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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또 변신…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현장의 ‘목소리’는 담겨 있나?
repoter : 유준상 기자 ( Lostem_bass@naver.com ) 등록일 : 2016-02-26 14:28:49 · 공유일 : 2016-02-26 20:02:24


[아유경제=유준상 기자] 최근 몇 년 새 정부는 부동산시장 활성화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관련 정책과 법안을 쏟아냈다. 이에 발맞춰 도시정비사업 관련 법안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도 지속적으로 개정됐다.
지난해 9월 `서민ㆍ중산층 주거 안정 강화 방안(이하 9ㆍ2대책)`의 후속 조치 격의 도정법 개정안은 이미 지난달 시행에 들어갔다. 업계의 숙원인 시공자 선정 시기 조정 환원을 담은 도정법 개정안도 오는 3월 2일 시행된다.
이에 본보는 법안 시행에 따라 예상되는 수혜는 무엇이고 개선돼야 하는 점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보다 자세히 다뤄 봤다.
지난달 27일 2015년 9ㆍ2대책의 후속 조치 담은 개정안 공포… 일부 시행
재건축 동별 요건 완화ㆍ오피스텔 건축 및 기부채납 현금 납부 허용 등에 번지는 `미소`
올 들어 공급과잉 논란과 더불어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 대출 규제 강화 등이 맞물리면서 부동산시장도 위축이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도시정비시장만큼은 `딴 세상`이다. 오는 5월 대출 규제 확대 시행과 4ㆍ13 총선 등 불확실성이 커질 것을 우려한 건설사들은 밀어내기식 공급에 열을 올리고 있고, 겨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전국 재개발ㆍ재건축 현장 곳곳에서 시공자 선정이 이뤄지고 있다. 정부가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의 활성화를 위해 정비사업과 연계하려는 신호를 강하게 보내면서 시장도 이에 화답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새로이 고쳐지거나 만들어진 법안들이 시행됐거나 곧 시행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도시정비시장은 당분간 끄떡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먼저 지난 1월 27일, 지난해 9ㆍ2대책의 후속 조치 격인 도정법 일부 개정안이 공포됐다. 이 중 ▲정비사업 내 준주거ㆍ상업지역에서의 오피스텔 건축 허용 ▲정비구역 지정ㆍ해제 권한을 도지사에서 시장ㆍ군수로 이양 ▲재건축 동별 동의 요건 완화 등은 공포 후 즉시 시행됐으며 ▲기반시설 기부채납 일부 현금 납부 허용 ▲공공이 시행하는 재개발 시 국공유지 무상 양여 등은 오는 7월 28일 시행된다.
특히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 설립 시 동별 구분소유자 동의율이 2/3 이상에서 과반수로 완화되면서 일선 사업지들은 이미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해당 규정을 악용한 `반대를 위한 반대`나 이 기준에 미달돼 조합을 설립하지 못하던 어려움이 상당 부문 해소됐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상아2차가 대표적인 사례로, 이곳은 이번 규제 완화로 법적 동의 요건을 충족, 조합 창립총회를 눈앞에 두게 됐다. 서울 서초구 방배14구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22일 방배14구역 재건축 조합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 문채희 위원장은 "동별 요건 완화의 도움을 받아 조합설립동의율 77.3%를 달성했다. 다음 달(3월) 29일 조합 창립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번 동별 요건 완화를 담은 개정안이 개정 과정에서 초안이 변경돼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해당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및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당초 `1/2 이상`에서 `과반수`로 수정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단독주택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동별 요건을 담은 도정법 개정안에 대한 기대가 커 입법 과정을 지켜봤는데 도중에 내용이 은근슬쩍 변경돼 화가 났다"면서 "특히 단독주택이나 빌라의 경우 동별 세대수가 소수라 사실상 기존의 2/3 이상에서 크게 개선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 본래의 취지를 훼손시키는 이 같은 입법은 차라리 안 하는 것만 못하다"고 꼬집었다.
일선 조합들은 기부채납 일부 현금 납부 허용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반기는 모양새다.
