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유준상 기자] 최근 몇 년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갈지(之)자 행보`를 그리면서 시장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활성화 정책과 더불어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하더니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비난 여론이 늘자 돌연 궤도를 바꿨기 때문이다. 정책의 실효성도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게 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에 본보는 시장 참여자와 서민ㆍ중산층 모두에게 외면 받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보다 면밀히 분석해 보고 문제의 심연을 들여다봤다.
가계부채 사상 최초ㆍ최대 1200兆 돌파… 한국 경제 `뇌관`으로
"빚내서 집 사라더니…" 오락가락 정부 정책 기조에 시장 혼란 ↑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뇌관`이 된지 오래다.
한국은행이 지난달(2월) 발표한 `2015년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치인 1200조원을 넘었다.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부채 증가에는 정부의 정책 기조가 주된 원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2008년 미국발(發) 금융위기 이후 정부는 경기 침체를 막고 성장을 이어 나가기 위한 조치로 `부동산`을 카드로 뽑아 들었다.
이 같은 기조는 현 정부 들어서도 변함이 없었다.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2014년 7월 `경제 활성화 대책(이하 7ㆍ24대책)`을 내놓은 것이 이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7ㆍ24대책은 대출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다. 주요 내용으로는 LTV(Loan To Value ratioㆍ주택담보대출비율)를 전 금융권 70%로, DTI(Debt To Incomeㆍ총부채상환비율)를 전 금융권 60%로 각각 개선하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같은 해 9월 정부가 내놓은 `규제 합리화를 통한 주택시장 활력 회복 및 서민 주거 안정 강화 방안(9ㆍ1대책)`은 시장에 `빚을 내서라도 부동산을 사라`는 신호를 뚜렷하게 보냈다.
여기에 `부동산 3법(「주택법」 개정안,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개정안,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까지 마련되면서 관망세를 보이던 예비 수요자들의 마음에 불을 질렀다.
실제로 서울은 부동산시장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를 필두로 곳곳에서 매매가격이 오르고 그와 함께 전세가격도 치솟았다. 불길은 경기ㆍ인천 등 수도권으로, 다시 지방 5대 광역시 등으로 확산됐다.
그렇게 반년 남짓 지나 정부의 정책 기조는 90도 이상 수정됐다. `(누구나) 빚내서 집 사라`에서 `갚을 능력 있는 자만 빚내라`로 바뀐 것이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7월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이하 7ㆍ22대책)`을 내놨다. 7ㆍ22대책의 주요 내용은 ▲대출 시 원금과 이자를 동시 상환하고 ▲대출 심사 시 담보보다는 소득 등 상환 능력을 우선 검토한다는 점이다. 원금은 나중에 갚고 거치 기간 동안 이자만 갚아 나가는 기존의 대출 구조에서 처음부터 빚을 나눠 갚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7ㆍ22대책을 두고 늑장 대처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 했다. 대외적 리스트 등으로 이미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간과하다가 뒤늦게 부랴부랴 정책을 내놓은 것이란 설명도 이어졌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는 가계부채가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로 떠오르자 그제야 부채 관리에 나섰다. 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꼴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며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가계부채가 잠정 위험 요소로 남은 상황에서 현재 유지되고 있는 초저금리는 `고정금리`가 아니라 `변동금리`라는 점이다. 지난달 유일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가계부채 관리는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는 대외적 변수를 고려하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어 "특히 미국이 저금리 시대에서 탈출을 도모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도 그에 발맞춰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그 후폭풍은 과거 외환ㆍ금융위기 때 못지않게 강하게 들이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집값은 올렸지만 경제는 못 올린 `반쪽 정책`
업계 "당장 아프더라도 `거품` 빼야 살 수 있다"
`높아진 집값을 억지로 떠받들기 위해서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이 야기한 부작용은 가계부채 폭탄 말고도 더 있다. 빚을 내서 산 집의 가치는 올랐지만 그 집을 팔아야만 돈을 손에 쥘 수 있는 상황에서 집에 묶인 막대한 자금은 되레 시장의 활력을 떨어뜨렸다.
당시 정부는 당장이라도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 충격이 있을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때 주택을 구입해 놓는 것이 이익을 실현시키는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 결과 집값은 올랐다. 하지만 부채 부담으로 가계는 소비를 줄였고, 내수가 침체되자 기업들은 투자ㆍ고용을 줄이기 시작했다. 때마침 `세계의 엔진`이라 불리던 중국 경제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도 1년 넘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경제 전망은 날이 갈수록 나빠졌고, 이는 가계의 목을 더욱 옥좼다. 그러는 사이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내야 하는 상황도 찾아왔다.
실제로 2013년 1019조원이던 가계부채는 2014년 66조원 이상 증가한 1085조원을 기록하더니 2015년에는 120조원 이상 더 늘어 1206조원을 기록했다.
