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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 풀린 항공업계… 이러다 큰일 난다!
repoter : 유준상 기자 ( lostem_bass@naver.com ) 등록일 : 2016-01-29 10:32:40 · 공유일 : 2016-01-29 20:01:57


[아유경제=유준상 기자] 말 그대로 나사가 풀렸다. 자고 일어나면 회항 소식이 들려온다. 지난해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지만 그때뿐이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으로 대변되는 대형 항공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안전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더 취약할 수밖에 없는 저비용항공사(Low Cost Carrierㆍ이하 LCC)들도 예외가 아니다. LCC는 어느덧 6개로 늘었고, 하루 수만 명이 이들의 `낡은`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오간다.
세계 최고 공항 자리를 10년간 놓치지 않았던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이달 초 모터 1개가 고장 나 `수하물 대란`까지 발생했다. 천재지변이라고 해도 제주국제공항은 폭설과 한파에 너무나 힘없이 무너졌다. 공항 마비 사태로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42시간 동안 관광객과 제주 도민 9만여 명의 발이 묶였다.
이 같은 사태는 언제든지 재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는 항공업계 전반의 `나사 풀림` 현상을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뼈대부터 다시 세운다는 각오로 임해야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LCC 대표 주자 `제주항공` 특가 이벤트로 `구설`
연이은 사고로 악화된 여론 무마하려다 `노이즈 마케팅` 논란에 풍덩



저비용항공사들의 `안전 불감증`이 도를 넘은 가운데 최근 그에 따른 비난 여론을 `물 타기`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달 13일 제주항공 홈페이지가 `먹통` 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국내 대표 LCC 중 한 곳인 제주항공이 파격적인 항공권 특가 이벤트(오는 6~11월 출발 항공권의 경우 정규 운임 대비 최대 98% 할인)를 실시하면서 일시적인 수요자 폭증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제보 등에 따르면 특가 이벤트 시작 한 시간 전인 오후 3시부터 제주항공 홈페이지 접속 시 대기 시간이 발생하더니 오후 4시께부터는 홈페이지가 마비되면서 접속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제주항공은 `판촉`을 본격화하기도 전에 욕부터 먹어야 했다. 홈페이지 마비 사태가 충분히 예견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직접 피해를 겪은 한 고객은 "파격적인 이벤트를 기획하면서 홈페이지가 마비될 것을 예상하지 못할 리가 없다. 접속 폭증에 대비해 서버를 증설하거나 들어온 순서대로 홈페이지 입장을 시킬 수 있었음에도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미숙한 운영에 화가 났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홍보만 잔뜩 해 놓은 상태에서 막상 사태가 불거지자 곧바로 당일 저녁 이벤트를 중단한 후 추후 국내ㆍ국제 노선별로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고객을 기만한 행위"라며 "좋은 이미지 만들려다가 실망감만 남겨준 나쁜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이번 사태는 제주항공 입장에서 의도하지 않은(?) `노이즈 마케팅(상품을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도록 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판매를 늘리는 마케팅 기법)`이 돼 엄청난 광고 효과를 누린 것으로 유관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벤트 전날(지난 12일) 신규 가입 회원 수가 12만명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아이폰에서는 무료 앱 다운로드 1위까지 차지했다.
이 때문에 이번 이벤트에 제주항공의 고의적인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벤트 시점은 제주항공을 비롯한 LCC 항공기 사고가 연달아 발생해 공론화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이 일련의 사고와 그에 따른 여론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이 같은 전략을 썼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었다.
실제로 최근 ▲제주항공 여객기 급강하(지난해 12월 13일) ▲진에어 여객기 회항(이달 9일) ▲에어부산 여객기 창문 크랙 발생(이달 11일) ▲제주항공 조정석 창문 크랙 발생(이달 12일) 등 한 달 새 크고 작은 사고가 잇달으면서 저비용항공사에 대한 여론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이렇게 LCC를 둘러싼 문제가 부각되면서 정부는 해당 항공기에 대한 안전점검에 들어갔는데 제주항공은 이 시점을 기해 항공권 특가 이벤트를 발표ㆍ진행한 것이다.
