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민수진 기자] 올 하반기 업계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아파트(이하 서초무지개) 재건축 시공권의 향방이 곧 가려진다.
최근 서초무지개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조합장 구대환ㆍ이하 조합)은 오는 19일 오후 2시 단지 인근 서이초등학교에서 시공자 선정을 위한 총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월 13일 조합이 개최한 현장설명회(이하 현설)에는 무려 19개(▲대림산업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라인건설 ▲GS건설 ▲한진중공업 ▲호반건설 ▲롯데건설 ▲금호산업 ▲제일건설 ▲한화건설 ▲금성백조 ▲쌍용건설 ▲한양 ▲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 ▲한신공영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건설사가 참여한바 있다.
이로 인해 경쟁 분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당시 다수 도시정비업계 전문가들은 이곳 시공 수주전이 삼성물산과 GS건설의 `2파전`으로 치러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이 같은 예상대로 `GS건설 대 삼성물산`의 경쟁 구도가 확정됐고, 이달 19일 총회 결과에 업계의 눈과 귀가 모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시공자로 선정된 건설사는 향후 서초구 효령로 391 일원 6만1641.40㎡에 용적률 299.85%, 건폐율 15.44%를 적용한 지하 3층~지상 35층 아파트 10개동 1481가구(분양 1344가구, 임대 137가구) 및 근린생활시설 등을 짓는 공사를 도맡는다.
특히 GS건설과 삼성물산은 과거 서초우성3차(재건축)에서 명승부를 펼친 바 있어 업계 등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시엔 삼성물산이 불과 3표 앞서 시공권을 가져갔다.
한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번 입찰의 관점 포인트는 삼성물산의 `수성`이냐, GS건설의 `설욕`이냐인데, 입찰제안서가 공개된 이후 삼성물산의 저렴한 공사비에 삼성물산 쪽으로 분위기가 실리는 듯 했다"면서도 "하지만 조합의 비교표 및 각 사의 사업설명회 등으로 세부적인 조건 등이 알려지면서 민심의 방향이 GS건설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1차시공자선정 합동설명회는 오는 12일 2시 서초구민회관에서 개최되며 2차 합설은 13일 T-K호텔 본관3층 거문고 홀에서 개최된다.
또한 3차 합동설명회 및 시공자선정총회는 서이초등학교 체육관에서 2시에 개최된다.
삼성물산의 `낮은 공사비` vs GS건설의 `한 수 위 특화ㆍ사업 조건`
업계 "삼성물산의 공사비에 `꼼수` 있다" 주장에 사 측 "근거 없는 억측"
본보가 입수한 두 건설사의 입찰제안서에 따르면 3.3㎡당 공사비로 GS건설은 468만9838원, 삼성물산은 419만4000원을 제시했다.
이를 두고 각 사의 입장은 현저하게 달랐다.
삼성물산은 저렴한 확정 공사비를 내세워 공세를 이어 갔고 GS건설은 정직한 확정 공사비와 한 수 위 사업 조건으로 홍보 논리를 이어 갔다.
특히 각 사의 입찰제안서를 살펴본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물산의 공사비가 저렴한 데는 GS건설과 총면적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GS건설은 조합이 제시한 총면적인 8만558평(1평=3.3㎡)을 기준으로 해서 3.3㎡당 468만9838원을 제시했다. 반면 삼성물산은 조합이 제시한 총면적 대신 자사 기준인 8만9144평으로 해서 419만4000원을 제시한 것.