이에 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은 높아진 집값을 억지로 떠받들기 위해 대출을 부추기기보다는 근본적인 구조 개선과 성장 동력 확보를 통한 경제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단기적으로 조금 아프다고 해서 계속 `골병`드는 구조를 만들기보다는 부동산 거품을 점진적으로 빼고 부채 다이어트를 유도해야 한다"면서 "성장 동력 개발에 투자하고 일자리와 소득이 중심이 되는 건실한 경제구조를 만들면 자연스럽게 경기가 좋아지게 되고 경제가 활력을 띠면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가 늘어 경제가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로 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쪽에서는 정부가 대출을 권장한 후 1년 만에 7ㆍ22대책을 내놓고 가계부채에 대한 입장을 변경하면서 분양시장과 사업시행자에게 혼란과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7ㆍ22대책의 후속 조치로 원리금 동시 상환을 골자로 하는 `주택 담보대출 규제 방안`이 지난달 시행되면서 부동산시장이 위축되는 결과로 이어졌고 시장 참여자들의 관망세가 확산되고 있어서다.
이에 그동안 주택 가격이 상승한 것은 대출이 증가한 데 따른 일시적 `거품`이란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최근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월간 주택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매매가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2015년 10월 0.33%, 11월 0.31%, 12월 0.15%, 2016년 1월 0.04%, 2월 0.00% 등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전국적으로 미분양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분양가 상승효과와 주택 수요 증가를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이에 대비해 올 1분기 분양가를 낮추며 이른바 `물량 털어 내기`에 돌입했다. 분양시장 악화에 미국발 금리 인상 등 대외적 변수가 더해지면 미분양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브랜드 이미지 실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각 부동산 조사 기관 등에 따르면 연 초 주택 물량 공급이 예년에 비해 2배 가까이 쏟아져 나올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흐름과 맥락을 같이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까지는 정부의 바람대로 집값이 올랐다. 하지만 최근의 시장 동향은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이 미봉책(彌縫策ㆍ눈가림만 하는 일시적인 계책)에 불과한 반쪽짜리 정책이었음을 여지없이 보여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귀가 기울여지는 이유는 또 있다. 정부는 부동산 경기 부양의 정당성을 경제 활성화에서 찾았지만 집값이 오른 만큼 시장 참가자들의 삶이 나아졌다는 징후는 거의 찾아볼 수 없어서다. 정부의 변명대로 국회가 안 도와줘서,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서 잠만 자고 있어서라고 해도 과연 그게 지금의 경기 침체를, 앞으로의 우울한 경제 전망을 완벽하게 설명해 주진 못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과 대출 규제 완화 등으로 2014년 말부터 부동산시장은 호황을 맞이했다.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서울 서초ㆍ강남ㆍ성동ㆍ마포구 등을 비롯해 경기 성남시 판교, 화성시 동탄 등 신도시도 `핫플레이스`로 그 이름을 떨쳤다.
그 반대급부로서 임대시장이 요동을 치면서 애꿎은 사람들만 고달파졌다. 집값이 오른 만큼 임차비용도 올라 서민ㆍ중산층의 주거비 부담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재건축 이주에 따른 대규모 공실도 이 같은 흐름에 한몫했다.
같은 기간 정부가 지속적으로 이들을 위한 정책을 내놓았지만 역부족이란 지적이 많다. (공공)임대 물량은 수급 불균형으로 늘 모자란다. 당장 필요한데 몇 년 후에 물건이 나온다고 한다. 그마저도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이에 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서 언급한 대로 구조 개혁적 관점에서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 시작은 정부 스스로 그간의 정책이 잘못됐음을 인정하는 데 있다고도 말했다. 경제가 선순환 구조로 바뀌어 성장이 이뤄지면 두둑해진 주머니 사정으로 자연스레 주거 안정도 이룰 수 있다는 말도 덧붙여졌다.
한 경제ㆍ부동산 전문가는 "국회 탓만 하며 시간을 보내기에는 국내외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 지금이라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오류가 있었다고 인정하고, 이제라도 이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수반돼야 곳곳에서 들려오는 우리 경제의 파열음이 잦아들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에 기댄 경기 부양책은 그 시작부터가 잘못된 정책"이라며 "실물경제가 뒷받침되지 않은 `비생산적`이고 `인위적`인 정책은 필연적으로 거품이 끼게 돼 있고,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발 금융위기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었다. 정책 입안자 혹은 실무자들이 이를 모를 리 없을 텐데도 이 같은 정책을 밀고 나간 데에는 `윗분`들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부동산을 통한 경기 부양은 처음부터 `잘못된 만남`이었던 것이다"라고 개탄했다.
