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박재필 기자] 서울시가 부실 정비업체를 퇴출하겠다고 했던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비업체들의 `이권 개입`이 또다시 도마에 오르면서 이 문제가 재조명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매년 실태조사를 통해 부실 정비업체를 퇴출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일부 이권 개입 업체들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어 일선 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강남 재건축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한다.
시공자 입찰서 조합 내부 정보 흘린 정비업체 대표
1~2년 전 강남의 A 재건축 현장에서는 시공자 입찰에서 치열한 수주전이 벌어졌다. 3개 사가 입찰에 참여하면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진 것.
하지만 금품 수수 및 향응 제공 의혹이 불거지면서 경찰 조사가 진행됐고, 이후 `의혹`에 그치면서 유관 언론 등 업계에서는 `용두사미`로 사건이 끝났다고 봤고 그렇게 사건이 정리되는 듯했다.
그런데 이곳 시공자 선정 당시 J정비업체 대표가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 중 일부 담당 임원들에게 수시로 조합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을 문자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당시 입찰에 참여했던 한 건설사 임원은 "당시 주고받은 문자를 삭제했지만 정확히 기억이 나는 것이 있다. 대안설계와 관련해 조합에서 설계업체와 정비업체에게 질의를 했고 답변을 보내 달라고 했는데, 그 답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다시 공문을 발송하라고 조합에서 지시를 했던 일이 있었다. 이와 관련해 빨리 대응하라고 J정비업체 대표가 문자를 보내준 적이 있다"며 "뿐만 아니라 해당 자치구에서 보내준 공문들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줬다. 당시 극비로 보내줬다 해서 J정비업체 대표를 신뢰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경쟁사에게도 같은 문자를 보낸 것을 후에 알게 돼 어이가 없었다. 공정 경쟁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문자를 받은 것도 잘못은 잘못"이라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들은 "특히 자금력이 부족한 정비업체들은 특정 현장의 시공자 선정을 앞두고 광을 팔아 (건설사로부터) 자금을 대여 받고 (그들의) 정보원 역할을 하면서 다른 현장을 소개 받기도 한다"며 "결국 모든 피해는 조합원들이 본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자금력이 있고 탄탄한 정비업체를 뽑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권 위해서라면…"
업체끼리 손잡고 조합원 회유ㆍ협박, 내분도 조장
이뿐만 아니다. 1~2년 전 한 현장은 치열한 경쟁 끝에 B사를 시공자로 선정하고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가계약 협상을 앞두고 난항을 겪게 됐다. 협상단을 꾸려 수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8개월이 넘게 계약은 진행되지 않았다. 분담금이 증가할 수 있는 내용들이 계약서에 포함되면서 협상단 및 조합 집행부에서 문제를 제기, 계약 협상이 차일피일 미뤄졌기 때문이다.
당시 A조합에는 H이사를 비롯해 `3인방`이라 불리는 이사들이 협상단을 이끌고 있었는데 이들은 소식지를 발행해 가며 시공자와 치열한 공방전을 이어 갔다.
이런 상황에서 J정비업체 대표와 B건설사 부장은 솔깃한 제안을 했다고 한다. H이사는 "건설사 부장과 정비업체 대표가 찾아와 `조합장을 해임시켜줄 테니 협상단이 앞장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 달라. 번번이 방해가 되고 있는 조합장을 해임시키면 사업이 빨리 진행될 수 있다. 어차피 사업비를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빠른 사업 진행이 이익이 될 수 있다`고 회유했다"고 전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B사 부장이 A현장 설계업체 부사장에게 조합장만 물러나면 모든 일이 해결될 것 같다고 말한 게 조합원들에게 알려지면서 현장은 발칵 뒤집어졌다.
이와 관련해 한국주택문화연구원 노우창 기획1실장은 "일부 정비업체의 이권 개입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건설사와 한편이 돼 조합 임원들을 이간질시키고 해임 총회를 직간접적으로 돕는 일도 종종 벌어지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들의 잘못된 행위로 인해 건전한 다수 업체들까지 욕을 먹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여기에 당시 B사 부장과 J정비업체 대표가 H이사 등 3인에게 정비업체가 가계약 체결에서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청탁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했다.