만일 조합이 제시한 기준으로 하면 공사비는 삼성물산의 공사비는 약 464만원/3.3㎡ 수준까지 올라간다. 공사비를 낮게 보이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곳의 한 조합원은 "입찰 전부터 삼성물산 측은 공사비 공사비 예가가 너무 낮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가가 낮어 공사비산출이 어렵다는 주장을 어필 했지만 실제로 입찰에 참여한 삼성물산의 공사비는 파격적이어서 놀랐던 것이 사실이다"면서 "이렇다 보니 양측의 입찰 제안 조건을 비교해 보면서 (삼성물산의) 공사비에 `꼼수`가 숨어 있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조합원 추가 분담금과 직결되는 세대수도 논란이 되고 있다. GS건설은 조합이 제시한 1481가구 기준 6가구 늘어난 1487가구를, 삼성물산은 기준보다 46가구 줄어든 1435가구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양측의 세대수 차이(52가구)를 30평짜리 아파트 및 일반분양가 4500만원/3.3㎡로 가정하면 이로 인한 분양 수익 격차는 702억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업 방식이 `도급제`인 점을 고려하면 GS건설이 삼성물산보다 이만큼의 이익을 조합원들에게 돌려줄 수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삼성물산이 시공자로 선정되면 이만큼 손해를 보게 되는데, 이를 전체 조합원 수(1047명)로 나누면 조합원 1인당 6536만원의 추가 분담금이 발생하는 꼴이 된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조합원들은 동요하고 있다. 지지하는 건설사를 사이에 두고 양측이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모습도 목격된다.
이와 관련해 삼성물산 측은 "전체 분양 평수가 이익이기 때문에 GS건설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특히 신축 총면적이 8만9144평으로 GS건설이 제안한 8만8555평보다 589평이 더 넓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도 공사비는 3738억6000만원으로, GS건설(3779억4000만원)보다 40억원 저렴하다는 것. 삼성물산이 GS건설보다 약 600평을 더 짓는데도 총 공사비는 40억원이나 낮아 유리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본사차원에서 최적의 공사비로 입찰에 참여했다며 사업조건 역시 삼성물산이 우세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물산의 논리대로 하더라도 총 분양 평수에 조합원(분)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조합원분양가를 일반분양가보다 저렴하게 하더라도 분담금은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GS건설은 `확정` 공사비를 제시했지만 삼성물산은 `변동` 공사비를 제시한 셈이다"라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특화 부분에 대한 각 사의 입장도 현저히 달랐다.
입찰제안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삼성 혁신안에서 외관 특화(▲뉴래미안 옥상 조형물 ▲저층 석재 마감 확대 ▲주출입구 초대형 문주 ▲부출입구 래밍안 스트리트 문주 ▲입면 분할 LS타입 고기밀성 시스템 이중창 ▲아트리움형 선큰 주동 로비)에 6개, 테마형 조경 특화(▲스카이워크 ▲테마파크형 놀이터 ▲각 동별 부티크 가든 ▲고급 수목 특화 ▲수경시설 및 ▲수경 카페)에 6개, 스카이 커뮤니티 특화(▲스카이 풀 빌라 ▲스카이 글램핑 ▲35층 루프 탑 커뮤니티 라운지 ▲스카이라운지 공사비 ▲소음 방지를 위한 이중 슬라브 구조 ▲전망형 엘리베이터)에 6개 등 18개를 제안했다.
반면 GS건설은 ▲커튼 윌 Look+AL-PVC 창호 적용(전체 동) ▲컬러 알루미늄 패널(전체 동) ▲메탈릭ㆍ실리콘 페인트(전체 동) ▲측벽 패턴 디자인 알루미늄 패널+LED 경관 조명(5개동) ▲옥상 구조물+경관 조명(전체 동) ▲테라스 입면(강화 유리 난간) ▲Sky Cube(최상층 스카이라운지) ▲펜트하우스 및 복층 세대 ▲`서초그랑자이` 문주 특화(South, East 2개소) ▲저층 5개 층 석재 마감(전체 동) ▲호텔 로비형 동 출입구 ▲필로티 벽, 바닥 화강석 마감(THK30) 등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특화 및 차별화 계획(무상 제공)에서는 삼성물산의 `삼성타운화` 전략을 제치고 GS건설의 `서초그랑자이`의 한 수 위 조건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외관 차별화도 GS건설은 커튼 월에 컬러 알루미늄 패널과 메탈릭ㆍ실리콘 페인트가 제시됐지만 삼성물산은 일반 수성 페인트 방식이라 GS건설의 홍보 논리가 조합원들에게 먹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직은 이른 승부 예측… 양측 모두 `자신만만`
삼성물산 "총력전 펼치고 있다" GS건설 "강남에서도 보기 드문 특화ㆍ설계"
다만 아직 승부 예측은 이르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삼성물산 측은 승부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국내 최고의 수주 기획사와 함께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만큼 아직 민심의 향방을 점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은 럭셔리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게 35층에 스카이 풀 빌라, 스카이 글램핑, 스카이라운지 등 도심 속 럭셔리 리조트 개념을 도입할 계획으로, 전용 84㎡ 이상은 4베이(Bay)를 적용할 예정이다. 반면 `GS건설은 일부 설계 부분이 2베이(Bay)`라는 공세를 이어 가고 있다.
