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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천2구역 재개발, 2016년 메이저 건설사 간 첫 수주전 ‘활짝’
현대건설ㆍ대림산업 ‘2파전’… 업계 “조건 등서 앞선 대림산업이 ‘유리’”
repoter : 박재필 기자 ( pjp78@naver.com ) 등록일 : 2015-12-24 14:35:15 · 공유일 : 2015-12-24 20:02:00


[아유경제=박재필 기자] 지난 19일 올 하반기 최고의 `빅 매치`가 벌어졌던 서울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아파트(재건축ㆍ이하 서초무지개). 300표 이상의 차이로 GS건설이 삼성물산을 제치고 시공자로 선정되면서 올 하반기 도시정비사업 수주전도 끝을 향해 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열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새해 벽두부터 시공자를 선정하는 현장들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곳이 인천 청천2구역(재개발)이다.
이곳은 지난 21일 시공자 입찰을 마감했다. 그 결과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의 `2파전`으로 경쟁 구도가 확정됐다. 다른 현장과 달리 메이저 건설사 간 진검 승부가 예고된 셈이다.
물론 서울 중랑구 중화1구역(재개발) 등에도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청천2구역에서 서초무지개에 버금가는 `빅 매치`가 펼쳐질지는 얼마 전까지 업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청천2구역은 지난 수년간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그런 이곳에 `돌파구`가 돼준 것은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이다. 청천2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은 인근 도화1구역 뉴스테이사업의 성공을 거울삼아 이를 청천2구역에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지난 5월 국토교통부가 청천2구역을 뉴스테이 시범 사업 구역으로 선정했고, 이후 6개월간 정비계획 변경, 경관심의, 도시계획심의, 교통영향평가, 건축심의 등을 거쳐 지난 14일 사업시행 변경인가까지 받았다.
뉴스테이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조합은 과거 사업 지연의 문제점 등을 고려해 시공자는 단독으로 선정해야 한다는 쪽으로 중지를 모았다.
이후 대형 건설사들의 움직임이 포착되기 시작했고 특히 대림산업과 현대건설이 관심을 가지면서 이목이 집중됐지만 얼마 전 현대건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이곳 조합원들에게 알리면서 뉴스테이사업의 `선두 주자`로 평가 받고 있는 대림산업의 `무혈입성`이 예상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 9월 뉴스테이 1호 `e편한세상도화`의 성공적인 착공식 등으로 청천2구역의 민심은 대림산업의 입찰 참여를 바라는 분위기로 형성됐다.
여기에 하반기 들어 지난해 정비사업 수주 1위의 위용을 회복한 대림산업 입장에서도 청천2구역을 하반기 기세로 몰아 내년 상반기에도 이어 나가기 위한 `교두보`로 삼으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같은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하지만 입찰마감 5분전 현대건설의 응찰로 대림산업과 현대건설의 2파전 구도가 형성됐고 올 하반기 최대어인 서초무지개 이상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조합, 입찰비교표 곧 공개… 조건ㆍ분위기 앞선 대림산업이 기선 제압
아직 조합의 공식 입찰비교표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본보가 다방면의 정보를 취합한 결과, 조건과 분위기 등에서 앞선 대림산업이 기선을 제압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급공사비의 경우 대림산업은 3.3㎡당 348만원을 제시했고 현대건설은 349만9000원을 제안했다. 이주/철거 기간은 2곳 모두 각각 6개월/3개월로 동일했다.
공사 기간은 대림산업이 36개월, 현대건설이 38개월을 제시해 대림산업이 2개월 짧았다.
특히 대림산업의 경우 `무상 1000만원`의 이사비를 제시했지만 현대건설은 `300만원 대여`라고 제안해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건설의 파격적인 조건을 기대했지만 예상 외 결과가 나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 정비업체 대표는 "얼마 전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현대건설의 입장 발표는 수주 참여를 위한 `비밀 작전`이었던 것 같다. 대림산업을 안심시키고 마감 5분전 파격적인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했을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며 "조합의 공식 입찰비교표가 나오면 확실해지겠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공사비ㆍ이사비 등의 내역만 살펴봤을 때는 대림산업의 조건이 우위에 있다. 특히 뉴스테이사업 측면에서 봤을 때 대림산업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 대림산업의 수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특화 무상 조건에서도 대림산업의 조건이 한 수 위라는 평가가 나오자 현대건설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입찰 조건이 일부 알려진 뒤 현대건설은 대림산업의 입찰 조건이 조합 입찰지침서와 일맥상통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입찰 자격 박탈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조건에서 밀린 현대건설이 내놓은 `무리수`로 보고 있다. 제안한 조건으로 승부를 겨루는 게 아니라 상대를 비방함으로써 뭔가를 얻으려는 것 자체가 이미 지고 들어간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현대건설의 입장은 전혀 달랐다. 대림산업의 사업 조건은 입찰 자격 박탈에 해당되는 `꼼수`가 숨어 있다는 주장을 이어 가고 있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사업 조건 이외는 전반적으로 현대건설의 조건이 우세하다는 것.
2개 사의 상반된 주장 속에 치열한 수주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른 현장 같은 느낌~ `서초무지개` 상황 재현되나?
