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지난 13일 치러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16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가 형성되는 등 야당 돌풍이 거셌다. 이를 두고 유관 업계는 `부동산`이 정치 지형을 바꿔 놓았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도심 재개발ㆍ재건축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신규 분양 단지에 야권 지지 성향이 강한 젊은 층이 대거 입주하고, 기존에 살던 다수의 여권 지지층은 타 지역으로 분산되거나 남아 있더라도 지나치게 오른 전월세 탓에 지지 정당을 바꿔 이 같은 구도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부산과 서울ㆍ수도권에서 두드러졌다.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치솟은 전세가격에 여당의 `아성`이던 영남과 강남, 분당의 민심도 야당으로 돌아섰다. 정부ㆍ여당의 실정과 `친박`이 주도한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 등으로 민심이 이반된 탓도 있지만 과거 `뉴타운`과 같이 부동산이 정치 지형을 바꾼 대표적인 선거로 기록되기에 충분한 셈이다.
이에 본보는 부동산 시장이 4ㆍ13총선에 미친 영향을 상세히 살피고 선거 결과가 앞으로의 시장에 미칠 효과에 대해서도 다뤄 봤다.
`파랗게 물든` 낙동강 벨트… 재개발 때문?
야당, 신규 입주 대단지 아파트서 `몰표`… `층수 높아질수록 여당에 불리` 재확인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활성화로 인해 야당이 재미를 본 대표 지역은 부산이다. 이른바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여당을 지지하던 표밭 곳곳에서 `붉은 깃발` 대신 `파란 깃발`이 꽂힌 것이다.
이번 4ㆍ13총선 개표 결과를 분석한 결과, 야당이 승리한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부산ㆍ경남(PK) 지역에서 젊은 중산층이 밀집된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야당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야당이 전략 지역으로 공략해 온 낙동강 벨트는 지난 총선 때 3명의 당선인(문재인, 민홍철, 조경태)을 배출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은 달랐다. 북강서갑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총선에서 북강서갑 선거구의 동별 개표 결과를 보면 만덕1동을 제외한 모든 동에서 새누리당 박민식 후보가 승리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선 모든 동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승리했다. 북강서갑 편입을 놓고 후보 간 갈등이 발생했던 덕천2동도 야당 우세로 나타났다. 덕천2동은 그동안 여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돼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과 김도읍 의원(북강서을)이 쟁탈전을 벌였던 지역이다.
이는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마치고 새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기존 저층 주택을 허물고 중층 이상의 아파트를 지은 곳에 젊은 중산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표밭 자체가 바뀐 것이다. 인구 구성비도 야당에 유리한 젊은층 중심으로 재편됐지만 인구수 자체도 달라졌다. 재개발ㆍ재건축의 특성상 원주민 수보다 새집에 이사 온 인구가 많을 수밖에 없다. 기존 여당 지지층은 대거 이탈한 반면 야당 지지층은 그보다 더 많이 유입됐으니 어떻게 보면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야당에 유리한 표밭이 형성된 것이다.
주거지의 `층수`가 높아질수록 야당이 유리하다는 공식도 재확인됐다. 젊은 중산층 유권자들이 운집한 부산 지역 대단지 아파트에서 야당의 몰표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 승리한 야당 후보들은 일반 주택 밀집 지역에서의 부진함을 신규 분양 아파트 단지에서의 다득표로 만회했다.
남구을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후보는 일반 주택 밀집지역인 감만동, 우암동에서 새누리당 서용교 후보에게 패했다. 특히 우암동에서는 서 후보에게 936표나 뒤졌다. 그러나 최대 승부처였던 `LG메트로시티1ㆍ2단지` 공략에 성공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박 후보는 LG메트로시티 인근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서 후보에 1319표나 앞섰다. 박 후보는 또 다른 대규모 아파트 단지인 `오륙도SK뷰` 인근 투표소에서도 서 후보에 557표 앞서는 등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강세를 보였다.