[아유경제=유준상 기자] 최근 몇 년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갈지(之)자 행보`를 그리면서 시장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활성화 정책과 더불어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하더니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비난 여론이 늘자 돌연 궤도를 바꿨기 때문이다. 정책의 실효성도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게 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에 본보는 시장 참여자와 서민ㆍ중산층 모두에게 외면 받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보다 면밀히 분석해 보고 문제의 심연을 들여다봤다.
가계부채 사상 최초ㆍ최대 1200兆 돌파… 한국 경제 `뇌관`으로
"빚내서 집 사라더니…" 오락가락 정부 정책 기조에 시장 혼란 ↑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뇌관`이 된지 오래다.
한국은행이 지난달(2월) 발표한 `2015년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치인 1200조원을 넘었다.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부채 증가에는 정부의 정책 기조가 주된 원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2008년 미국발(發) 금융위기 이후 정부는 경기 침체를 막고 성장을 이어 나가기 위한 조치로 `부동산`을 카드로 뽑아 들었다.
이 같은 기조는 현 정부 들어서도 변함이 없었다.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2014년 7월 `경제 활성화 대책(이하 7ㆍ24대책)`을 내놓은 것이 이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7ㆍ24대책은 대출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다. 주요 내용으로는 LTV(Loan To Value ratioㆍ주택담보대출비율)를 전 금융권 70%로, DTI(Debt To Incomeㆍ총부채상환비율)를 전 금융권 60%로 각각 개선하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같은 해 9월 정부가 내놓은 `규제 합리화를 통한 주택시장 활력 회복 및 서민 주거 안정 강화 방안(9ㆍ1대책)`은 시장에 `빚을 내서라도 부동산을 사라`는 신호를 뚜렷하게 보냈다.
여기에 `부동산 3법(「주택법」 개정안,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개정안,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까지 마련되면서 관망세를 보이던 예비 수요자들의 마음에 불을 질렀다.
실제로 서울은 부동산시장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를 필두로 곳곳에서 매매가격이 오르고 그와 함께 전세가격도 치솟았다. 불길은 경기ㆍ인천 등 수도권으로, 다시 지방 5대 광역시 등으로 확산됐다.
그렇게 반년 남짓 지나 정부의 정책 기조는 90도 이상 수정됐다. `(누구나) 빚내서 집 사라`에서 `갚을 능력 있는 자만 빚내라`로 바뀐 것이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7월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이하 7ㆍ22대책)`을 내놨다. 7ㆍ22대책의 주요 내용은 ▲대출 시 원금과 이자를 동시 상환하고 ▲대출 심사 시 담보보다는 소득 등 상환 능력을 우선 검토한다는 점이다. 원금은 나중에 갚고 거치 기간 동안 이자만 갚아 나가는 기존의 대출 구조에서 처음부터 빚을 나눠 갚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7ㆍ22대책을 두고 늑장 대처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 했다. 대외적 리스트 등으로 이미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간과하다가 뒤늦게 부랴부랴 정책을 내놓은 것이란 설명도 이어졌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는 가계부채가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로 떠오르자 그제야 부채 관리에 나섰다. 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꼴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며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가계부채가 잠정 위험 요소로 남은 상황에서 현재 유지되고 있는 초저금리는 `고정금리`가 아니라 `변동금리`라는 점이다. 지난달 유일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가계부채 관리는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는 대외적 변수를 고려하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어 "특히 미국이 저금리 시대에서 탈출을 도모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도 그에 발맞춰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그 후폭풍은 과거 외환ㆍ금융위기 때 못지않게 강하게 들이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집값은 올렸지만 경제는 못 올린 `반쪽 정책`
업계 "당장 아프더라도 `거품` 빼야 살 수 있다"
`높아진 집값을 억지로 떠받들기 위해서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이 야기한 부작용은 가계부채 폭탄 말고도 더 있다. 빚을 내서 산 집의 가치는 올랐지만 그 집을 팔아야만 돈을 손에 쥘 수 있는 상황에서 집에 묶인 막대한 자금은 되레 시장의 활력을 떨어뜨렸다.
당시 정부는 당장이라도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 충격이 있을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때 주택을 구입해 놓는 것이 이익을 실현시키는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 결과 집값은 올랐다. 하지만 부채 부담으로 가계는 소비를 줄였고, 내수가 침체되자 기업들은 투자ㆍ고용을 줄이기 시작했다. 때마침 `세계의 엔진`이라 불리던 중국 경제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도 1년 넘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경제 전망은 날이 갈수록 나빠졌고, 이는 가계의 목을 더욱 옥좼다. 그러는 사이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내야 하는 상황도 찾아왔다.
