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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 ‘걸림돌’ 4選
repoter : 서승아 기자 ( nellstay87@naver.com ) 등록일 : 2015-12-18 12:37:37 · 공유일 : 2015-12-18 20:02:05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성경 한 구절에서 따온 이 말은 2015년 재개발ㆍ재건축시장의 특징을 집약해준다. 지난해 업계의 부정적인 전망 속에서도 시장은 정부와 건설업계의 `밀기`와 일선 현장과 수요자들의 `당기기`가 합쳐지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나타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 상승세를 가로막는 `걸림돌`들이 많아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높다.
이에 본보는 2015년 한 해 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발목을 잡았던 4개의 `돌`에 대해 짚어 봤다.
① 서울시 공공관리제도
도입 5년이 흘렀지만 여전한 `불신`
`유명무실` 비판에 이름만 `지원`으로… 당국의 시선은 여전히 `관리`에만!
공공관리제도는 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자체가 `공공관리자`가 돼 사업 전반을 관리ㆍ지원하는 제도다. 서울시가 2009년 7월 도입해 성수지구와 한남재정비촉진지구에 시범 적용했고, 2010년 4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법적 근거가 마련된 후 같은 해 7월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서울시는 한술 더 떠 시공자 선정에까지 관여하기 시작했다. 2010년 10월 시공자 선정 시기를 `조합설립인가 이후`에서 `사업시행인가 이후`로 조정하는 내용으로 이 제도를 확대 시행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시행 초기부터 반발에 부딪혔다.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 및 조합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의 자금 조달에 현저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게 주된 이유였다. 일부 비리를 잡자고 전체 정비사업에 훼방을 놓는 `행정 편의주의` 식 정책이란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실제로 이 같은 우려는 지난 5년간 도시정비업계를 큰 시름에 빠뜨렸다. 일부ㆍ소수 사례이나 비리는 여전한 반면 상당수 현장이 자금 조달에 애를 먹으며 `진퇴양난`의 처지에 놓이게 돼서다.
특히 서울시가 투명성 강화를 명분으로 시공자 선정에 관여한 것은 5년이 지난 지금까지 `패착`으로 분류된다. 개별 홍보를 금지했음에도 시공권 경쟁이 펼쳐지는 현장마다 개별 홍보가 판을 치고, 이른바 `OS`를 동원한 불법ㆍ편법 홍보가 이뤄지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 데도 서울시는 `수수방관`하고 있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뒤늦게 조사에 착수할 때면 상황은 이미 끝나 버리기 일쑤였다. 적발도 어려운 데다 행여 적발하더라도 처벌의 실효성이 떨어져 건설사들의 불법과 편법을 사실상 조장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심지어 이 같은 이유로 공공관리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형국이다.
시장의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듯 최근 정부와 협의해 제도의 이름을 `공공지원제도`로 바꾸기로 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싸늘하다. 이름만 `지원`으로 바뀔 뿐 서울시의 행정은 여전히 `관리`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② 고래 싸움(국토부 vs 서울시)
`오락가락` 국토부ㆍ`똥고집` 서울시 줄다리기에 `새우 등`은 터진다!
규제를 완화하려는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와 이에 반대하는 서울시란 두 마리 `고래`의 싸움에 수많은 새우(조합ㆍ추진위) 등만 터지는 일이 비일비재했지만 이 같은 기류는 올 들어 더욱 심해졌다.
국토부는 지난해 9ㆍ1대책을 시작으로 재개발ㆍ재건축시장 활성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규제 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사사건건 규제 강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양측의 `평행선`이 이어지는 동안 국토부가 마련한 시장 활성화 대책은 실효성을 잃어 갔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행에 들어간 각종 정책들의 효과도 반감됐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기류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정부가 가계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내년부터 대출 규제 강화에 나설 계획이지만 정비사업 관련 정책의 키워드는 여전히 `규제 완화`에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서울시 행정의 지향점에도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여 양측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일례로 서울시는 최근 발표한 `한강변 관리 기본계획`을 통해 한강변에 35층 초과 아파트를 지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자 층수 규제에 사실상 발목을 잡힌 일선 현장들에선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 최고 높이가 35층으로 제한되지만 `특별건축구역` 제도를 적용해 해당 단지의 건폐율이나 동간 거리 등 규제를 완화해 보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수 현장들에게 `특별건축구역` 지정은 `그림의 떡`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서울시가 지정한 전례가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까지 특별건축구역 지정을 통해 35층 초과 아파트를 짓게 된 곳은 서초구 신반포1차가 유일하다. 이 같은 이유에서 `서울시가 스스로 특별건축구역 제도를 무력화하고 있다`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③ 3災 중 남은 2개
`재개발 임대주택`은 풀렸는데 여전한 `매몰비용ㆍ기부채납`



도시정비업계에서 난제로 꼽히는 3가지, 임대주택ㆍ기부채납ㆍ매몰비용 가운데 하나는 풀렸지만 나머지 둘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각 지자체를 중심으로 조례 개정 등을 통해 조합에도 매몰비용을 지원해줄 수 있는 길이 하나둘씩 열리고 있는 것과 달리 기부채납은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한 채 겉돌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9일 국토부는 주택건설사업의 기반시설 기부채납과 관련한 운영 등의 법적 기준을 마련한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고시는 이미 시범 운영 중에 있는 기존 운영 기준을 보완해 법 시행일에 맞춰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해 국토부는 주택사업 시 지자체의 과도한 기부채납 요구를 합리적으로 제한하기 위해 관련 연구 용역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기부채납 부담 기준을 전체 대지면적의 8% 내에서 결정하도록 하는 운영 기준을 마련한바 있다.