한 항공업계 전문가는 "제주항공은 이벤트 한 번으로 연이은 저비용항공기 사고에 쏠린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는 효과를 얻었다"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항공사가 국민 안전은 등한시한 채 비판 여론을 희석시키기 위한 일종의 `물 타기`를 했다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 교통안전 관련 시민 단체 관계자는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도 지난 18일부터 항공권 특가 판매를 벌여 유사한 피해 사례가 보고된바 있다. LCC들의 안전을 담보로 하는 마케팅 전략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를 제어할 수단이 없다는 데 더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터무니없이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저비용항공사들의 이벤트에 단호히 대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에어서울 제외 LCC 5곳 평균 기령 12.68년
대형 항공사 2곳보다 3살이나 `연상`… 국토부 "20살 안 돼 문제없다" 일관
LCC 관련 사고로 철저한 조사와 안전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간 정부가 이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문제가 불거지자 국토교통부(장관 강호인ㆍ이하 국토부)는 여론을 인식한 듯 지난 8일 국내 8개 항공사 사장들을 긴급 소집해 항공사 안전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문제가 된 LCC 항공기 특별 점검을 하는 등 부랴부랴 뒷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LCC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해 5월 국토부는 8개 국내 항공사의 항공기 등록 대수 및 기령(機齡ㆍ항공기 수명) 현황을 조사한 후 이를 바탕으로 `정부와 항공사 공동 관리를 위한 협약`까지 자발적으로 체결한바 있다. 기령이 오래된 항공기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고려해 연료 효율 개선, 주요 부위에 대한 안전관리ㆍ주기적 점검 등을 대폭 강화해 노후화 방지를 하자는 것이 국토부 계획이었다.
이에 따르면 주요 항공사별 평균 기령은 ▲대한항공 9.68년 ▲아시아나항공 9.88년 ▲제주항공 11.33년 ▲진에어 14.22년 ▲에어부산 14.18년 ▲이스타항공 13.98년 ▲티웨이항공 9.67년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LCC 5곳(6번째 인가 받은 에어서울 및 화물 전용 에어인천 제외)의 평균 기령은 12.68년으로 9.78년의 대형 항공사 2곳보다 3년 가까이 높았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상황이 이런데도 국토부는 단순히 최대 기령 기준인 20년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8개월간 LCC와 관련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방치했다. 그러다 사고가 터지자 뒷수습에만 급급한 모양새"라며 "LCC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20년인 기령 기준에 문제가 있거나 LCC 항공기 자체의 문제 또는 관리와 정비 소홀 등으로 보인다. 보다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최근 국토부는 LCC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이 아니며 기령과 안전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논리로 일관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21일 국토부 항공기술과 관계자는 "실제로 이번에 급강하한 제주항공의 경우도 연한이 10년이 채 안 됐다. 국내 LCC 기령이 그렇게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엔진 등 항공기 각 부분별로 정기적인 주기에 따라 수리ㆍ교환을 해주고 있어 단순하게 안전 문제를 기령의 길고 짧음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에 연달아 발생한 LCC 결함 사고들은 마치 `머피의 법칙`과 같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부각된 것일 뿐 LCC 기종 및 기령 탓으로 돌리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이달 27일 2014년 말부터 2015년 말까지 1년 새 LCC의 항공기 운영 실태와 기종 및 기령 등이 어떠한 상태이며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기령이 안전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해도 항공기 점검에 있어 단순히 산술식으로 기령을 나열한 것 이외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는 게 다수 항공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아울러 이들은 정부가 이 같은 관료 사회 특유의 `늑장 대처` 관행을 깨고 능동적으로 엄격한 체계를 갖춘 항공 안전 시스템을 구축해야만 아찔한 항공 사고로부터 국민 안전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항공기 사고는 발생 확률은 현저히 낮지만 한 번 터졌다 하면 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항공기만 문제? 공항도 문제!
