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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에 막 내린 ‘바오치’ 시대
지난해 중국 GDP 6.9% 성장… 한국 경제 ‘초비상’
repoter : 정훈 기자 ( whitekoala@naver.com ) 등록일 : 2016-01-20 11:01:36 · 공유일 : 2016-01-20 20:01:45


[아유경제=정훈 기자] 이른바 `바오치(保七ㆍ7을 지킨다)` 시대가 저물었다. 1990년 이후 25년 만의 일로, 대중(對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예고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9일 지난해(2015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의 목표치인 7.0%를 밑돈 것으로, 이는 `세계의 공장이자 시장`인 중국 경제가 시진핑 국가 주석이 2014년 5월 처음 언급한 `신창타이(新常態ㆍ새로운 상태)`로 완전히 진입했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해석된다. 신창타이란 1978년 개혁ㆍ개방 이래 30년 넘게 고도성장을 거듭하던 중국 경제가 이전과는 다른 중고도 성장기로 접어들었음을 가리키는 경제 용어다.
물론 중국 당국은 이번 발표에 대한 나라 안팎의 부정적인 평가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여전히 괜찮은 성적표라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한때 중국 정부의 목표가 `바오바(保八ㆍ연 8% 성장)`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격세지감이라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실제로 중국 GDP는 2010년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0년 10.4%를 정점으로 2012년 7.7%, 2014년 7.3%를 기록하더니 지난해에는 7.0%마저 무너졌다.
이처럼 중국 경제가 둔화세를 보이면서 세계경제에도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 경제가 `나홀로` 상승세를 구가하고 있지만 미국과 함께 세계경제의 `쌍두마차`인 중국의 빈자리를 미국 혼자서 메울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 경제가 휘청거리면 미국 경제도 그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중국 경제가 과거와 같이 고성장을 할 수 없는 데다 새 동력을 찾기 전까지 반등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한 해만 높고 봐도 GDP 성장률이 `우하향`을 나타냈다. 1분기와 2분기 7.0%를 기록하며 `바오치`에 턱걸이했지만 3분기 6.9%, 4분기 6.8%로 주저앉았다.
이 때문에 글로벌 경기 전망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를 밑돌게 된 데(19일 기준 ▲두바이유 26.07달러 ▲서부텍사스유 28.46달러 ▲브렌트유 28.76달러)에도 중국 경제가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이 `금리의 정상화`를 외치며 지난달 `제로 금리` 시대를 스스로 끝낸 상황에서 중국이 그 뒤를 따라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미중 간 금리 격차는 글로벌 유동성이 미국으로 향하게끔 만드는 강한 유인이 된다. 그동안 세계의 자본을 빨아들이며 그를 바탕으로 공장을 짓고 물건을 만들어 전 세계로 수출했던 중국의 경제 시스템에 `빨간불`이 들어온 셈이다. 이는 수출로 벌어들인 막대한 돈으로 `세계의 시장` 역할을 하던 중국의 내수도 더 이상 이전과 같은 호황을 누리지 못할 것이란 방증이기도 하다. 이렇게 되면 중국 시장을 겨냥한 수출 주도형 국가들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한국이 대표적이다. 우리 경제는 전체 수출의 1/4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우리 경제도 직격탄을 맞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 경제가 좋았던 2010년 한국의 GDP 성장률은 6.5%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성장률이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현재의 경제 상황을 호황기 때와 비교하면 실제보다 위축되게 나타나고, 불황기 때와 비교하면 실제보다 부풀려져 나타나는 현상)`도 작용했지만 어찌됐든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의 성장률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신창타이`로 접어들기 시작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 경제는 중국과 비슷한 `우하향` 패턴을 보였다. 2012년 2.3%, 2014년 3.3%, 2015년 2.6% 성장이 이를 말해준다.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11개월 연속 무역액이 감소하면서 2011년부터 유지해 오던 `무역 1조달러` 시대에 마침표가 찍혔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5년 수출입 동향 및 2016년 수출입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액은 전년 대비 7.9% 감소한 5272억달러를, 수입액은 전년 대비 16.9% 줄어든 4368억달러를 나타냈다. 이 같은 `불황형 흑자(수입 감소 폭보다 수출 감소 폭이 커 무역수지가 흑자로 나타나는 현상)`로 무역수지는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는 그 자체로 우리 경제가 `불황의 늪`에 빠져들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이란 점에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더욱이 삼성전자를 필두로 하는 반도체, 휴대전화 및 가전제품의 수출이 예전만 못하고, 우리 경제를 견인하던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건설ㆍ플랜트도 저유가 등의 탓에 그 활력이 확연히 떨어졌다. 이 때문에 우리 경제가 2016년 3.0%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 국책 연구기관을 제외한 대부분의 민간 경제 연구원과 증권사들이 지난해 말 이미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줄줄이 낮춰 잡은 게 이를 뒷받침한다.
한술 더 떠 우리 경제가 장기간 2%대 저성장에 갇혀 있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한 민간 경제 연구원 관계자는 "정부의 바람대로 3% 이상 성장하려면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받쳐줘야 하는데 현재 우리 경제 체질은 그렇지 못하다.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의 경기 둔화세가 완연한 가운데 그동안 내수를 뒷받침하던 부동산시장이 지난해보다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국민들이 선뜻 지갑을 열기에 녹록치 못한 한 해가 될 것이며,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우리 경제 역시 2%대 저성장 하는 `신상태`로 접어든 만큼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경제 주체 간 논의와 경제 혁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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