실제로 2013년 1019조원이던 가계부채는 2014년 66조원 이상 증가한 1085조원을 기록하더니 2015년에는 120조원 이상 더 늘어 1206조원을 기록했다.
이에 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은 높아진 집값을 억지로 떠받들기 위해 대출을 부추기기보다는 근본적인 구조 개선과 성장 동력 확보를 통한 경제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단기적으로 조금 아프다고 해서 계속 `골병`드는 구조를 만들기보다는 부동산 거품을 점진적으로 빼고 부채 다이어트를 유도해야 한다"면서 "성장 동력 개발에 투자하고 일자리와 소득이 중심이 되는 건실한 경제구조를 만들면 자연스럽게 경기가 좋아지게 되고 경제가 활력을 띠면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가 늘어 경제가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로 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쪽에서는 정부가 대출을 권장한 후 1년 만에 7ㆍ22대책을 내놓고 가계부채에 대한 입장을 변경하면서 분양시장과 사업시행자에게 혼란과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7ㆍ22대책의 후속 조치로 원리금 동시 상환을 골자로 하는 `주택 담보대출 규제 방안`이 지난달 시행되면서 부동산시장이 위축되는 결과로 이어졌고 시장 참여자들의 관망세가 확산되고 있어서다.
이에 그동안 주택 가격이 상승한 것은 대출이 증가한 데 따른 일시적 `거품`이란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최근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월간 주택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매매가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2015년 10월 0.33%, 11월 0.31%, 12월 0.15%, 2016년 1월 0.04%, 2월 0.00% 등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전국적으로 미분양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분양가 상승효과와 주택 수요 증가를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이에 대비해 올 1분기 분양가를 낮추며 이른바 `물량 털어 내기`에 돌입했다. 분양시장 악화에 미국발 금리 인상 등 대외적 변수가 더해지면 미분양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브랜드 이미지 실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각 부동산 조사 기관 등에 따르면 연 초 주택 물량 공급이 예년에 비해 2배 가까이 쏟아져 나올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흐름과 맥락을 같이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까지는 정부의 바람대로 집값이 올랐다. 하지만 최근의 시장 동향은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이 미봉책(彌縫策ㆍ눈가림만 하는 일시적인 계책)에 불과한 반쪽짜리 정책이었음을 여지없이 보여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귀가 기울여지는 이유는 또 있다. 정부는 부동산 경기 부양의 정당성을 경제 활성화에서 찾았지만 집값이 오른 만큼 시장 참가자들의 삶이 나아졌다는 징후는 거의 찾아볼 수 없어서다. 정부의 변명대로 국회가 안 도와줘서,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서 잠만 자고 있어서라고 해도 과연 그게 지금의 경기 침체를, 앞으로의 우울한 경제 전망을 완벽하게 설명해 주진 못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과 대출 규제 완화 등으로 2014년 말부터 부동산시장은 호황을 맞이했다.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서울 서초ㆍ강남ㆍ성동ㆍ마포구 등을 비롯해 경기 성남시 판교, 화성시 동탄 등 신도시도 `핫플레이스`로 그 이름을 떨쳤다.
그 반대급부로서 임대시장이 요동을 치면서 애꿎은 사람들만 고달파졌다. 집값이 오른 만큼 임차비용도 올라 서민ㆍ중산층의 주거비 부담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재건축 이주에 따른 대규모 공실도 이 같은 흐름에 한몫했다.
같은 기간 정부가 지속적으로 이들을 위한 정책을 내놓았지만 역부족이란 지적이 많다. (공공)임대 물량은 수급 불균형으로 늘 모자란다. 당장 필요한데 몇 년 후에 물건이 나온다고 한다. 그마저도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이에 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서 언급한 대로 구조 개혁적 관점에서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 시작은 정부 스스로 그간의 정책이 잘못됐음을 인정하는 데 있다고도 말했다. 경제가 선순환 구조로 바뀌어 성장이 이뤄지면 두둑해진 주머니 사정으로 자연스레 주거 안정도 이룰 수 있다는 말도 덧붙여졌다.
한 경제ㆍ부동산 전문가는 "국회 탓만 하며 시간을 보내기에는 국내외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 지금이라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오류가 있었다고 인정하고, 이제라도 이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수반돼야 곳곳에서 들려오는 우리 경제의 파열음이 잦아들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에 기댄 경기 부양책은 그 시작부터가 잘못된 정책"이라며 "실물경제가 뒷받침되지 않은 `비생산적`이고 `인위적`인 정책은 필연적으로 거품이 끼게 돼 있고,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발 금융위기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었다. 정책 입안자 혹은 실무자들이 이를 모를 리 없을 텐데도 이 같은 정책을 밀고 나간 데에는 `윗분`들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부동산을 통한 경기 부양은 처음부터 `잘못된 만남`이었던 것이다"라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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