필요한 데는 `과부하`인데 곳곳에 `유령 공항`… 업계 "구조조정 시급"
그런가 하면 국내 각 지역별 공항들이 여객 수요 조절에 실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국제 항공 수요를 담당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은 국내 최대 규모임에도 매년 증가하는 여객 수를 감당할 여객 처리 능력에 과부하가 걸린 상태다. 지난 3일 동계 성수기를 맞은 인천국제공항에는 2001년 개항 이래 최대 규모인 17만명이 몰리면서 수하물 처리시설이 고장 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수하물 약 5200개를 싣지 못했고, 줄줄이 수하물 선적에 문제가 생기면서 항공기 159편이 정시에 출발하지 못하는 등 공항 전체 운영이 마비되는 사태에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공항 측의 미숙한 사고 대처도 논란을 키웠다. 당시 인천공항공사는 보도 자료를 통해 "여객과 수하물이 아침 피크 시간대에 집중돼서 그렇다. 공항의 처리 한계 용량에는 못 미쳤지만 비닐ㆍ상자 포장 등 비규격 수하물이 평소보다 급증해 시설 일부에 과부하가 걸린 것으로 처리 시스템에 결함이 있다고 판단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정부의 원인 조사에 의하면 공사 측은 피해 수준을 줄일 수 있었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 서울지방항공청, 인천공항공사 등 합동 조사단이 이달 5일부터 11일까지 수하물 지연 사태를 합동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사고 당일 아침 동쪽 수하물 운송 라인의 모터 제어 장치에 오류가 생겼음에도 이를 7시간 넘게 방치했으며, 조치를 취했다는 공항 측 입장과 달리 그 사이 인력 투입은 전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번 사태를 단순하게 개항 이후 최다 인파가 몰린 데 따른 `일회성` 사건으로 넘길 수 없다는 데 있다. 현재 전체 5단계 공사 중 2단계 공사를 마친 인천국제공항을 찾는 여객 수는 2014년 4500만명, 지난해 4928만명을 돌파하는 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작 3단계 공사(제2여객터미널)가 내년 말로 늦춰져 여객 처리 능력에 과부하가 걸렸다는 게 다수 항공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3단계 공사가 끝나는 2017년 말까지 네 차례의 성수기가 있는데 현 추세로 여객 수가 증가한다면 제2, 제3의 마비 사태가 일어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인력과 기술 등을 보강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반대로 운항 빈도가 너무 낮아 유용성 논란이 대두되고 있는 공항도 있다. 강원 양양군 양양국제공항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전체 대지 면적 244만6280㎡로 인천국제공항, 김포국제공항, 제주국제공항에 이어 국내 4번째로 큰 규모를 갖췄다. 오지인 강원도의 발전과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해 2002년 4월 운영을 시작한 이곳은 서울과 부산, 제주 등 국내선과 중국 상해 등 국제선 운항을 목표로 운영돼 왔다.
하지만 이 공항은 당초 목표와는 달리 현재 국내선 이용객은 전무하다시피 하고 국제선도 중국 관광객들의 `경유지` 수준으로 전락한 상황이다. 이곳을 통해 입국하는 중국 관광객들 대부분이 무비자 혜택을 받기 위해 줄곧 제주도로 떠나기 때문으로 당초 관광객 유치라는 도의 목표는 `그림의 떡`이 됐다. 더욱이 이마저도 여름과 겨울 성수기를 제외하면 운항을 하지 않아 최근 10개월간 취항이 전무해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나아가 공항 활성화를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양양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이 나오고 있지만 이전의 `운항 가뭄` 사태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태생ㆍ입지적 제약을 극복하고 지역 거점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내국ㆍ외국인 여객들을 끌어들일 만한 `한 방`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양양을 지역 특성화하거나 전도유망한 미래 산업의 거점으로 육성하는 등 정부ㆍ지자체 차원의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무분별하게 공항을 늘린 결과, 현재 국내에 15개 공항이 있는데 ▲인천 ▲김포 ▲제주 ▲김해 등을 제외하면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아 대부분이 적자 운영 상태이다. 이에 대한 문제 제기는 지난 수년간 지속돼 왔으나 국토 균형 발전이란 미명 아래 통폐합 등의 구조조정을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일부 지역에서는 신공항 유치를 놓고 지역 간 불필요한 갈등을 벌이고 있어 국가적인 낭비 요인이 되고 있다. 차제에 이에 대한 대대적인 재검토와 조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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