H이사는 "당시 정비업체 대표와 B사 부장은 `큰 금전적 이익을 주겠다`, `빨리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를 대면서 회유를 했다"면서 "(나는) 물론 조합장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동의했지만 `내 재산`이 걸린 일이기 때문에 분담금 폭탄이 나올 수 있는 계약은 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충격적인 사실은 더 있다. 제보에 따르면 여성이던 C이사에게 B사가 계약직 직원을 붙여 관리를 시켰는데 둘의 관계가 연인으로 발전했고, 이후 C이사가 B사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내분이 발생한 것이다. 게다가 D조합원의 사위를 이직까지 시켜가면서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었다고 제보자는 전했다.
이곳의 한 조합원은 "D조합원의 사위가 도급순위 하위권 회사에서 근무했는데 어느 순간 B사 직원이 돼 있었다. B사의 문제점을 얘기하는 사람이 있으면 5~6명의 여자들과 찾아가 항의하는 일을 벌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비업체와 건설사가 한편이 돼 조합원을 겁박한 이 사건을 두고 당시 업계는 그해 최고의 사건으로 치부하고 있다.
모 정비업체 대표 "철거권 주면 밀어주겠다"… 업계, 주의 당부
한편 제보에 따르면 일부 정비업체의 이권 개입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이 최근 발생해 관심이 쏠린다.
한 지방 재건축 현장에서 정비업체 대표가 건설사에게 한 제안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이 문제의 심각성을 환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모 정비업체가 철거권을 주면 시공권을 확보하는 데 힘을 실어주겠다는 제안을 해 왔다. 조합 집행부를 해임하면서까지 우리를 도와주겠다는데,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경쟁력이 떨어지다 보니 불법인 걸 알면서도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송파구의 한 재건축 현장에서는 H정비업체 대표가 이른바 `비대위` 수장을 만나 해임 총회 비용을 모두 지불할 테니 함께 가자는 제안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 재건축 관련 변호사는 "도시정비사업에 비리는 결국 모두 밝혀지게 된다"며 "솔깃한 제안을 받아들여 건설사나 정비업체에 끌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수백억원의 손해를 볼 수 있는 일들이 생길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이어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린다고 했다.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들은 등록된 정비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부실 업체들을 솎아 내야 한다. 퇴출 및 시장 재진입 불가라는 강도 높은 제재가 있어야 업계 자정도 이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일부 부실 업체들의 이권 개입과 관련한 피해 사례가 드러나고 있는 와중에 서울시 등의 조치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아유경제=박재필 기자] 서울시가 부실 정비업체를 퇴출하겠다고 했던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비업체들의 `이권 개입`이 또다시 도마에 오르면서 이 문제가 재조명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매년 실태조사를 통해 부실 정비업체를 퇴출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일부 이권 개입 업체들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어 일선 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강남 재건축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한다.
시공자 입찰서 조합 내부 정보 흘린 정비업체 대표
1~2년 전 강남의 A 재건축 현장에서는 시공자 입찰에서 치열한 수주전이 벌어졌다. 3개 사가 입찰에 참여하면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진 것.
하지만 금품 수수 및 향응 제공 의혹이 불거지면서 경찰 조사가 진행됐고, 이후 `의혹`에 그치면서 유관 언론 등 업계에서는 `용두사미`로 사건이 끝났다고 봤고 그렇게 사건이 정리되는 듯했다.
그런데 이곳 시공자 선정 당시 J정비업체 대표가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 중 일부 담당 임원들에게 수시로 조합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을 문자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당시 입찰에 참여했던 한 건설사 임원은 "당시 주고받은 문자를 삭제했지만 정확히 기억이 나는 것이 있다. 대안설계와 관련해 조합에서 설계업체와 정비업체에게 질의를 했고 답변을 보내 달라고 했는데, 그 답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다시 공문을 발송하라고 조합에서 지시를 했던 일이 있었다. 이와 관련해 빨리 대응하라고 J정비업체 대표가 문자를 보내준 적이 있다"며 "뿐만 아니라 해당 자치구에서 보내준 공문들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줬다. 당시 극비로 보내줬다 해서 J정비업체 대표를 신뢰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경쟁사에게도 같은 문자를 보낸 것을 후에 알게 돼 어이가 없었다. 공정 경쟁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문자를 받은 것도 잘못은 잘못"이라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들은 "특히 자금력이 부족한 정비업체들은 특정 현장의 시공자 선정을 앞두고 광을 팔아 (건설사로부터) 자금을 대여 받고 (그들의) 정보원 역할을 하면서 다른 현장을 소개 받기도 한다"며 "결국 모든 피해는 조합원들이 본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자금력이 있고 탄탄한 정비업체를 뽑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권 위해서라면…"
업체끼리 손잡고 조합원 회유ㆍ협박, 내분도 조장
이뿐만 아니다. 1~2년 전 한 현장은 치열한 경쟁 끝에 B사를 시공자로 선정하고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가계약 협상을 앞두고 난항을 겪게 됐다. 협상단을 꾸려 수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8개월이 넘게 계약은 진행되지 않았다. 분담금이 증가할 수 있는 내용들이 계약서에 포함되면서 협상단 및 조합 집행부에서 문제를 제기, 계약 협상이 차일피일 미뤄졌기 때문이다.