강남의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기부채납을 현금화하는 것은 조합 입장에서는 대환영이다. 대지보다 시설이나 현금으로 기부채납 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기부채납 전체 규모를 현금으로 내는 것은 허용하지 않겠지만 전체 비율의 2~5% 정도만 되도 사업시행자 입장에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정비사업에 건설ㆍ공급할 수 있는 건축물에 `오피스텔`이 추가된 점도 눈에 띈다. 상업시설인 오피스텔은 `준주택`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그동안 재개발ㆍ재건축사업에는 지을 수 없었으나 앞으로는 준주거지역과 상업지역에 한해 전체 건축물 면적의 30% 이하 내에서 건립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는 정부의 저금리ㆍ부동산 활성화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금융시장에 몰려 있던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옮겨지면서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이 최근 좋은 청약 성적을 내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오피스텔은 상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분양 위험이 적고 가격이 저렴해 뉴스테이와 함께 조합의 미분양 우려를 덜어주는 대안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
그 외 `정비구역 지정ㆍ해제 권한을 도지사에서 시장ㆍ군수로 이양`ㆍ`공공 시행 재개발 시 국공유지 무상 양여` 등은 불필요한 행정절차를 간소화해 사업 속도를 높이고 정비사업 출구전략을 보다 원활히 진행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다음 달 2일, 업계 최대 화두 `시공자 선정 시기 조정` 담은 개정안 시행
입법 과정서 취지 `퇴색`… 업계 "市場은 `조정`이 아니라 `환원`을 원한다"
공동시행, 건설사의 눈치 보기로 실효성 논란에… 사업대행은 `우려 < 기대`
오는 3월 2일에는 시공자 선정 시기 조정, 뉴스테이 활성화 등을 골자로 하는 도정법 개정안이 시행된다. 다만 `일몰제` 적용 범위 확대 및 시공자 선정 시기 조정 등 민감한 내용들이 담겨 있어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일몰제 적용 범위가 2012년 1월 31일 이전 정비계획이 수립된 추진위까지 확대되고 시행일로부터 4년간 적용된다. 사실상 모든 구역이 적용 받게 되는 것으로, 그간 움츠러들었던 해제 논의가 또다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해제가 예정된 구역에는 `매몰비용`이라는 후폭풍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해산된 추진위ㆍ조합의 매몰비용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상태에서 이번 법 개정에 따라 추가 해제되는 곳의 비용까지 더해지면 그 액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서울시의 대립 속에 매몰비용 폭탄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채 출구전략이 지속 가동되고 있어 문제가 더 심화될 전망이다. 지난달 27일 공포ㆍ시행된 도정법 개정안에 정비구역 지정ㆍ해제 권한을 도지사에서 시장ㆍ군수로 이양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은 이러한 전망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업계가 줄기차게 요구했던 시공자 선정 시기 조정도 여러 조건들이 덕지덕지 달라붙으면서 개정 취지가 퇴색했다는 게 다수 업계 관계자들의 인식이다.
개정 내용 등에 따르면 ▲토지등소유자 과반수 동의하에 ▲시장ㆍ군수, 민관 합동 법인, 신탁업자, 주택공사 등이 사업을 대행하거나 ▲토지등소유자와 시공자가 공동시행을 할 경우 `조합설립인가 이후` 시공자 선정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한 도시정비업계 전문가는 "업계가 진정 바라는 것은 말 그대로 `조정`이 아니라 `환원`이다. 예전처럼 아무런 조건 없이 조합설립인가 이후에 시공자를 뽑을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인데, 이번 개정안은 용어 자체도 `조정`인 데다 내용 측면에서도 사업대행이나 공동시행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개정안이 반쪽짜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시행에 대한 우려도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정부는 공동시행의 도입 취지로 사업 초기 시공자가 결정되기 때문에 특정 인사 및 협력 업체와의 결탁, 토지등소유자 선동과 회유, 뇌물 수수 등 시공자 입찰에서 생길 수 있는 갖가지 악습을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분양에 대한 책임과 리스크를 조합-시공자가 함께 나눠 가져 조합의 미분양 우려를 제거할 수 있는 점도 그 배경으로 들고 있다.
하지만 정작 시행을 앞두고 조합과 건설사들은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유관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공동시행자 선정을 위해 어떤 요건을 갖춰야 하고 어떤 절차와 방법을 따라야 하는지 명시된 가이드라인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설령 실행 방안이 정해지더라도 분양의 부담과 리스크를 조합과 함께 짊어질 건설사를 찾기 힘들다는 점도 이 제도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서초구 신반포1차 재건축 조합 한형기 조합장은 "조합이 시공자 선정 시기 조정을 바라는 궁극적인 이유는 사업시행인가 이전에 사업비를 조달 받기 위해서이고 시공자들이 사업지를 수주하는 이유는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다. 정부와 서울시는 이렇게 다른 지향점을 충족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공존 관계만 유지하도록 해 두 주체 모두에게 환영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조합장은 이어 "특히 강남 사업장의 경우 자금 조달에 급급하지 않는다. 건설사 입장에서도 공동시행은 `반(半)지분제` 형태나 다름이 없어 상당한 지분이 날아가게 되는데 어떤 업체가 이를 반기겠는가. 실효성이 없을 듯하다"고 꼬집었다.
이와 달리 `사업대행`은 상대적으로 기대감이 높은 편이다. 풍부한 자금력이 최대 장점인 부동산신탁사가 정비사업 전면에 나설 수 있게 돼 시장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어서다. 부동산신탁사는 자금력을 바탕으로 사업 초기부터 사업비를 투입해 조합원들에게 토지를 신탁 받아 시공자 선정, 사업시행인가, 분양 등의 업무를 진행하게 된다. 그동안 토지등소유자나 조합원 간 갈등으로 사업이 지체되던 사업장이나, 대형 건설사들의 참여가 저조해 시공자 선정에 난항을 겪던 소규모 사업장들에게도 새로운 활로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신탁사를 선정한 사업장은 이미 탄생했다. 경기 안양시 성광ㆍ호계ㆍ신라아파트가 그 주인공이다. 이곳 재건축 조합 강태종 조합장은 "지난해 말 코람코자산신탁을 사업대행자로 맞이했다. 향후 조합 대신 시공자와의 협상 및 계약 체결 등의 업무를 대신해 조합 내부의 갈등이 많이 줄어들고 사업이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다만 사업대행이 새로운 문제를 양산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은 ▲부동산신탁사도 결국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라 투자 대상의 사업성 유무를 판별해 참여할 것이라는 점 ▲사업의 직접적 이해 당사자인 토지등소유자와 달리 사업비, 추가부담금 절약 등에 소홀할 수 있는 점 ▲토지와 시공자 선정 진행 등 사업 전반의 권한을 위임 받기 때문에 사업대행자-시공자ㆍ협력 업체 등과의 결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예상되는 사업대행의 부작용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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