국토부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운영 기준을 보완해 내년 6월 말부터 공식 시행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에 따라 선언적 수준에 머물렀던 기반시설 기부채납 규정을 보다 실효성 있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며 "업계 부담 완화를 통한 주택건설사업의 촉진과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일선 지자체들의 협조와 희생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례로 서울시는 이러한 국토부 조치에 이미 `반대`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서울시 도시재생본부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기부채납 완화 조건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밝혀 두 주체 간 불협화음만 다시 한 번 보여줬다.
매몰비용도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정부가 조합의 매몰비용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데다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건설사가 포기한 채권에 대해 손해를 보전해주는 `손금 산입`도 사실상 사문화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가압류 및 소승 등으로 채권을 회수하는 길을 택하면서 건설사 대 조합ㆍ추진위, 조합ㆍ추진위 대 토지등소유자의 연쇄적인 갈등을 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④ 시공자의 말 바꾸기
뒷간 갈 적 마음 다르고 올 적 마음 다르다더니… 시공권 획득 위해 空約 남발, 선정 후엔 `돌변`
시공자의 `변심` 혹은 `거짓말`도 업계의 풀리지 않는 악습이다. 시공권을 따기 전에 `일단 따고 보자` 식으로 공약(空約)을 남발해 놓고 시공자로 선정된 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딴소리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게 도시정비업계의 현주소다.
대표적인 게 ▲무상지분율 보장 파기 ▲추가 분담금 `폭탄` ▲사업비ㆍ운영비 지원 중단 등이다.
실제로 최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에서 불거진 추가 분담금 폭탄 사태나 과거 부천 A재건축 구역과 부산 B 재건축 구역, 최근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재개발), 수원 팔달8구역(재개발) 등에서 시공자가 보여줬던 행태들은 앞선 사례와 맥을 같이한다.
물론 시공자들도 할 말은 있을 수 있다. 경기 변동 혹은 물가 상승 등에 따라 `파트너`인 조합(원)들에게도 일정 부분 희생이 요구되는데, 지나칠 정도로 건설사에게만 책임을 드리운다는 항변이 그러하다.
하지만 결국 이는 `비겁한 변명`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분쟁의 근본 원인이 `일단 (시공자로) 되고 보자`는 건설사들의 수주 행태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한 도시정비업계 전문가는 "조합과 건설사의 관계에 있어서 건설사는 조합에 비해 비할 수 없는 전문가 집단이다. 더욱이 수십 년간 업계에 몸담아 오면서 사업 환경의 변화에서 기인한 분쟁 가능성 등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데도 무조건 수주하고 보자는 식으로 달려든 건설사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면서 "애초에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해 놓고, 혹은 이행할 의사도 없으면서 조합원들이 혹할 만한 제안을 한 건설사들이 시공권을 가져간 뒤 말을 바꾸고, 심지어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때 이른바 `비대위`를 측면 지원해 조합 집행부를 흔들거나 자금 지원을 중지 또는 공사를 중단하는 행태들은 반드시 근절돼야 할 폐단"이라고 강조했다.
한 재개발ㆍ재건축 관련 시민 단체 관계자는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란 점에서 건설사의 처지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파트너십을 맺은 조합(원)에 사 측이 책임져야 할 손실까지 떠넘기는 악의적인 행태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면서 "기업들의 자정 노력이 중요하지만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닌 만큼 조합(원)이 시공자 선정 때 입찰 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 보고, 계약 체결 시에는 계약(서)에 독소 조항은 없는지 살피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계약 체결에 앞서 공사 이행보증 약정 혹은 각서를 받아 놓는 것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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