당시 A조합에는 H이사를 비롯해 `3인방`이라 불리는 이사들이 협상단을 이끌고 있었는데 이들은 소식지를 발행해 가며 시공자와 치열한 공방전을 이어 갔다.
이런 상황에서 J정비업체 대표와 B건설사 부장은 솔깃한 제안을 했다고 한다. H이사는 "건설사 부장과 정비업체 대표가 찾아와 `조합장을 해임시켜줄 테니 협상단이 앞장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 달라. 번번이 방해가 되고 있는 조합장을 해임시키면 사업이 빨리 진행될 수 있다. 어차피 사업비를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빠른 사업 진행이 이익이 될 수 있다`고 회유했다"고 전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B사 부장이 A현장 설계업체 부사장에게 조합장만 물러나면 모든 일이 해결될 것 같다고 말한 게 조합원들에게 알려지면서 현장은 발칵 뒤집어졌다.
이와 관련해 한국주택문화연구원 노우창 기획1실장은 "일부 정비업체의 이권 개입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건설사와 한편이 돼 조합 임원들을 이간질시키고 해임 총회를 직간접적으로 돕는 일도 종종 벌어지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들의 잘못된 행위로 인해 건전한 다수 업체들까지 욕을 먹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여기에 당시 B사 부장과 J정비업체 대표가 H이사 등 3인에게 정비업체가 가계약 체결에서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청탁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했다.
H이사는 "당시 정비업체 대표와 B사 부장은 `큰 금전적 이익을 주겠다`, `빨리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를 대면서 회유를 했다"면서 "(나는) 물론 조합장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동의했지만 `내 재산`이 걸린 일이기 때문에 분담금 폭탄이 나올 수 있는 계약은 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충격적인 사실은 더 있다. 제보에 따르면 여성이던 C이사에게 B사가 계약직 직원을 붙여 관리를 시켰는데 둘의 관계가 연인으로 발전했고, 이후 C이사가 B사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내분이 발생한 것이다. 게다가 D조합원의 사위를 이직까지 시켜가면서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었다고 제보자는 전했다.
이곳의 한 조합원은 "D조합원의 사위가 도급순위 하위권 회사에서 근무했는데 어느 순간 B사 직원이 돼 있었다. B사의 문제점을 얘기하는 사람이 있으면 5~6명의 여자들과 찾아가 항의하는 일을 벌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비업체와 건설사가 한편이 돼 조합원을 겁박한 이 사건을 두고 당시 업계는 그해 최고의 사건으로 치부하고 있다.
모 정비업체 대표 "철거권 주면 밀어주겠다"… 업계, 주의 당부
한편 제보에 따르면 일부 정비업체의 이권 개입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이 최근 발생해 관심이 쏠린다.
한 지방 재건축 현장에서 정비업체 대표가 건설사에게 한 제안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이 문제의 심각성을 환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모 정비업체가 철거권을 주면 시공권을 확보하는 데 힘을 실어주겠다는 제안을 해 왔다. 조합 집행부를 해임하면서까지 우리를 도와주겠다는데,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경쟁력이 떨어지다 보니 불법인 걸 알면서도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송파구의 한 재건축 현장에서는 H정비업체 대표가 이른바 `비대위` 수장을 만나 해임 총회 비용을 모두 지불할 테니 함께 가자는 제안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 재건축 관련 변호사는 "도시정비사업에 비리는 결국 모두 밝혀지게 된다"며 "솔깃한 제안을 받아들여 건설사나 정비업체에 끌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수백억원의 손해를 볼 수 있는 일들이 생길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이어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린다고 했다.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들은 등록된 정비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부실 업체들을 솎아 내야 한다. 퇴출 및 시장 재진입 불가라는 강도 높은 제재가 있어야 업계 자정도 이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일부 부실 업체들의 이권 개입과 관련한 피해 사례가 드러나고 있는 와중에 서울시 등의 조치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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