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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구 없는’ 정비사업… 출구는 어디에?
repoter : 민수진 기자 ( vkdnejekdl@naver.com ) 등록일 : 2015-11-27 10:36:34 · 공유일 : 2015-11-27 13:03:48


[아유경제=민수진 기자] 사업성 제고 문제 등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일선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들이 정부와 지자체가 마련한 `정비사업 활성화` 대책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사업성 제고를 위한 대안 강구가 시급한 정비사업장은 반복되는 이들의 허술한 대처에 지쳐가고 있는 형국이다.


경기도, 서울시 따라 `공공관리` 대열 합류?
내년부터 도내 4곳서 시범 실시… 道 "전면 시행 아냐" 해명에도 현장은 `경계`


가장 왕성한 뉴타운ㆍ정비사업 구역 해제를 단행하면서 이른바 `매몰비용` 문제를 떠안기고 있는 경기도가 이번에는 `공공관리제도` 시행 의사를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일 경기도는 내년부터 도내 재개발ㆍ재건축사업에 대한 `공공관리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경기도청 공공관리 업무 담당자는 "제도 시행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세워지지 않았다. 다만 도내 4개 정비구역(▲수원 영통2구역 ▲팔달1구역 ▲성남 성지ㆍ궁전아파트 ▲부천 삼신아파트 등)이 시범적인 공공관리제도 도입을 신청함에 따라 내년까지 계획을 완성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공공관리제도`는 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해당 지자체가 설계자ㆍ시공자 선정 등 사업 전반에 개입해 사업 진행을 직접 관리ㆍ지원하는 제도다. 2009년 7월 서울 성동구 성수지구 4개, 용산구 한남뉴타운 5개 재개발 구역에 시범 적용됐으며, 2010년 4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법적 근거가 마련된 이후 그해 7월부터 서울시가 이를 본격 시행했다. 같은 해 10월부터는 시공자 선정과 관련해서도 전면 시행돼 오늘에 이르렀다.


이에 업계에선 경기도보다 앞서 제도를 도입한 서울시에서 발생한 실효성ㆍ탁상행정 논란 등의 문제가 경기도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며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도시정비사업 전문가는 "먼저 공공관리제도를 시행한 서울시 사례에 비춰 볼 때 경기도의 공공관리제도 시행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면서 "서울시는 한남뉴타운과 성수지구에 이를 시범 실시했으나 이들은 물론이거니와 제도를 적용 받는 대다수 시내 사업장들에서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지적이 한두 해에 걸쳐 나온 것도 아닌데 서울시,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러한 목소리에 귀를 닫은 채 자화자찬 격 보도 자료를 배포하거나 규제 강화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시는 각종 인허가권을 무기 삼아 사업에 제동을 걸고 있으며, 이 때문에 업계 한쪽에선 제도 개선이 아니라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공관리제도는 조합ㆍ추진위에 대한 `공공의 갑질`?!
현장 "`지원`은 미미한데 `관리`에만 혈안"… 인허가권에 자금줄까지 쥐고 있어 `무소불위`


서울시는 2010년 10월 공공관리제도를 전면 시행해 시공자 선정 시기를 사업시행인가 이후로 미루는 등 사업 전반에 걸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업체 선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이유로 시공자 등 선정에 관여하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현장은 부지기수로 늘어났고, 현장의 어려움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시(市)만의 원칙을 앞세워 사업시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례도 파다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용산구 한남3구역(재개발)이다.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에 따르면 이곳은 2012년 9월 조합 설립 이래 3년간 시에서 7차례 건축심의를 받았으나 모두 `보류` 판정을 받았다. 지난 8월 조합 측은 "계속되는 시의 건축심의 보류에 따라 사업이 지체될수록 재정적인 부담이 커질뿐더러 인허가 지연에 따른 사업성 저하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너무도 부당한 처사"라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시는 한남뉴타운 전체와의 도시경관, 건축 배치, 녹지축, 통경축, 차량 및 보행 동선 연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한남3구역 건축심의(안)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기 위해 `보류`해 왔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한남뉴타운 전체의 정합성을 검토한다는 이유로 한남3구역의 사업을 정체시켰다는 것은 조합 설립이 이뤄지지 않은 한남1구역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시의 태도에 비춰 볼 때 `모순`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자금 조달에 애를 먹고 있는 조합도 곳곳에서 목격된다. 이들은 하나같이 서울시가 공공관리제도를 시행하면서 함께 실시 중인 `공공융자`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비판은 제도 도입 전부터 제기됐지만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특별한 조치는 취해지지 않고 있다는 게 유관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정부가 이러한 여론을 반영해 시공자 선정 시기를 `사업시행인가 이후`에서 `조합설립인가 이후`로 환원하는 제스처를 취했지만 서울시의 강력 반발로 `없던 일`이 돼 버렸다. 시는 이에 대해 "시공자 선정을 조합설립인가 이후에 하게 되면 건설사가 공사비를 부풀려 조합원의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으며 자금 조달 측면에서 특정 기업에 의존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비리가 발생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처럼 공공관리제도 시행의 부작용으로 인해 서울시와 조합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가 서울시 전철을 밟으려 하자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부동산부테크연구소 김부성 대표는 "공공관리제도가 시행되면 여러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면서 "특히 공공의 입김이 무차별적으로 확대돼 사유재산권 침해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어 해당 시행 전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그 같은 여론을 제도에 반영한 뒤 시행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청 공공관리 업무 담당자는 "우리는 서울시와 시공자 선정 시기가 다르다. 기본적으로 시공자가 선정되면 사업 속도가 빨라지니까 서울시와 같은 문제가 생기진 않을 것"이라면서 "또한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된 것이 없다. 요즘 지자체들이 주민들에게 간섭이라 낙인찍힌 `관리`보다는 `지원`에 나서는 추세라 공공관리제도 시범 사업장 4개소 등과의 의견 조율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공공지원`으로 방향이 바뀔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뉴스테이와 만난 정비사업, 실효성 논란 `여전`… 업계 "성공 사례 만들지 못하면 필패"


최근 정부는 중산층의 주거 혁신ㆍ안정을 위해 지난 1월 발표한 기업형 임대주택, 일명 `뉴스테이`를 재개발ㆍ재건축사업과 연계시키는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 역시 경기도가 추진 중인 `공공관리제도` 도입처럼 정비사업 활성화에 역행하는, 혹은 그를 가로막는 `대안`이자 `악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효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실험적 대안`이란 목소리도 높다.


