 수행해 내년 3월엔 사업시행계획(안)을 인가 신청할 계획으로, 이르면 내년 5월에는 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절차상 하자가 없는 이상 시공자 선정을 위한 준비를 병행해 나갈 것이다. `아파트 건물을 어떤 방식, 어떤 외관, 어떤 내부 인테리어 등으로 지을 것인가`를 정하는 기준은 사업 주체인 조합원들에게 달려 있다. 조합원들이 바라는 내용의 시안을 만들어 놓으면 향후 시공자 입찰 과정에서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재건축사업에 있어서 각 사업 단계는 필수적으로 밟아야 하지만 이를 준비ㆍ검토할 수 있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고, 또 이를 실현시켜야 사업 기간 단축 및 비용 절감 등을 이룰 수 있다. 이를 위해 대의원회나 개설된 카페 등을 통해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내년 중반 시공자 선정, 후반 관리처분인가, 2017년 초에는 이주 및 철거가 진행될 예정이다. 준공 및 입주 시점은 2020년으로 잡고 있다.
- 대치2지구의 개발 호재 및 입지적 장점은/
KTX 수서역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삼성역 등은 강남구에서도 중차대한 개발 이슈들이다. 삼성역은 강남역과 함께 서울 강남의 가장 중요한 거점이기도 하다. 구마을의 경우 영동대로, 동부간선도로, 경부고속도로가 근접해 있으며 삼성역과 도보로 10분 이내 거리에 위치해 있다. 특히 교통망이 잘 갖춰져 있으면서도 도로나 역으로부터 지나치게 가깝지도 않아 주택가 특유의 고요함을 누릴 수 있다. 또한 현대자동차그룹에 의해 개발이 이뤄질 옛 한전 대지의 개발 잠재력도 무궁무진하다. 이렇게 우수한 입지를 갖췄음에도 환경이 열악했던 구마을 일대가 최고의 주거 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 조합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조합이 조합원들에게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가치관과 나아가야 할 방향이 서로 일치해야 한다. 이는 양방향 소통이 원활히 이뤄질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조합은 사업 추진에서 발생된 모든 정보와 사실을 공유할 것이다. 조합원들께서도 각자 갖고 있는 고민이나 정보 등을 나눠주셨으면 한다. 그것이 조합과 조합원의 기본 의무이자 대치2지구 전체를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재건축이 진행되기 이전의 구마을이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던 한 개의 마을이었다는 점을 기억해주셨으면 한다. 이제 서울은 `마을`과 `동네`라는 개념이 없어지면서 점점 삭막해지고 있다. 우리 대치2지구는 재건축을 통해 건물은 아파트로 바뀌지만 이곳 주민들 사이에 형성된 따뜻한 감정과 인간 본연의 커뮤니티가 그대로 유지될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울러 이곳에서 오래 살아 온 나이 드신 조합원들이 하루빨리 좋은 환경에서 사실 수 있도록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야말로 조합장에게 주어진 사명이니 만큼 이를 늘 가슴에 품고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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