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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참에 바꿔 봅시다(3) 층간 분쟁의 양대 산맥 ‘소음ㆍ간접흡연’… 해법은?
repoter : 민수진 기자 ( vkdnejekdl@naver.com ) 등록일 : 2016-04-08 14:43:09 · 공유일 : 2016-04-08 20:01:57










[아유경제=민수진 기자] <아유경제>는 우리의 주거 문화가 급변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달라진 주거환경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들을 짚어 보기 위해 `이참에 바꿔 봅시다!` 시리즈를 기획ㆍ보도하고 있다. 앞선 두 차례의 보도에서는 아파트의 고층화 추세에 맞지 않는 승강기 문제,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주차장 문제 등을 살펴봤다. 이번 호에서는 이웃 간 분쟁 원인 1위로 꼽히는 `층간 소음`과 생명을 위협하는 `층간 간접흡연`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 봤다. - 편집자 주
오늘도 쿵쾅쿵쾅… "못 살겠다" 절규하는 아파트 주민, 93%가 스트레스 경험
하루하루가 고통인데 법제 개선은 요원… "지금 안 고치면 더 큰 화 부를 것"
"시끄러워서 못살겠다"
층간 소음의 불씨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데 대한 대다수 아파트 주민들의 심정을 고스란히 담아 낸 말이다.
정부민원안내콜센터(이하 콜센터)가 2013년 국민 30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동주택 층간 소음` 온라인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8%가 층간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주거 형태는 ▲아파트 93% ▲오피스텔 91% ▲연립ㆍ빌라 88% ▲단독주택 52% ▲기타 82% 등으로 파악됐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4%는 층간 소음 때문에 이웃 간 갈등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말싸움이 44%를 차지했으며, 보복 7%, 몸싸움 3% 순으로 집계됐다. 또한 이웃과 다투지 않는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응답자 22%가 층간 소음 방지 용품을 구매했으며, 고통을 못 견디고 이사(8%)를 가거나 병원 치료(2%)까지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최근 집계된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의 지난 2월 운영 결과 보고에 따르면 층간 소음 이웃사이서비스 신청 누적 상담 건수는 7만200건[월평균 1463건(48개월), 일평균 71건(983일)]이다. 지난 2월 상담 건수는 1537건(일평균 85.4건, 18일)으로, 앞선 1월 1425건(일평균 71.3건, 20일)보다 112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에 사는 한 피해 주민은 "1년 4개월여 동안 위층에서 발생되는 소음에 시달렸다. 아이들 뛰는 소리 등으로 인한 정신적ㆍ육체적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다"면서 "소음 가해자는 환경분쟁조정위원회 등의 전문 기관에서 소음을 측정한 결과, 현장 녹음 자료 등을 모두 부정하고 자기 집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아니라는 주장만 되풀이했다. 결국 소송을 진행하고 있으나 법원에서는 이웃 간 소송까지 해야겠냐며 조정을 권유한 상태다. 소송 중인 현재까지 가해자는 비웃기라도 하듯 극심한 보복 소음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자신의 고충을 이야기했다. 이 피해 주민은 이어 "이웃이라는 허울 좋은 명목 아래 상식을 넘어서는 소음을 발생시키며 기약 없이 매일 반복되는 소음으로 타인을 괴롭히는 비상식적인 사람들에게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층간 소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그렇다면 층간 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선돼야 할 점들은 어떤 게 있을까? 콜센터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층간 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주택 층간 소음 방지 기준 강화(40%) ▲생활 예절 홍보 강화(20%) ▲공동주택 자율 규정 마련(13%) ▲벌금ㆍ과태료 등 처벌 강화(10%) ▲저학년 대상 층간 소음 예방 교육(9%)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및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의 화해 조정 서비스 강화(8%)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가장 현실적이면서 실효적인 조치로 꼽히는 관련 기준 강화는 대대적인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높다. 2014년 6월 3일 제정된 「공동주택 층간 소음의 범위와 기준에 관한 규칙」 제2조제1호에 따르면 직접 충격 소음을 1분간 측정한 평균치인 `1분 등가소음도(Leq)`를 기준으로 주간 43데시벨(㏈)ㆍ야간 38㏈로, `최고소음도(Lmax)` 기준으로는 주간 57㏈ㆍ야간 52㏈로 규정돼 있다. 그러나 이는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가 국제 소음 기준과 국내 층간 소음 분쟁 현장 실측 결과 등을 바탕으로 기준이 만들어지기 전인 그해 2월부터 분쟁 조정에 적용한 기준치(1분 등가소음도 주간 40㏈ㆍ야간 35㏈)보다 3㏈씩 높은 수치다.