야당의 승리 가운데 가장 값진 승리 중 하나로 꼽히는 연제 김해영 후보의 경우에도 아파트 단지에서의 강세를 통해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김해영 후보는 연산 2ㆍ3ㆍ4동 등 일반 주택 밀집 지역에선 새누리당 김희정 후보에 패했다. 하지만 `거제현대홈타운1차` 인근 2개 투표소에서만 671표(전체 투표 3987명)를 앞서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해영 후보는 `거제월드메르디앙` 인근 투표소에서도 상대를 압도했다.
이 같은 대단지 아파트에서의 야당 강세는 사하갑에서도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후보는 일반 주택 밀집 지역인 괴정1~4동에서 모두 새누리당 김척수 후보에 패했다. 그러나 가락타운 등 아파트 단지가 집중된 하단과 당리 지역에서 3000여 표 이상 앞서 승리를 거뒀다.
24년 만에 강남에서 야당 후보가 당선된 비결도 부동산?!
`미친 전셋값`ㆍ`뉴타운의 역습`이 야당의 수도권 대승 견인
부동산이 선거의 승패를 가른 곳은 부산만이 아니다. 여당의 `아성` 중 하나인 강남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후보가 당선된 강남을이 주인공이다. 이곳에서는 지난 14대 총선(1992년) 이후 24년 만에 야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 같은 결과는 세곡동과 개포동ㆍ일원동의 표심 때문이라는 게 정계와 부동산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특히 세곡동에 서민 임대주택으로 이뤄진 주택단지가 들어서면서 지지 기반이 바뀐 것이 여당에는 불리하게 야당에는 유리하게 작용했다.
최근 재건축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강남 지역을 넘어 서울 전체 부동산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는 개포동ㆍ일원동의 경우 최근 치솟는 전월세 가격 탓에 `갈 곳 잃은` 주민들이 재정착을 포기하고 서울 외곽으로 보금자리를 찾아 떠나는 바람에 전 후보의 당선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됐다. 여당 입장에서는 정부ㆍ여당 심판론으로 불리한 선거 프레임이 형성된 상황에서 텃밭이라고 안심해 참신한 인물을 공천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전통적인 지지 기반인 `집토끼`를 잃은 게 결정적이라는 지적이다.
한쪽에서는 강남을에서 야당의 승리를 이끈 요인이 `단발성`이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정부ㆍ여당의 전통적인 지지 기반인 중ㆍ장년층과 중산층 이상의 이른바 `먹고살만한` 계층인데 부동산이 이마저 뒤흔들어 놓았기 때문에 이번 선거 결과가 다음 선거 때에도 재현될 공산이 크다는 게 이 같은 주장의 요지였다.
부동산, 특히 아파트 한 채는 대다수 중산층에게는 전 재산이나 다름없다. 그런 아파트 가격은 과거와 같이 오르지 못하고 있는데 그 사이 전세가격은 폭등했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넘어서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집주인도 화가 나고 세입자도 화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3040 또는 4050 세대 가운데 상당수는 `미친 전월세`를 견디다 못해 탈(脫)서울 대열에 합류했다. 서울 인구가 최근 몇 년 새 감소 추세에 있는 데에는 이 같은 현상이 한몫했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국내 인구 이동`에 따르면 지난 3월 재외국민을 제외한 서울시 인구는 999만9116명으로 집계됐다. 3월 한 달간 8820명이 서울을 빠져나갔다. 이들 중 다수는 경기도로 간 것으로 파악된다. 화가 나서, 혹은 실망해서 떠난 사람들이 여당을 지지할리는 없는 법. 서울과 가까운 경기 지역 대부분의 지역구에는 야당 후보가 승리했다.
서울에 남은 전통적 지지층은 화가 나서 투표에 불참하거나 야당으로 돌아서고, 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서울 근교 경기 지역에서 기존 야당 지지층과 새로 유입된 지지층이 결집한 구조에서 여당이 승리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다는 게 이번 선거의 결과이다.