또한 조경은 대형 수경 공간인 워터플라자, 동별로 마련된 정원 부티크 가든, 에버랜드 꽃길과 놀이시설 등을 응용, 에버랜드와 제휴해 테마파크 형식으로 조성하는 등 서초무지개를 명품 아파트로 만들기 위해 최고의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했다고 어필하고 있다.
특히 서초우성1ㆍ2ㆍ3차에 이어 서초무지개까지 수주해 서초ㆍ반포ㆍ대치동을 잇는 강남 래미안 벨트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이와 달리 GS건설은 특화ㆍ차별화에 따른 공사비는 변동이 없는 `확정 공사비`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서초무지개 조합원들의 지적 수준이 높아 공사비 꼼수 등은 금세 진위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GS건설은 외관 특화비용 130억원 상당을 조합원들에게 무상 제공할 계획이다. 단지 안에는 중앙공원 6300평을 배치하는 동시에 세대수 증가와 평면 차별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강남에서도 보기 드문 외관 특화 및 설계로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는 전언이다.
양측의 조건은 주차장에서도 차이가 난다. GS건설은 특화 전략을 세워 지하 3개 층, 총 2974대(가구당 2.0대)로 대폭 늘리는 동시에 전체를 2.5m 100% 광폭 주차장으로 설계했다. 반면 삼성물산 제안 조건에는 `경차 제외 시`란 문구가 포함돼 있어 실제로는 광폭 주차장이 아니라는 주장까지 등장한 상태다.
이에 GS건설은 사업제안서상의 꼼수를 정확히 판단해 달라고 주문하고 있고, 삼성물산이 조건에서 밀리자 공사비와 2베이(bay) 주장을 이어 가고 있지만 정확한 비교표 분석 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달라고 홍보하고 있다.
나아가 ▲길마중길 특화(진경산수조경ㆍ브릿지 설치ㆍ데크 산책로ㆍ방음벽 넝쿨 조성) ▲265가구(34평형 108가구ㆍ40평형 이상 157가구) 테라스 설치로 평면 특화 ▲층간소음 저감(슬라브 두께 250㎜·차음재 30㎜ 적용) ▲커뮤티니시설 면적 2배 확대(2323평) ▲쓰레기 이송 설비(68억원 무상 제공) ▲주방벽 천연석 적용 등의 특화 전략도 내세우고 있다.
각 사의 분위기, 막판 영향 미칠까?
삼성물산 내ㆍ외부 악재로 `뒤숭숭` GS건설 "지난달까지 23곳 7조원 수주"
이처럼 양 사 모두 수주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지만 각 사의 분위기는 다르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특히 삼성물산의 경우 내ㆍ외적 문제로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에 따르면 외부적으로는 `매각설`로, 내부적으로는 조직 개편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뿐만 아니라 삼성물산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일축하고 있지만 서초무지개에서 개인정보 등 `컴플라이언스(complianceㆍ준법)` 위반 문제로 감사설이 나오고 있는 것도 악재라는 분석이다.
이와 달리 GS건설은 지난달 기준 올해 전국 총 23개 사업장에서 시공권을 가져간 데다 수주 금액이 7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다.