소음진동피해예방시민모임 강규수 대표는 기준치 완화로 인해 민원 및 피해가 더욱 가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소음도는 로그(log) 척도로 올라가기 때문에 3㏈의 소음도 차이는 체감 소음량으로 따지면 두 배가 조금 넘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피해 주민은 "위층의 고의적 소음에 가족들의 생활은 엉망이 돼 가는데 가해자가 외려 떳떳한 이 사회, 원망도 많이 했다. 그래서 처음으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다"며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기준인 30㏈이 아닌 환경부에서 정한 35㏈만이라도 넘기지 못하게 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법원은 고의적 소음을 이해하지 못한 듯 기각시켜 버렸다. 소음은 평범한 사람을 살인자로 만들기에 충분한 고통이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강 대표는 "층간 소음 피해자들은 즉각적인 해결 방안을 원한다. 그만큼 층간 소음은 고통스럽다. 민원 신고 후 기다리는 시간도 고통스럽지만, 규정으로 해결되지 않고 최후의 수단인 소송까지 하게 되면 그 고통은 더 길고 더 커질 수도 있다. 더욱이 소송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라며 "피해자들은 허술한 규제로 인해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살고 있으며, 이는 이웃 간 폭행과 같은 상해나 심지어 살인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조속히 해결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정부나 국회, 지자체는 더 이상 이를 방치하거나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해 수많은 층간 소음 피해자들의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힘줘 말했다.



"소리 없는 살인자가 매일 우리 집을 방문한다" 아파트 간접흡연 `심각`
바깥보다 오염된 집안?! 금연 구역 법제화 요구에 당국은 `나 몰라라`
아파트 간접흡연 문제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2014년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 보도 자료에 따르면 2013년 6월 8일 PC방, 음식점 등 실외 금연 구역이 확대된 이후 `공동주택도 금연 구역 지정이 필요하다`는 민원이 급증한 것에서 층간 간접흡연 문제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권익위에 따르면 공동주택의 간접흡연 피해와 관련해 3년 10개월(2011년 1월~2014년 10월)간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민원은 총 1025건이다. 간접흡연 피해 민원이 접수된 공동주택 유형은 아파트가 96.7%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다음으로 연립주택ㆍ다세대주택 등(3.3%)이 뒤를 이었다. 간접흡연 피해를 야기하는 흡연 장소로는 ▲베란다ㆍ화장실 등 집 내부(53.7%) ▲계단ㆍ복도 등 건물 공용부분(31.9%) ▲건물 밖 단지 내 놀이터 등 저층 근처(12.6%)로 파악됐다.
층간 간접흡연 문제가 거듭 거론되자 국립환경과학원은 환기에 따른 실내 공기 오염물질의 확산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2013년 `실내 흡연과 미세입자 거동 특성 연구`를 실시ㆍ발표했다. 그 결과, 외기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흡연 가구의 화장실만 환풍기를 켠 경우 흡연에 의한 미세먼지가 윗집과 아랫집으로 5분 이내에 퍼져 나간 반면 위ㆍ아래 모두 화장실 환풍기를 켠 경우에는 담배 연기가 다른 집으로 퍼져 나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 오염물질이 `굴뚝효과(건축물의 내ㆍ외부 온도 차이로 인해 공기가 유동하는 것)`로 인해 환풍구를 따라 아파트 옥상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음, 유지 관리 불편함 등의 이유로 환기시설을 설치ㆍ사용하는 입주민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주민들 또한 각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충격적인 사실도 밝혀졌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실시한 지하철 등 다중이용시설 실내 공기질 조사 결과와 비교했을 때 흡연으로 인한 미세먼지 중 비소, 크롬, 납, 카드뮴의 농도는 외려 집 내부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 생활환경연구과 이우석 과장은 "건강한 주택 실내 공기 질 유지를 위해 지속적인 환기 및 유지 관리가 필요하다"며 "특히 기계 환기에 의존하는 공동주택은 미세먼지 등 실내 오염물질 저감을 위해 의도적인 상시 환기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소식을 접한 주민들의 민원 내용으로는 공동주택의 금연 구역 법제화 요청이 절반 이상(58.3%) 차지했으며, 흡연의 단속ㆍ계도 요구와 고충 호소(37.1%)도 많았다.