다른 한쪽에서는 `뉴타운의 역습`이라는 말도 나온다. 2008년 제18대 총선 때 `뉴타운` 공약으로 수도권에서 유래 없는 승리를 거둔 여당은 2012년 대선을 거치면서 수도권을 `안방`으로 만들었다고 자평했다고 한 여당 관계자는 전했다. 수도권이 영남처럼 됐다고 착각한 여당은 안일했다. 공천도 실패했고, ▲지지부진한 매매가격과 치솟는 전세가격 ▲재개발ㆍ뉴타운이 잉태한 `표밭의 재편`을 읽는 데도 실패했다. 윤상현 의원의 막말과 `친박`의 이른바 `진박` 마케팅에 대한 반발 심리까지 더해졌다. 122석이 걸린 수도권에서 여당이 35석이라도 건진 게 다행이라는 말이 허튼소리가 아닐 수 있는 대목이다.
여소야대 국면으로 불투명해진 분양시장… 건설사들 밀어내기 `돌입`
4ㆍ13총선으로 정국이 `여소야대`로 바뀌면서 분양시장에도 변화를 불어오고 있다. 정책 변화에 두려움을 느낀 건설사들이 총선을 마치자마자 물량을 쏟아 내고 있는 게 대표적인 예이다.
아파트 분양 물량은 작년 10월 8만4000가구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1월 1만 가구로 급감했으나 3월에는 3만9000가구로 다시 높아졌고, 아직 4월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4월 14일 이후의 4월 분양 물량과 다음 달(5월) 공급량은 3월과 총선 이전 4월의 물량보다 많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 같은 전망은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이 그동안 주장해 온 `전월세 상한제`, `계약 갱신 청구권` 등 세입자 위주의 제도가 시행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에 한시적으로 해제됐던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가 오는 6월로 시한이 완료돼 다시 주택 담보대출에 적용되면 시장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합쳐진 데 따른 것이다.
또 시장이 침체돼도 지난 2년처럼 세제와 법규, 금융정책 등에 있어 4ㆍ13 총선 이전과 같은 정부의 지원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자 저마다 상반기 중에 물건을 털어 내자는 분위기가 조성된 탓도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소야대 정국이 분양시장에 당장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반기에 시한이 만료되는 주택ㆍ금융 규제 완화 방안을 연장해주지 않으면 분양시장의 위축이 불가피한 만큼 건설사들 처지에선 그 전에 분양 물량을 대거 해소하려 할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분양시장은 호황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에 비례해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당국으로서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지난 13일 치러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16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가 형성되는 등 야당 돌풍이 거셌다. 이를 두고 유관 업계는 `부동산`이 정치 지형을 바꿔 놓았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도심 재개발ㆍ재건축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신규 분양 단지에 야권 지지 성향이 강한 젊은 층이 대거 입주하고, 기존에 살던 다수의 여권 지지층은 타 지역으로 분산되거나 남아 있더라도 지나치게 오른 전월세 탓에 지지 정당을 바꿔 이 같은 구도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부산과 서울ㆍ수도권에서 두드러졌다.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치솟은 전세가격에 여당의 `아성`이던 영남과 강남, 분당의 민심도 야당으로 돌아섰다. 정부ㆍ여당의 실정과 `친박`이 주도한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 등으로 민심이 이반된 탓도 있지만 과거 `뉴타운`과 같이 부동산이 정치 지형을 바꾼 대표적인 선거로 기록되기에 충분한 셈이다.
이에 본보는 부동산 시장이 4ㆍ13총선에 미친 영향을 상세히 살피고 선거 결과가 앞으로의 시장에 미칠 효과에 대해서도 다뤄 봤다.
`파랗게 물든` 낙동강 벨트… 재개발 때문?
야당, 신규 입주 대단지 아파트서 `몰표`… `층수 높아질수록 여당에 불리` 재확인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활성화로 인해 야당이 재미를 본 대표 지역은 부산이다. 이른바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여당을 지지하던 표밭 곳곳에서 `붉은 깃발` 대신 `파란 깃발`이 꽂힌 것이다.
이번 4ㆍ13총선 개표 결과를 분석한 결과, 야당이 승리한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부산ㆍ경남(PK) 지역에서 젊은 중산층이 밀집된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야당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야당이 전략 지역으로 공략해 온 낙동강 벨트는 지난 총선 때 3명의 당선인(문재인, 민홍철, 조경태)을 배출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은 달랐다. 북강서갑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총선에서 북강서갑 선거구의 동별 개표 결과를 보면 만덕1동을 제외한 모든 동에서 새누리당 박민식 후보가 승리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선 모든 동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승리했다. 북강서갑 편입을 놓고 후보 간 갈등이 발생했던 덕천2동도 야당 우세로 나타났다. 덕천2동은 그동안 여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돼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과 김도읍 의원(북강서을)이 쟁탈전을 벌였던 지역이다.
