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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어느 때인데" 금복주, 예비 신부 퇴사 논란으로 '뭇매'
repoter : 민수진 기자 ( vkdnejekdl@naver.com ) 등록일 : 2016-04-08 11:15:24 · 공유일 : 2016-04-08 13:04:02


[아유경제=민수진 기자] `100년을 향한 고객 감동 경영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 신뢰 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중견 주류 기업 금복주 김동구 회장의 경영 이념에 금이 갔다. 회사 운영진들이 결혼을 앞둔 여직원에게 퇴사를 강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사 측 "창사 이래 유부녀 다닌 적 없다"며 퇴사 강권
이른바 `금복주 사태`는 여직원 A씨가 결혼 소식을 회사에 전함과 동시에 회사로부터 강압적인 퇴사 권유를 받으면서 시작됐다. 앞서 A씨는 그간 함께 일해 온 회사 운영진 등에게 청첩장을 건넸다. 그러나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결혼하면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는 회사 `관례`를 가장한 간접적인 퇴사 압박이었다고 한다.
특히 한 금복주 운영진은 A씨에게 "결혼해서 애만 하나 낳는 순간 화장실에서 눈물 짜고, 유축기ㆍ수축기 들고 다니면서 (모유를) 짜고 앉았고"라는 모욕적인 발언까지 서슴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사 측의 횡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A씨는 여성으로서 참기 힘든 모욕과 퇴사 압박 및 협박뿐만 아니라 업무 배제, 진단 따돌림, 다른 부서로의 발령 등 `퇴사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내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견디지 못한 A씨는 결국 지난달(3월) 10일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같은 달 16일 그녀는 한 언론을 통해 "제가 고소하면서부터 지금까지 (회사로부터) 사과를 받은 적이 없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A씨는 사직서와 관련해 사 측이 보내온 문서의 내용을 공개했다. 문서에는 `본인 의사에 반하는 퇴직을 권할 이유는 없다. 이러한 이유로 사직서를 수리할 수 없음을 알려 드린다`고 돼 있다. 이는 A씨가 지난 1월 말 상사 등 회사 운영진의 퇴사 강요에 대해 「근로기준법」,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의 혐의로 대구서부고용노동지청에 고소장을 접수시킨 데 대한 사 측의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불매운동 확산에 놀라 부랴부랴 사과문 발표
"사과는 피해자한테 하는 것"… 여론은 `싸늘`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최근엔 여성ㆍ노동 단체를 필두로 한 `금복주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달 16일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금복주 임원진은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이하 TK여성연합)과의 간담회에서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 측은 사과문을 통해 "언론 보도 등과 관련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현재 관계 기관에서 해당 사건을 조사하고 있어 이에 성실히 임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겸허히 수용해 바람직한 노무 관리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사과문에는 "여성 근로자 근무 여건 등 노무 관련 사항을 개선하는 데 노력을 다하고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범적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TK여성연합 측은 "금복주 측에서 발표한 사과문은 형식적인 사과에 불과하다"면서 사 측을 향한 비난의 화살을 거두지 않았다. 이날 TK여성연합은 금복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복주가 낡은 기업 문화인 `결혼 퇴직제`를 관례적으로 강요해 왔다"면서 "실제로 금복주가 창사한 이래 60여 년 동안 사내 결혼한 여직원이 근무한 선례가 없었다"고 폭로했다. 이어 "사과문에는 가장 중요한 피해 여직원에 대한 사과가 빠져 있고, 여직원 근무 여건에 관한 구체적 계획도 언급되지 않았다. 고용청 역시 이런 직장 성차별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며 해당 논란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대구서부고용지청에 항의 방문할 계획도 밝혔다.
이를 접한 사람들은 "일이 커지니 이를 막기 위한 `임기응변`식 사과를 한 것 아니냐", "사과는 피해 여직원에게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왜 엉뚱한 곳에 사과하느냐"며 금복주의 `꼼수`를 우회 비판했다.
사 측 "사태는 종결 단계… 이미 사과했다"
`언론플레이`에 진정성 의심 ↑… 여성 단체 "1인 시위 계속"
한편 금복주는 지난 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논란은 지난달 중순부터 있어 왔던 일이다. 현재 종결 단계까지 온 사안"이라며 "다른 언론에 공개한 성명서가 당사의 공식 입장이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달 30일 김동구 회장 명의로 사 측이 발표한 성명서에 따르면 김 회장은 그달 28~29일 피해 직원을 만나 사과ㆍ합의했으며, 이날 피해 여직원은 대구서부고용노동지청에 접수시킨 고소장을 취하하기로 했다. 아울러 A씨에게 퇴사를 종용한 임직원들을 인사 규정에 따라 징계하고 그 결과를 공개할 방침이다.
김 회장은 성명을 통해 "결혼 퇴직 강요와 여성 노동 탄압을 없애고 조속히 계획을 준수할 것을 약속한다. 성 평등 문화 정착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성명에도 불구하고 `금복주 사태`는 우리 사회의 후진적인 단면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두고두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전망이다.
특히 사 측의 `언론플레이`가 사과 및 성명의 진정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사 측은 모 언론을 통해 "TK여성연합으로부터 제출 받은 변화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로 하면서 TK여성연합이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밝혔으나, 같은 날 TK여성연합은 "금복주는 무조건 사과를 하고, TK여성연합이 요구하는 모든 사항을 수용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이행 계획은 발표하지 않았다. TK여성연합 요구 이행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언론에 성명서를 발표했다"고 반박했다.
나아가 TK여성연합 측은 여전히 금복주를 향한 불신의 눈초리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일 TK여성연합은 "이달 3일부터 여성 노동자 결혼 퇴직 관행을 철폐하기 위한 1인 시위는 계속될 것이다. 이는 금복주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라며 "이 같은 논란을 일으킨 금복주는 TK여성연합이 제안한 성 평등 기업을 만들기 위한 과정을 이행함으로써 나락으로 떨어진 소비자들의 신뢰와 사랑을 회복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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