이에 GS건설의 수주에 무게가 실리면서 사 측의 재개발ㆍ재건축 부문의 `공격적인 수주 행보`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양측의 분위기가 상반된 가운데 업계는 이 같은 사내 분위기 역시 수주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주택문화연구원 노우창 기획1실장은 "연말 수주 격전지로 꼽히는 서초무지개에서 지키려는 삼성물산과 서초동 입성을 노리는 GS건설의 2번째 대결이 `초박빙`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처럼 두 건설사의 치열한 공방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결국 민심의 향방은 사업제안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고의 브랜드를 자랑하는 삼성물산과 GS건설의 2파전이기 때문에 결국 승패를 가르는 것은 `조건`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공사비 싼 삼성물산 대 특화ㆍ조건이 우위에 있는 GS건설`의 2파전인 만큼 승부는 오는 19일이 돼서야 명확히 판가름 날 것이다. 큰 표 차이가 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각자 재산이 걸려 있는 만큼 꼼꼼히 사업제안서를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니 인터뷰] 서초무지개 구대환 조합장
"공정ㆍ투명성 원칙, 어제ㆍ오늘ㆍ내일 모두 적용"… 두 건설사에 협조 당부
"관심 가져준 조합원들에 감사… 각 사의 사업 조건 면밀히 검토해 달라" 강조
지난 8월 임시총회에서 선출된 구대환 조합장의 사업 모토는 아직도 변함이 없다. 그는 시공자 입찰에 임하는 지금도 한결같이 공정성ㆍ투명성의 원칙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있다. 아울러 시공자가 선정되는 그날까지 입찰에 참여한 두 건설사가 조합의 이 같은 뜻에 협조해주기를 누차 당부하고 있다.
다음은 지난달 27일 입찰마감 직후 만난 구 조합장과의 일문일답.
- 시공자 입찰을 성공적으로 마감했다. 소감은/
두 곳 모두 국내 굴지의 건설사이다 보니 입찰 열기가 매우 뜨거웠고, 적극성과 진지함이 대단했다. 특히 합설ㆍ총회의 순서 및 총회 책자에 입찰제안서 수록 등의 사안은 양 사에게 매우 민감한 사안이었을 것이다. 다행히도 조합과 두 건설사의 합의로 지혜롭게 해결돼 기쁘게 생각한다.
- 입찰에 참여한 양 사에 바라는 것은/
입찰에 최고의 조건으로 참여해줘 감사하다. 우리 서초무지개 재건축이 가장 큰 모토로 삼는 것은 `공정성`과 `투명성`이다. 조합은 지금까지도 그래 왔고 지금 이 순간도 그렇고, 앞으로도 이 원칙을 절대적으로 지킬 것이다. 두 건설사의 사업 참여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는 이미 알고 있지만 과열된 열기로 인해 조합의 사업 진행이나 상대 건설사를 비방ㆍ무시하는 행위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두 건설사는 진지하게 경쟁에 임하되 조합이 진행하는 입찰 방식에 잘 따라주고 협조해줬으면 좋겠다.
- 향후 계획은/
양 사의 사업 조건에 대한 조합원들의 `알 권리`와 이해도를 충족시키는 게 가장 큰 현안이다. 조합원들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세 차례 합설을 개최할 계획이다. 다음 달(12월) 4ㆍ5ㆍ6일 중 하루에는 사전 합설, 그달 12일(서초구민회관) 제1차 합설, 19일(서이초등학교) 2차 합설 및 시공자선정총회를 각각 개최할 예정이다. 1차 합설 및 시공자선정총회는 장소가 정해졌는데 사전 합설은 아직 장소가 섭외되지 않았다.
- 조합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이번 입찰의 주인공인 우리 서초무지개 조합원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신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한다. 이제 양 사의 입찰제안서를 조합이 접수한 만큼 제시한 조건에 대한 면밀한 검토 과정이 필요하다. 지난 입찰 동안 조합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나온 제안서인 만큼 앞으로도 두 후보 건설사가 제시한 조건을 면밀히 검토해 현명한 선택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아유경제=민수진 기자] 올 하반기 업계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아파트(이하 서초무지개) 재건축 시공권의 향방이 곧 가려진다.