이는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마치고 새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기존 저층 주택을 허물고 중층 이상의 아파트를 지은 곳에 젊은 중산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표밭 자체가 바뀐 것이다. 인구 구성비도 야당에 유리한 젊은층 중심으로 재편됐지만 인구수 자체도 달라졌다. 재개발ㆍ재건축의 특성상 원주민 수보다 새집에 이사 온 인구가 많을 수밖에 없다. 기존 여당 지지층은 대거 이탈한 반면 야당 지지층은 그보다 더 많이 유입됐으니 어떻게 보면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야당에 유리한 표밭이 형성된 것이다.
주거지의 `층수`가 높아질수록 야당이 유리하다는 공식도 재확인됐다. 젊은 중산층 유권자들이 운집한 부산 지역 대단지 아파트에서 야당의 몰표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 승리한 야당 후보들은 일반 주택 밀집 지역에서의 부진함을 신규 분양 아파트 단지에서의 다득표로 만회했다.
남구을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후보는 일반 주택 밀집지역인 감만동, 우암동에서 새누리당 서용교 후보에게 패했다. 특히 우암동에서는 서 후보에게 936표나 뒤졌다. 그러나 최대 승부처였던 `LG메트로시티1ㆍ2단지` 공략에 성공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박 후보는 LG메트로시티 인근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서 후보에 1319표나 앞섰다. 박 후보는 또 다른 대규모 아파트 단지인 `오륙도SK뷰` 인근 투표소에서도 서 후보에 557표 앞서는 등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강세를 보였다.
야당의 승리 가운데 가장 값진 승리 중 하나로 꼽히는 연제 김해영 후보의 경우에도 아파트 단지에서의 강세를 통해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김해영 후보는 연산 2ㆍ3ㆍ4동 등 일반 주택 밀집 지역에선 새누리당 김희정 후보에 패했다. 하지만 `거제현대홈타운1차` 인근 2개 투표소에서만 671표(전체 투표 3987명)를 앞서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해영 후보는 `거제월드메르디앙` 인근 투표소에서도 상대를 압도했다.
이 같은 대단지 아파트에서의 야당 강세는 사하갑에서도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후보는 일반 주택 밀집 지역인 괴정1~4동에서 모두 새누리당 김척수 후보에 패했다. 그러나 가락타운 등 아파트 단지가 집중된 하단과 당리 지역에서 3000여 표 이상 앞서 승리를 거뒀다.
24년 만에 강남에서 야당 후보가 당선된 비결도 부동산?!
`미친 전셋값`ㆍ`뉴타운의 역습`이 야당의 수도권 대승 견인
부동산이 선거의 승패를 가른 곳은 부산만이 아니다. 여당의 `아성` 중 하나인 강남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후보가 당선된 강남을이 주인공이다. 이곳에서는 지난 14대 총선(1992년) 이후 24년 만에 야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 같은 결과는 세곡동과 개포동ㆍ일원동의 표심 때문이라는 게 정계와 부동산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특히 세곡동에 서민 임대주택으로 이뤄진 주택단지가 들어서면서 지지 기반이 바뀐 것이 여당에는 불리하게 야당에는 유리하게 작용했다.
최근 재건축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강남 지역을 넘어 서울 전체 부동산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는 개포동ㆍ일원동의 경우 최근 치솟는 전월세 가격 탓에 `갈 곳 잃은` 주민들이 재정착을 포기하고 서울 외곽으로 보금자리를 찾아 떠나는 바람에 전 후보의 당선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됐다. 여당 입장에서는 정부ㆍ여당 심판론으로 불리한 선거 프레임이 형성된 상황에서 텃밭이라고 안심해 참신한 인물을 공천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전통적인 지지 기반인 `집토끼`를 잃은 게 결정적이라는 지적이다.
