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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한 편에 흔들리는 토종 브랜드 ‘에코로바’의 34년 공든 탑
repoter : 서승아 기자 ( nellstay87@naver.com ) 등록일 : 2016-03-11 14:49:54 · 공유일 : 2016-03-11 20:02:03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34년 동안 순수 토종 브랜드로서 국내 등산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에코로바의 신뢰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납품 업체에 이른바 `갑질`을 자행한 것도 모자라 소비자를 기만하는 이른바 `태그(tagㆍ꼬리표) 갈이`까지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부당 발주 취소와 대금 지연 지급 사례가 적발된 데 이어 벌어진 사건이라 파문은 확산 중에 있다.
MBC "에코로바가 납품 업체에 대금 지연, 반품 등으로 수십억 손해 끼쳤다"
업체 대표 "죽고 싶다"… 업계 "지난해 불공정 하도급 거래 아직도 생생한데"
지난달(2월) 21일 MBC는 자사 TV 프로그램 `시사매거진2580`을 통해 에코로바의 불공정 거래 행위 등에 대해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에코로바에 거위 털 점퍼를 납품했던 A사 대표이사 B씨는 에코로바와 총 42억원 상당의 계약을 맺었으나 이로 인해 빚더미에 앉은 사연을 고백하며 "진짜 죽어 버리고 싶다"는 말로 자신의 참담한 심정을 대신했다.
B씨는 에코로바와 2014년 계약을 맺었으나 에코로바 측은 B씨에게 무리한 납기 시한을 요구했고 B씨는 결국 납기 기한을 지키지 못했다. 에코로바로부터 받은 것은 계약 금액을 다 줄 수 없다는 통보였고, 에코로바에게 준 것은 위약금이었다.
억울했지만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참았다고 B씨는 전했다. 회사의 생존이 걸린 문제였기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납품을 마치고 잔금(20억원) 결제를 기다리던 B씨에게 돌아온 것은 돈이 아니었다. 에코로바 측이 지퍼 불량이 의심된다며 4000여 벌을 반품시킨 것이다(B씨 주장).
`갑` 에코로바의 요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사 측은 이후 지퍼 불량을 명목으로 제품을 수선해 오라고 지시하면서 불량과는 관계없는 라벨까지 교체하라고 했다고 한다. 납품 업체에게 불량품이라며 재고를 떠넘긴 뒤 꼬리표를 바꾸는 이른바 `태그 갈이`를 통해 신상품으로 둔갑시키는 `소비자 기만 행위`가 수면 위로 떠오른 순간이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에코로바의 불공정한 하도급 거래 행위에 시정 명령과 과징금 5300만원 부과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사 측은 2012년 6월 29일 수급 사업자에게 제조ㆍ위탁한 등산화 4종 6만 켤레와 관련해 2012년 8월부터 9월까지 3회에 걸쳐 1차 납품한 2만켤레의 대금 4억5975만원 중 2억500만원을 발주서상 규정된 지급 기일(납품 후 15일 이내)을 초과해 최소 18일에서 최대 39일까지 늦게 지급했다. 2차 납품분 4만켤레의 대금 9억5260만원은 자신이 1차 납품분 하도급 대금을 지연 지급함에 따라 발생된 납기 지연 등의 사유로 2012년 10월 9일 전자우편을 통해 일방적으로 발주를 취소했다.
에코로바 "방송 내용 사실과 다르다"… 사 측 후속 대응에 `촉각`
태그 갈이에 대해서는 `사과`… 업계 "입장문 하나로는 부족해"
방송의 파급효과는 엄청났다. 한때 트래픽 초과로 에코로바의 홈페이지는 마비됐다. 그런데도 에코로바는 특별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홈페이지가 복구됐고, 사 측은 복구된 홈페이지를 통해 보도 내용을 반박했다.
사 측은 "지난달 21일 본사 관련 언론 보도는 일방적인 보도로 인해 가려진 진실과 오해할 만한 내용이 너무 많아 당사의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며 공식 입장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에 따르면 사 측은 ▲방송이 (A사가) 10억원의 빚을 지고 (B씨의) 형제자매의 집이 경매로 넘어간 사실을 증명할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고 ▲잔금 2억9000만원은 A사와 재판 결과 채권 채무액이 정해지면 서로 지급 혹은 상계 처리할 계획이며 ▲납기 지연은 당사로 인한 것이 아니라 A사가 신용장을 늦게 개설한 데에 따른 것인데 이를 당사가 빠듯한 납기를 제시하고 제작 중인 원단을 교체해 지연된 것인양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사 측은 이어 ▲A사가 주장한 클레임(4억원)의 경우 실제 클레임을 한 것은 2억9000만원이고, 이는 A사의 납기 지연에 따라 당사와 A사, 베트남 생산 관련 업체가 모여 회의한 결과이며 이 과정에 어떠한 강압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4000여 벌 반품` 주장 역시 불량품에 대해 수선을 하고 다시 입고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고 ▲제조사인 A사에게 자체 품질 검사 권한을 위임하고도 반품했다는 주장에 대해 "당사는 A사를 믿고 샘플링 육안 검사만 한 뒤 입고시켰는데 A사가 믿음을 저버리고 (당사가 전달한 라벨과 다른) 라벨을 모든 의류에 부착했다"며 "당사는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상황"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처럼 사 측이 보도 내용을 강하게 부인함에 따라 사건은 새 국면을 맞이했다. 이에 향후 전개될 사 측의 대응에 업계와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하지만 토종 브랜드로서 30년 넘게 사랑 받아 온 에코로바의 이미지가 이번 사건으로 타격을 받았다는 데에는 많은 이들이 공감을 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게시한 입장문 하나로 이번 사안을 덮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해 보인다"면서 "지난해 적발된 불공정 행위로 소비자들의 마음이 얼어붙은 데다 지난달 21일 방송의 파급효과가 워낙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논란에서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분노를 자아냈던 `태그 갈이`에 대해 에코로바는 "당사는 본 사실에 대해 다시 한 번 고객들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 드립니다. 다만 당사는 문제가 된 제품을 태그 가격의 75%를 할인해 판매했습니다"라고 밝혀 잘못을 일부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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