뉴스테이와 정비사업의 접목은 일반분양분을 뉴스테이 임대사업자에게 매각해 미분양 물량을 줄여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유관 업계 등에 따르면 뉴스테이와 정비사업의 연계는 뉴스테이 확대의 관건이라 할 수 있는 `사업 용지 확보` 차원에서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하지만 관련 제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높아 실제 제도 활성화가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기존 일반분양을 하는 것에 비해 조합원들의 분담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는 점은 최대 한계로 꼽힌다.


더욱이 앞서 언급한 대로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성공 사례가 없다는 점도 활성화를 가로막는 이유 중 하나로 지적된다. 최근 충남 천안시 원성동(재건축)과 인천광역시 청천2구역(재개발) 등이 뉴스테이와 정비사업을 접목한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한 도시정비업계 전문가는 "늪에 빠진 정비사업을 구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점은 다행"이라면서도 "하지만 뉴스테이를 접목하는 방식은 실험적인 성격이 강한 데다 일반분양에 비해 조합원 부담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획기적인 대안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이 전문가는 이어 "국내 1호 뉴스테이 사업인 인천 `e편한세상도화`에서 평균 5.5: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사례가 있으나 정비사업과 접목해 분양된 사례가 아직은 없기 때문에 그만큼 천안 원성동과 인천 청천2구역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라면서 "이 두 곳의 성패에 따라 뉴스테이-정비사업의 만남이 `인연`이 될지 `악연`이 될지 판가름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불확실성 탓에 업계 한쪽에서는 뉴스테이-정비사업 연계 방식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시공자의 사업계획 변경 위험성 ▲뉴스테이로 공급되는 분양가가 일반분양보다 낮음으로써 발생되는 조합원 추가부담금 ▲뉴스테이 적용에 따른 추가적인 결의 및 인허가 변경 기간 ▲단지 내 임대아파트 증가에 따른 조합원의 거부 반응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을 강행할 경우 결과는 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도시정비업계 전문가는 "정비사업과 뉴스테이를 접목하는 것은 시장의 개혁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기존 문제를 메우지 못하면 `실효성`이 떨어지는 대안"이라면서 "본격 도입에 앞서 조합의 사업성 보전 방안과 법제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정부에서는 조합들이 사업을 잘 이끌어 갈 수 있도록 규제 완화 방안과 함께 정부 차원의 지원 기구 등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특별건축구역` 너마저…" 서울시에 발목 잡혀 활성화 `요원`


몇몇 정비사업장들은 구멍 뚫린 허술한 대책에 지쳐 한줄기 빛으로 통하고 있는 `특별건축구역`으로 눈을 돌렸지만 이마저도 서울시란 `벽`에 가로막힌 상태다.


지난달 서울시가 발표한 `한강변 관리 기본계획`에는 여의도ㆍ잠실 등 일부 지역에 복합건축물을 신축할 경우 초고층 건물은 허용하지만 나머지 주거지역의 경우 `35층 이하`라는 기존 스카이라인 원칙을 그대로 지키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특별건축구역` 지정을 돌파구 삼아 사업성 제고와 그에 따른 사업 속행을 도모하려던 재건축 단지들의 `꿈`은 `꿈`으로 그칠 공산이 커졌다.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ㆍ2ㆍ4주구 재건축 조합의 경우 아파트 높이를 제한하면 외려 주변 경관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현충원(5층)과 한강변(10층) 방향은 저층으로 건설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정비계획을 제시했다. 하지만 시가 이를 불허하면서 사실상 이 같은 계획의 구현은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해당 조합 관계자는 "시의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키로 했다. 향후 35층 설계안을 다시 만드는 데 30일가량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음 달(12월) 중에는 경관심의(안)을 재상정할 계획"이라고 최근 전했다.


이에 업계는 이러한 서울시의 반강제적인 방침은 행정 일관성 부재, 형평성 논란을 피할 수 없다고 피력하고 있다. 특히 시장(市長)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손바닥 뒤집히듯 바뀌는 행태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이는 행정 신뢰도에도 악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요소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이처럼 최근 정비사업이 처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다수의 도시정비업계 전문가들은 "정비사업에 `돌파구`가 없다"고 말한다. 아울러 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규제 완화→규제 강화)와 미분양 증대 우려 등으로 내년도 전망이 어둡다는 말도 덧붙였다.


부동산부테크연구소 김부성 대표는 "내년 시장은 시계 제로의 혼란 상황이 올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 대출 규제 강화, 공급과잉 논란, 총선 등 각종 변수들이 얽히고설켜 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부정적인 전망을 바꾸려면 정부와 지자체, 조합이 한마음 한뜻이 돼야 한다. 특히 정부와 지자체는 `민간에 도움을 줘야 하는 공공`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일선 현장들과 주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 규제의 강도를 정하고, 마련한 규제를 개별 현장에 맞게끔 융통성 있게 적용하는 등의 노력을 해야 모두가 바라는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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