한쪽에서는 강남을에서 야당의 승리를 이끈 요인이 `단발성`이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정부ㆍ여당의 전통적인 지지 기반인 중ㆍ장년층과 중산층 이상의 이른바 `먹고살만한` 계층인데 부동산이 이마저 뒤흔들어 놓았기 때문에 이번 선거 결과가 다음 선거 때에도 재현될 공산이 크다는 게 이 같은 주장의 요지였다.
부동산, 특히 아파트 한 채는 대다수 중산층에게는 전 재산이나 다름없다. 그런 아파트 가격은 과거와 같이 오르지 못하고 있는데 그 사이 전세가격은 폭등했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넘어서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집주인도 화가 나고 세입자도 화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3040 또는 4050 세대 가운데 상당수는 `미친 전월세`를 견디다 못해 탈(脫)서울 대열에 합류했다. 서울 인구가 최근 몇 년 새 감소 추세에 있는 데에는 이 같은 현상이 한몫했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국내 인구 이동`에 따르면 지난 3월 재외국민을 제외한 서울시 인구는 999만9116명으로 집계됐다. 3월 한 달간 8820명이 서울을 빠져나갔다. 이들 중 다수는 경기도로 간 것으로 파악된다. 화가 나서, 혹은 실망해서 떠난 사람들이 여당을 지지할리는 없는 법. 서울과 가까운 경기 지역 대부분의 지역구에는 야당 후보가 승리했다.
서울에 남은 전통적 지지층은 화가 나서 투표에 불참하거나 야당으로 돌아서고, 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서울 근교 경기 지역에서 기존 야당 지지층과 새로 유입된 지지층이 결집한 구조에서 여당이 승리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다는 게 이번 선거의 결과이다.
다른 한쪽에서는 `뉴타운의 역습`이라는 말도 나온다. 2008년 제18대 총선 때 `뉴타운` 공약으로 수도권에서 유래 없는 승리를 거둔 여당은 2012년 대선을 거치면서 수도권을 `안방`으로 만들었다고 자평했다고 한 여당 관계자는 전했다. 수도권이 영남처럼 됐다고 착각한 여당은 안일했다. 공천도 실패했고, ▲지지부진한 매매가격과 치솟는 전세가격 ▲재개발ㆍ뉴타운이 잉태한 `표밭의 재편`을 읽는 데도 실패했다. 윤상현 의원의 막말과 `친박`의 이른바 `진박` 마케팅에 대한 반발 심리까지 더해졌다. 122석이 걸린 수도권에서 여당이 35석이라도 건진 게 다행이라는 말이 허튼소리가 아닐 수 있는 대목이다.
여소야대 국면으로 불투명해진 분양시장… 건설사들 밀어내기 `돌입`
4ㆍ13총선으로 정국이 `여소야대`로 바뀌면서 분양시장에도 변화를 불어오고 있다. 정책 변화에 두려움을 느낀 건설사들이 총선을 마치자마자 물량을 쏟아 내고 있는 게 대표적인 예이다.
아파트 분양 물량은 작년 10월 8만4000가구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1월 1만 가구로 급감했으나 3월에는 3만9000가구로 다시 높아졌고, 아직 4월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4월 14일 이후의 4월 분양 물량과 다음 달(5월) 공급량은 3월과 총선 이전 4월의 물량보다 많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 같은 전망은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이 그동안 주장해 온 `전월세 상한제`, `계약 갱신 청구권` 등 세입자 위주의 제도가 시행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에 한시적으로 해제됐던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가 오는 6월로 시한이 완료돼 다시 주택 담보대출에 적용되면 시장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합쳐진 데 따른 것이다.
또 시장이 침체돼도 지난 2년처럼 세제와 법규, 금융정책 등에 있어 4ㆍ13 총선 이전과 같은 정부의 지원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자 저마다 상반기 중에 물건을 털어 내자는 분위기가 조성된 탓도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소야대 정국이 분양시장에 당장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반기에 시한이 만료되는 주택ㆍ금융 규제 완화 방안을 연장해주지 않으면 분양시장의 위축이 불가피한 만큼 건설사들 처지에선 그 전에 분양 물량을 대거 해소하려 할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분양시장은 호황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에 비례해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당국으로서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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