최근 서초무지개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조합장 구대환ㆍ이하 조합)은 오는 19일 오후 2시 단지 인근 서이초등학교에서 시공자 선정을 위한 총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월 13일 조합이 개최한 현장설명회(이하 현설)에는 무려 19개(▲대림산업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라인건설 ▲GS건설 ▲한진중공업 ▲호반건설 ▲롯데건설 ▲금호산업 ▲제일건설 ▲한화건설 ▲금성백조 ▲쌍용건설 ▲한양 ▲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 ▲한신공영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건설사가 참여한바 있다.
이로 인해 경쟁 분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당시 다수 도시정비업계 전문가들은 이곳 시공 수주전이 삼성물산과 GS건설의 `2파전`으로 치러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이 같은 예상대로 `GS건설 대 삼성물산`의 경쟁 구도가 확정됐고, 이달 19일 총회 결과에 업계의 눈과 귀가 모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시공자로 선정된 건설사는 향후 서초구 효령로 391 일원 6만1641.40㎡에 용적률 299.85%, 건폐율 15.44%를 적용한 지하 3층~지상 35층 아파트 10개동 1481가구(분양 1344가구, 임대 137가구) 및 근린생활시설 등을 짓는 공사를 도맡는다.
특히 GS건설과 삼성물산은 과거 서초우성3차(재건축)에서 명승부를 펼친 바 있어 업계 등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시엔 삼성물산이 불과 3표 앞서 시공권을 가져갔다.
한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번 입찰의 관점 포인트는 삼성물산의 `수성`이냐, GS건설의 `설욕`이냐인데, 입찰제안서가 공개된 이후 삼성물산의 저렴한 공사비에 삼성물산 쪽으로 분위기가 실리는 듯 했다"면서도 "하지만 조합의 비교표 및 각 사의 사업설명회 등으로 세부적인 조건 등이 알려지면서 민심의 방향이 GS건설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1차시공자선정 합동설명회는 오는 12일 2시 서초구민회관에서 개최되며 2차 합설은 13일 T-K호텔 본관3층 거문고 홀에서 개최된다.
또한 3차 합동설명회 및 시공자선정총회는 서이초등학교 체육관에서 2시에 개최된다.
삼성물산의 `낮은 공사비` vs GS건설의 `한 수 위 특화ㆍ사업 조건`
업계 "삼성물산의 공사비에 `꼼수` 있다" 주장에 사 측 "근거 없는 억측"
본보가 입수한 두 건설사의 입찰제안서에 따르면 3.3㎡당 공사비로 GS건설은 468만9838원, 삼성물산은 419만4000원을 제시했다.
이를 두고 각 사의 입장은 현저하게 달랐다.
삼성물산은 저렴한 확정 공사비를 내세워 공세를 이어 갔고 GS건설은 정직한 확정 공사비와 한 수 위 사업 조건으로 홍보 논리를 이어 갔다.
특히 각 사의 입찰제안서를 살펴본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물산의 공사비가 저렴한 데는 GS건설과 총면적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GS건설은 조합이 제시한 총면적인 8만558평(1평=3.3㎡)을 기준으로 해서 3.3㎡당 468만9838원을 제시했다. 반면 삼성물산은 조합이 제시한 총면적 대신 자사 기준인 8만9144평으로 해서 419만4000원을 제시한 것.