곳곳서 시공권 박탈당한 현대건설은 `뒤숭숭`, 대림산업은 하반기 `승승장구`
청천2구역과 서초무지개. 분명 다른 현장이지만 최근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비슷하다는 게 다수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서초무지개에서는 GS건설과 삼성물산이란 정비사업 `빅2`가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올 한 해 동안 26곳(지난 19일 기준)에서 무려 8조원이 넘는 수주 실적을 쌓은 GS건설의 기세는 `래미안`의 아성을, 그것도 삼성물산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서초동에서 무너뜨리기에 충분했다.
물론 사업 조건 등에서 GS건설이 승기를 잡은 부분도 있지만 삼성물산은 내ㆍ외부 악재에 시달렸다. 수주전 초기에 불거진 컴플라이언스(complianceㆍ준법) 위반에 따른 감사설, 주택사업 부문 매각설, 구조조정 등으로 내부 역량을 온전히 모을 수 없었기에 스스로 무너진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청천2구역 입찰에 참여한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의 사이에서도 비슷한 기운이 감지된다.
대림산업은 하반기에 무서운 속도로 시공권을 쓸어 담으며 `2위` 자리를 꿰찼다. 지난 19일 기준 15곳에서 3조1000억원의 실적을 쌓은 것이다.
특히 삼성물산의 정비사업 축소 소문에 업계에서 2016년 도시재정비시장이 GS건설, 대림산업의 `2강` 구도 속에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등 4개 사가 도전장을 내미는 형국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대림산업의 행보에 탄력이 붙는 분위기다.
반면 현대건설의 분위기는 이와 다르다. 현대건설은 지난 19일 기준 3곳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수주 금액은 대림산업의 1/3도 되지 않는다.
또한 서울 영등포구 상아ㆍ현대아파트(재건축)에서는 입찰 참여했다가 현대산업개발, 포스건설에게 밀리는 수모를 당했으며, 광주 염주주공(재건축)에서도 SK건설과 힘을 합쳐 수백 명의 홍보 요원을 동원 했지만 포스코건설에 대패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현대건설의 정비사업 분위기는 누가 봐도 `뒤숭숭` 그 자체이다. 삼호가든3차, 상아ㆍ현대, 염주주공 이외는 경쟁 구도를 형성하지 못했고, 경쟁에서도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였다"면서 "뿐만 아니라 수원 팔달8구역(재개발), 서울 영등포구 신길3구역(재개발)에서는 시공권을 박탈당했거나 계약해제가 기정사실화했고, 은평구 대조1구역(재개발)에서는 비대위를 지원해 조합을 흔들려 한 정황이 포착돼 비난을 사기도 했다. 게다가 부산과 인천, 부천 등지에서 사업을 포기한 전례 등에 비춰 봤을 때 청천2구역에서도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기에는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고 진단했다.
청천2구역 한 조합원 역시 "인천 등 곳곳의 현장에서 시공권을 박탈당하고 있는 현대건설이 과연 우리 청천2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수주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설령 수주하더라도 제대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특히 자사 조건을 홍보하기보다는 경쟁사의 입찰 자격 박탈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이왕 입찰에 참여한 이상 그간의 명성에 걸맞게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쳐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로 현대건설이 수주한 인천 지역 사업지의 경우 사업비 지원 중단으로 사업이 지연돼 스스로 포기하거나 시공권이 박탈된 사례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부평4구역, 산곡2-1구역, 백운2구역, 부평2구역, 산곡6구역, 부개5구역, 작전현대아파트, 숭의1구역, 숭의2구역 등이 대표적인 현장으로 꼽히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은 인천 다수의 사업지를 모두 버리고 있는 것에 대한 지역적 비난 여론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중요 수주 포인트로 보인다"며 "현재 다수의 업계 전문가들이 대림산업의 우세를 점치고 있는 가운데 어떻게 격차를 줄여 갈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고 밝혔다.
물러날 수 없는 현대건설, 천안 원성동 재건축 때문이라도 포기 못 해?!
이 같은 기류를 인식한 듯 현대건설은 청천2구역 입찰에서만큼은 `총력전`을 펼친다는 구상으로 전해졌다.
특히 현대건설이 포기한 충남 천안시 원성동 재건축사업이 대림산업을 시공자로 선정한 뒤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면서 본사 차원에서 청천2구역만큼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 소식통은 "현대건설이 포기한 천안 원성동 재건축사업을 대림산업이 `뉴스테이`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추진하는 것을 목격한 현대건설 입장에서는 그것이 일종의 `자극`이 된 것 같다"면서 "이에 대림산업을 안심시키기 위해 현장을 포기한 것처럼 보인 뒤 기습적으로 입찰에 참여한 것 같다. 하지만 뉴스테이를 접목한 성공적인 사업을 이끌어 가고 있는 대림산업의 경우 이미 뉴스테이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사업 경험ㆍ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입찰 준비에 만전을 기해 현대건설로서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사업 제안 조건과 뉴스테이사업 역량, 회사 안팎의 분위기 등에서 앞서 있는 대림산업의 `압승`이냐, 코너에 몰린 현대건설의 `반격`이냐. 결과가 드러날 다음 달 17일 총회로 업계의 눈과 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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