이와 관련해 지난 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서울시 담당자는 "아파트 내 층간 문제는 이웃 간의 배려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시는 정책적인 방향만 제시할 뿐 입주민들 간 자율적 협의를 권유하고 있다"며 형식적인 답변만 늘어놓았다.



업계 "내부 노력-외부 법제 개선 맞물려야 해결 가능"
출구 닫힌 층간 문제, `열쇠`는 재개발ㆍ재건축에 있다?!
당국의 수수방관(袖手傍觀ㆍ팔짱을 끼고 보고만 있다는 뜻으로, 간섭하거나 거들지 아니하고 그대로 버려둠을 이르는 말) 속에 법제 개선에 대한 공동주택 주민들의 요구는 점점 거세질 전망이다. 이미 마련된 「소음ㆍ진동관리법」과 「주택법」, 「환경분쟁조정법」, 「공동주택 층간 소음의 범위와 기준에 관한 규칙」 등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기 때문이다.
자율적인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점은 당국도 인지하는 부분이다. 서울시 주택건축국 공동주택과 공동주택관리팀 담당자는 지난 1일 "서울시는 2012년부터 `층간 소음 전문컨설팅단`을 운영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해결보다는 고충을 들어주고 이웃 간 배려를 당부하는 차원의 상담 및 지속적인 현장 방문을 통한 당사자 중재밖에 해줄 수 없어 답답하다.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미세하지만 가시적인 변화도 포착됐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공동주택의 부엌, 욕실 등에서 발생하는 냄새와 실내 흡연 등으로 인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배기 설비 기준을 담은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을 마련해 지난달(3월) 17일 공포했다. 이는 6개월 이후 시행된다. 개정안 제11조제6항에 따르면 세대 안의 배기통에 자동역류방지댐퍼(세대 안의 배기구가 열리거나 전동환기설비가 가동하는 경우 전기 또는 기계적인 힘에 의해 자동으로 개폐되는 구조로 된 설비) 또는 이와 동일한 기능의 배기설비를 설치해야 하며(안 가목), 세대 간 배기통이 서로 연결되지 않고 직접 외기에 개방되도록 설치해야 한다(안 나목).
국토부 관계자는 "강력 규제는 아니더라도 이번 개정에 따라 그간 층간 소음과 더불어 공동주택의 이웃 간 갈등과 분쟁 요인이 됐던 층간 흡연으로 인한 생활 불편을 해소해 공동주택 입주민의 건강과 주거 생활의 안정을 기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수 유관 업계 전문가들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법제 정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아파트 입주민들의 인식 개선과 결단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층간 소음ㆍ간접흡연 문제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닌데 최근 들어 사회문제로 급부상한 데 대한 원인이 주거 형태가 아파트로 수렴되는 추세가 강력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한 업계 전문가는 "층간 소음ㆍ간접흡연 문제는 주로 아파트에서 발생한다. 전체 주거 형태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재개발ㆍ재건축을 통해 도심ㆍ역세권에 들어서는 대부분의 주거 형태가 아파트라는 점에서 이러한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아파트에 살면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문제이니 만큼 애초에 아파트를 지을 때부터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들이 모색ㆍ적용돼야 한다. 조합원들이 해당 문제에 대한 폭넓은 의견 교환을 통해 해법을 찾고 그 과정에서 늘어난 비용을 일반분양가에 반영해 벌충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데 이 경우에는 그 비용 증가분에 대한 정당성을 얼마만큼 설득력 있게 수용하게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층간 문제가 근절되려면 설계 및 시공부터 고품질의 시스템과 장비를 도입해야 하지만 재개발ㆍ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품질과 함께 높아지는 공사비가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의 몫이기 때문에 도입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리처분인가 절차 중 `공사비 인상` 문제로 인한 조합-시공자 간 갈등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면서 "대부분이 `공사비를 낮추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기 때문에 크고 작은 층간 문제들 및 아파트 하자보수 문제 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종합해 보면 아파트 입주민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법제 개선이 맞물려야 이 문제가 해결된다는 얘기다. "법제를 정비해 달라"는 주민들과 "알아서 해결하라"는 당국의 `평행선`이 이어질수록 문제 해결은 요원해진다. 양측이 머리를 맞대고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는 취재 결과를 민관이 얼마나 빨리, 진지하게 받아들이느냐에 층간 분쟁의 `양대 산맥`이 무너지는 날의 도래 여부가 달려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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