만일 조합이 제시한 기준으로 하면 공사비는 삼성물산의 공사비는 약 464만원/3.3㎡ 수준까지 올라간다. 공사비를 낮게 보이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곳의 한 조합원은 "입찰 전부터 삼성물산 측은 공사비 공사비 예가가 너무 낮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가가 낮어 공사비산출이 어렵다는 주장을 어필 했지만 실제로 입찰에 참여한 삼성물산의 공사비는 파격적이어서 놀랐던 것이 사실이다"면서 "이렇다 보니 양측의 입찰 제안 조건을 비교해 보면서 (삼성물산의) 공사비에 `꼼수`가 숨어 있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조합원 추가 분담금과 직결되는 세대수도 논란이 되고 있다. GS건설은 조합이 제시한 1481가구 기준 6가구 늘어난 1487가구를, 삼성물산은 기준보다 46가구 줄어든 1435가구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양측의 세대수 차이(52가구)를 30평짜리 아파트 및 일반분양가 4500만원/3.3㎡로 가정하면 이로 인한 분양 수익 격차는 702억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업 방식이 `도급제`인 점을 고려하면 GS건설이 삼성물산보다 이만큼의 이익을 조합원들에게 돌려줄 수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삼성물산이 시공자로 선정되면 이만큼 손해를 보게 되는데, 이를 전체 조합원 수(1047명)로 나누면 조합원 1인당 6536만원의 추가 분담금이 발생하는 꼴이 된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조합원들은 동요하고 있다. 지지하는 건설사를 사이에 두고 양측이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모습도 목격된다.
이와 관련해 삼성물산 측은 "전체 분양 평수가 이익이기 때문에 GS건설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특히 신축 총면적이 8만9144평으로 GS건설이 제안한 8만8555평보다 589평이 더 넓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도 공사비는 3738억6000만원으로, GS건설(3779억4000만원)보다 40억원 저렴하다는 것. 삼성물산이 GS건설보다 약 600평을 더 짓는데도 총 공사비는 40억원이나 낮아 유리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본사차원에서 최적의 공사비로 입찰에 참여했다며 사업조건 역시 삼성물산이 우세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물산의 논리대로 하더라도 총 분양 평수에 조합원(분)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조합원분양가를 일반분양가보다 저렴하게 하더라도 분담금은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GS건설은 `확정` 공사비를 제시했지만 삼성물산은 `변동` 공사비를 제시한 셈이다"라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특화 부분에 대한 각 사의 입장도 현저히 달랐다.
입찰제안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삼성 혁신안에서 외관 특화(▲뉴래미안 옥상 조형물 ▲저층 석재 마감 확대 ▲주출입구 초대형 문주 ▲부출입구 래밍안 스트리트 문주 ▲입면 분할 LS타입 고기밀성 시스템 이중창 ▲아트리움형 선큰 주동 로비)에 6개, 테마형 조경 특화(▲스카이워크 ▲테마파크형 놀이터 ▲각 동별 부티크 가든 ▲고급 수목 특화 ▲수경시설 및 ▲수경 카페)에 6개, 스카이 커뮤니티 특화(▲스카이 풀 빌라 ▲스카이 글램핑 ▲35층 루프 탑 커뮤니티 라운지 ▲스카이라운지 공사비 ▲소음 방지를 위한 이중 슬라브 구조 ▲전망형 엘리베이터)에 6개 등 18개를 제안했다.
반면 GS건설은 ▲커튼 윌 Look+AL-PVC 창호 적용(전체 동) ▲컬러 알루미늄 패널(전체 동) ▲메탈릭ㆍ실리콘 페인트(전체 동) ▲측벽 패턴 디자인 알루미늄 패널+LED 경관 조명(5개동) ▲옥상 구조물+경관 조명(전체 동) ▲테라스 입면(강화 유리 난간) ▲Sky Cube(최상층 스카이라운지) ▲펜트하우스 및 복층 세대 ▲`서초그랑자이` 문주 특화(South, East 2개소) ▲저층 5개 층 석재 마감(전체 동) ▲호텔 로비형 동 출입구 ▲필로티 벽, 바닥 화강석 마감(THK30) 등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특화 및 차별화 계획(무상 제공)에서는 삼성물산의 `삼성타운화` 전략을 제치고 GS건설의 `서초그랑자이`의 한 수 위 조건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외관 차별화도 GS건설은 커튼 월에 컬러 알루미늄 패널과 메탈릭ㆍ실리콘 페인트가 제시됐지만 삼성물산은 일반 수성 페인트 방식이라 GS건설의 홍보 논리가 조합원들에게 먹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직은 이른 승부 예측… 양측 모두 `자신만만`
삼성물산 "총력전 펼치고 있다" GS건설 "강남에서도 보기 드문 특화ㆍ설계"
다만 아직 승부 예측은 이르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삼성물산 측은 승부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국내 최고의 수주 기획사와 함께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만큼 아직 민심의 향방을 점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은 럭셔리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게 35층에 스카이 풀 빌라, 스카이 글램핑, 스카이라운지 등 도심 속 럭셔리 리조트 개념을 도입할 계획으로, 전용 84㎡ 이상은 4베이(Bay)를 적용할 예정이다. 반면 `GS건설은 일부 설계 부분이 2베이(Bay)`라는 공세를 이어 가고 있다.
또한 조경은 대형 수경 공간인 워터플라자, 동별로 마련된 정원 부티크 가든, 에버랜드 꽃길과 놀이시설 등을 응용, 에버랜드와 제휴해 테마파크 형식으로 조성하는 등 서초무지개를 명품 아파트로 만들기 위해 최고의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했다고 어필하고 있다.
특히 서초우성1ㆍ2ㆍ3차에 이어 서초무지개까지 수주해 서초ㆍ반포ㆍ대치동을 잇는 강남 래미안 벨트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이와 달리 GS건설은 특화ㆍ차별화에 따른 공사비는 변동이 없는 `확정 공사비`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서초무지개 조합원들의 지적 수준이 높아 공사비 꼼수 등은 금세 진위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GS건설은 외관 특화비용 130억원 상당을 조합원들에게 무상 제공할 계획이다. 단지 안에는 중앙공원 6300평을 배치하는 동시에 세대수 증가와 평면 차별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강남에서도 보기 드문 외관 특화 및 설계로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는 전언이다.
양측의 조건은 주차장에서도 차이가 난다. GS건설은 특화 전략을 세워 지하 3개 층, 총 2974대(가구당 2.0대)로 대폭 늘리는 동시에 전체를 2.5m 100% 광폭 주차장으로 설계했다. 반면 삼성물산 제안 조건에는 `경차 제외 시`란 문구가 포함돼 있어 실제로는 광폭 주차장이 아니라는 주장까지 등장한 상태다.
이에 GS건설은 사업제안서상의 꼼수를 정확히 판단해 달라고 주문하고 있고, 삼성물산이 조건에서 밀리자 공사비와 2베이(bay) 주장을 이어 가고 있지만 정확한 비교표 분석 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달라고 홍보하고 있다.
나아가 ▲길마중길 특화(진경산수조경ㆍ브릿지 설치ㆍ데크 산책로ㆍ방음벽 넝쿨 조성) ▲265가구(34평형 108가구ㆍ40평형 이상 157가구) 테라스 설치로 평면 특화 ▲층간소음 저감(슬라브 두께 250㎜·차음재 30㎜ 적용) ▲커뮤티니시설 면적 2배 확대(2323평) ▲쓰레기 이송 설비(68억원 무상 제공) ▲주방벽 천연석 적용 등의 특화 전략도 내세우고 있다.
각 사의 분위기, 막판 영향 미칠까?
삼성물산 내ㆍ외부 악재로 `뒤숭숭` GS건설 "지난달까지 23곳 7조원 수주"
이처럼 양 사 모두 수주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지만 각 사의 분위기는 다르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특히 삼성물산의 경우 내ㆍ외적 문제로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에 따르면 외부적으로는 `매각설`로, 내부적으로는 조직 개편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뿐만 아니라 삼성물산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일축하고 있지만 서초무지개에서 개인정보 등 `컴플라이언스(complianceㆍ준법)` 위반 문제로 감사설이 나오고 있는 것도 악재라는 분석이다.
이와 달리 GS건설은 지난달 기준 올해 전국 총 23개 사업장에서 시공권을 가져간 데다 수주 금액이 7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다.
이에 GS건설의 수주에 무게가 실리면서 사 측의 재개발ㆍ재건축 부문의 `공격적인 수주 행보`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양측의 분위기가 상반된 가운데 업계는 이 같은 사내 분위기 역시 수주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주택문화연구원 노우창 기획1실장은 "연말 수주 격전지로 꼽히는 서초무지개에서 지키려는 삼성물산과 서초동 입성을 노리는 GS건설의 2번째 대결이 `초박빙`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처럼 두 건설사의 치열한 공방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결국 민심의 향방은 사업제안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고의 브랜드를 자랑하는 삼성물산과 GS건설의 2파전이기 때문에 결국 승패를 가르는 것은 `조건`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공사비 싼 삼성물산 대 특화ㆍ조건이 우위에 있는 GS건설`의 2파전인 만큼 승부는 오는 19일이 돼서야 명확히 판가름 날 것이다. 큰 표 차이가 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각자 재산이 걸려 있는 만큼 꼼꼼히 사업제안서를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니 인터뷰] 서초무지개 구대환 조합장
"공정ㆍ투명성 원칙, 어제ㆍ오늘ㆍ내일 모두 적용"… 두 건설사에 협조 당부
"관심 가져준 조합원들에 감사… 각 사의 사업 조건 면밀히 검토해 달라" 강조
지난 8월 임시총회에서 선출된 구대환 조합장의 사업 모토는 아직도 변함이 없다. 그는 시공자 입찰에 임하는 지금도 한결같이 공정성ㆍ투명성의 원칙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있다. 아울러 시공자가 선정되는 그날까지 입찰에 참여한 두 건설사가 조합의 이 같은 뜻에 협조해주기를 누차 당부하고 있다.
다음은 지난달 27일 입찰마감 직후 만난 구 조합장과의 일문일답.
- 시공자 입찰을 성공적으로 마감했다. 소감은/
두 곳 모두 국내 굴지의 건설사이다 보니 입찰 열기가 매우 뜨거웠고, 적극성과 진지함이 대단했다. 특히 합설ㆍ총회의 순서 및 총회 책자에 입찰제안서 수록 등의 사안은 양 사에게 매우 민감한 사안이었을 것이다. 다행히도 조합과 두 건설사의 합의로 지혜롭게 해결돼 기쁘게 생각한다.
- 입찰에 참여한 양 사에 바라는 것은/
입찰에 최고의 조건으로 참여해줘 감사하다. 우리 서초무지개 재건축이 가장 큰 모토로 삼는 것은 `공정성`과 `투명성`이다. 조합은 지금까지도 그래 왔고 지금 이 순간도 그렇고, 앞으로도 이 원칙을 절대적으로 지킬 것이다. 두 건설사의 사업 참여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는 이미 알고 있지만 과열된 열기로 인해 조합의 사업 진행이나 상대 건설사를 비방ㆍ무시하는 행위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두 건설사는 진지하게 경쟁에 임하되 조합이 진행하는 입찰 방식에 잘 따라주고 협조해줬으면 좋겠다.
- 향후 계획은/
양 사의 사업 조건에 대한 조합원들의 `알 권리`와 이해도를 충족시키는 게 가장 큰 현안이다. 조합원들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세 차례 합설을 개최할 계획이다. 다음 달(12월) 4ㆍ5ㆍ6일 중 하루에는 사전 합설, 그달 12일(서초구민회관) 제1차 합설, 19일(서이초등학교) 2차 합설 및 시공자선정총회를 각각 개최할 예정이다. 1차 합설 및 시공자선정총회는 장소가 정해졌는데 사전 합설은 아직 장소가 섭외되지 않았다.
- 조합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이번 입찰의 주인공인 우리 서초무지개 조합원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신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한다. 이제 양 사의 입찰제안서를 조합이 접수한 만큼 제시한 조건에 대한 면밀한 검토 과정이 필요하다. 지난 입찰 동안 조합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나온 제안서인 만큼 앞으로도 두 후보 건설사가 제시한 조건을 면밀히 검토해 현명한 선택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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